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우 12년 전 폭력사건 소환..."피가 거꾸로 솟아"

박철우 12년 전 폭력사건 소환..."피가 거꾸로 솟아"

2021.02.19. 오후 5:27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박철우 12년 전 폭력사건 소환…근절 위해 ’정면돌파’
가해자가 프로 감독으로…박철우 "피가 거꾸로 솟아"
KB손해보험 대책회의…이상열 "늘 사죄하는 마음"
AD
[앵커]
이재영·이다영 자매에서 시작된 프로배구 '폭력 이슈'가 12년 전 폭행 사건도 소환했습니다.

국가대표팀에서 코치에게 맞았던 박철우 선수가, 폭력 근절을 위해 작심하고 '쓴소리'를 했습니다.

조은지 기자입니다.

[기자]
벌써 12년 전, 스물넷, 배구대표팀 주전 공격수 박철우는 코치에게 맞았다며 피멍 든 얼굴로 취재진을 만났습니다.

전치 3주의 진단서를 공개하며, 공공연한 구타 문화가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박철우 / 국가대표팀 공격수(지난 2009년 9월) : '사랑의 매'나 어느 정도의 기합이나, 제가 정신 차릴 수 있을 정도의 그런 행동이라면 저도 이 자리까지 나오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폭행 가해자, 이상열 당시 대표팀 코치는 '무기한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지만 2년 뒤 슬그머니 징계가 풀렸고, 경기대 감독과 방송사 해설위원을 거쳐 지난해 KB 손해보험 사령탑이 됐습니다.

이재영·이다영 자매의 학교폭력 논란에 이 감독은 '세상이 옛날 같지 않고 어떤 일이든 인과응보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박철우는 피가 거꾸로 솟는다며, 당시 고소를 취하하고 좋은 분이 되길 기대했는데 아니었다고 '작심 발언'했습니다.

경기장에서 만날 때마다 여전히 힘들다며, 폭력을 뿌리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박철우 / 한국전력 공격수 : 만나서 사과를 받은 적은 전혀, 한 번도 없고요. 지나가다가 마주쳐서 악수를 청할 때 있었는데 저는 그 순간도 너무 힘들었습니다, 솔직히. 전 그분을 선임한 그 구단도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박 선수의 장인이자 배구계 대선배인 신치용 진천선수촌장도 SNS에 '자성 기능이 고장 난, 사과할 줄 모르는 인간들'이라고 비판했습니다.

KB 손해보험 구단은 대책 회의에 돌입했고, 이상열 감독은 사죄하는 마음으로 산다고 했습니다.

[이상열 / KB손해보험 감독 : 어쨌든 어른이 다 잘못한 거죠. 제가 어른다운 행동 못 한 거고, 선배다운 행동 못 한 거고. 다리를 놔주면 저는 충분히 제가 사과할 용의가 있어요.]

폭력 문화가 스포츠계 고질적인 구태라는 일부 현실론이 있지만, 무차별 손찌검을 하고도 버젓이 프로 사령탑에 오르는 '비뚤어진 온정주의'는 무엇으로도 설명이 힘듭니다.

YTN 조은지[zone4@ytn.co.kr]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