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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YTN ON-AI RADIO]
□ 방송일시 : 2026년 2월 19일 (목)
□ 진행 : AI챗봇 “에어”
□ 보조진행: 김우성 PD
□ 출연: 최민석 작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김우성: 네. 온에어의 메인 토크 <온마이크>는 벽돌 책 부수기로 금요일을 꾸미고 있습니다. 지난주는 연휴 전이었잖아요? 조금 마음 편하게 가족 이야기 쉽게 접하고 생각할 거리 만들어 드린다고, 위화 작가의 허삼관 매혈기 소개해 드렸는데요. 여러분, 돌아왔습니다. 어려운 책을 셰르파와 함께 오르지 않으면 오르지 못할 조금은 어려운 책을 저희가 이 프로그램에서 쉽게 여러분들에게 선물해 드리는 시간입니다. 자 오늘은요. 독서 셰르파 최민석 작가와 함께 조금 어려운 주제인데, 시대를 관통할 수도 있는 이야기를 다룰 거거든요? 바로 '알베르 카뮈' 유명한 분이죠? 이분의 <이방인> 다룰 건데, 일단 작가님 스튜디오에 모시도록 하겠습니다. 최민석 작가 어서 오십시오.
◆최민석: 네 안녕하십니까? 앞길이 구만리, 쿠마리 최민석입니다.
◇김우성: 예. 만약에 네팔에서 태어났으면 이름이 쿠마리였을 최민석 작가님, 지난번에 저희가 2주 전인가요? 동물농장 조지 오웰 다뤘었잖아요? 조회수가 많아서 많이 본 뉴스에 올라가 있습니다.
◆최민석: 아 진짜요?
◇김우성: 보통 언론사 문학 기사도 한강의 노벨상 수상 아니고서는 올라가는 경우가 없는데, 저희가 좀 도발적인 제목을 달아서 아마 그랬던 것 같거든요?
◆최민석: 굉장히 고마우면서, 또 굉장히 부담스러운 신성한 부담감이 느껴지네요.
◇김우성: 여기 조지 오웰의 이력이 독특했잖아요. 좌도 우도 모두 비판하는 입장이었는데, 그렇게 올렸더니 정치를 아주 좋아하시는 한국 국민들은 많이 보셨어요. 어쨌든 문학은 이렇게 다양하게 연결되고요. 뜻하지 않은 효과를 나타내기도 하는데, 오늘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 다룰 텐데, 솔직히 말하겠습니다, 여러분. 참 어려웠어요. 저도 인문학을 전공한 사람이라 이런 책을 거의 의무적으로도 보려고 했는데, "어우 안 읽혀. 어려워" 이랬는데 최근에는 또 번역본이 아주 잘 나와 있습니다. 이 책을 골라준 이유를 첫 구절로 짚으면서 말씀해 주신다고요?
◆최민석: 그 첫 부분 좀 읽어드릴게요. 첫 문장이 이겁니다. '오늘 엄마가 죽었다' 뭔가 세죠? 그다음이 '아니 어쩌면, 어제인지도 모른다. 양로원에서 전보가 왔다' 이게 그러니까 엄마가 죽었는데, 오늘 죽었다고 했는데 그다음에는 '아니 어제인지도 모르겠다' 라고 얘기하잖아요? 그러니까 엄마의 죽음이 중요하지 않고, 나의 삶. 즉 개인의 삶이 중요하다 이거를 던지는 문장인 거거든요? 이 책은 다 읽어보시면 아시겠지만, 결국은 자기의 삶도 파멸이 되는데, 그 이유가 뭐냐 하면 우리 개인의 삶. 집단의 삶보다 중요한 게 개인의 삶인데, 그 개인의 삶들이 다 부조리로 가득 차 있다. 그래서 우리는 필절, 필멸하는 존재다. 이걸 소설 <이방인>이 말하는 거죠. 아무튼 그래서 초반부터 이렇게 굉장히 임팩트 있게 시작하는 작품인 겁니다.
◇김우성: '오늘 엄마가 죽었다. 아니 어쩌면 어제인지도 모른다. 양로원에서 전보가 왔다' 이렇게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이런 이야기로 만들어진 알베르 카뮈 뒤에 좀 저희가 내용을 다룰 겁니다. 왜 그런 선택을 하지? 왜 저런 태도를 취하지? 이런 안타까움이 들 정도로 부조리함을 잘 표현해 내고 있는데, 작가 이야기를 좀 먼저 하고 넘어가야 돼요. 저는 페스트라는 소설로도 이분을 워낙에 좋아했지만, 저희 코로나 때도 이 소설이 다시 한 번 각광받았지만 알베르 카뮈가 기자 출신이기도 하고요. 생애가 어떻습니까?
◆최민석: 일단 카뮈는 1913년에 알제리에서 태어났습니다. 근데 형제 자매가 많았어요. 아홉 남매 중에 둘째로 태어났습니다. 그리고 아버지는 노동자였는데, 1차 세계대전 중에 전사를 했죠. 어머니는 또 청각장애인인이었고, 그래서 어머니와 할머니 아래에서 뭔가 상상이 되죠? 가난하게 자라났습니다. 그러다가 알즈 대학교에서 철학을 공부했는데, 여기가 가장 명문이거든요? 1936년에 카뮈가 공부를 잘해서 교수가 되려고 하니까, 이때에는 교수 임용할 때 건강 검사를 봐요. 근데 결핵이 재발해서 탈락을 했습니다. 임용해서. 그 이유는 교수가 결핵이 있으면 학생들한테 감염이 된다. 그랬던 시절인 거죠. 알제리에서.
◇김우성: 우리도 뭐 크리스마스 씰 팔고, 결핵 엄청 퇴치하려고 노력했어요.
◆최민석: 그래서 이후에 대학을 졸업해서 좀 진보적인 성향의 일간지에서 기자 생활을 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오늘 소개하는 작품 <이방인>을 쓸 때까지도 카뮈는 기자였어요.
◇김우성: 기자 때 쓴 작품이군요?
◆최민석: 그렇습니다. 그래서 다른 기자 출신 작가처럼 단문으로 소설을 쓴 거죠. 그래서 보면, <이방인>은 대부분 단문으로 점철되어 있는 거죠.
◇김우성: 어떻게 보면 좀 호흡이 빠를 수도 있는데, 우리나라 작가로 치면 김훈. 이를테면 남한산성도 그렇고요. 작품들을 보면 뭐 목을 베었다, 피가 솟았다, 버려진 섬들마다 꽃은 피었다. 이렇게 좀 짧게 짧게 가니까..
◆최민석: 헤밍웨이도 그렇고.
◇김우성: 아, 기자 출신들이?
◆최민석: 네. 장강명 작가도 그렇고.
◇김우성: 그래서 이 이야기가 어떻게 보면, 좀 더 쉽게 읽히기도 하는 건가요? 어떻게 보십니까?
◆최민석: 네. 당연히 단문으로 썼기 때문에 굉장히 가독성이 높은데, 근데 여기에 더 중요한 점이 있어요. 불어 소설을 직접 읽거나, 아니면 불어를 공부해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예전에 불어 소설들, 우리가 흔히 아는 발자크라든지 플로베르라든지. 20세기 넘어왔어도 불어 소설들은 그 소설에만 쓰이는 시제가 따로 있었습니다.
◇김우성: 안 그래도 어려운데, 불어 어려운데, 소설에만 쓰이는 시제를 어떻게 배워요.
◆최민석: 단순 과거라고 소설에만 쓰이는, 사실상 일상생활에서는 안 쓰이는 사어와 같은 시제가 있었거든요?
◇김우성: 어려운데요. 와닿지는 않아요.
◆최민석: 예. 그런데 카뮈가 최초로 이 단순 과거 대신 복합 과거로 쓴 거예요. 이 복합 과거는 우리가 들을 때는 어렵겠지만 프랑스인들이 그냥 일상적으로 쓰는 과거 시제인 겁니다. 그래서 이 카뮈의 <이방인>은 문학적 아우라가 없는 대신 가독성을 높인 거죠. 그러니까 프랑스 사람들은 사실상 소설을 읽을 때만 단순 과오를 썼는데, 여기에 대한 불편함을 좀 느끼고 있었지만, 그 벽을 아무도 못 깨고 있었던 거예요. 그런데 카뮈가 그 벽을 최초로 깨면서 복합 과거 일상생활에서도 쓰는 과거형을 쓴 거죠. 그렇기 때문에 카뮈의 소설은 이전보다 훨씬 읽기 좋았고, 이게 굉장히 현명한 선택이었던 거죠.
◇김우성: 예. 제가 앞서 어렵다고 했던 건 저는 사실 번역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굉장히 번역이 좀 안 좋다기보다는 어려워서였는데, 지금 얘기하신 거는 당대의 문학적 표현 방식이나 기준을 바꾼 굉장히 현명한 선택이었다. 이렇게 평가를 하셨는데 부조리극이라고 앞서 먼저 얘기를 해 주셨잖아요? 그게 연관이 있나요?
◆최민석: 그렇죠. <이방인>은 부조리극의 성격을 띠고 있는데, 사실 이 부조리는 정말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김우성: 앞뒤 연결도 안 되고.
◆최민석: 예. 왜냐하면 이 부조리 자체가 거의 해석 불가능한 우리의 삶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거든요? 그래서 불가해한 우리의 삶을 다룬 소설이기 때문에, 카뮈의 입장에서 문장만큼은 더욱더 쉽게 쓰여야 했던 거죠. 그러니까 어려운 이야기를 어려운 문장으로 써버리면 대중들에게 다가갈 수가 없잖아요? 그래서 카뮈가 결과적으로는 기자 출신이라서 단문으로 쓰고, 또 단순 과거, 이미 일상생활에서 죽어버린 사어가 아닌 쉽고 접근하기 쉬운, 늘 쓰는 복합 과거 위주로 <이방인>을 쓴 거는 굉장히 영리한 선택이었던 거죠. 아무튼 카뮈가 이렇게 1942년에 흔히 말하는 존재의 부조리성을 다룬 <이방인>을 쓰죠. 그리고 같은 주제로 이번에는 소설이 아닌 에세이를 써요. 그게 제목이 <시지프 신화>인데, 이걸 써서 굉장히 주목받는 작가로 떠오릅니다. 그리고 1947년에 진행자님께서 굉장히 영감 받으면서 읽은 <패스트>를 쓰면서 더 유명해지죠. 그리고 1957년에 44살이라는 지금의 저보다 더 젊은, 굉장히 젊은 나이로..
◇김우성: 작가님보다 조금 젊은 나이네요.
◆최민석: 굉장히 젊은 나이로 노벨 문학상을 받습니다. 그리고 이후에 장편소설 <최초의 인간>이라는 작품을 집필을 해요. 근데 이 소설을 마치지 못하고, 3년 후에 1960년에 자동차 사고로 생을 마감하게 되는데, 그때 사고 났을 당시에 카뮈의 품 안에 발표하지 않은 <최초의 인간> 원고가 있었다고 해요. 그러니까 죽을 때까지도 원고를 품고 있었던, 말하자면 글밖에 없었던, 그에 살고 그에 죽는 참 작가였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거죠.
◇김우성: 프랑스의 식민지였던 알제리에서 노동자 아버지의 아홉 자녀 중에 둘째로 태어났고요. 장애가 있는 어머니와 할머니 사이에서 어렵게 자랐지만, 또 교수의 꿈도 바뀌고. 보면 저희가 최민석 작가님 본인은 이 고가의 장비를 다 적시기 때문에 말하지 못한다고 하지만, 작가들은 어떤 고통에서 새로운 영토들을 넓혀서 써 내려가는 얘기 같습니다. 카뮈의 삶도 이렇게 최민석 작가님의 설명으로 들으니까 정말 우여곡절이 많고 또 특별하다는 생각도 드는데.
◆최민석: 알제리의 영웅이죠. 지네딘 지단과 함께.
◇김우성: 네 맞습니다. 그런 프랑스에서는 많이 또 오고 가니까요. 그러면 조금 궁금한 게 있습니다. 부조리. 저는 최근이었습니다. 한 6개월 전에 사무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를 박근영, 신구 선생님 버전에 연극을 보러 갔었거든요? 같이 간 분이 저랑 함께 살고 있는 같이 간 분이, “도무지.. 뭐 하는 거야?” 이럴 정도예요. 왜냐하면 고도가 뭔지 몰라도 계속 기다려요. 그러니까 부조리라는 게 사실 설명이 안 되고, 그러다 보니까 군대에서도 “아 이거 부조리하다” 이런 말 쓰고 그러거든요? 부조리를 좀 말씀해 주셔야 될 것 같아요.
◆최민석: 카뮈가 철학자 사르트르와 함께 부조리라는 단어를 거의 최초로 사용한 인물인데, 이 부조리는 기본적으로 이치에 맞지 않거나, 도리에 어긋난 일인 거죠. 이건 사전적 정의인 거고, 철학적으로는 ‘인생에서 그 의를 발견할 가망이 없음’ 이걸 의미합니다.
◇김우성: 어렵다. 약간 뭐 ‘니힐리즘’ 이런 거 있잖아요. 허무주의. “아무 의미 없어” 이런 거.
◆최민석: 카뮈가 말하는 거는 “인생이 살아갈 의미가 없다” 이거를 얘기하는 건데, 그러니까 말씀하신 대로 카뮈 입장에서는 허무주의자가 될 수밖에 없는 거죠. 이 세상이 과연 살 만한 가치가 있는 거냐? 이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면서 회의하고, 의문하고, 사고하는 게 바로 부조리를 탐구하는 사람들이 하는 일들인데, 그래서 이 소설의 주인공 이름이 뫼르소인데 뫼르소가 이렇게 고백을 해요. “누구나 알다시피 삶이라는 건 살 만한 가치가 없어.”
◇김우성: 아니 보통 책을 팔려면 사람들 앞에 얘기하려면 “여러분 살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제가 알려드릴게요” 이렇게 가야 되는데, “아유, 다 아시죠? 살 필요 없어요” 이런 얘기를 하는 거잖아요?
◆최민석: 힐링 소설의 대척점에 있는 ‘킬링 소설’인 거죠.
◇김우성: 힐링 소설의 대척점, 너무 와닿습니다. 아니 그러니까 사실은 니체도 떠올라요. “신이 없어” 이러면은 수많은 신을 믿는 분들이 “그럼 우리 어떡하라고?” 하는데, “그러니까 좀 현실을 직시해. 거기서부터 행복을 찾아보자” 이런 얘기인데, 부조리도 그냥 여기서 끝내버리는 건가요? 아니면 그래도 좀 상상할 게 있을까요? 잠깐 막간 질문을 드립니다.
◆최민석: 생각할 거는 계속 나와요. 그래서 오히려 바닥에서 현실을 직시하면 몇 개 없는 그 희망들이 보이기도 하잖아요? 그런 접근법을 이 소설은 취하고 있는데, 아무튼 소설 얘기를 좀 본격적으로 해 보자면, 이 소설은 엄마의 죽음에서부터 시작을 하죠. 앞에 말씀해 주셨죠? 그래서 주인공인 뫼르소는 엄마의 장례식장에 갑니다. 그런데 뫼르소는 엄마가 오늘 죽었는지, 어제 죽었는지 확실히 모르죠? 정확히 말하면 개의치 않습니다. 신경 쓰지 않아요. 그리고 엄마가 죽었는데 울지도 않고, 엄마의 나이도 모릅니다.
◇김우성: 일반적인 곳에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이해가 안 되죠.
◆최민석: 뭐야? 이런 거죠. 이 엄마의 죽음을 목도한 뫼르소가 서술하는 게 뭐냐 하면, “지금 내 몸이 피곤하다. 장례식장 관리인이 건네준 카페오레가 맛있었다. 장례식이 끝나서 이제야 푹 잘 수 있다” 이런 말을 합니다.
◇김우성: 원초적이네요.
◆최민석: 그렇죠. 그래서 주인공이 독자의 입장에서는 이상한데
◇김우성: 주변 사람들도 있나요?
◆최민석: 그렇죠.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라 주인공이 만나는 주변 인물들도 이상해요. 엄마의 장례식장에 가서 한 할머니를 만나는데, 이 할머니가 그 엄마의 절친이었다고 하면서 굉장히 슬프게 울거든요? 그런데 이 할머니가 우는 이유는 자신이 절친했던 친구가 죽었기 때문이 아니라 자기가 외톨이가 됐기 때문에 우는 겁니다. 그러니까 이렇게 이 소설은 한 인간의 죽음을 앞둔 사람들을 통해서 인간의 본성을 보여주는 거죠. 그러니까 극단적인 상황에서도 인간은 자기 자신한테 가장 집중하는 존재다. 이게 인간의 본성이고, 이걸 우리는 받아들여야 한다라고 카뮈가 얘기하는 거죠.
◇김우성: 이렇게까지 얘기했는데, 조금 제가 설명하면 ‘남이 걸린 독감보다, 내 발톱 가시가 더 아프다’ 이 말 어른들 많이 하시잖아요? 부조리하지만 그게 현실이니까. 그거 참 왜 이상한 행동을 이렇게 계속하는지에 대해서 일단 독자들은 궁금해하면서 따라왔습니다. 좀 그걸 더 생각해 봐야 될 것 같아요.
◆최민석: 그렇죠. 그 주인공과 이 등장 인물들의 이상한 행동은 결국은 우리 삶의 부조리를 드러내기 위한 것이었는데, 그 주인공 뫼르소가 엄마의 장례식장에서 보여준 행동들. 예컨대 엄마 시신 앞에서 울지도 않고 엄마가 관에 누워 있는데 카페오레를 아주 맛있게 마시고, 그 “엄마 나이가 몇 살이냐?” 여기에 대해서 답하지도 못하고. 이런 모습들 때문에 결국은 다른 사건의 재판장에서 유죄 판결을 받게 되거든요. 그러니까 엄마의 죽음과, 자신이 저지른 다른 범죄는 연관성이 없어요. 그런데 엄마의 죽음 앞에서 보인 행동들 때문에 뫼르소는 유죄 판결을 받습니다. 그런데 엄마의 죽음의 숲에서 보여준 그 행동들이 뭐냐? 결국은 사람은 아무리 누군가가 죽어도 자기 자신이 피곤하고, 우리 장례식장 가면 육개장 먹잖아요? 맛있다고 그러잖아요? 배가 고프고. 육개장이 결국은 이 소설에서는 카페오레인 거예요. 그러니까 결국 엄마의 절친이 울었던 이유는 “나 이제 외롭게 어떻게 사냐” 그게 자기 자신을 생각하는 게 인간의 본성이라는 건데, 이러한 본성 때문에 유죄 판결을 받아야 하는 이 세상이 불합리하다는 거죠. 이것 때문에, 이런 결론에 도달하기 위해서, 이 소설은 일견 이해하기 어려운 면들을 계속 보여주는 거죠.
◇김우성: 익숙하고 편안한 모습이 아니라, 낯선 모습 같지만 사실은요. 소설 책을 덮고 주변을 두리번거리면, 우리 모습이 이렇지 않아? 라고 하는 걸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에서는 보여주고 있습니다.
◆최민석: 조금 극단적으로 설정했을 뿐인 거죠.
◇김우성: 맞습니다. 주인공 뫼르소가 되게, 솔직하게 말씀드릴게요. 요즘 용어로 ‘저 정도면 소시오패스 아니야?’ 할 정도잖아요? 엄마가 “엄마~~” 이랬는데 갑자기 카페오레가 왜 이렇게 맛있어. 정말 소시오패스 아냐? 이럴 정도로. 그런데 진짜 감정이 없는 사람인지, 진짜 소시오패스, 사이코패스인지 이거를 우리는 작품에 드러난 활자 너머로 해석하게 되잖아요? 어떻게 봐야 될까요?
◆최민석: 그러니까 그거는 모든 독자의 해석의 영역에 놓여 있기 때문에, 우리가 자유롭게 볼 수 있는데 일단 작가인 카뮈가 뫼르소에 대해서 말한 게 있어요. 카뮈가 뭐라고 했냐 하면, 뫼르소는 거짓말을 거부하는 인물이다. 그러니까 이 말이 의미하는 바는 인간은 살면서 어쩔 수 없이 본성을 숨기기 위해서 거짓말을 하는 존재다. 그러니까 뫼르소는 그만큼 본성에 충실한 인물이라는 거죠. 그래서 그 본성에 충실한 것이 자신의 유죄 판결, 즉 사형으로까지 이어지면서 결국 ‘인간은 본성을 숨기고 살아야 하는 부조리한 사회에 던져져 있다’라고 얘기하는 거죠. 그래서 카뮈가 쓴 에세이 시지프 신화에서 시지프스가 아주 부조리한 형벌을 받잖아요?
◇김우성: 그렇죠. 굴러 내려오면 들어올리고, 굴러 내려오면 들어올리고.
◆최민석: 그러니까 인간이 끊임없이 돌을 바닥에서 절벽 위까지 매일 반복하는. 무의미한 반복 같기도 하고, 그런 형벌을 받은 존재다 라고 카뮈는 인식하고 있는 겁니다. 당연히 동의할 필요도 없고, 당연히 적극적으로 공감할 필요도 없지만,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의 작품을 읽으면서 우리 사고의 지경을 넓혀볼 가치는 있는 거죠.
◇김우성: 그렇습니다. 여러분, 무대 위에 조명이 꺼지면 배우가 멋진 영웅이었다가, ‘아 배고파. 해장국 먹자’ 이렇게 바뀌잖아요? 좀 현실을 한 꺼풀 벗겨내 보이는 느낌도 듭니다. 최민석 작가님 설명을 듣다 보니까. 일단은 극이 전개되는 것, 엄마의 죽음을 전보를 받게 되고, 엄마가 어제 죽었나? 막 이렇게, ‘이 사람 뭐야’ 하고, 만난 사람도 ‘아유 이제 난 혼자네’ 라고 말하고 이렇게 이상한 일들을 겪다가, 극적으로 전환되는 게 사건에 휘말리는데, 주인공의 심경이 조금 더 명확하게 드러납니다.
◆최민석: 그러니까 이 소설이 1부, 2부로 구성이 되어 있는데, 1부는 엄마의 죽음부터 뫼르소가 살인을 저지르기 이전까지의 과정을 다소 객관적인 입장에서 서술을 해요. 그리고 2부는 뫼르소가 모종의 사건에 휘말리면서 살인을 저지릅니다. 그리고 살인을 저지른 뫼르소가 체포된 후의 과정을 다루는데, 이때부터 소설이 이제야 뫼르소의 내면으로 들어갑니다.
◇김우성: 엄마의 장례식까지에서는 좀 ‘이게 뭐야’ 이러다가, 그 뒤에 살인 사건에 휘말리고 난 뒤로부터는 ‘아, 이 사람 봐라?’ 이렇게 되는 거죠?
◆최민석: 그렇죠. 그렇게 되는 1부의 뫼르소가 좀 극단적으로 말하면 사이코패스처럼 보였다면, 2부의 뫼르소는 좀 더 솔직하고 독자가 이해할 수 있는 존재로 어느 정도 묘사가 돼요. 이게 웃긴 거죠. 왜냐하면 1부와 2부의 뫼르소는 똑같은 인물인데 말이죠. 그래서 2부에서 보이는 뫼르소와 검사의 대화는 우리가 가진 편견이 얼마나 무섭게 작용하는지를 생각하게 합니다. 이 검사는 일부의 뫼르소만 봐요. 그래서 뫼르소를 피도 눈물도 없는 인간으로 몰아붙이는데, 사실 독자가 2부에서 뫼르소의 내면을 잃지 않았다면 독자도 검사처럼 봤겠죠.
◇김우성: 검사의 시각이죠.
◆최민석: 예. 뫼르소를 몰아붙일 수밖에 없었던 거죠.
◇김우성: 이게 여러분, 기자로 써서 그런지 저는 자꾸 언론 현장도 떠오릅니다. 마구 보도되고 해석되는 것 말고, 진짜 뉴스에 묘사되는 사람의 실제 마음과 현실. 언론인이어서 그런가 알베르 카뮈의 작품에서는 그런 것도 저는 읽혀지는데, 자 그러면 재판장에서 검사에게 심문 당할 때, 우리 독자들은 뫼르소의 내면을 어느 정도는 감지하고 읽기 때문에 달라지잖아요? 거기서 대화하고 있다는 생각은 안 들고, 뭔가 독백들 같기도 하고요.
◆최민석: 그렇죠. 왜냐하면 검사는 뫼르소를 처음부터 계획적인 살인을 저지른 흉악범으로 규정을 하고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잠정적으로 지어놓은 그 계획적인 살인이라는 가설을 입증하기 위해서, 그 결론이 나 있는 가설을 입증하기 위해서 메르소한테 왜 첫 발을 쏜 후에, 네 발을 더 쐈는지 굉장히 집요하게 물어요.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거는 사실 뫼르소는 별 생각이 없었습니다. 뫼르소는 “태양 때문이었다”라고 얘기를 하는데, 실제로 태양 때문에 잠깐 혼절하는 듯한 기분이 들어서 이 알제리의 태양이 너무 뜨겁잖아요? 그래서 알 수 없는 기분에 취해서 잠시 환각 상태에 빠진 것처럼 비이성적인 상태에 빠져서 총알을 더 발사한 거는 사실이었죠. 그런데 검사의 가치관으로는 이런 행동을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거죠.
◇김우성: 진짜 사이코패스는 이렇게 되어 버리는 거죠.
◆최민석: 예. 왜냐하면 검사는 기독교인이었고, 그의 가치관에 따르면 죄를 지은 모든 인간은 회개하고, 후회해야 마땅한 것이죠. 그래서 검사는 또 메르소한테 이제는 너한테 기회를 주겠다는 듯이, 후회하냐고 물어봅니다. 그런데 이때 뫼르소는 심문으로 굉장히 지쳐 있었고, 또 곰곰이 생각해 보니까 진정으로 후회하는 건 아닌 것 같아서 지겹게 느껴진다고 답하죠.
◇김우성: “지겹게 느껴집니다.” 이렇게 답해버리니까 검사는 뚜껑이 더 열리겠네요.
◆최민석: 그러니까 검사는 심문을 마치고, 이후에 법정에서 메르소를 흉악범으로 규정하고, 사형을 구형하게 됩니다. 이 대목에서 뫼르소가 이렇게 말해요. “나는 검사가 나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그날은 그것으로 마무리되었다.” 그러니까 결국은 검사는 자신이 원하는 답을 얻자마자 심문을 끝내버린 거고, 검사는 이걸로 충분했다고 생각을 했을 거예요. 그런데 사실 이 장면은 소통의 실패를 보여주는 거죠. 그리고 이 소설에서 일어난 소통의 실패의 대가가 엄청난 거죠. 바로 사형인 거죠.
◇김우성: 네. 결국은 여러분 같았으면 어떻게 하셨을 것 같아요? 조금 지어내서 거짓말이라도 했을 겁니다. ‘그가 내 어머니를 모욕했습니다.’ 아니면 ‘그가 총을 꺼내려는 것 같았습니다.’ 근데 햇볕 때문에 좀 어지러워서 사실을 말했거든요. 거짓말하지 않는다 라는 걸 최민석 작가가 얘기하셨잖아요? 지금 앞서 그 거짓말하지 않는다 라는 거를 염두에 두고, 이 설명을 들으신 분들은 ‘아 답답해’ 이런 마음도 드시면서, 뭔가 부조리 이거 어떻게 해석해야 되지? 이럴 것 같아요.
◆최민석: 그러니까 아주 극단적인 설정인데, 우리는 살기 위해서 우리의 진심이 아니라, 늘 거짓을..
◇김우성: 연기를 하죠.
◆최민석: 거짓을 말하기를 강요당하는 조건 속에서 살고 있다. 이것 자체가 삶의 부조리한 조건이다. 이게 카뮈가 얘기하고 싶은 바인 거죠.
◇김우성: 정말 불편하고 맛없는 식사 자리 나오면서도 “오늘 너무 맛있었습니다.” 이러지 않는 메르소를 보고 있는 겁니다. 그러면 정말 인생의 저차절매의 기로 속에서도 주인공이 뭔가 그럼 사형 나오면 달라져야죠. 아무리 이 사람이 이상한 사람이라도 사형 받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방인>으로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것들은 저는 정말 끝까지 이해 못하게 만드네. 이럴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많은 분들이
◆최민석: 저 뫼르소가 자기 삶의 의지와 전혀 상관없이, 결정되는 장면을 보고 이렇게 말하거든요. “내 운명이 내 의견을 반영하지도 않은 채 결정되고 있다” 그러니까 법정에서 보면 뫼르소가 자기만 빼고 다 아는 사이예요. 참관인들이 다 아는 사이여서, 자기는 자기가 재판의 주인공임에도 불구하고 <이방인>이 된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그래서 <이방인>이라는 제목이 붙은 거죠.
◇김우성: 이게 뫼르소가 감방에서 체코인의 기사를 읽은 부분도 나온다고 하는데요. 아직 책을 못 읽으신 분들을 위해서, 이건 무슨 얘기입니까?
◆최민석: 감방에서 신문을 보는데, 체코인의 기사가 나오는데 거기 보면 오랜 세월 동안 고향을 떠나서 지낸 한 체코인이 성공해서 이제 집으로 돌아옵니다. 왜 떠났냐면, 이 집이 가난했기 때문이죠. 이 가난한 엄마는 하숙집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이 아들이 너무 어릴 때 집을 떠나가서 엄마가 성장한 아들을 못 알아봐요. 그냥 손님이 온 줄 알죠. 게다가 또 아들은 엄마를 좀 놀래줄 작정으로 자기가 아들이라는 말을 안 하고, 일단은 그날 밤 손님 행세를 하면서 자요. 그런데 이 아들이 그날 밤 엄마에게 살해를 당하고 맙니다. 그러니까 너무 가난했던 엄마가 아들을 돈 많은 외국인이라고 착각을 한 거죠. 이 기사를 통해서 이 소설은, ‘이 세계 자체가 부조리하고 무정하다’ 이렇게 또 얘기를 하는 거죠.
◇김우성: 정말 생각할 거리들을 끊임없이 주고요. 잠깐 저는 개인적으로 영화도 떠오릅니다. 거짓말이 없어진 세계를 다루는 재미난 영화고, 영국식 코미디인데요.
◆최민석: 그 <거짓말의 발명>, 저도 재미있게 봤었는데.
◇김우성: 만났는데, “진짜 못 생기셨네요” 막 이렇게 인사를 해버리고, “뭐 하고 계셨어요?” 그러니까 “자위행위 하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말하는 충격적인, 그런데 마치 뫼르소들이 모여 사는 것 같은 느낌인데, 여러분은 어떻습니까? 뫼르소가 이해 되십니까? 아직도 이해 안 되십니까? 결국은 어떤 분들이 이런 책을 좀 읽고, 어떤 생각을 해보면 좋을까요?
◆최민석: 제가 이 책을 권하고 싶은 분들은 기본적으로 상징과 비유가 많은 소설을 좋아하시는 분들, 또 메타포 해독을 좋아하시는 분들. 그리고 지금 아직 겨울인데 쌀쌀하잖아요? 그래서 이 춥고 비정한 삶에 대해서 한 번쯤은 깊게 고민해 보고 싶은 분들. 아니면 그냥 카뮈가 궁금하거나, 살면서 <이방인> 정도는 한번 읽어봐야지.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에게 이 작품을 추천합니다.
◇김우성: 우리는요. 모두 서로가 서로에게 일단 우선 <이방인>입니다. 체코인의 슬픈 얘기가 아니더라도 말이죠. 그리고 ‘남들 주식은 다 오르는데, 왜 내 거는 안 올라?’ 하시는 분들도 저는 한번 읽어보시기 권장 드리고 싶네요. 역시 오늘도 독서의 셰르파 덕분에 책장에 꽂혀 있던 <이방인> 다시 꺼내서 탐독을 해 봐야겠습니다. 최민석 작가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최민석: 네. 앞길이 구만리, 쿠마리 최민석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김세령 (newsfm0945@ytnradi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 방송일시 : 2026년 2월 19일 (목)
□ 진행 : AI챗봇 “에어”
□ 보조진행: 김우성 PD
□ 출연: 최민석 작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김우성: 네. 온에어의 메인 토크 <온마이크>는 벽돌 책 부수기로 금요일을 꾸미고 있습니다. 지난주는 연휴 전이었잖아요? 조금 마음 편하게 가족 이야기 쉽게 접하고 생각할 거리 만들어 드린다고, 위화 작가의 허삼관 매혈기 소개해 드렸는데요. 여러분, 돌아왔습니다. 어려운 책을 셰르파와 함께 오르지 않으면 오르지 못할 조금은 어려운 책을 저희가 이 프로그램에서 쉽게 여러분들에게 선물해 드리는 시간입니다. 자 오늘은요. 독서 셰르파 최민석 작가와 함께 조금 어려운 주제인데, 시대를 관통할 수도 있는 이야기를 다룰 거거든요? 바로 '알베르 카뮈' 유명한 분이죠? 이분의 <이방인> 다룰 건데, 일단 작가님 스튜디오에 모시도록 하겠습니다. 최민석 작가 어서 오십시오.
◆최민석: 네 안녕하십니까? 앞길이 구만리, 쿠마리 최민석입니다.
◇김우성: 예. 만약에 네팔에서 태어났으면 이름이 쿠마리였을 최민석 작가님, 지난번에 저희가 2주 전인가요? 동물농장 조지 오웰 다뤘었잖아요? 조회수가 많아서 많이 본 뉴스에 올라가 있습니다.
◆최민석: 아 진짜요?
◇김우성: 보통 언론사 문학 기사도 한강의 노벨상 수상 아니고서는 올라가는 경우가 없는데, 저희가 좀 도발적인 제목을 달아서 아마 그랬던 것 같거든요?
◆최민석: 굉장히 고마우면서, 또 굉장히 부담스러운 신성한 부담감이 느껴지네요.
◇김우성: 여기 조지 오웰의 이력이 독특했잖아요. 좌도 우도 모두 비판하는 입장이었는데, 그렇게 올렸더니 정치를 아주 좋아하시는 한국 국민들은 많이 보셨어요. 어쨌든 문학은 이렇게 다양하게 연결되고요. 뜻하지 않은 효과를 나타내기도 하는데, 오늘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 다룰 텐데, 솔직히 말하겠습니다, 여러분. 참 어려웠어요. 저도 인문학을 전공한 사람이라 이런 책을 거의 의무적으로도 보려고 했는데, "어우 안 읽혀. 어려워" 이랬는데 최근에는 또 번역본이 아주 잘 나와 있습니다. 이 책을 골라준 이유를 첫 구절로 짚으면서 말씀해 주신다고요?
◆최민석: 그 첫 부분 좀 읽어드릴게요. 첫 문장이 이겁니다. '오늘 엄마가 죽었다' 뭔가 세죠? 그다음이 '아니 어쩌면, 어제인지도 모른다. 양로원에서 전보가 왔다' 이게 그러니까 엄마가 죽었는데, 오늘 죽었다고 했는데 그다음에는 '아니 어제인지도 모르겠다' 라고 얘기하잖아요? 그러니까 엄마의 죽음이 중요하지 않고, 나의 삶. 즉 개인의 삶이 중요하다 이거를 던지는 문장인 거거든요? 이 책은 다 읽어보시면 아시겠지만, 결국은 자기의 삶도 파멸이 되는데, 그 이유가 뭐냐 하면 우리 개인의 삶. 집단의 삶보다 중요한 게 개인의 삶인데, 그 개인의 삶들이 다 부조리로 가득 차 있다. 그래서 우리는 필절, 필멸하는 존재다. 이걸 소설 <이방인>이 말하는 거죠. 아무튼 그래서 초반부터 이렇게 굉장히 임팩트 있게 시작하는 작품인 겁니다.
◇김우성: '오늘 엄마가 죽었다. 아니 어쩌면 어제인지도 모른다. 양로원에서 전보가 왔다' 이렇게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이런 이야기로 만들어진 알베르 카뮈 뒤에 좀 저희가 내용을 다룰 겁니다. 왜 그런 선택을 하지? 왜 저런 태도를 취하지? 이런 안타까움이 들 정도로 부조리함을 잘 표현해 내고 있는데, 작가 이야기를 좀 먼저 하고 넘어가야 돼요. 저는 페스트라는 소설로도 이분을 워낙에 좋아했지만, 저희 코로나 때도 이 소설이 다시 한 번 각광받았지만 알베르 카뮈가 기자 출신이기도 하고요. 생애가 어떻습니까?
◆최민석: 일단 카뮈는 1913년에 알제리에서 태어났습니다. 근데 형제 자매가 많았어요. 아홉 남매 중에 둘째로 태어났습니다. 그리고 아버지는 노동자였는데, 1차 세계대전 중에 전사를 했죠. 어머니는 또 청각장애인인이었고, 그래서 어머니와 할머니 아래에서 뭔가 상상이 되죠? 가난하게 자라났습니다. 그러다가 알즈 대학교에서 철학을 공부했는데, 여기가 가장 명문이거든요? 1936년에 카뮈가 공부를 잘해서 교수가 되려고 하니까, 이때에는 교수 임용할 때 건강 검사를 봐요. 근데 결핵이 재발해서 탈락을 했습니다. 임용해서. 그 이유는 교수가 결핵이 있으면 학생들한테 감염이 된다. 그랬던 시절인 거죠. 알제리에서.
◇김우성: 우리도 뭐 크리스마스 씰 팔고, 결핵 엄청 퇴치하려고 노력했어요.
◆최민석: 그래서 이후에 대학을 졸업해서 좀 진보적인 성향의 일간지에서 기자 생활을 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오늘 소개하는 작품 <이방인>을 쓸 때까지도 카뮈는 기자였어요.
◇김우성: 기자 때 쓴 작품이군요?
◆최민석: 그렇습니다. 그래서 다른 기자 출신 작가처럼 단문으로 소설을 쓴 거죠. 그래서 보면, <이방인>은 대부분 단문으로 점철되어 있는 거죠.
◇김우성: 어떻게 보면 좀 호흡이 빠를 수도 있는데, 우리나라 작가로 치면 김훈. 이를테면 남한산성도 그렇고요. 작품들을 보면 뭐 목을 베었다, 피가 솟았다, 버려진 섬들마다 꽃은 피었다. 이렇게 좀 짧게 짧게 가니까..
◆최민석: 헤밍웨이도 그렇고.
◇김우성: 아, 기자 출신들이?
◆최민석: 네. 장강명 작가도 그렇고.
◇김우성: 그래서 이 이야기가 어떻게 보면, 좀 더 쉽게 읽히기도 하는 건가요? 어떻게 보십니까?
◆최민석: 네. 당연히 단문으로 썼기 때문에 굉장히 가독성이 높은데, 근데 여기에 더 중요한 점이 있어요. 불어 소설을 직접 읽거나, 아니면 불어를 공부해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예전에 불어 소설들, 우리가 흔히 아는 발자크라든지 플로베르라든지. 20세기 넘어왔어도 불어 소설들은 그 소설에만 쓰이는 시제가 따로 있었습니다.
◇김우성: 안 그래도 어려운데, 불어 어려운데, 소설에만 쓰이는 시제를 어떻게 배워요.
◆최민석: 단순 과거라고 소설에만 쓰이는, 사실상 일상생활에서는 안 쓰이는 사어와 같은 시제가 있었거든요?
◇김우성: 어려운데요. 와닿지는 않아요.
◆최민석: 예. 그런데 카뮈가 최초로 이 단순 과거 대신 복합 과거로 쓴 거예요. 이 복합 과거는 우리가 들을 때는 어렵겠지만 프랑스인들이 그냥 일상적으로 쓰는 과거 시제인 겁니다. 그래서 이 카뮈의 <이방인>은 문학적 아우라가 없는 대신 가독성을 높인 거죠. 그러니까 프랑스 사람들은 사실상 소설을 읽을 때만 단순 과오를 썼는데, 여기에 대한 불편함을 좀 느끼고 있었지만, 그 벽을 아무도 못 깨고 있었던 거예요. 그런데 카뮈가 그 벽을 최초로 깨면서 복합 과거 일상생활에서도 쓰는 과거형을 쓴 거죠. 그렇기 때문에 카뮈의 소설은 이전보다 훨씬 읽기 좋았고, 이게 굉장히 현명한 선택이었던 거죠.
◇김우성: 예. 제가 앞서 어렵다고 했던 건 저는 사실 번역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굉장히 번역이 좀 안 좋다기보다는 어려워서였는데, 지금 얘기하신 거는 당대의 문학적 표현 방식이나 기준을 바꾼 굉장히 현명한 선택이었다. 이렇게 평가를 하셨는데 부조리극이라고 앞서 먼저 얘기를 해 주셨잖아요? 그게 연관이 있나요?
◆최민석: 그렇죠. <이방인>은 부조리극의 성격을 띠고 있는데, 사실 이 부조리는 정말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김우성: 앞뒤 연결도 안 되고.
◆최민석: 예. 왜냐하면 이 부조리 자체가 거의 해석 불가능한 우리의 삶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거든요? 그래서 불가해한 우리의 삶을 다룬 소설이기 때문에, 카뮈의 입장에서 문장만큼은 더욱더 쉽게 쓰여야 했던 거죠. 그러니까 어려운 이야기를 어려운 문장으로 써버리면 대중들에게 다가갈 수가 없잖아요? 그래서 카뮈가 결과적으로는 기자 출신이라서 단문으로 쓰고, 또 단순 과거, 이미 일상생활에서 죽어버린 사어가 아닌 쉽고 접근하기 쉬운, 늘 쓰는 복합 과거 위주로 <이방인>을 쓴 거는 굉장히 영리한 선택이었던 거죠. 아무튼 카뮈가 이렇게 1942년에 흔히 말하는 존재의 부조리성을 다룬 <이방인>을 쓰죠. 그리고 같은 주제로 이번에는 소설이 아닌 에세이를 써요. 그게 제목이 <시지프 신화>인데, 이걸 써서 굉장히 주목받는 작가로 떠오릅니다. 그리고 1947년에 진행자님께서 굉장히 영감 받으면서 읽은 <패스트>를 쓰면서 더 유명해지죠. 그리고 1957년에 44살이라는 지금의 저보다 더 젊은, 굉장히 젊은 나이로..
◇김우성: 작가님보다 조금 젊은 나이네요.
◆최민석: 굉장히 젊은 나이로 노벨 문학상을 받습니다. 그리고 이후에 장편소설 <최초의 인간>이라는 작품을 집필을 해요. 근데 이 소설을 마치지 못하고, 3년 후에 1960년에 자동차 사고로 생을 마감하게 되는데, 그때 사고 났을 당시에 카뮈의 품 안에 발표하지 않은 <최초의 인간> 원고가 있었다고 해요. 그러니까 죽을 때까지도 원고를 품고 있었던, 말하자면 글밖에 없었던, 그에 살고 그에 죽는 참 작가였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거죠.
◇김우성: 프랑스의 식민지였던 알제리에서 노동자 아버지의 아홉 자녀 중에 둘째로 태어났고요. 장애가 있는 어머니와 할머니 사이에서 어렵게 자랐지만, 또 교수의 꿈도 바뀌고. 보면 저희가 최민석 작가님 본인은 이 고가의 장비를 다 적시기 때문에 말하지 못한다고 하지만, 작가들은 어떤 고통에서 새로운 영토들을 넓혀서 써 내려가는 얘기 같습니다. 카뮈의 삶도 이렇게 최민석 작가님의 설명으로 들으니까 정말 우여곡절이 많고 또 특별하다는 생각도 드는데.
◆최민석: 알제리의 영웅이죠. 지네딘 지단과 함께.
◇김우성: 네 맞습니다. 그런 프랑스에서는 많이 또 오고 가니까요. 그러면 조금 궁금한 게 있습니다. 부조리. 저는 최근이었습니다. 한 6개월 전에 사무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를 박근영, 신구 선생님 버전에 연극을 보러 갔었거든요? 같이 간 분이 저랑 함께 살고 있는 같이 간 분이, “도무지.. 뭐 하는 거야?” 이럴 정도예요. 왜냐하면 고도가 뭔지 몰라도 계속 기다려요. 그러니까 부조리라는 게 사실 설명이 안 되고, 그러다 보니까 군대에서도 “아 이거 부조리하다” 이런 말 쓰고 그러거든요? 부조리를 좀 말씀해 주셔야 될 것 같아요.
◆최민석: 카뮈가 철학자 사르트르와 함께 부조리라는 단어를 거의 최초로 사용한 인물인데, 이 부조리는 기본적으로 이치에 맞지 않거나, 도리에 어긋난 일인 거죠. 이건 사전적 정의인 거고, 철학적으로는 ‘인생에서 그 의를 발견할 가망이 없음’ 이걸 의미합니다.
◇김우성: 어렵다. 약간 뭐 ‘니힐리즘’ 이런 거 있잖아요. 허무주의. “아무 의미 없어” 이런 거.
◆최민석: 카뮈가 말하는 거는 “인생이 살아갈 의미가 없다” 이거를 얘기하는 건데, 그러니까 말씀하신 대로 카뮈 입장에서는 허무주의자가 될 수밖에 없는 거죠. 이 세상이 과연 살 만한 가치가 있는 거냐? 이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면서 회의하고, 의문하고, 사고하는 게 바로 부조리를 탐구하는 사람들이 하는 일들인데, 그래서 이 소설의 주인공 이름이 뫼르소인데 뫼르소가 이렇게 고백을 해요. “누구나 알다시피 삶이라는 건 살 만한 가치가 없어.”
◇김우성: 아니 보통 책을 팔려면 사람들 앞에 얘기하려면 “여러분 살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제가 알려드릴게요” 이렇게 가야 되는데, “아유, 다 아시죠? 살 필요 없어요” 이런 얘기를 하는 거잖아요?
◆최민석: 힐링 소설의 대척점에 있는 ‘킬링 소설’인 거죠.
◇김우성: 힐링 소설의 대척점, 너무 와닿습니다. 아니 그러니까 사실은 니체도 떠올라요. “신이 없어” 이러면은 수많은 신을 믿는 분들이 “그럼 우리 어떡하라고?” 하는데, “그러니까 좀 현실을 직시해. 거기서부터 행복을 찾아보자” 이런 얘기인데, 부조리도 그냥 여기서 끝내버리는 건가요? 아니면 그래도 좀 상상할 게 있을까요? 잠깐 막간 질문을 드립니다.
◆최민석: 생각할 거는 계속 나와요. 그래서 오히려 바닥에서 현실을 직시하면 몇 개 없는 그 희망들이 보이기도 하잖아요? 그런 접근법을 이 소설은 취하고 있는데, 아무튼 소설 얘기를 좀 본격적으로 해 보자면, 이 소설은 엄마의 죽음에서부터 시작을 하죠. 앞에 말씀해 주셨죠? 그래서 주인공인 뫼르소는 엄마의 장례식장에 갑니다. 그런데 뫼르소는 엄마가 오늘 죽었는지, 어제 죽었는지 확실히 모르죠? 정확히 말하면 개의치 않습니다. 신경 쓰지 않아요. 그리고 엄마가 죽었는데 울지도 않고, 엄마의 나이도 모릅니다.
◇김우성: 일반적인 곳에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이해가 안 되죠.
◆최민석: 뭐야? 이런 거죠. 이 엄마의 죽음을 목도한 뫼르소가 서술하는 게 뭐냐 하면, “지금 내 몸이 피곤하다. 장례식장 관리인이 건네준 카페오레가 맛있었다. 장례식이 끝나서 이제야 푹 잘 수 있다” 이런 말을 합니다.
◇김우성: 원초적이네요.
◆최민석: 그렇죠. 그래서 주인공이 독자의 입장에서는 이상한데
◇김우성: 주변 사람들도 있나요?
◆최민석: 그렇죠.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라 주인공이 만나는 주변 인물들도 이상해요. 엄마의 장례식장에 가서 한 할머니를 만나는데, 이 할머니가 그 엄마의 절친이었다고 하면서 굉장히 슬프게 울거든요? 그런데 이 할머니가 우는 이유는 자신이 절친했던 친구가 죽었기 때문이 아니라 자기가 외톨이가 됐기 때문에 우는 겁니다. 그러니까 이렇게 이 소설은 한 인간의 죽음을 앞둔 사람들을 통해서 인간의 본성을 보여주는 거죠. 그러니까 극단적인 상황에서도 인간은 자기 자신한테 가장 집중하는 존재다. 이게 인간의 본성이고, 이걸 우리는 받아들여야 한다라고 카뮈가 얘기하는 거죠.
◇김우성: 이렇게까지 얘기했는데, 조금 제가 설명하면 ‘남이 걸린 독감보다, 내 발톱 가시가 더 아프다’ 이 말 어른들 많이 하시잖아요? 부조리하지만 그게 현실이니까. 그거 참 왜 이상한 행동을 이렇게 계속하는지에 대해서 일단 독자들은 궁금해하면서 따라왔습니다. 좀 그걸 더 생각해 봐야 될 것 같아요.
◆최민석: 그렇죠. 그 주인공과 이 등장 인물들의 이상한 행동은 결국은 우리 삶의 부조리를 드러내기 위한 것이었는데, 그 주인공 뫼르소가 엄마의 장례식장에서 보여준 행동들. 예컨대 엄마 시신 앞에서 울지도 않고 엄마가 관에 누워 있는데 카페오레를 아주 맛있게 마시고, 그 “엄마 나이가 몇 살이냐?” 여기에 대해서 답하지도 못하고. 이런 모습들 때문에 결국은 다른 사건의 재판장에서 유죄 판결을 받게 되거든요. 그러니까 엄마의 죽음과, 자신이 저지른 다른 범죄는 연관성이 없어요. 그런데 엄마의 죽음 앞에서 보인 행동들 때문에 뫼르소는 유죄 판결을 받습니다. 그런데 엄마의 죽음의 숲에서 보여준 그 행동들이 뭐냐? 결국은 사람은 아무리 누군가가 죽어도 자기 자신이 피곤하고, 우리 장례식장 가면 육개장 먹잖아요? 맛있다고 그러잖아요? 배가 고프고. 육개장이 결국은 이 소설에서는 카페오레인 거예요. 그러니까 결국 엄마의 절친이 울었던 이유는 “나 이제 외롭게 어떻게 사냐” 그게 자기 자신을 생각하는 게 인간의 본성이라는 건데, 이러한 본성 때문에 유죄 판결을 받아야 하는 이 세상이 불합리하다는 거죠. 이것 때문에, 이런 결론에 도달하기 위해서, 이 소설은 일견 이해하기 어려운 면들을 계속 보여주는 거죠.
◇김우성: 익숙하고 편안한 모습이 아니라, 낯선 모습 같지만 사실은요. 소설 책을 덮고 주변을 두리번거리면, 우리 모습이 이렇지 않아? 라고 하는 걸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에서는 보여주고 있습니다.
◆최민석: 조금 극단적으로 설정했을 뿐인 거죠.
◇김우성: 맞습니다. 주인공 뫼르소가 되게, 솔직하게 말씀드릴게요. 요즘 용어로 ‘저 정도면 소시오패스 아니야?’ 할 정도잖아요? 엄마가 “엄마~~” 이랬는데 갑자기 카페오레가 왜 이렇게 맛있어. 정말 소시오패스 아냐? 이럴 정도로. 그런데 진짜 감정이 없는 사람인지, 진짜 소시오패스, 사이코패스인지 이거를 우리는 작품에 드러난 활자 너머로 해석하게 되잖아요? 어떻게 봐야 될까요?
◆최민석: 그러니까 그거는 모든 독자의 해석의 영역에 놓여 있기 때문에, 우리가 자유롭게 볼 수 있는데 일단 작가인 카뮈가 뫼르소에 대해서 말한 게 있어요. 카뮈가 뭐라고 했냐 하면, 뫼르소는 거짓말을 거부하는 인물이다. 그러니까 이 말이 의미하는 바는 인간은 살면서 어쩔 수 없이 본성을 숨기기 위해서 거짓말을 하는 존재다. 그러니까 뫼르소는 그만큼 본성에 충실한 인물이라는 거죠. 그래서 그 본성에 충실한 것이 자신의 유죄 판결, 즉 사형으로까지 이어지면서 결국 ‘인간은 본성을 숨기고 살아야 하는 부조리한 사회에 던져져 있다’라고 얘기하는 거죠. 그래서 카뮈가 쓴 에세이 시지프 신화에서 시지프스가 아주 부조리한 형벌을 받잖아요?
◇김우성: 그렇죠. 굴러 내려오면 들어올리고, 굴러 내려오면 들어올리고.
◆최민석: 그러니까 인간이 끊임없이 돌을 바닥에서 절벽 위까지 매일 반복하는. 무의미한 반복 같기도 하고, 그런 형벌을 받은 존재다 라고 카뮈는 인식하고 있는 겁니다. 당연히 동의할 필요도 없고, 당연히 적극적으로 공감할 필요도 없지만,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의 작품을 읽으면서 우리 사고의 지경을 넓혀볼 가치는 있는 거죠.
◇김우성: 그렇습니다. 여러분, 무대 위에 조명이 꺼지면 배우가 멋진 영웅이었다가, ‘아 배고파. 해장국 먹자’ 이렇게 바뀌잖아요? 좀 현실을 한 꺼풀 벗겨내 보이는 느낌도 듭니다. 최민석 작가님 설명을 듣다 보니까. 일단은 극이 전개되는 것, 엄마의 죽음을 전보를 받게 되고, 엄마가 어제 죽었나? 막 이렇게, ‘이 사람 뭐야’ 하고, 만난 사람도 ‘아유 이제 난 혼자네’ 라고 말하고 이렇게 이상한 일들을 겪다가, 극적으로 전환되는 게 사건에 휘말리는데, 주인공의 심경이 조금 더 명확하게 드러납니다.
◆최민석: 그러니까 이 소설이 1부, 2부로 구성이 되어 있는데, 1부는 엄마의 죽음부터 뫼르소가 살인을 저지르기 이전까지의 과정을 다소 객관적인 입장에서 서술을 해요. 그리고 2부는 뫼르소가 모종의 사건에 휘말리면서 살인을 저지릅니다. 그리고 살인을 저지른 뫼르소가 체포된 후의 과정을 다루는데, 이때부터 소설이 이제야 뫼르소의 내면으로 들어갑니다.
◇김우성: 엄마의 장례식까지에서는 좀 ‘이게 뭐야’ 이러다가, 그 뒤에 살인 사건에 휘말리고 난 뒤로부터는 ‘아, 이 사람 봐라?’ 이렇게 되는 거죠?
◆최민석: 그렇죠. 그렇게 되는 1부의 뫼르소가 좀 극단적으로 말하면 사이코패스처럼 보였다면, 2부의 뫼르소는 좀 더 솔직하고 독자가 이해할 수 있는 존재로 어느 정도 묘사가 돼요. 이게 웃긴 거죠. 왜냐하면 1부와 2부의 뫼르소는 똑같은 인물인데 말이죠. 그래서 2부에서 보이는 뫼르소와 검사의 대화는 우리가 가진 편견이 얼마나 무섭게 작용하는지를 생각하게 합니다. 이 검사는 일부의 뫼르소만 봐요. 그래서 뫼르소를 피도 눈물도 없는 인간으로 몰아붙이는데, 사실 독자가 2부에서 뫼르소의 내면을 잃지 않았다면 독자도 검사처럼 봤겠죠.
◇김우성: 검사의 시각이죠.
◆최민석: 예. 뫼르소를 몰아붙일 수밖에 없었던 거죠.
◇김우성: 이게 여러분, 기자로 써서 그런지 저는 자꾸 언론 현장도 떠오릅니다. 마구 보도되고 해석되는 것 말고, 진짜 뉴스에 묘사되는 사람의 실제 마음과 현실. 언론인이어서 그런가 알베르 카뮈의 작품에서는 그런 것도 저는 읽혀지는데, 자 그러면 재판장에서 검사에게 심문 당할 때, 우리 독자들은 뫼르소의 내면을 어느 정도는 감지하고 읽기 때문에 달라지잖아요? 거기서 대화하고 있다는 생각은 안 들고, 뭔가 독백들 같기도 하고요.
◆최민석: 그렇죠. 왜냐하면 검사는 뫼르소를 처음부터 계획적인 살인을 저지른 흉악범으로 규정을 하고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잠정적으로 지어놓은 그 계획적인 살인이라는 가설을 입증하기 위해서, 그 결론이 나 있는 가설을 입증하기 위해서 메르소한테 왜 첫 발을 쏜 후에, 네 발을 더 쐈는지 굉장히 집요하게 물어요.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거는 사실 뫼르소는 별 생각이 없었습니다. 뫼르소는 “태양 때문이었다”라고 얘기를 하는데, 실제로 태양 때문에 잠깐 혼절하는 듯한 기분이 들어서 이 알제리의 태양이 너무 뜨겁잖아요? 그래서 알 수 없는 기분에 취해서 잠시 환각 상태에 빠진 것처럼 비이성적인 상태에 빠져서 총알을 더 발사한 거는 사실이었죠. 그런데 검사의 가치관으로는 이런 행동을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거죠.
◇김우성: 진짜 사이코패스는 이렇게 되어 버리는 거죠.
◆최민석: 예. 왜냐하면 검사는 기독교인이었고, 그의 가치관에 따르면 죄를 지은 모든 인간은 회개하고, 후회해야 마땅한 것이죠. 그래서 검사는 또 메르소한테 이제는 너한테 기회를 주겠다는 듯이, 후회하냐고 물어봅니다. 그런데 이때 뫼르소는 심문으로 굉장히 지쳐 있었고, 또 곰곰이 생각해 보니까 진정으로 후회하는 건 아닌 것 같아서 지겹게 느껴진다고 답하죠.
◇김우성: “지겹게 느껴집니다.” 이렇게 답해버리니까 검사는 뚜껑이 더 열리겠네요.
◆최민석: 그러니까 검사는 심문을 마치고, 이후에 법정에서 메르소를 흉악범으로 규정하고, 사형을 구형하게 됩니다. 이 대목에서 뫼르소가 이렇게 말해요. “나는 검사가 나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그날은 그것으로 마무리되었다.” 그러니까 결국은 검사는 자신이 원하는 답을 얻자마자 심문을 끝내버린 거고, 검사는 이걸로 충분했다고 생각을 했을 거예요. 그런데 사실 이 장면은 소통의 실패를 보여주는 거죠. 그리고 이 소설에서 일어난 소통의 실패의 대가가 엄청난 거죠. 바로 사형인 거죠.
◇김우성: 네. 결국은 여러분 같았으면 어떻게 하셨을 것 같아요? 조금 지어내서 거짓말이라도 했을 겁니다. ‘그가 내 어머니를 모욕했습니다.’ 아니면 ‘그가 총을 꺼내려는 것 같았습니다.’ 근데 햇볕 때문에 좀 어지러워서 사실을 말했거든요. 거짓말하지 않는다 라는 걸 최민석 작가가 얘기하셨잖아요? 지금 앞서 그 거짓말하지 않는다 라는 거를 염두에 두고, 이 설명을 들으신 분들은 ‘아 답답해’ 이런 마음도 드시면서, 뭔가 부조리 이거 어떻게 해석해야 되지? 이럴 것 같아요.
◆최민석: 그러니까 아주 극단적인 설정인데, 우리는 살기 위해서 우리의 진심이 아니라, 늘 거짓을..
◇김우성: 연기를 하죠.
◆최민석: 거짓을 말하기를 강요당하는 조건 속에서 살고 있다. 이것 자체가 삶의 부조리한 조건이다. 이게 카뮈가 얘기하고 싶은 바인 거죠.
◇김우성: 정말 불편하고 맛없는 식사 자리 나오면서도 “오늘 너무 맛있었습니다.” 이러지 않는 메르소를 보고 있는 겁니다. 그러면 정말 인생의 저차절매의 기로 속에서도 주인공이 뭔가 그럼 사형 나오면 달라져야죠. 아무리 이 사람이 이상한 사람이라도 사형 받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방인>으로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것들은 저는 정말 끝까지 이해 못하게 만드네. 이럴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많은 분들이
◆최민석: 저 뫼르소가 자기 삶의 의지와 전혀 상관없이, 결정되는 장면을 보고 이렇게 말하거든요. “내 운명이 내 의견을 반영하지도 않은 채 결정되고 있다” 그러니까 법정에서 보면 뫼르소가 자기만 빼고 다 아는 사이예요. 참관인들이 다 아는 사이여서, 자기는 자기가 재판의 주인공임에도 불구하고 <이방인>이 된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그래서 <이방인>이라는 제목이 붙은 거죠.
◇김우성: 이게 뫼르소가 감방에서 체코인의 기사를 읽은 부분도 나온다고 하는데요. 아직 책을 못 읽으신 분들을 위해서, 이건 무슨 얘기입니까?
◆최민석: 감방에서 신문을 보는데, 체코인의 기사가 나오는데 거기 보면 오랜 세월 동안 고향을 떠나서 지낸 한 체코인이 성공해서 이제 집으로 돌아옵니다. 왜 떠났냐면, 이 집이 가난했기 때문이죠. 이 가난한 엄마는 하숙집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이 아들이 너무 어릴 때 집을 떠나가서 엄마가 성장한 아들을 못 알아봐요. 그냥 손님이 온 줄 알죠. 게다가 또 아들은 엄마를 좀 놀래줄 작정으로 자기가 아들이라는 말을 안 하고, 일단은 그날 밤 손님 행세를 하면서 자요. 그런데 이 아들이 그날 밤 엄마에게 살해를 당하고 맙니다. 그러니까 너무 가난했던 엄마가 아들을 돈 많은 외국인이라고 착각을 한 거죠. 이 기사를 통해서 이 소설은, ‘이 세계 자체가 부조리하고 무정하다’ 이렇게 또 얘기를 하는 거죠.
◇김우성: 정말 생각할 거리들을 끊임없이 주고요. 잠깐 저는 개인적으로 영화
◆최민석: 그 <거짓말의 발명>, 저도 재미있게 봤었는데.
◇김우성: 만났는데, “진짜 못 생기셨네요” 막 이렇게 인사를 해버리고, “뭐 하고 계셨어요?” 그러니까 “자위행위 하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말하는 충격적인, 그런데 마치 뫼르소들이 모여 사는 것 같은 느낌인데, 여러분은 어떻습니까? 뫼르소가 이해 되십니까? 아직도 이해 안 되십니까? 결국은 어떤 분들이 이런 책을 좀 읽고, 어떤 생각을 해보면 좋을까요?
◆최민석: 제가 이 책을 권하고 싶은 분들은 기본적으로 상징과 비유가 많은 소설을 좋아하시는 분들, 또 메타포 해독을 좋아하시는 분들. 그리고 지금 아직 겨울인데 쌀쌀하잖아요? 그래서 이 춥고 비정한 삶에 대해서 한 번쯤은 깊게 고민해 보고 싶은 분들. 아니면 그냥 카뮈가 궁금하거나, 살면서 <이방인> 정도는 한번 읽어봐야지.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에게 이 작품을 추천합니다.
◇김우성: 우리는요. 모두 서로가 서로에게 일단 우선 <이방인>입니다. 체코인의 슬픈 얘기가 아니더라도 말이죠. 그리고 ‘남들 주식은 다 오르는데, 왜 내 거는 안 올라?’ 하시는 분들도 저는 한번 읽어보시기 권장 드리고 싶네요. 역시 오늘도 독서의 셰르파 덕분에 책장에 꽂혀 있던 <이방인> 다시 꺼내서 탐독을 해 봐야겠습니다. 최민석 작가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최민석: 네. 앞길이 구만리, 쿠마리 최민석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김세령 (newsfm0945@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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