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일본인이 한국 찍나"...거장이 담은 한반도 60년

"왜 일본인이 한국 찍나"...거장이 담은 한반도 60년

2026.09.05. 오전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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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청계천 판자촌부터 민주화운동 등 격동의 한국 현대사 60년을 담은 구순의 일본인 사진가가 있습니다.

시간이 흘러 모든 것이 달라졌지만, 사진 속 풍경과 얼굴만은 그 시절에 멈춰 있습니다.

구와바라 시세이 작가를.

김승환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영화 '사진의 얼굴' (상영 중)

이제는 흔적조차 사라진 청계천 변의 판자촌.

고단했던 1960년대, 그 속에서도 삶을 이어가던 사람들의 생생한 얼굴은 일본인 사진가의 카메라에 담겼습니다.

소년 같은 표정의 아흔 살 사진가는 그날의 풍경을 어제 일처럼 떠올립니다.

[구와바라 시세이 / 사진 작가 : 이건 빨래한 물을 청계천에 흘려보내는 겁니다. 당시엔 하수도 설비가 없었으니까요.]

일제강점기의 상흔이 짙게 남아 있던 시절.

'일본놈이 왜 한국을 찍느냐', '초라한 모습을 왜 찍느냐'는 따가운 시선도 따라다녔습니다.

하지만 거장의 눈에 비친 한국은 가난이라는 말만으로는 담을 수 없는, 끝없는 '보물창고'였습니다.

[구와바라 시세이 / 사진 작가 : 한국의 친구, 아는 사진가가 말하길 "구와바라 씨, 청계천 사진을 찍어서 일본에 보내지 말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가난을 딛고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던 거리부터 민주화를 외치던 뜨거운 함성까지.

한국에서 누른 셔터만 십만 번을 훌쩍 넘겼습니다.

남과 북을 모두 카메라에 담아온 그에게 한반도에서 마지막 사진 한 장을 남긴다면 무엇을 찍고 싶은지 물었습니다.

[구와바라 시세이 / 사진 작가 : 매우 어렵네요. DMZ(비무장지대)를 찍고 싶습니다. 분단국가의 상징이기 때문입니다.]

한국인 아내와 반세기 넘는 세월을 함께해온 구와바라 시세이 작가.

인터뷰가 끝나자 이번에는 취재진을 향해 카메라를 듭니다.

평생 사람과 시대의 얼굴을 기록해온 노 사진가.

아흔이 되어서도 순간을 기록하는 거장의 삶은 영화 '사진의 얼굴'에 담겨 관객들과 만나고 있습니다.

[구와바라 시세이 / 사진 작가 : 한국의 여러분, 특히 젊은 세대 분들이 보시고 반세기 전에 우리나라 역사가 이랬다는 것을 느껴 주시기를 바랍니다.]

YTN 김승환입니다.

영상기자 심원보


YTN 김승환 (ksh@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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