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도 일본 '보이콧' 확산...스포츠-정치 분리 논쟁

스포츠도 일본 '보이콧' 확산...스포츠-정치 분리 논쟁

2019.08.06. 오후 1:02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 진행 : 박광렬 앵커
■ 출연 : 양시창 / 스포츠부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스포츠 소식 알아보는 시간입니다. 오늘도 스포츠부 양시창 기자와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기자]
안녕하십니까?

[앵커]
첫 소식, 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로 인한 한일관계 악화가 또 스포츠에게까지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친선경기에서 일본을 아예 배제하는 일본 패싱이 일어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제일 먼저 나선 건 강원도 강릉시인데요. 오는 16일 강릉에서 한중일 여자 컬링 친선대회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한축인 일본을 제외하고 중국 하얼빈대팀만 초청비를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애초 지난달만 해도 예정대로 대회를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지난 2일 일본의 한국 화이트 리스트 배제가 이번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강릉시는 한일 관계가 악화한 상황에서 시 예산을 들여 일본을 초청할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시 예산을 사용하지 않고도 일본이 출전 의사를 밝힌다면 그건 받아준다는 내부 방침을 정했습니다.

컬링 말고 농구도 비슷한 상황인데요. 2015년부터 한국여자농구연맹이죠. WKBL 주관으로 매년 여름 개최하는 박신자컵 대회가 있습니다. 비시즌에 각 구단의 유망주들에게 출전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진 대회인데요. 올해 WKBL은 일본 팀 2팀, 또 타이완, 인도네시아에서 각 1팀씩 초청할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한일관계를 고려해서 일본을 제외하기로 사실상 방침을 정했습니다. 내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일본팀 2팀의 제외 여부를 최종 확정할 계획인데요. 연맹 관계자는 일본을 제외하는 쪽으로 어느 정도 방향은 잡혀 있고 외교적으로 일본을 잘 통과하는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이렇게 일본 팀을 부르는 것, 제외하는 것을 포함을 해서 이제 우리 전지훈련을 가는 각 프로 구단들이 가는 것, 일본으로 가는 것도 가지 않겠다, 이렇게 일본 보이콧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건 겨울 스포츠 종목들입니다. 농구와 배구 프로팀들이 보통 이 시기에 전지훈련을 떠나거든요. 그동안 일본이 전지훈련지로 각광받았지만 줄줄이 취소되고 있습니다. 먼저 농구를 보면 일본 전지훈련을 계획했던 남자 프로농구 7개 팀이 모두 일정을 취소했고. 여자 농구도 4개 팀이 취소 또는 취소를 앞두고 있습니다.

배구도 마찬가지입니다. 또 그래픽이 나오고 있는데요. 여자부의 경우 일본행을 예정했던 4팀이 모두 취소했고. 남자부는 3팀 중에 2팀이 계획을 철회, 또 1팀이 취소를 검토 중입니다. 일본은 가깝고 우리나라 선수들과 비슷한 체격조건에 또 리그 일정도 비슷하거든요. 그래서 연습경기 상대를 구하기 쉽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시설이나 음식도 다른 나라에 비해서 좋은 편이죠. 하지만 사회적인 분위기를 고려해서 위약감을 감수하면서까지도 계획을 취소하는 구단이 늘고 있습니다.

[앵커]
사실 농구 같은 경우 필리핀 이런 대안도 있으니까 이건 좀 가능할 수 있는 판단인 것 같은데 잘하는 판단이다 이런 생각도 들기도 하고요. 그런데 관련해서 스포츠까지 이래야 하나, 또 이런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일부에서는 있는데 이와 관련해서 온라인에서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논쟁이 불붙고 있는 양상인데요. 먼저 야구 이만수 전 SK 감독이 일본 문제와 관련해서 입을 열었습니다. 신문에 기고한 글인데 개인의 SNS에도 같은 내용을 올렸습니다. 한번 보시면요. 멋진 포수처럼이라는 제목의 글입니다. 이 감독은 일본이 총성 없는 전쟁을 시작했고 한국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입혀서 잘못했다, 살려달라 이렇게 비굴하게 굴복시키려는 것으로 여겨진다고 썼습니다. 그러면서 이 사태가 마무리될 때까지 일본 제품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고 공식적으로 추진하고 있던 일본과의 협력 프로젝트도 중단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좋은 포수는 상대가 아무리 거친 슬라이딩으로 홈을 파고들어도 절대로 홈을 내주지 않는다면서 멋진 포수처럼 우리나라를 잘 지켜내자는 말로 글을 마쳤습니다.

이 감독을 응원하고 지지한다는 댓글 반응이 대부분이지만 일부는 반대하는 댓글도 있습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정반대의 글을 올렸습니다. 하 의원은 경기도와 춘천시가 일본에서 열리는 컬링대회에 선수단 파견을 취소한 것에 대해서 안타깝다고 밝혔고요. 그러면서 스포츠는 정치와 분리돼야 하고 전쟁을 하더라도 국제 경기는 참여해서 정정당당하게 경쟁을 하는 게 스포츠정신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일본과의 경제 전쟁에서 승리하려면 우리가 도덕적인 우위에 있고 스포츠맨십을 가질 때 국제사회도 우리 사회의 손을 들어줄 것이라고 글을 마무리했습니다.

[앵커]
스포츠는 정치와 분리되어야 한다, 이 지적도 어느 정도 일리가 있고 양쪽 다 타당한 측면이 있는 것 같은데 내년 도쿄올림픽 앞두고 있어서 이 문제가 더 뜨거운 화두죠?

[기자]
그렇습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내년에 열리는 도쿄올림픽 보이콧 주장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또 이에 찬성하는 여론이 더 높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국제적으로 보면 스포츠는 정치와 별개다. 또 스포츠까지 정치적인 이슈가 침범해서는 안 된다는 게 일반 국제적인 인식입니다. 지난 런던올림픽 때 일본과의 축구 3, 4위 전에서 승리한 뒤에 우리 박종우 선수가 독도 세리머니를 한 것을 기억하는 분들 많으실 텐데요.

IOC가 이 부분을 문제 삼아서 벌금형을 내렸죠. 이것도 정치와 스포츠의 분리 원칙 때문입니다. 정치적인 주장을 스포츠를 이용해서 표출하는 행위는 금지하는 게 당연시되고 있습니다. 많은 국제적인 분쟁 이슈들이 스포츠를 통해서 표출된다면 경기장은 전쟁터나 다름없지 않겠습니까? 따라서 이런 큰 원칙은 지켜져야 한다고 보고요. 다만 경기장 밖에서는 선수나 감독 개인의, 또 국민 혈세를 사용하는 지자체의 결정. 이런 부분들은 존중받을 필요도 있어 보입니다.

[앵커]
이 문제에 대해서 앞으로 더 많은 사회적 논의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스포츠부 양시창 기자였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