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짱콩'의 반란...장혜진 양궁 2관왕 등극

'짱콩'의 반란...장혜진 양궁 2관왕 등극

2016.08.12. 오전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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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재형, 스포츠부 기자 / 서거원, 인천 계양구청 양궁팀 총감독

[앵커]
장혜진 선수가 양궁 개인전 금메달을 차지해서 우리 선수단의 첫 2관왕에 올랐습니다. 4년 전에 올림픽 출전의 꿈을 이루지 못했지만 1점 차이로 이루지 못했지만 결국 포기하지 않았고 특유의, 불굴의 정신으로 극복했습니다. 리우올림픽 소식, 지금부터 좀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스포츠부 김재형 기자 그리고 서거원 인천계양구청 양궁팀 총감독 두 분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기자]
안녕하세요.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일단 장혜진 선수 얘기부터 해 보죠. 장혜진 선수가 87년생이죠? 29살. 한국나이로 하면 서른이에요, 늦깎이.

[기자]
87년생, 4년 전에 기회가 있었는데 4위로 아쉽게 정말 탈락을 했는데 아주 많은 나이는 아니지만 선수로써는 적지 않은 나이에 금메달을 차지를 했어요. 이번 여자대표팀의 주장을 맡았는데 사실 기보배 선수는 88년생인데 생일이 빨라서 두 선수가 친구로 지낸다고 해요. 올림픽 나가기 전 장혜진 선수, 저희가 자료집을 찾아 보니까 2관왕을 내심 다짐을 했었더라고요. 그런데 사실 올림픽 전만 해도 기보배 선수에게 기대를 했었고 또 이번에 떨어지기는 했습니다마는 세계랭킹 1위, 최미선 선수에 대한 기대가 컸는데 장혜진 선수가 말씀을 하신 것처럼 불굴의 의지로 정상에 올랐습니다.

결승에서 독일 선수 상대를 했었는데 1세트 따내고 2세트를 내줬습니다. 이후 3, 4 세트 승리하면서 세트 점수 6:2로 금메달을 차지했는데요. 줄곧 장혜진 선수의 우세 속에 경기가 진행이 됐습니다. 경기 끝난 후에 과녁 정가운데, 소위 엑스텐, 과녁 정가운데를 맞히고 싶었는데 그걸 못해서 조금 아쉽다, 이런 소감을 밝혔는데요. 장혜진 선수의 금메달 소감, 한번 들어보시죠.

[장혜진 / 여자 양궁 개인전 금메달 : 제가 생각했을 때 저는 이번 올림픽을 후회 없이 즐겼어요. 즐긴 가운데 결과가 이렇게 좋아서 영광입니다.]

[앵커]
명랑해요, 항상. 인터뷰 하는 모습 보면.

[기자]
역시 즐기는 선수한테 이기는 선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런데 별명이 짱콩이요? 무슨 뜻입니까?

[기자]
아주 작은 키는 아닙니다마는 양궁 선수로는 158cm, 키가 조금 작아요. 그런데 여기에 작지만 땅콩 중의 짱이 되겠다, 제일 잘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해서 짱콩, 이렇게 별명이 붙어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4년 전에 대단히 아쉬웠어요. 당시 런던올림픽 직전까지, 지금은 3명을 뽑습니다마는 당시에 4명을 뽑아서 이 선수들을 런던올림픽 경쟁을 시켰거든요. 여기서 아쉽게 4위로, 말씀하신 것처럼 1점 차로 떨어지게 되면서 올림픽 출전의 꿈을 이루지 못했었죠.

이번 선발전에서도 공교롭게 장혜진 선수가 3위로 막차를 타면서 누구보다 4위로 떨어진 선수의 심정을 잘 알지 않겠습니까? 직접 찾아가서 끝나자마자 각별히 챙기면서 정말 진심어린 위로를 보내는 모습이 뭉클하기도 했었거든요. 그런 아픔을 극복하고 결국 개인전에서 꿈을 이뤘다고 할 수 있는데 장혜진 선수가 재미있는 일화가 하나 있는데 지난해 올림픽 직전에, 1년 전에 항상 프레올림픽이라고 해서 모든 종목별 경기가 열리는데 당시 이곳에 가서 몰래 연습을 한번 했었다고 합니다. 현장, 미리 실전 감각을 익히기 위해서 미리 금메달을 준비하는 그런 악바리 근성이 돋보이는 장면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앵커]
예행연습까지 했군요, 남 몰래. 감독님, 평소에 장혜진 선수. 언론에 알려진 내용도 있지만 혹시 알고 계신 에피소드가 있다거나. 어떤 선수입니까?

[인터뷰]
장혜진 선수는 사실은 우리 대표 선수들 중에 작은 체구에도 불구하고 가장 무거운 활을 사용하고 있거든요.

[앵커]
활이 가장 무거워요?

[인터뷰]
가장 무거운 활입니다. 그만큼 체구에 비해서 무거운 활을 쓴다는 것은 독한 마음을 가지고 엄청난 체력훈련을 했다는 거거든요. 그래서 이번에 많은 바람이 부는 과정에서 오히려 그런 것들이 도움이 되지 않았나.

[앵커]
활이 무거우면 바람 저항을 이길 수 있습니까?

[인터뷰]
화살이 날아가는 스피드가 약한 활보다는 빠르기 때문에.

[앵커]
바람의 영향을 덜 받고?

[인터뷰]
덜 받는 거죠.

[앵커]
그래서 작은 키에도 가장 무거운 활을 쓰는 거군요.

[인터뷰]
네.

[앵커]
그리고 저는 금메달, 아까 이경재 기자도 말씀을 했습니다마는 양궁에서 금메달을 못 따는 게 더 큰 뉴스가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러다 보니까 선수들이 더욱 부담을 느꼈을 것 같아요.

[인터뷰]
아마도 이번에 화면상으로 봤을 때 저도 항상 현장에 가 있다가 이번에 처음으로 TV로 시청을 했는데요. 일반 국민들 마음을 잘 알 것 같아요. 그런데 표정을 보니까 최미선 선수는 작년하고 올해 국제대회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냈던 선수예요, 세계랭킹 1위이고 또 기보배 선수는 올림픽 사상 최초로 2연패라는 부담감 때문에. 이번에 최미선 선수나 기보배 선수 표정이 너무나 긴장되고 굳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장혜진 선수는 좀 즐긴다고 할까요? 표정이 너무 밝고 좋더라고요. 그래서 시합 전부터 아, 이번에는 무조건 장혜진이 잘할 것 같다.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이렇게 주변 사람들한테 얘기를 했는데 역시 예상이 맞아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앵커]
도쿄올림픽에 만약에 다음에 출전을, 물론 그때도 실력으로 겨루겠습니다마는 그때는 34살이 되는 거고요. 그 체력을 지금까지, 양궁 선수의 서른살. 이건 18살, 19살 선수와 경쟁하는. 양궁 선수가 서서 활만 쏘는 게 아니라 체력훈련도 아주 강하게 해야 되는 것 아닙니까?

[인터뷰]
양궁 종목의 특성상 순간 스피드 파워가 필요한 종목이 아니고 지구력이 필요한 종목이거든요. 어느 종목보다 체력을 많이 해야 되는 종목이고요. 아까도 말씀드렸습니다마는 장혜진 선수는 가장 무거운 활을 쓰고 있다. 그래서 4년 후 도쿄올림픽에 선발되는 과정이 중요한 것이지 만약에 선발되면 나름대로 독한 마음으로 또다시 긍정적인 생각으로 한 번 더 뛰어넘을 수 있는 그런 선수가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앞서 이경재 기자 서 있는데 뒤에 있는 야자수가 막 흔들리는 것도 봤고 화살이 갑자기 기보배 선수, 안 보여요. 3점에 가서 꽂히는, 이런 경우. 바람이 오늘 꽤 많이 불었나 봐요?

[기자]
보통 우리가 인생경기, 이렇게 하는데 제 개인적으로 기보배 선수의 인생화살이 되지 않았나, 이런 생각도 해 보는데 말씀하신 것처럼 또 화면에서 보신 것처럼 바람이 정말 많이 불었어요. 양궁경기에서 보통 감독님이 계셔서 제가 부담이 되기는 합니다마는 초속 2~3m의 바람까지는 극복할 수 있다고 해요. 그런데 3m가 넘어가는, 굉장히 잘 쏘는, 우리 같은...

[앵커]
지금 나와요. 3점에 가서 꽂히는.

[기자]
최미선 선수의 경기가 준비됐으면 화면을 보여줬으면 좋겠는데 사실 이번 대회 앞두고 가장 유력한 금메달 후보 중 하나였어요. 현 세계랭킹 1위고 막내인데 이 선수, 활을 굉장히 잘 쏩니다. 굉장히 대담하고요. 최미선 선수 8강 경기 모습인데요. 보시면 화살이 한참 밑으로 가 있죠. 5점에 꽂힙니다. 아마 최미선 선수가 확인을 해 봐야겠습니다마는 올해 안에 쏜 화살 중에는 최저점이 아닐까, 이런 생각을 해 보고. 이때도 최고풍속이 한 초속 6m 정도 왔다갔다 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장혜진, 기보배 선수 4강에서도 장혜진 선수가 2번째 화살이었죠. 3점에 꽂히게 돼요. 역시 이때도 바람이 초속 6m 정도 불었다고 하고요. 기보배 선수도 3세트에 6점을 쐈고. 3, 4위 전에서 또 실수가 나왔는데 기보배 선수 3, 4위전 화면이 준비됐으면 보여주시겠습니까? 동메달 결정전, 이 화면 같은데요. 두 번째 화살이었습니다. 화살을 찾아야 됩니다, 어디 갔나 찾아야 하는데 오른쪽 끝에 3점에 가서 꽂혔는데 이런 도깨비 바람 속에 오늘 경기는 바람이 모든 순위와 메달 색깔, 이런 것들을 결정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바람이 굉장히 많이 불었고요.

바람이 센 것뿐만 아니라 방향이 수시로 바뀌었다고 해요. 그러면서 여러 선수들이 어려움을 겪었고. 경기장 자체가 아까 앞서 이경재 기자가 설명했던 것처럼 카니발 공연장인데 그 위에 무대를 세워놓은 것이라서 바람이 강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습니다. 단체전이 열렸을 때는 예상외로 바람이 많이 불지 않았어요. 그래서 우리 남녀대표팀이 순항을 이어갔는데. 오늘은 바람이 많이 불었습니다.

[앵커]
그래서 기보배 선수가 마지막 라운드에서 결국 10점을 내리꽂으면서, 2개 연속. 그런데 감독인가요, 코치를 껴안고 울더라고요. 기보배 선수가 결국은... 우리가 봤을 때는 동메달을 따서 아쉬웠을 텐데 그것보다도 얼마나 마음고생을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인터뷰]
저도 그 장면을 보면서 생각이 든 것 중의 하나가 나름대로 이번에 제대로 슈팅이 이루어진 것은 마지막 3, 4위 전의 마지막 3발. 텐텐텐 쐈을 때 그 슈팅 타이밍으로 가야 하는데 한 번도 자기 타이밍에 쏜 화살이 없었습니다. 뭔가 2초, 3초 정도가 슈팅타이밍이 늦어지는 그것 때문에 오히려 실수를 많이 했거든요. 그것에 대한 회한이 있었을 겁니다. 내가 왜 진작 쏘지 못했을까 하는 그런 회한들 때문에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자기 자신이 미워서 순간 울컥한 것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듭니다.

[앵커]
아무리 세계적인 선수라도 5점 쏘고 3점 쏘면 그 순간에 다리도 떨리고 그럴 것 같아요. 안 그렇습니까?

[인터뷰]
그건 해 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정도로 엄청난 공포, 두려움의 순간이거든요.

[앵커]
뒤에서 감독님은 뭐라고 얘기해 주시나요?

[인터뷰]
그럴 때 항상 편하게 하자, 편하게 하자. 쉽게 하자, 평소에 하던 대로 하자, 보통 이런 이야기를 하죠. 그런데 사실 선수 입장에서는 잘 들어오지 않죠. 거기서 가장 해 줄 수 있는 이야기는 안정되게 편안하게 하자, 그런 얘기를 많이 하죠.

[앵커]
알겠습니다. 그런가 하면 남자선수들, 오늘 또 도전합니까? 언제 시작이죠?

[기자]
오늘 밤부터 16강, 구본찬, 이승윤 선수가 16강에 올라 있기 때문에 두 선수의 금메달을 예상해 볼 수 있을 것 같고요. 두 선수가 순항을 한다면 결승에서 만나는 대진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금, 은메달을 다 차지했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이 있고요. 구본찬 선수 같은 경우에는 단체전에서 6발 모두 10점에 꽂는 퍼펙트를 기록을 했고요. 이승윤 선수가 막내인데 이 선수 정말 활 잘 쏩니다. 작년 광주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 3관왕을 이룬 선수이기도 하거든요. 두 선수 기대해 보셔도 될 것 같고요. 오늘처럼 바람만 많이 불지 않는다면 두 선수, 결승에서 만나지 않을까 예상이 됩니다.

[앵커]
남자 선수들 얘기를 하기 전에 제가 이거 하나만 더 질문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우리 선수들 보니까 뒤에 코치가 있잖아요. 감독입니까?

[인터뷰]
감독입니다.

[앵커]
감독님이 뒤에서 망원경으로 보시는데. 외국 선수들 감독에 우리 한국분 감독이 많더라고요. 몇 분이나 됩니까?

[인터뷰]
지금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하는 국가 수로 보면 한 90여 개국이 출전을 하는데요. 잘하는 나라 정도면 한 3분의 1 정도.

[앵커]
지금 화면은 멕시코 감독이고요.

[인터뷰]
그래서 세계 양궁의 3분의 1 정도가, 잘하는 국가의 3분의 1 정도가, 한 30여 명 정도의 한국인 지도자가 나가 있거든요. 2012년 런던올림픽 때도 양궁 16강에 올라온 지도자들 중에 14개국이 우리 한국인 지도자였습니다. 그 정도로 많은 지도자가 파견되어 있는 거죠.

[앵커]
지금 화면에도 다른 나라 감독들도... 지금 일본이라든가 많은 감독들이 지금 활약을.

[인터뷰]
스페인, 미국 등...

[앵커]
한국 선수들의 기량, 이런 것들을 많이 해외 선수들도 따라오는 편이죠? 감독들이 직접 나가서 가르치다 보니까?

[인터뷰]
아마도 저희 훈련 과정이 모든 나라들과 공유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항상 벤치마킹을 하기 때문에요.

[앵커]
그만큼 우리는 더 불리해지는 거고요.

[인터뷰]
그렇습니다. 거기에 따르는 더 독한 훈련을 해야 되고요.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 기보배 선수가 남자 선수들이죠. 구본찬, 이승윤 선수에게 응원 메시지를 보냈다고 하는데요. 그 내용도 잠깐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기보배 / 여자양궁대표 : 본찬아, 승윤아. 부담 갖지 말고 마지막 개인전 정말 최선을 다해서 좋은 성적 꼭 거두길 바란다. 파이팅.]

[앵커]
우리 양궁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냈는데 좋은 성적을 낸 뒤에는 더 중요한 것들이 몇 가지 있습니다. 얼마 전에도 서 감독님과 함께 얘기를 나눠봤습니다마는 왜 한국 양궁이 더 잘 할까, 전폭적인 지원도 한몫 했던 것 같습니다. 장민정 앵커가 먼저 정리를 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앵커]
대한민국 양궁이 리우에서 최고임을 다시 한 번 증명하고 있는데요.

최고의 명사수만 선발해 보내는 '대한양궁협회'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이른바 '개념협회'로 불리는 양궁협회는 어떻게 명사수를 뽑고 있을까요?

대한양궁협회는 철저하게 실력만을 선발 기준으로 삼고 있습니다. 그 과정이 공정하기로 정평이 나 있는데요.

그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다고 해도 예외 없이 길고 긴 선발 과정을 똑같이 거쳐야 합니다.

중학교 3학년부터 실업팀 선수까지, 천3백여 명의 양궁선수 중 매년 14회 안팎의 기록을 평가하고, 이 가운데 120위까지만 국가대표 선발전에 참가할 수 있습니다.

10달 동안 10차례에 걸친 선발전, 여기에 기초체력, 담력, 집중력, 자기관리, 적응력 등 다면평가 점수를 합산해 대표를 선발하는데요.

실력을 꾸준히 유지해야 하고 단 한 번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기 때문에 선수들은 "올림픽 금메달 따기보다 국가대표로 뽑히기가 더 어렵다"고 말합니다.

어렵게 선발한 만큼 지원도 확실합니다. 대한양궁협회가 이번 올림픽에 참가한 국가대표들을 어떻게 지원했는지 보겠습니다.

대회 1년 전, 컨디션 유지를 위해 뇌파 검사를 실시했고요.

태릉선수촌 안에 현지 경기장을 그대로 재연한 훈련장을 마련해 적응 훈련을 도왔습니다.

또, 선수들의 장비가 손실될 경우를 대비해 3D 프린터를 활용해 예비 그립을 제작했고요.

편한 비행을 위해 선수단 전체가 비즈니스 클래스를 탔습니다.

또 한식조리사가 항상 대기하고 있습니다.

리우 현지 환경이 열악하다는 보고에 경기장 350m 인근에 휴게시설을 탑재한 리무진 버스와 컨테이너 박스도 설치했습니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단체전에서도 '세트제'라는 변수가 생겼지만, 우리 선수들, 전혀 흔들리지 않았죠?

국제양궁연맹이 한국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해 경기 규칙을 바꿀 때마다 대한양궁협회도 여기에 맞춰 국가대표 선발전 방식을 바꿨고, 투명한 선발과정과 발 빠른 대응이 있기에 선수들도 불만이 없다고 합니다.

물론, 잘못한 일도 있었습니다.

앞서 2011년에는 양궁 장비 금품비리에 협회 관계자들은 물론, 메달리스트까지 대거 연루돼 국민에게 큰 실망을 안긴 적이 있었는데요.

사건 직후 리베이트 업체와 거래를 금지하는 규정을 만들고, 연루된 지도자에게 자격정지 등의 징계 처분을 내리며 위기를 극복했습니다.

대한양궁협회가 개념협회로 불리는 이유를 살펴봤는데요. 사실은 이게 당연한 운영 방식이죠?

그동안 일부 종목의 국가대표 선발 과정에서 잡음과 파벌 싸움이 빚어졌던 것이기에 화제가 된 것입니다.

원칙에 따라 조직을 운영하는 것만으로도 올림픽 '효자종목'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다른 종목 협회도 기억해야겠습니다.

[앵커]
어쩌면 당연한, 기본 원칙을 잘 지켰다는 겁니다. 지난번에 사실 서 감독님과 이 얘기를 계속 나눴었습니다. 한 20년간 우리 올림픽 대표팀을 이끄셨기 때문에 공정성, 공정한 선발. 그리고 저는 그날 기억이 났던 게 처음 보시는 시청자분들을 위해서. 사교육을 받지 않는다, 우리 양궁 선수들은 개인코치를 받지 않고 학교에서 공교육만 받는다라는 말씀이셨습니다. 한 가지 제가 짚고 넘어갈 것은 세대교체입니다. 그러니까 쉽게 말해서 누가 조금 잘하는데 그 선수가 올림픽 2관왕, 3관왕을 일부러 만들어줘서 만드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 그런데 늘 우리는 금메달을 따요. 늘 다른 선수가 따요. 이건 어떤 비결일까요?

[인터뷰]
그만큼 공정한 시스템에서 이루어지는 선발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남자 같은 경우에도 2012년 런던올림픽 때 금메달을 땄던 오진혁 선수가 탈락을 하지 않았습니까? 2연패의 원천을 없애버린 거죠. 그만큼 공정하다. 그래서 올림픽 2관왕을 했던 선수도 그다음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그만큼 2연패가 어렵다는 얘기입니다. 이번에 네 번째 도전이었습니다.

김순영 선수, 김경욱 선수, 윤미진 선수 이번에 기보배 선수, 올림픽 2연패에 도전을 했는데 결국은 실패를 했죠. 그만큼 국가대표 되기가 어렵다는 겁니다. 그래서 세대교체라기보다는 그만큼 국내 양궁의 환경이 아주 탄탄하고 치열하다, 그래서 거기서 살아남은 자만이 2연패를 도전해 볼 수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앵커]
제가 할 소리는 아닙니다마는 최근에 올림픽에서 도핑 테스트로 물의를 일으켰죠. 박태환 선수가 결국은 세 경기 연속 아쉽게 예선탈락하고 마지막 경기는 출전도 못 하고 그냥 왔습니다. 박태환 선수의 명성을 지켜주고 싶었던 팬들이 있었습니다마는 그래도 못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안현수 선수, 쇼트트랙의 안현수 선수 같은 경우에는 국적까지 바꿔야 되는 그런 상황도 있었습니다. 양궁에는 그런 일이 없었다고 합니다. 서 감독님 말씀은 이 정도만 듣도록 하겠습니다. 서 감독님,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인터뷰]
감사합니다.

[앵커]
그리고 다른 종목들도 살펴보죠. 유도 얘기를 해야 될 것 같은데요. 어떻습니까?

[기자]
이번 대회에서 가장 기대가 됐던 종목 중 하나가 바로 유도입니다. 사상 최강전력이다, 이런 평가까지 받았었는데 오늘 다크호스 조구함 선수 16강 탈락하면서 우리 대표팀, 2000년 시드니 대회 이후 16년 만에 노골드 위기에 처했습니다. 오늘 밤에 무제한급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메달 가능성이 높지 않기 때문에 노골드 가능성이 조금씩 커지고 있는데요. 조구함 선수의 경기 모습인데 100kg급 출전이고요. 십자인대 파열 부상을 딛고 세계랭킹 11위에 오른 선수인데 경기가 8분 25초 만에 끝나면서 아쉽게 짐을 쌌습니다.

우리 유도대표팀, 지금 부진하면서 여러 가지 분석이 나오고 있는데 가장 설득력 있는 건 이것인 것 같습니다. 지금 올림픽에 나가면 시드를 배정하거든요. 시드 배정을 하려면 높은 시드에 배정 받을 수록 대진률이 좋습니다. 높은 데 시드를 받으려면 세계랭킹이 높아야 돼요. 그러려면 국제대회에 자주 나가서 입상을 해야 세계랭킹이 높아지겠죠. 우리 대표팀은 세계랭킹이 4명이었요. 그만큼 세계대회에 많이 나갔다는 것인데. 반면 이게 그렇기 때문에 독이 됐다는 평가가 많아요. 약점이 노출이 되다 보니까.

장단점을 다 파악하고 상대방은 우리 선수의 약점이 무엇인지를 면밀하게 분석을 해서 나오는 거죠. 이것에 대한 증거로 나오는 게 일본이에요. 일본이 지금 8년 만에 이번 대회 3개를 땄는데, 종주국이지 않습니까? 일본 같은 경우는 세계랭킹 1위가 없더라도 큰 대회만 나갔다고 해요. 조그마한 대회는 나가지 않았던 것이죠. 체력도 비축하고 전력 노출도 안 하면서 자기 나름대로 올림픽을 준비했던 거죠. 물론 이것 때문에 우리가 졌다고 할 수는 없겠습니다마는 우리가 좀 참고해 볼 만한 자료인 것 같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그런가 하면 앞서도 잠시 전해 드렸습니다마는 비치발리볼. 이슬람 선수의 히잡 착용을 두고 지금 서방 언론들이 말들이 많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사실 종교적이고 문화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다른 문화권에서 이것에 대해 이렇다저렇다 평가하는 것은 조금 도를 넘어서는 것 아닌가 싶기도 한데요. 인터넷, 특히 SNS를 중심으로 도를 넘어선 비판들이, 비난들이 많이 나오고 있어요. 경기 화면 보고 계시는데 이집트 선수들, 히잡으로 온몸을 다 가리고 있죠. 이슬람 율법에 따라서 그렇게 한 것인데. 반대편에 있는 선수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상식선에서의 비키니를 입고 경기를 하고 있는데. 이러면서 서구권을 중심으로는 이것은 좀 너무 심한 것 아니냐. 비치발리볼 경기에 이 정도까지 하는 건 나오지 않는 게 낫지 않느냐. 다이빙 수트를 입은 것이다, 이런 비난까지 있어요.

그런데 또 반면 이슬람권 선수 중에 수영복을 입고 출전하는, 경영 종목에 출전한 선수도 있는데요. 우리가 기사에 많이 나왔던 이번 대회 난민대표팀, 마르디니 선수, 시리아 출신인데요. 이 선수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화면 속에서 1등으로 들어온 이 선수인데요. 이렇게 수영복을 입고 나오자 아랍권에서는 굉장히 비난 여론이 거세요. 어떻게 가리지 않고 맨몸을 드러낼 수 있느냐라고 하면서 굉장히 마르디니 선수를 두고 이런 독설까지 나왔어요. 이렇게 벗은 몸을 보느니 차라리 수영장에 익사했으면 좋겠다, 이런 해서는 안 될 말까지 나올 정도로 굉장히 양쪽에서 SNS상에서 설전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앵커]
글쎄요, 일단 선수가 가장 중요한 거고 본인이 지키려고 하는 신념이 중요한 것이지 관중들이 비키니... 글쎄요. 그게 금메달을 좌우하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비키니 입었다고. 그런가 하면 마지막으로 축구인데요. 온두라스, 어떻게 이겨야 되는 겁니까?

[기자]
일단 온두라스는 우리로써는 어제 말씀을 드렸다시피 굉장히 잘 됐어요. 아르헨티나가 올라오지 않고 온두라스가 올라왔고 우리가 역대 3번 싸웠는데 2승 1무로 이겼고요. 지난 6월 마지막 평가전에서도 우리가 2:2로 비겼지만 굉장히 좋은 경기를 했습니다. 온두라스, 제일 경계해야 할 대상은 저는 개인적으로는 감독을 꼽고 싶은데요. 핀토 감독이라고 브라질월드컵에서 코스타리카 8강을 지휘했던 명장이고요. 한때 우리 대표팀 감독 후보로도 거론이 됐던 감독입니다. 선수비, 후역습 이게 주전술인데요. 이 부분을 우리가 반드시 대비를 해야 할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하나만 더 질문 드리죠. 박상영 선수, 펜싱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박상영 선수. 할 수 있다. 이것을 요즘에 움직이는 동영상 사진이라고 합니까? 무슨 영상이 있다고 하던데 그거 잠깐 보여주시죠. 할 수 있다라는 그 박상영 신드롬이 일고 있다고요?

[기자]
저희가 이 소식을 전해 드렸지 않습니까? 그런데 사실 바쁘게 취재하는 순간이어서 이 말을 못 봤어요.

[앵커]
지금 하고 있네요, 할 수 있다.

[기자]
집에 가서 YTN에서 나오는 영상을 보고 조금 눈물이 났습니다. 지금 이 할 수 있다. 굉장히 어려운 상황에서 포기하지 않고 할 수 있다는 이 되뇜이 지금 20대 우리나라 청춘들이 굉장히 어렵지 않습니까, 실업난 이런 것들로. 큰 울림을 주고 있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99년 IMF 때 박세리 선수의 모습도 한편으로는 떠오르기도 했는데요. 굉장히 지금 여러 가지로, 또 젊음이 무엇인지, 젊음은 어때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모습이라고 해서 굉장히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앵커]
올림픽 경기는 기분 좋게 응원을 합니다마는 올림픽 경기를 이 더운 날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우리 젊은 청춘들 많습니다. 그리고 못 보는 분들도 많고요. 또는 병상에서 이 경기를 지켜 보는 분들도 많습니다. 바로 그런 분들에게 할 수 있다라는 박상영 선수의 그 한마디가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힘내시죠. 김재형 기자였습니다. 고맙습니다.

[사진제공=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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