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올림픽' 우려 속 어젯밤 개막...17일 열전 돌입

'코로나 올림픽' 우려 속 어젯밤 개막...17일 열전 돌입

2021.07.24. 오전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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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 팬데믹 시대, 세계인의 불안감 속에서 '2020 도쿄올림픽'이 어젯밤 개회식을 열고 본격적인 대회 일정을 시작했습니다.

취재기자와 함께 관련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스포츠부 김상익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도쿄올림픽은 거의 대부분인 96%의 경기가 무관중으로 열리게 될 텐데요.

어제 개막식도 무관중으로 열렸죠?

[기자]
코로나19 감염 위험 때문에 6만8천 명을 수용하는 스타디움에는 관중은 없이 초청인사 천여 명만 참석한 가운데 열렸습니다.

개회식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성화 점화일 텐데요.

마지막 성화 주자들로는 일본의 야구영웅들과 의료진 등이 등장했습니다.

그리고 최종 점화자는 세계적인 여자 테니스 스타 오사카 나오미가 맡았습니다.

아이티 출신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현 세계 랭킹 2위입니다.

후지산을 형상화한 조형물에 오르자 태양 모양의 구가 꽃잎처럼 열렸고, 여기에 17일 동안 대회를 밝혀줄 성화가 점화됐습니다.

[앵커]
개막식이 조용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했는데 예상보다는 폭죽도 많이 터지고, 축제 분위기가 나더라고요.

[기자]
개회식은 '감동으로 하나 되다'를 주제로 4시간 동안 진행되면서 세계에 희망의 메시지를 던졌습니다.

인류의 연대 의식과 밝은 미래를 강조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고요.

다양성을 많이 강조했습니다.

다만 의도적인 연출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흔히 감탄을 자아내는 장면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공연에 비틀스의 이매진 노래가 나오고, 드론쇼 장면이 연출되는 건 3년 전에 평창올림픽을 모티브로 한 것 같아서 상당히 낯익은 느낌도 받았습니다.

[앵커]
공식 국가라 어쩔 수 없었지만 기미가요가 개막식에서 불린 부분에 대해서는 불편해하는 시각도 적지 않더라고요.

[기자]
일본 자위대원들이 일본 국기를 게양하는 가운데 미샤라는 일본 가수가 일본 국가를 불렀습니다.

아시다시피 기미가요라는 게 일왕을 찬양하는 내용의 제국주위 시절 일본 국가잖아요.

가사도 '천황의 통치 시대는 천년만년 이어지리라. 돌이 큰 바위가 되고, 그 바위에 이끼가 낄 때까지' 같은 내용이거든요.

욱일승천기 만큼이나 일본 제국주의를 상징하는 것이기 때문에 피해를 본 국가로서는 많이 불편한 장면이었을 것 같습니다.

일왕은 개회 선언에서 코로나19를 의식해 '축하'라는 단어를 빼고 기념이라는 단어를 넣었습니다. 들어보시죠.

[나루히토 / 일왕 : 제32회 근대 올림픽 대회를 기념하며 도쿄올림픽대회 개회를 선언합니다.]

[앵커]
참가 선수단을 많이 줄였다고 했는데 입장행렬 시간도 평소보다 그렇게 많이 단축된 것 같지는 않더라고요?

[기자]
올림픽 발상지 그리스를 시작으로 206개 참가국 선수들이 일본 글자표기 순서대로 입장했습니다.

참석자를 많이 줄였지만 워낙 참가국이 많다 보니까 입장하는 데만 2시간이 걸렸습니다.

우리나라 선수단은 103번째로 입장했는데요. 수영의 황선우, 배구의 김연경 선수가 공동 기수를 맡았습니다.

단복을 잘 차려 입고 마스크도 잘 착용한 우리 선수 22명, 임원진 6명이 태극기 뒤를 따라 경기장에 들어왔습니다.

우리 선수단은 이번 대회 29개 종목에 232명의 선수가 출전해서 금메달 7개 이상으로 5회 연속 톱10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앵커]
경기장 안에선 축제 분위기였지만 경기장 밖에선 어제도 대규모 올림픽 반대 시위가 열렸더군요.

[기자]
경기장 바깥 분위기는 두 가지로 극명히 갈렸습니다.

우선 하나는 올림픽 개최를 즐기려는 사람들인데요.

방역이 걱정될 정도로 경기장 주변에 모여들면서 셀카를 찍는 모습이었고요.

반대로 올림픽 취소를 외치는 시위대가 경기장 주변에서 늦은 시간까지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이런 어수선한 분위기는 아마 대회가 끝날 때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올림픽 반대 시위자들 얘기 들어보시죠.

[야마구치 도모미 / 시위 참가자 : 선수들과 올림픽 관계자들이 이미 심각하게 감염되었고 일본인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들 중 대부분은 아직 예방접종도 받지 않은 상태입니다.]

[마리 스콜라라 / 학생 : 올림픽은 소외된 국민의 생명뿐 아니라 모든 사람의 생명을 해친다는 점에서 강력 반대합니다. 델타 변이도 그렇고요. 이건 미친 짓입니다.]

[앵커]
그런데 어제 국내 방송사의 개회식 생중계 중에 참가국을 소개하면서 부적절한 화면이 나갔다는데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어제 개회식은 지상파 3사가 동시 생중계를 했는데요.

MBC 중계 중에 말씀하신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MBC는 우크라이나 선수단이 입장할 때 소개하는 사진에 최악의 참사가 벌어졌던 아픔의 역사죠. 체르노빌 원전 사진을 사용한 겁니다.

또 아이티 선수단 입장 때는 '대통령 암살로 정국은 안갯속'이라는 자막을 띄우기도 했고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엘살바도르 선수단이 입장할 때는 비트코인 사진을 넣었는데 지난달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 통화로 채택했는데 이것을 의미한 것 같습니다.

방송이 나가자 시청자들의 항의가 빗발쳤는데요.

방송 막판에 진행자가 사과하고 사과 자막도 띄웠지만 좀처럼 비난 여론이 가라앉질 않고 있습니다.

논란은 더욱 증폭될 전망입니다.

[앵커]
전 세계로 송출되는 생중계인데 어떻게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났을까요?

[기자]
올림픽이나 월드컵은 방송사들이 동시에 중계를 하다 보니까 시청률 경쟁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더 재미있게, 시선을 끌어야 한다는 어떤 강박관념 때문에 제작진이 무리수를 둔 게 아닌가 보입니다.

아무리 그렇다 해도 사전에 이런 부분이 걸러지지 않는다는 건 시스템의 문제가 아니냐는 비난일 일고 있습니다.

[앵커]
끝으로 오늘 우리 선수들 금메달 유력 종목들이 제법 있다면서요?

[기자]
오늘은 이른바 대한민국의 '골든 데이'입니다.

먼저 사격의 진종오 선수 오후 3시 반부터 10m 공기권총 결선에서 첫 금메달을 노립니다.

양궁 혼성 단체전은 오후 5시쯤 금메달 소식을 전해 줄 것으로 기대되고요.

저녁에는 유도와 태권도 펜싱이 기다립니다.

우리 선수단 잘하면 최대 6개의 금메달도 바라볼 수 있는 하루가 될 것 같습니다.

[앵커]
선수들 힘내게 많이 응원해야겠습니다 지금까지 김상익 기자였습니다.

YTN 김상익 (si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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