[뉴스큐] 박문성 "벤투, 마지막까지 '우리의 축구' 시도"

[뉴스큐] 박문성 "벤투, 마지막까지 '우리의 축구' 시도"

2022.12.06. 오후 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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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 마지막까지 우리의 축구 해보고 싶었던 듯"
"백승호, 월드컵 데뷔골 너무나 통쾌하게 들어가"
"손흥민, 수술받고 이렇게 뛴다는 것 놀라워"
"이제 엉덩이 빼고 수비적으로 해선 안 통해"
"포르투갈전 역전골 장면이 가장 기억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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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이광연 앵커, 박석원 앵커
■ 출연 : 박문성 축구 해설위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Q]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지금부터는 흥분과 아쉬움을 내려놓고 그간의 과정을 차분하게 정리해 보겠습니다. 매 순간,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이번 월드컵의 의미와 성과, 그리고 남은 과제까지 카타르 현지에 있는 박문성 해설위원 연결해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

위원님 나와 계십니까?

[박문성]
안녕하세요. 박문성입니다.

[앵커]
일단 대표팀도 그렇고 지켜본 팬들도 그렇고 아마 위원님도 그렇고 졌지만 잘 싸웠다가 대체적인 분위기인 것 같은데 브라질과의 16강전 큰 틀에서 어떻게 총평하십니까?

[박문성]
브라질과의 경기만 놓고 보자면 상대가 정말 강하더라고요. 경기 보면서 브라질 정말 축구 잘한다. 또 왜 우승후보로 거론됐는지 알겠다라는 생각이 들었고요. 특히 세 번째 골 같은 경우에는 저희가 만약에 게임을 하더라도 그렇게 할 수 없을 정도로 만들어 나가는 과정이 강하다는 느낌이었는데요. 그래서 일단 상대에 대한 걸 느꼈고.

그런데 우리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후반전에 몰아붙이고 또 백승호 선수의 골도 나오고 그래서 지기는 했지만 저는 그런 것 같아요. 저를 포함해서 많은 분들이 원래 월드컵에서 마지막 경기를 지게 되면 화도 나고 분하기도 하고 이런 경우들이 많은데 이번에는 끝났는데 상대에 대한 인정. 와, 잘한다. 그리고 우리 잘 싸웠다, 이런 분위기가 나오는 걸 보면 우리가 마지막 경기도 힘들었지만 그래도 잘 싸운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앵커]
그렇기 때문에 지금 미래의 가능성까지도 여러 가지로 남겼었는데 우리 대표팀 조금 아쉬웠던 부분이 초반에 대량으로 실점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결국에는 체력적으로 회복이 덜 됐기 때문이라고 봐야 되는 겁니까?

[박문성]
체력 얘기도 할 수 있겠지만 말씀드렸던 것처럼 브라질이 워낙 강한 것도 있었고요. 또 하나는 저는 초반에 실점하는 걸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한 번 해 봤어요. 우리가 완전히 수비적으로 내려섰으면 어땠을까. 예를 들어서 수비도 스리백으로 가고 5명이 수비하고 앞에 블록도 짜고 했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해 봤는데 그러다가 그러다가 잠깐 경기를 보다가 이런 생각을 해 봤어요. 그런데 그거는 벤투 감독이 준비한 게 아니지 않을까.

벤투 감독이 이번에 월드컵을 통해서 많은 팬들이 인정하고 박수를 보내는 건 우리가 4년 동안 준비해왔던 우리의 전술, 우리가 준비된 우리의 축구로 싸워왔다는 거잖아요. 그래서 상대가 누구건 간에.

브라질을 만났을 때도 우리가 너무 내려앉기보다는 우리가 그냥 당당하게 브라질을 만나서도 우리가 공격 축구를 하고 그래서 실점을 내준 거기 때문에 경기 자체는 전술적으로 수비를 좀 더 강하게 했으면 어땠을가라는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그래도 우리 축구를 브라질 상대로 해서 월드컵 본선 무대를 짰다는 점에서는 저는 인정하고 싶습니다.

[앵커]
그 질문은 잠시 뒤에 추가적으로 여쭤보기로 하고. 선수들 인터뷰를 봐도 일단 실력차를 받아들이고 다음 월드컵을 기약하는 분위기거든요. 네이마르에 대해서도 잘하기는 잘하더라, 이렇게 선수들도 입을 모으고 있던데 그래도 확인할 건 있습니다. 뒤끝이 아니고 확인할 게 뭐냐 하면 전반 13분에 페널티킥은 석연치 않다, 이런 해석들이 많이 있거든요. 위원님은 어떻게 보십니까?

[박문성]
일단 걷어내는 과정에서 뒷발이 걸렸는데요. 그 장면은 그래요. 예를 들어서 불면 어쩔 수는 없어요. 그 이야기는 안 불어도 되는 거죠. 그러니까 불었다고 해서 이게 오심이다, 이렇게 볼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규정상 컨택이 일어나게 되면 그다음에는 그 컨택이 상대 선수에게 영향을 미쳤냐를 보게 되는데 얼마나 영향을 미쳤다는 결국 주심의 판단이고 선택이기 때문에 컨택이 일어난 다음에 불거나 불지 않는 건 주심의 이야기죠.

그런데 우리 입장에서는 당연히 저걸 왜 불어라고 얘기할 수는 있겠죠. 그런데 또 그걸 불었다고 해서 완벽한 오심이다라고 보기는 어렵죠. 그런데 하여튼 그 장면은 우리로서는 되게 아쉬운 건 사실입니다.

[앵커]
아쉬움에 대한 건 영국 BBC 보도로 대신하죠.

[앵커]
앞서 위원님이 수비라인을 초반에 조금 탄탄하게 했으면 좋지 않았겠느냐라는 의견도 주셨는데 마찬가지로 벤투 감독이 벤투 감독의 전술로 나아갔습니다. 하지만 복기를 해본다고 한다면 어떤 전술로 이전 경기를 지켜보거나 아니면 강화하는 부분들, 아쉬운 부분들은 어떤 것들이 있었습니까?

[박문성]
이번 브라질 경기 얘기하시는 거죠? 브라질 경기는 브라질이 지금 나오고 있는 히샬리송이라든지 네이마르까지 복귀한 상태여서 워낙 공격적인 팀이였고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미드필더와 수비를 좀 더 강화하는 게 만약에 감독이 쓸 수 있는 선택이었죠. 우리가 이번에 월드컵 나오기 전에 마지막 평가전에 스리백, 파이브백을 준비한 적이 있습니다. 중앙수비를 3명 놔두고 양쪽 윙백까지 두고 5명이 수비하는 형태를 한번 해 봤었는데 저도 그래서 경기 전에는 브라질을 상대로 한다면 이렇게 한번 내려서는 게 어떨까.

브라질이 피파랭킹 1위고요. 또 월드컵에서 가장 많이 우승한 팀이고 이번 대회도 강력한 우승후보기 때문에 저는 그런 선택도 어땠을까 했는데 벤투 감독은 마지막까지 우리의 축구를 한번 해 보고 싶었던 것 같아요. 우리가 4년 동안 준비해왔던 축구를 마지막 순간까지 해서 이게 얼마나 통하느냐. 우리가 그동안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보면 우리가 도전자 입장이다 보니까 물러나서 수비하다가 공격하는 형태들이 많았는데 벤투 감독은 왜 계속 그렇게 우리가 싸워야 되냐, 한국 축구가.

이제 우리에게도 손흥민이 있고 김민재가 있고 이강인이 있으면 우리가 한 번 유럽에서 뛰는 주전들이 있는데 우리도 공격 축구하고 우리도 한번 우리 플레잉 가지고 싸워봐야 되는 것 아니냐. 상대가 브라질이었지만 이번에도 그렇게 우리가 준비한 전술로 싸운 것이 아닌가 생각을 해 봅니다.

[앵커]
그래도 우리가 이번 브라질전에서 아쉬움을 달래주는 한 골이 있었습니다. 백승호 선수의 데뷔골이 있었는데 외신에서도 백승호 선수를 주목하더라고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박문성]
저는 어제 경기 보면서 현장에 있었는데요. 박수를 제가 막 일어나서 쳤던 장면이 있는데 두 번 있었습니다. 하나는 백승호 선수의 그 골이 너무나 통쾌하게 들어가서 우리가 물론 상대에게 네 골 내주기는 했지만 그 장면이 너무 멋졌어요. 정말 그 쟁쟁한 브라질을 상대로 해서 우리도 이런 멋진 슈팅을 만들어낼 수 있다라는 게 너무 좋아서 갑자기 축구 보다가 일어나서 박수를 쳤고 두 번째 장면은 김문환 선수가 네이마르 선수가 오니까 네이마르 선수 가랑이 사이로 볼을 탁 차고 가는 게 있었거든요.

현장에서는 그냥 알 놓는다는 표현을 쓰는데 알을 놓고 가는 장면을 보면서 기분이 너무 좋더라고요. 천하의 네이마르를 상대로 해서 가랑이 사이로 볼을 빼고 가는 걸 보면서 그래, 우리도 될 수 있어. 그리고 이렇게 20대 초반, 중반에 있는 선수들이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는 우리 축구의 가능성을 다시 한 번 본 것 같습니다.

[앵커]
브라질전 종료 휘슬 울리자마자 우리 선수들 그라운드에 그대로 멈춰 있었고 벤투 감독이 한 명씩 안아주고 나서야 발걸음을 뗐는데 선수들 입장에서는 아쉬움도 있을 거고 후련함도 있을 겁니다. 어떤 이야기들 나왔습니까, 현장에서는?

[박문성]
저도 어제 여기가 지금 아침이니까요. 어제 선수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은 건 아닌데 대체적인 분위기는 그런 것 같아요. 브라질이 강하다, 이런 생각들을 많이 했다는 것 같고요. 또 그러면서도 브라질과 이렇게 강한 팀과 붙어보니까 선수들이 상대를 인정하면서도 우리가 강해져야 되겠구나. 우리가 이번에 16강을 가긴 했지만 우리가 부족하구나.

그래서 지난 6월을 아마 생각하실 것 같은데요. 6월에 우리가 브라질 만났을 때도 지지 않았습니까? 그때도 무슨 얘기를 했었냐면 브라질과 싸워보니 우리에게 숙제와 과제들이 참 많은 것 같다. 그래서 더 많이 유럽에 진출하고 더 강한 상대랑 많이 싸워보고 이래야 한국 축구가 더 강해질 것 같다는 얘기를 했었는데 이번에도 똑같은 분위기입니다. 상대를 인정하면서도 또 하나는 우리가 더 많은 유럽에 진출, 혹은 더 많은 강한 상대와 많이 싸워서 우리가 더 올라가야 되겠구나 이런 분위기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앵커]
그리고 손흥민 선수 얘기로 넘어가겠습니다. 우리 대표팀을 이끈 주장 손흥민 선수, 사실 자세히, 가까이 찍은 사진들을 보니까, 화면을 보니까 마스크가 내려가 있는 상황도 있었고 여러 가지로 고통스럽고 힘들었을 상황인데 4경기 풀타임을 소화했습니다. 주장 손흥민 선수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박문성]
사실 이게 일반적이라고 한다면 수술을 받고 한 달도 안 된 선수가 이렇게 뛴다는 자체가 놀랍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합니다. 여전히 수술을 받은 데가 부어있죠. 그래서 마스크가 자꾸 들려요. 이번에 우리가 알고 있던 손흥민 선수만큼은 이번 월드컵에서 굉장한 활약은 아니었죠. 물론 포르투갈 경기에서 아주 멋진 패스를 하기는 했지만. 그런데 생각을 한번 해 보세요. 수술을 받은 지 한 달도 되지 않았고 마스크는 자꾸 들리고 몸은 힘들고 이런데도 그 정도의 임팩트를 보여줬다고 하는 건 역시 손흥민 선수다.

그래서 손흥민 선수가 인터뷰를 그렇게 했던 거잖아요. 내가 아픈 건 아무것도 아니다. 우리 선수들이 고생한 것에 비하면 정말 나는 아무것도 아니고 우리 팬들이 보여줬던 응원은 너무나 컸다 이런 얘기를 하는데 저는 너무나 잘 싸웠다고 생각해요. 뛰면서 현장에서 보면서도 플레이를 하면서 계속 이렇게 자꾸 마스크를 만지거나 자기도 스스로 답답해서 마스크를 순간적으로 벗는 장면도 있었는데 그런 걸 감안하면 역시 손흥민 선수였다. 저는 손흥민 선수를 포함해서 우리 선수들 모두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내주고 싶습니다.

[앵커]
그리고 또 이번 카타르 월드컵을 통해서 더욱더 주목을 받게 된 새로운 가능성들, 젊은 선수들 강한 인생을 남겼는데 조규성 선수도 그렇고 대표팀 막내 이강인 선수도 있고요. 이후에 더 기대되는 선수들 어떤 선수들이 있는지도 말씀해 주시죠.

[박문성]
다요, 다. 다인 것 같아요. 누구 한 선수를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이번에 저는 되게 좋았어요. 어떤 느낌이 되게 좋았냐면 조규성 선수가 K리그 득점왕이잖아요. 득점왕을 차지했는데 우리 K리그에서 가능성을 보여준 선수면 국제무대에 나가서도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다라고 하는 걸 입증해 보여줬다는 점에서 조규성 선수의 플레이가 너무 좋았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우리 선수들이 많은 비판을 받거나 혹은 대표팀에서 어려움들이 있었죠. 뛰지 못하거나. 평가전 때. 예를 들어서 이강인 선수도 그랬고 나상호 선수도 그랬고. 이런 선수들이 이번에 나가서 무슨 소리야. 정말 잘할 수 있어라고 하는 것을 직접 몸으로 뛰면서 보여줬고 팬들도 뜨거운 박수를 보내줬기 때문에 지금 20대 초반, 중반 이런 선수들은 다음 월드컵에서도 충분히 자기 능력을 더 많이 보여줄 수 있는 선수들이기 때문에 저는 이번에 16강까지 올라갔던 선수들, 또 브라질과의 마지막 경기까지 치렀던 이 선수들이 더 많이 강해졌을 거라고 생각해요.

부닥치면서 강해지고 싸우면서 강해지고 또 쓰러지면서 강해졌기 때문에 다음 월드컵, 앞으로의 축구에 있어서도 더 값진 교훈을 얻지 않았을까, 자산을 얻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앵커]
그런데 일단 그 다음 월드컵에서는 벤투 감독이 아니고 다른 사령탑이 맡을 예정인 거죠. 벤투 감독의 별명이 벤버지라고 이렇게 붙어있더라고요. 벤버지, 벤투 감독과 함께한 시간이 4년 4개월이던데 입장 차가 있었나 봐요, 계약 관련해서.

[박문성]
제가 계약의 뒷이야기까지는 다 알 수는 없겠죠. 그런데 아마 벤투 감독 입장에서는 후회 없이 4년을 보냈던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도전, 리프레시에 대한 개념도 있을 거고 축구협회는 벤투 감독과 더 가고 싶었던 생각도 있었던 것 같은데. 또 축구협회 입장에서도 저는 이번에 일단 잘했다고 생각해요. 어떤 의미냐 하면 4년을 온전히 한 명의 감독에게 맡겨보고 이렇게 꿋꿋하게 한 길을 갔다는 게 참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많은 분들이 기억하시겠지만 히딩크 감독 때도 그랬고요. 우리가 월드컵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2002년 때도 그랬던 것처럼 그 이후에도 모든 감독들이 한 감독이 4년을 준비해서 자기 플랜대로 자기 축구를 했던 적이 없어요. 우리는 언제나 평가전이 끝나거나 예선이 어렵거나 이러면 감독을 잘랐고 그러면 급하게 감독이 와서 1년이나 1년 반 정도 준비해서 월드컵을 갔죠. 이렇게 기간이 짧아지면 자기 축구를 할 수가 없어요.

그게 어떤 축구건 간에. 그러면 어떤 축구를 하게 되냐 하면 당연히 시간이 부족하니까 수비하고, 수비하다가 역습하는 이 축구를 우리가 계속 봤던 거죠. 그런데 이번에는 벤투 감독이 여러 가지 비판도 있었고 힘든 과정들이 있었지만 4년 동안 축구협회도 그거를 어쨌든 버텨줬고 벤투 감독도 4년 동안 유지하면서 우리가 여하튼 결과를 떠나서 한 축구를 4년 동안 경험해봤다고 하는 건 다음 감독이 누가 오건 간에 그렇게 그러면 4년 동안 우리가 또 하나의 축구를 습득하고 또 한 단계 올리고 스텝업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에 4년 동안 한 감독으로 갔던 그 의미가 크지 않을까 생각을 해봅니다.

[앵커]
벤투 감독의 축구 전략을 점유율 축구 이렇게 표현하던데 그 점유율 축구를 한국에 이식하려는 게 청사진이었다, 이렇게 언론 보도가 있더라고요. 그러면 이식이 되었다고 보십니까? 벤투 감독의 그런 축구 전략이.

[박문성]
네, 예를 들면 벤투 감독의 이번의 선택이 저는 월드컵 현장 카타르에 와보니까 세계적인 트렌드를 읽었구나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무슨 이야기냐면 이번 카타르 월드컵을 지금 16강이 끝났고 8강에 들어갈 텐데 쭉 흐름을 보면 이제 엉덩이 빼고 내려가는 팀은 안 돼요. 수비적으로 숨었다가 공격하려고 하는 팀은 다 무너졌습니다. 대체적으로는 확실히 우리가 볼을 소유하고 소유한 볼을 우리가 지배하고 지배한 볼로 공격적으로 싸울 때 이 팀이 더 많이 결과들을 내더라고요.

수비할 때도 물러나서 하는 것이 아니라 전방으로 올라가서 전방 압박을 하고. 우리 축구가 벤투 감독이 그런 걸 한번 해보고 싶었다는 거죠. 저는 가장 큰 의미는 이 축구가 완전히 우리에게 들어왔냐 아니냐를 떠나서 우리도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이런 축구를 할 수 있네. 우리가 우루과이랑 대등하게 싸울 수 있고 가나에게 2골을 내주고도 또 2골을 따라붙을 수 있고 또 포르투갈을 잡을 수도 있고. 이런 우리도 할 수 있다라고 하는, 우리도 이런 축구를 할 수 있다라고 하는 점에서는 저는 그게 의미가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해봅니다.

[앵커]
이번 카타르 월드컵 본 모든 축구팬들은 4년 뒤가 정말 너무나도 기대가 될 텐데 과연 그때 새로운 사령탑으로 누가 우리의 대표팀을 이끌고 있을지, 해외파일지 국내파일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그런데 후보군이 그렇게 넓지는 않은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박문성]
어제 경기 끝났는데 벌써 바로 누가 올 것 같다 이렇게 얘기하기는 어려울 것 같고 물론 국내에서도 한두 명의 감독이 거론되는 것도 제가 듣고 있고 해외에서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저는 누가 오건 간에 저는 사실 국적이 중요할까라는 생각을 해 봐요. 그거는 그게 내국인이건 외국인이건 그 자체보다는 어쨌든 이렇게 세계적인 트렌드를 읽을 수 있고 또 국가대표 감독이라고 하는 건 독이 든 성배입니다.

사실 과정이 좋더라도 결과가 안 좋으면 한두 경기 만에 흔들릴 수 있고 많은 비판을 받을 수 있는데 이럴 때 꿋꿋하게 버틸 수 있고 이렇게 밀어붙일 수 있고 또 협회도 그런 것을 버틸 수 있는 이런 문화를 만들고 이런 사람이 왔으면 좋겠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건 그게 외국인이냐 한국인이냐를 떠나서 국제 경쟁력을 갖고 있느냐, 그런 전술적인 공부를 했느냐, 이게 핵심이지 않을까 생각을 해봅니다.

[앵커]
경기 끝나자마자 벤투 감독 계약 안 한다는 얘기가 나와서 저희도 위원님한테 새 사령탑 질문까지 드리게 되었습니다. 아까 놓친 질문이 있는데, 뒤에 하려고. 우리나라 이번 경기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 브라질전은 아까 두 가지가 있었다고 말씀하셨고, 박수를 쳤다고. 어떤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으세요?

[박문성]
장면이요? 저는 그래도 포르투갈 경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마지막에 역전골을 넣었던 장면. 마스크를 쓰고 힘들었던 손흥민 선수가 추가 시간에 그 먼 거리를 혼자 달리고 포르투갈 선수 5명이 손흥민 선수를 다 에워싸고, 그런데 그 에워싼 수비수 가랑이 사이로 패스를 주고. 그런데 황희찬 선수가 그때 보면 놀라운 것이 스타트를 한참 뒤에서 끊었거든요.

다른 선수들은 그걸 못 쫓아와요. 그런데 햄스트링 다쳐서 못 뛰었던 황희찬 선수가 뛰어 달려오기 시작하죠. 그래서 그걸 따라잡아서 손흥민 선수의 패스를 받아서 원터치로 골을 넣어서 그 장면이 그냥 눈물이 날 정도로 좋았어요. 그리고 손흥민 선수가 힘들었던 것도 알고 있기 때문에 우와, 그랬고 황희찬 선수가 부상으로 쓰러졌던 것을 알기 때문에 와 했던 장면이에요. 그래서 아마 그 장면은 2002년 월드컵 때 박지성 선수가 포르투갈 경기에서 정말 멋지게 골을 넣어서 애국가 나올 때 우리가 본 장면인 것처럼 이 골 장면도 오랫동안 우리에게 회자되는 장면이 아닐까 생각을 해봅니다.

[앵커]
아무래도 방금 지나간 그 장면을 많은 분들이 기억하실 것 같습니다.

[앵커]
그리고 또 전반적으로 봤을 때 이번 카타르 월드컵 아직 끝나지는 않았지만 아시아 축구가 굉장히 큰 성과를 내기도 했고 이변도 많았습니다. 지금까지의 월드컵 어떻게 보셨습니까?

[박문성]
일단 조별리그를 평가해 보면 이변들이 좀 많았죠. 아시아 국가를 포함해서 각 대륙의 팀들이 16강을 많이 올라왔으니까요. 그런데 이번 월드컵이 아무래도 좀 중동에서 열리는 첫 월드컵, 겨울에 열리는 첫 월드컵. 그러다 보니까 유럽의 리그들이 일정을 빡빡하게 치렀고 리그를 중단하고 또 들어오고. 여러 가지 환경들이 낯설었기 때문에 우리가 그동안 이런 낯선 환경 속에서 역대 월드컵 중에서 가장 이변이 많은 것 아니냐 이런 얘기가 나왔던 것 같아요.

그렇기도 하고 또 요즘 현대 축구의 트렌드가 개인의 기술도 중요하지만 전체적인 활동량, 전방에 대한 압박, 지구력, 이런 것들이 중요하기 때문에 많이 뛰는 팀, 젊은 팀, 이런 팀들이 좀 더 성과를 내는 이런 흐름들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게 조별리그에 대한 평가였고.

그런데 16강 이상으로 가니까 어떤 또 트렌드가 있냐 하면 16강부터는 단판이다 보니까 아주 힘을 온전히 집중하게 되죠. 그냥 한 판에 모든 걸 다 집중하다 보니까 16강부터는 그래도 전력이 좀 더 강한 팀들이 모든 전력을 쏟아부었을 때는 1:1로 붙게 되면 거기서 승리하는 이런 흐름도 이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앵커]
월드컵 기간 동안 지금까지 박문성 위원님께서 YTN 통해서 여러 가지 도움 말씀 주셨는데 언제까지 현지에 계십니까?

[박문성]
저는 결승전까지 다 보고 가려고 합니다. 멋진 축구니까요.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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