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셀러' 돌풍...“감동을 굿즈처럼 소장해요”

‘스크린셀러' 돌풍...“감동을 굿즈처럼 소장해요”

2026.08.30. 오전 0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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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해 상반기 어떤 책이 독자들의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을까요?

소설의 강세가 여전한 가운데 영화나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원작 소설이 판매 상위권을 차지했습니다.

출판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이른바 '스크린셀러' 돌풍을 박순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로의 종족을 지키기 위한 인간과 외계인의 우정과 협력을 그린 영화입니다.

'팬덤'이 두터운 출연진에다 탄탄한 줄거리까지 더해지면서 세계적으로 7억 달러 가까운 매출을 올렸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OTT 확산이라는 악재를 뚫고 300만 명 가까운 관객을 동원했습니다.

덩달아 앤디 위어의 동명 원작 소설도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2021년 출간 당시와는 달리 영화 개봉과 함께 역주행을 거듭했고 올해 상반기 가장 많은 판매 부수를 기록했습니다.

2014년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이후 영화 흥행으로 원작이 판매 1위에 오른 건 12년 만입니다.

[검건희 / 알에이치코리아 전략콘텐츠 팀장 : 소설을 읽지 않고 영화를 만났던 분들한테는 이 영상 외에 담기지 못한 이야기가 어떤 것일지, 과학적 상상력이 어디까지 텍스트로 구현되었는지, 호기심을 자아낸 것이 흥행에 큰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올해 최고 화제작 가운데 하나인 영화 [오디세이]의 개봉과 함께 관련 서적의 판매가 급증한 것도 비슷한 흐름입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과 맷 데이먼 등 제작진의 방한과 맞물려 관련 고전도 덩달아 주목받고 있습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 무엇보다도 오디세이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모험 이야 가운데 하나입니다. 거의 3천 년 동안 모든 세대를 거듭해가며 사람들을 매료시켜온 이야기입니다.]

아예 영화 흥행이 책 출간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왕과 사는 남자 각본집]이 대표적입니다.

영화 개봉 2달 뒤에 각본집이 나왔지만 영화의 감동과 재미를 소장하려는 독자들의 수요에 힘입어 단숨에 베스트셀러가 됐습니다.

[조선왕조실록]과 같은 관련 서적 판매도 함께 늘었습니다.

[백준오 / 플레인 아카이브 대표 : 영화나 드라마가 흥행하고 높은 시청률을 거두면서 각본집이나 대본집의 출판을 기대하는 분들이 많을 때는 이제 출판사의 입장에서는 어느 정도 타깃 독자층을 깔고 가는 거여서 조금은 안심이 되는 부분도 있지만 기대가 큰 만큼 / 상당히 많은 고민을 하고.]

[대도시의 사랑법] [한국이 싫어서] [파친코] 등 최근 몇 년 동안 영화나 드라마와 맞물려 원작 소설이 주목받는 일은 더욱 흔해졌습니다.

이처럼 영화나 드라마의 제작과 흥행에 힘입어 원작 소설 등이 베스트셀러가 된 작품을 보통 [스크린셀러]라고 부릅니다.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생긴 팬덤이 다시 책 구매로 이어지는 경우인데 엄밀히 따지면 일종의 '굿즈(goods)'처럼 책을 소비하는 방식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텍스트-힙 열풍도 마찬가지입니다.

책을 읽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크게 보면 SNS 시대 책을 소비하는 새로운 방식을 젊은 층 스스로 만들어 낸 셈입니다.

그러나 생각해 볼 대목은 분명히 있습니다.

책을 사고 소비는 하지만 본질인 책 읽기와 사색으로 이어지지는 않아 10년 새 독서율은 반토막으로 떨어졌습니다.

[채웅준 / 박사(계명대학교 전임 연구위원) : 한국 사회가 진지하고 느린 성찰 보다는 사실 신속한 결과물과 성과에 조금 더 높은 사회적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이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책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사회적인 가치가 조금 더 낮게 평가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렇다고 [스크린셀러]나 [텍스트힙] 열풍을 깎아내릴 필요는 없습니다.

독서 저변이 넓어진 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책에 대한 다양한 수요를 독서로 이어가기 위한 사회적 노력과 정책적 뒷받침을 무엇보다 고민할 때입니다.

YTN 박순표입니다


영상기자:곽영주
디자인:정소휘


YTN 박순표 (sunny@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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