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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YTN ON-AI RADIO]
□ 방송일시 : 2025년 10월 17일 (금)
□ 진행 : AI챗봇 “에어”
□ 보조진행: 김우성 PD
□ 출연 : 출판사 알마 안지미 대표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김우성 PD(이하 김우성) : YTN 라디오에서 처음 선보이고 있는 AI와 인간이 함께 진행하는 AI 라디오 온에어의 메인 토크 시간, 바로 온 마이크입니다. 하루 한 권 팔리던 책이 있습니다. 사실 한 권도 안 팔리는 책도 있어요. 책이라는 게 이렇게 무수한 바다 같은데 모두 읽어볼 수 없어서 아쉽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일약 베스트셀러 1위로 만든 기적의 주인공을 만나봐야 될 것 같습니다. 앞서 이야기한 2025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 크러스너 호르커이 라슬로를 대한민국에서 가장 잘 아시는 분일 거고요. 이분의 책을 판매한 출판사의 대표로 계시는 분입니다. 출판사 알마의 안지미 대표입니다. 전화 연결돼 있습니다. 대표님 안녕하세요. 축하드립니다.
◇ 출판사 알마 안지미 대표(이하 안지미) : 감사합니다.
● 김우성 : 솔직하게 단도직입적으로 물을게요. 이 분 노벨상 받을 거 아셨습니까?
◇ 안지미 : 기대는 하고 있었는데 알지는 못했어요.
● 김우성 : 그래도 기대를 한 출판사 대표의 안목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고 그게 이런 한국 출판사에서 이렇게 미리 나온 책이잖아요. 지금 수상하고 나온 책이 아니라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주변에선 뭐라고 해요? 같은 편집자들도 굉장히 부러워할 것 같습니다.
◇ 안지미 : 어떻게 이렇게 책을 꾸준히 내게 되었는지. 그 부분을 궁금해하시는 것 같은데요. 아주 특별한 용기나 이런 것보다는 이 작가님이 갖고 있는 작품 세계가 워낙 방대해서 한 권의 책으로는 이 작가님의 세계를 다 보여줄 수 없다고 생각해서 그냥 한 권, 한 권 천천히 거의 보니까 한 1년에 한 권씩 냈더라고요. 내다보니까 6종의 책을 저희가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 김우성 : 노벨 문학상 발표 현장을 보셨을 거 아니에요? 수상자명 크러스너 호르커이 라슬로 호명됐을 때 어떠셨는지 궁금해요.
◇ 안지미 : 처음에 들었을 때 ‘잘못 들었나?’ 이러면서 약간 귀를 쫑긋하다가 영어로 한 번 다시 발표를 하시잖아요. 그래서 그때 정확하게 성함을 듣고 굉장히 기뻤습니다.
● 김우성 : 기쁘죠. ‘노벨 문학상 받을 작가를 제가 발굴해 낸 알아낸 편집자입니다.’ 이런 뿌듯함 느끼셔도 충분히 당연한 얘기일 것 같습니다. 일단은 묵시록의 거장으로 알려져 있는 크러스너 호르커이 라슬로. 제가 보기에는 지금도 대한민국에서는, 이 분 제일 잘 아는 분 대표님밖에 없습니다. 어떤 분이에요?
◇ 안지미 : 제가 이 작가님을 안다고 얘기하기에는 작품 세계가 깊고 철학적이어서 저도 이 작가님의 전문가는 아니지만, 그냥 한 명의 독자로서 이분의 작품을 봤을 때, 노벨문학 위원회에서 수상을 한 이유를 밝혔잖아요. 그 이유가 굉장히 저희의 생각과 비슷하고 그리고 많은 분들이 비슷하게 생각하셨던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 전 세계적으로 굉장히 위기고 거의 파멸의 공포 속에 살아가고 있는데요. 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예술의 힘을 믿고 예술의 힘을 통해서 우리의 삶을 한번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런 생각을 항상 하는데 노벨 위원회에서도 수상의 이유를 그렇게 밝히셔서, 아마 그 이유로 이 작가님들을 사람들이 좋아하고 자꾸 읽고 싶고 이렇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 김우성 : 묵시록이라는 말도 나왔습니다만, ‘이러다가 세상 어떻게 되는 것 아니야?’라고 걱정하는 전 세계인의 마음을 밝히거나 혹은 그 마음을 더 찬찬히 들여다볼 수 있는 작은 등불 하나를 켜준 작가 같다. 제 해석은 이런데요. 궁금한 게 있습니다. 대표님 어떻게 보면 대표님은 물려받은 어마어마한 유산이 있으신지 모르겠으나, 책을 출판하면 팔아야 되잖아요. 그런데 헝가리에 알려지지 않은 조금은 어둡고 깊은 내면에 이 인간의 내면을 비추는 작가, 안 팔리면 땅 파먹고 살 수 없잖아요. 힘들 텐데 그래도 꾸준히 유지하셨어요. 그거 되게 중요한 문제거든요. 대표님이 설명하실 수 있는 문제고요.
◇ 안지미 : 물론 판매가 그렇게 썩 좋지 않았기 때문에 꾸준히 이어가는 게 쉽지는 않았는데 근데 책을 꼭 팔리는 책만 낼 수는 없고 심지어 어떤 책이 잘 팔릴지는 아무도 모르잖아요. 그래서 결국에는 보여주고 싶은 이야기. 독자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이런 방향을 설정하고 그 가치에 따라서 차근차근 움직이는 게 가장 현명한 일인 것 같다. 이렇게 생각을 했어요. 어차피 어떤 책이 정말 잘 나갈지는 아무도 모르는 영역이고 신의 영역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 김우성 : 맞아요. 미래를 어떻게 알겠습니까? 그래서일까요? 많이 팔리는 책 순위 같은 것들 사이트에 들어가 보면 ‘처세서’라든지요. ‘실용서’가 많습니다. 그거는 당연한 거죠. 사람들의 정보 욕구가 있어서이긴 한데, 저는 대중들이 문학을 많이 읽어야 서로에 대한 이해력이 올라가지 않을까, 배려심이 생기지 않을까. 이런 걱정 내지는 불안감도 있습니다. 문학 책이 많이 안 팔리는 편이죠. 대표님.
◇ 안지미 : 근데 최근에는 ‘텍스트 힙’이라는 단어 들어보셨을 것 같은데. 2030 젊은 세대들이 ‘텍스트 힙’이라는 열풍 속에서 문학을 굉장히 많이 소비하고 있고 그래서 그 점은 굉장히 고무적인 면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결국에는 모든 사람들이 요즘 레트로 열풍이 불듯이 다시 종이책과 어떤 문학으로 돌아가지 않을까. 결국에 살아남는다면 문학이 살아남지 않을까 그냥 막연하게 기대하고 있습니다.
● 김우성 : 저희 세대 때는 친구들끼리 <홀로 서기>, <혼자 뜨는 달> 물론 약간 팬시한 소설이긴 했습니다만, 학교에서 책 몰래 돌려보고요. 수업 시간에 몰래 책을 교과서 뒤에 끼워서 보고 그랬는데 다시 유행하고 있고. 저도 10대 자녀들 보면 갑자기 뜬금없이 시집을 빌려 읽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이게 웬일이야?” 이러는데 그런 트렌드가 있었군요. 지금 이 얘기만 끝으로 출판 얘기해서 작가님 얘기로 넘어가겠습니다. 지금 모 언론사 기사로요. 노벨 문학상 수상자 라슬로 열풍 계속 <사탄 탱고> 판매 33배 이렇게 떴었어요. 그래서 우울한 얘기했다면 기쁜 얘기로 넘어오겠습니다. 갑자기 판매량이 급증했네요.
◇ 안지미 : 노벨 문학상이 그 전에도 한강 작가님, 이전에 받으신 욘 포세 작가님도 그렇고 노벨 문학상 이전에는 거의 알려지지 국내에서 알려지지 않은 작가였는데, 그 수상을 계기로 알려지면서 책 판매가 아마 확 늘었을 거예요. 그런데 저희 크러스너 호르커이 라슬로 작가님도 물론 노벨문학상 수상 이전에는 판매가 안 좋았지만, 그 수상에 힘입어서 지금 판매가 굉장히 급증하고 있는 건 사실입니다.
● 김우성 : 노벨상에 힘이 있다. 이렇게 분석하시는 거군요.
◇ 안지미 : 특히나 작년에 한강 작가님이 수상하시면서 노벨 문학상이 외국의 먼 곳의 이야기였고 축제였다면, 그게 우리의 축제도 될 수 있겠구나. 그런 생각을 하면서 더 가깝게 느끼시면서 호기심이 더 커진 것 같아요.
● 김우성 : 2030 젊은 세대의 트렌드도 말씀해 주셨습니다만 문학은 정말 다른 세계, 다른 인간을 봐야 되는 부분이니까 이렇게 갈등이 심한 사회에 노벨상 덕분에라도 작품들을 많이 읽어서 좋은 것 같고. 저도 생각해 보니까요. 주제 사라마구의 <눈 먼 자들의 도시>, <눈뜬 자들의 도시> 이 시리즈를 굳이 노벨상 수상 작가가 아니었으면 안 읽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답변 들으니까 연결이 되네요. 그러면 이 크러스너 호르커이 작가님을 만나셨잖아요. 직접 만드신 거죠?
◇ 안지미 : 직접 만나지는 못했으니까요.
● 김우성 : 그런가요? 근데 어떻게 출간이 됐는지. 그 과정을 궁금해 하는 많은 분들이 있습니다.
◇ 안지미 : 제가 많은 언론사에 말씀을 드렸는데 이 작가님의 작품 중에 데뷔작이 <사탄 탱고>라는 소설이거든요. 근데 그 소설은 헝가리의 한 명의 거장 벨라타르라는 감독에 의해서 영화화가 됩니다. 그런데 제가 그 영화를 2천년도에 제1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봤어요.
● 김우성 : 영화부터 먼저 보셨군요.
◇ 안지미 : 근데 그 영화가 모든 시네필들에게는 죽기 전에 극장에서 꼭 한 번 보고 싶은 그런 전설의 영화인데, 그 이유가 러닝 타임이 438분이거든요.
● 김우성 : 아이고 너무 긴데요.
◇ 안지미 : 엄청나게 긴 작품이어서 상업 영화관에서는 상영하기가 쉽지 않죠. 근데 그렇기 때문에 그 영화가 전설로 더 남아 있는 것 같고. ‘극장에서 대형 스크린으로 꼭 한번 보고 싶다.’ 이런 소망을 품은 소수의 시네필들이 있었는데. 제가 운 좋게 2천년도에 그 영화를 전주국제영화에서 보게 됐고 그 영화가 제 기억 속에 굉장히 강렬하게 각인되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로부터 훨씬 시간이 훌쩍 지난 이후에 소설 <사탄탱고>의 제목을 딱 들었을 때 그 2천년도에 전주 영화제로 그냥 그 순간 시간이 소환되면서 마치 이 책을 안 내면 안 될 것 같은 그런 마법에 걸린 것 같아요.
● 김우성 : 그런 순간이 있습니다. ‘이거 안 하면 안 될 것 같아.’ 이런 순간이 왔군요. 러닝 타임이 430분이면 중간에 밥도 먹고.
◇ 안지미 : 중간에 두 번 인터미션이 있습니다. 영화를 아예 그렇게 끊어서 만드셨어요.
● 김우성 : 더 오랜 한 5-60년대생들께서 영화 <벤허> 보다가 도시락 먹으러 갔다 왔다. 이 얘기처럼 정말 대작을 원작을 만든 것도 대단하고요. 그게 영화로 나온 것도 대단한데 그 영화를 보다가 ‘한국에 이 책을 내야겠다고.’ 하신 우리 알마의 안지미 대표님도 정말 대단합니다. 그 덕분에 우리나라 국민들이 더 오늘 이번에 수월하게 이 노벨상을 만날 수 있는데, 조금 더 들어가 보겠습니다. <사탄 탱고>를 읽기 위한 준비를 알려주셔야 서점 갔는데 ‘내 취향 아닌 것 같아.’, ‘어려울 것 같아.’ 이렇게 느낄 수도 있으니까요. 어떻게 접근하면 좋을까요?
◇ 안지미 : <사탄 탱고>가 분명히 어려운 작품은 맞고요. 그래서 이 작품을 처음부터 모든 것을 작가님의 작품 세계, ‘이 책의 작품 세계를 온전히 알아야겠다.’ 이런 생각보다는 일단 그 활자의 바다에 한번 빠져보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용암처럼 흘러내리는 검은 활자의 바다.’ 이런 식의 표현을 많이 하시는데 이 활자의 바다에 풍덩 빠지셔서 그 안에서 길도 잃고 헤매기도 하면서 조금 오롯이 예술과 나만의 어떤 시공간을 만들어 본다. 이런 감각으로 접근을 하시면 전 좋을 것 같아요. 왜냐하면 저희가 요즘에 너무 모든 게 속도전이고 숏폼 시대에 살고 있어서 자기만의 시간 자기만의 공간을 확보한다는 게 굉장히 어렵기 때문에. 이렇게 굳이 문학이라는 예술이라는 장르를 통해서 오히려 어렵더라도 확보하려고 노력하는 게 저는 그 시도만으로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시도를 통해서 이 작품을 천천히 알아가시면 좋을 것 같고. 그리고 기회가 되신다면 아까 말씀드린 영화 <사탄 탱고>를 같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김우성 : 관광에 비유를 해보면요. 여러분 ‘어디 가면 거기 붙여 있거든 돌부처 한번 보고 오면 돼.’ 이렇게 생각하지 마시고요. 처음에 그 길의 초입, 땅의 재질, 어떤 나무들이 심겨져 있는지. 오는 사람들은 누군지. 그렇게 한 번 쯤 풍덩 먼저 들어와 봐. 이 얘기인 것 같은데 그게 참 그렇게 어렵습니다. 저도 두꺼운 책 보면 일단 무게에서 압도되고요. 그다음에 첫 장부터 질리게 하는 책들 있잖아요. 제가 어릴 적 읽었던 사르트르의 <구토> 얘기를 잠깐 하면서 정말 구토가 날 뻔했다. 너무 어려워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다. 이거였는데 지금은요, 어려워도 읽어봅니다. 왜냐하면 인간끼리도 무슨 말인지 의도를 모르는데도 일단 듣게 되는 관계들이 있잖아요. 그런 차원으로 접근해 보자. 저도 지금 대표님을 대신해서 많이 변명을 해드리고 있습니다. 여러분 어렵지만 도전해 보십시오. 국내에 출간돼 있습니다. <사탄 탱고>.
◇ 안지미 : 그리고 항상 어떤 한계를 뛰어넘는 행위들을 통해서 분명히 성장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면에서 한번 도전해 보셔도 저는 너무 좋을 것 같습니다.
● 김우성 : 제가 몇 십 년 만에 처음으로 핑크색 옷을 입어봤는데, 도전했더니 뭔가 삶의 컬러가 달라지더라고요. 여러분 선입견을 버리시고 해 보십시오. “나 오늘 이번에 노벨 문학상 받은 라슬로 작가의 <사탄 탱고> 읽고 있어.” 그 멘트 하나만으로도 주변에서 우아할 만하잖아요. 여러분 한번 시도해 보시고요. 그다음에 조금 더 여쭤보고 싶은 게, 이 책을 볼 때 디자인도 중요한 시대가 됐지 않습니까? 이 책의 디자인에도 어떤 일관성이나 특징이 있나요?
◇ 안지미 : 제가 처음에 말씀드렸던 것처럼 이 작가님의 세계가 워낙 크고 방대하고 깊기 때문에 한 것만 책을 출간한다는 생각은 처음부터 하지 않았고, 이 작가님의 책을 최대한 힘닿는데까지 여러 권 소개하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그렇다면 ‘디자인과 물성의 통일감이 필요하겠다.’ 이런 생각을 해서 타이포그래피와 색과 어떤 기후, 이 세 가지 요소만으로 단순화시켜서 베리에이션을 하자. 이렇게 마음먹고 작업을 했습니다.
● 김우성 : 이게 굉장히 뭐랄까요? 고전적 느낌도 있는데요. 들어가서 보시면 여러분 이번에 <사탄탱고> 책은 빨간색입니다. 그리고 약간 오렌지 빛깔도 있고 짙은 초록색, 카키색, 약간 갈색의 어두운 풍 회색 이렇게 뭔가 상징하는 이 색들을 고른 이유가 있을 것 같아요.
◇ 안지미 : “책에 왜 이 색을 골랐냐?” 이렇게 물어보시면 그 이유로 대답하기가 참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책을 읽으면서 텍스트 속에서 어떤 발견하는 책들인 것 같아요. 그래서 <사탄 탱고> 같은 경우에는 초판의 경우 검정색과 빨간색을 고르기가 너무 힘들어서 두 가지 버전을 다 냈었거든요. 그래서 랜덤으로 책이 발송되게 했었는데 그 부분에 대한 독자님들의 원성이 자자해서 결국엔 ‘탱고는 붉은색이니까. 붉은색을 남기자.’ 이러고 검정색은 더 이상 출간하지 않고 있습니다.
● 김우성 : 이 책을 한눈에 보고 싶으신 분은 크러스너 호르커이 라슬로 대표작 세트를 검색하시면 6개 책의 세트가 딱 한눈에 들어옵니다. 이런 컬러를 얘기하는구나. 저희 얘기를 들 지금 유튜브로 들으시는 분들, 유튜브로 보고 계시는 분들은 출판사 알마의 안지미 대표님이 어떤 분인지 환하게 웃고 있는 사진도 저희가 유튜브 보이는 라디오에 올려놨으니까 보시고요. 그리고 입문자들이 라슬로 작가님의 작품을 처음 읽을 때 <사탄탱고>는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일단 검은 활자의 용암에 빠지세요. 약간 무서움이 있습니다. 용기가 필요한데 이건 먼저 쉽게 접해 보세요. 내지는 편하게 접할 수 있습니다하는 책이 있을까요?
◇ 안지미 : 이 작가님의 책을 편하게 접할 수 있는 책은 솔직히 말씀드리면 없고요. 근데 한 문장이 최소한 5페이지 6페이지가 되는 게 기본이기 때문에 그래서 쉽지는 않지만, 그래도 그 분량이라도 적으면 낫지 않을까. 이런 마음에서 <라스트 울프>라는 소설집이 있습니다. 책에는 두 편의 단편, 중편 소설이 실려 있어서 상대적으로 분량의 압박이 덜하기 때문에 그 책을 한번 가볍게 시도해 보셔도 좋을 것 같은데요. 다만 여기에도 허들이 있는데 <라스트 울프> 같은 경우에는 소설 전체가 한 문장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그래서 그 흐름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말씀드렸던 것처럼 온전히 집중하고 나만의 시공간을 만들어내는 그런 힘이 필요하긴 합니다.
● 김우성 : 여러분 힘이 필요합니다. 저는 제가 알기로 주제 사람하고의 문체도 그랬고 한강 소설가도 최근에 <소년이 온다> 같은 걸 보면 일종의 우리가 흔히 아는 소설 지문이 나오고 대사가 나오고 하는 방식이라기보다, 뭔가 의식의 흐름처럼 써요. 이렇게 한 문장이 길게 이어지는데 그게 왜 그런 거죠? 저희는 문학 전문가가 아니니까요.
◇ 안지미 : 저도 작가님이 아니어서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이 작가님은 이렇게 모든 것이 쉽게 소비되고 휘발되는 이런 사회에 약간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시는 것이 아닐까. 이것은 저도 문학평론가가 아니기 때문에 그냥 제가 한 명의 독자로서 이 작가님을 꾸준히 작품을 접하면서 느꼈던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 김우성 : 어떻게 보면 가장 잘 와닿는 설명이셔서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대표님 끝으로 약속 하나만 저희가 부탁드리고 인터뷰를 마쳐야 될 것 같은데요. 지금 노벨상을 받은 크러스너 호르커이 라슬로 작가님이 한국에 오면 일단 대표님이 한국에서 출판하시니까 응대를 하실 거잖아요.
◇ 안지미 : 그럴까요?
● 김우성 : 네. 아마 그러실 것 같은데 저희 프로그램에 꼭 나와 주십시오.
◇ 안지미 : 알겠습니다.
● 김우성 : 지켜질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어쨌든 오시면 안지미 대표랑 함께 오시는 걸로 저희가 기대는 해보고 있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안지미 : 감사합니다.
● 김우성 : 노벨상 수상작이죠. 라슬로 작가의 책을 출판한 출판사 알마의 안지미 대표였습니다.
YTN 김세령 (newsfm0945@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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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일시 : 2025년 10월 17일 (금)
□ 진행 : AI챗봇 “에어”
□ 보조진행: 김우성 PD
□ 출연 : 출판사 알마 안지미 대표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김우성 PD(이하 김우성) : YTN 라디오에서 처음 선보이고 있는 AI와 인간이 함께 진행하는 AI 라디오 온에어의 메인 토크 시간, 바로 온 마이크입니다. 하루 한 권 팔리던 책이 있습니다. 사실 한 권도 안 팔리는 책도 있어요. 책이라는 게 이렇게 무수한 바다 같은데 모두 읽어볼 수 없어서 아쉽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일약 베스트셀러 1위로 만든 기적의 주인공을 만나봐야 될 것 같습니다. 앞서 이야기한 2025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 크러스너 호르커이 라슬로를 대한민국에서 가장 잘 아시는 분일 거고요. 이분의 책을 판매한 출판사의 대표로 계시는 분입니다. 출판사 알마의 안지미 대표입니다. 전화 연결돼 있습니다. 대표님 안녕하세요. 축하드립니다.
◇ 출판사 알마 안지미 대표(이하 안지미) : 감사합니다.
● 김우성 : 솔직하게 단도직입적으로 물을게요. 이 분 노벨상 받을 거 아셨습니까?
◇ 안지미 : 기대는 하고 있었는데 알지는 못했어요.
● 김우성 : 그래도 기대를 한 출판사 대표의 안목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고 그게 이런 한국 출판사에서 이렇게 미리 나온 책이잖아요. 지금 수상하고 나온 책이 아니라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주변에선 뭐라고 해요? 같은 편집자들도 굉장히 부러워할 것 같습니다.
◇ 안지미 : 어떻게 이렇게 책을 꾸준히 내게 되었는지. 그 부분을 궁금해하시는 것 같은데요. 아주 특별한 용기나 이런 것보다는 이 작가님이 갖고 있는 작품 세계가 워낙 방대해서 한 권의 책으로는 이 작가님의 세계를 다 보여줄 수 없다고 생각해서 그냥 한 권, 한 권 천천히 거의 보니까 한 1년에 한 권씩 냈더라고요. 내다보니까 6종의 책을 저희가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 김우성 : 노벨 문학상 발표 현장을 보셨을 거 아니에요? 수상자명 크러스너 호르커이 라슬로 호명됐을 때 어떠셨는지 궁금해요.
◇ 안지미 : 처음에 들었을 때 ‘잘못 들었나?’ 이러면서 약간 귀를 쫑긋하다가 영어로 한 번 다시 발표를 하시잖아요. 그래서 그때 정확하게 성함을 듣고 굉장히 기뻤습니다.
● 김우성 : 기쁘죠. ‘노벨 문학상 받을 작가를 제가 발굴해 낸 알아낸 편집자입니다.’ 이런 뿌듯함 느끼셔도 충분히 당연한 얘기일 것 같습니다. 일단은 묵시록의 거장으로 알려져 있는 크러스너 호르커이 라슬로. 제가 보기에는 지금도 대한민국에서는, 이 분 제일 잘 아는 분 대표님밖에 없습니다. 어떤 분이에요?
◇ 안지미 : 제가 이 작가님을 안다고 얘기하기에는 작품 세계가 깊고 철학적이어서 저도 이 작가님의 전문가는 아니지만, 그냥 한 명의 독자로서 이분의 작품을 봤을 때, 노벨문학 위원회에서 수상을 한 이유를 밝혔잖아요. 그 이유가 굉장히 저희의 생각과 비슷하고 그리고 많은 분들이 비슷하게 생각하셨던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 전 세계적으로 굉장히 위기고 거의 파멸의 공포 속에 살아가고 있는데요. 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예술의 힘을 믿고 예술의 힘을 통해서 우리의 삶을 한번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런 생각을 항상 하는데 노벨 위원회에서도 수상의 이유를 그렇게 밝히셔서, 아마 그 이유로 이 작가님들을 사람들이 좋아하고 자꾸 읽고 싶고 이렇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 김우성 : 묵시록이라는 말도 나왔습니다만, ‘이러다가 세상 어떻게 되는 것 아니야?’라고 걱정하는 전 세계인의 마음을 밝히거나 혹은 그 마음을 더 찬찬히 들여다볼 수 있는 작은 등불 하나를 켜준 작가 같다. 제 해석은 이런데요. 궁금한 게 있습니다. 대표님 어떻게 보면 대표님은 물려받은 어마어마한 유산이 있으신지 모르겠으나, 책을 출판하면 팔아야 되잖아요. 그런데 헝가리에 알려지지 않은 조금은 어둡고 깊은 내면에 이 인간의 내면을 비추는 작가, 안 팔리면 땅 파먹고 살 수 없잖아요. 힘들 텐데 그래도 꾸준히 유지하셨어요. 그거 되게 중요한 문제거든요. 대표님이 설명하실 수 있는 문제고요.
◇ 안지미 : 물론 판매가 그렇게 썩 좋지 않았기 때문에 꾸준히 이어가는 게 쉽지는 않았는데 근데 책을 꼭 팔리는 책만 낼 수는 없고 심지어 어떤 책이 잘 팔릴지는 아무도 모르잖아요. 그래서 결국에는 보여주고 싶은 이야기. 독자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이런 방향을 설정하고 그 가치에 따라서 차근차근 움직이는 게 가장 현명한 일인 것 같다. 이렇게 생각을 했어요. 어차피 어떤 책이 정말 잘 나갈지는 아무도 모르는 영역이고 신의 영역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 김우성 : 맞아요. 미래를 어떻게 알겠습니까? 그래서일까요? 많이 팔리는 책 순위 같은 것들 사이트에 들어가 보면 ‘처세서’라든지요. ‘실용서’가 많습니다. 그거는 당연한 거죠. 사람들의 정보 욕구가 있어서이긴 한데, 저는 대중들이 문학을 많이 읽어야 서로에 대한 이해력이 올라가지 않을까, 배려심이 생기지 않을까. 이런 걱정 내지는 불안감도 있습니다. 문학 책이 많이 안 팔리는 편이죠. 대표님.
◇ 안지미 : 근데 최근에는 ‘텍스트 힙’이라는 단어 들어보셨을 것 같은데. 2030 젊은 세대들이 ‘텍스트 힙’이라는 열풍 속에서 문학을 굉장히 많이 소비하고 있고 그래서 그 점은 굉장히 고무적인 면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결국에는 모든 사람들이 요즘 레트로 열풍이 불듯이 다시 종이책과 어떤 문학으로 돌아가지 않을까. 결국에 살아남는다면 문학이 살아남지 않을까 그냥 막연하게 기대하고 있습니다.
● 김우성 : 저희 세대 때는 친구들끼리 <홀로 서기>, <혼자 뜨는 달> 물론 약간 팬시한 소설이긴 했습니다만, 학교에서 책 몰래 돌려보고요. 수업 시간에 몰래 책을 교과서 뒤에 끼워서 보고 그랬는데 다시 유행하고 있고. 저도 10대 자녀들 보면 갑자기 뜬금없이 시집을 빌려 읽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이게 웬일이야?” 이러는데 그런 트렌드가 있었군요. 지금 이 얘기만 끝으로 출판 얘기해서 작가님 얘기로 넘어가겠습니다. 지금 모 언론사 기사로요. 노벨 문학상 수상자 라슬로 열풍 계속 <사탄 탱고> 판매 33배 이렇게 떴었어요. 그래서 우울한 얘기했다면 기쁜 얘기로 넘어오겠습니다. 갑자기 판매량이 급증했네요.
◇ 안지미 : 노벨 문학상이 그 전에도 한강 작가님, 이전에 받으신 욘 포세 작가님도 그렇고 노벨 문학상 이전에는 거의 알려지지 국내에서 알려지지 않은 작가였는데, 그 수상을 계기로 알려지면서 책 판매가 아마 확 늘었을 거예요. 그런데 저희 크러스너 호르커이 라슬로 작가님도 물론 노벨문학상 수상 이전에는 판매가 안 좋았지만, 그 수상에 힘입어서 지금 판매가 굉장히 급증하고 있는 건 사실입니다.
● 김우성 : 노벨상에 힘이 있다. 이렇게 분석하시는 거군요.
◇ 안지미 : 특히나 작년에 한강 작가님이 수상하시면서 노벨 문학상이 외국의 먼 곳의 이야기였고 축제였다면, 그게 우리의 축제도 될 수 있겠구나. 그런 생각을 하면서 더 가깝게 느끼시면서 호기심이 더 커진 것 같아요.
● 김우성 : 2030 젊은 세대의 트렌드도 말씀해 주셨습니다만 문학은 정말 다른 세계, 다른 인간을 봐야 되는 부분이니까 이렇게 갈등이 심한 사회에 노벨상 덕분에라도 작품들을 많이 읽어서 좋은 것 같고. 저도 생각해 보니까요. 주제 사라마구의 <눈 먼 자들의 도시>, <눈뜬 자들의 도시> 이 시리즈를 굳이 노벨상 수상 작가가 아니었으면 안 읽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답변 들으니까 연결이 되네요. 그러면 이 크러스너 호르커이 작가님을 만나셨잖아요. 직접 만드신 거죠?
◇ 안지미 : 직접 만나지는 못했으니까요.
● 김우성 : 그런가요? 근데 어떻게 출간이 됐는지. 그 과정을 궁금해 하는 많은 분들이 있습니다.
◇ 안지미 : 제가 많은 언론사에 말씀을 드렸는데 이 작가님의 작품 중에 데뷔작이 <사탄 탱고>라는 소설이거든요. 근데 그 소설은 헝가리의 한 명의 거장 벨라타르라는 감독에 의해서 영화화가 됩니다. 그런데 제가 그 영화를 2천년도에 제1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봤어요.
● 김우성 : 영화부터 먼저 보셨군요.
◇ 안지미 : 근데 그 영화가 모든 시네필들에게는 죽기 전에 극장에서 꼭 한 번 보고 싶은 그런 전설의 영화인데, 그 이유가 러닝 타임이 438분이거든요.
● 김우성 : 아이고 너무 긴데요.
◇ 안지미 : 엄청나게 긴 작품이어서 상업 영화관에서는 상영하기가 쉽지 않죠. 근데 그렇기 때문에 그 영화가 전설로 더 남아 있는 것 같고. ‘극장에서 대형 스크린으로 꼭 한번 보고 싶다.’ 이런 소망을 품은 소수의 시네필들이 있었는데. 제가 운 좋게 2천년도에 그 영화를 전주국제영화에서 보게 됐고 그 영화가 제 기억 속에 굉장히 강렬하게 각인되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로부터 훨씬 시간이 훌쩍 지난 이후에 소설 <사탄탱고>의 제목을 딱 들었을 때 그 2천년도에 전주 영화제로 그냥 그 순간 시간이 소환되면서 마치 이 책을 안 내면 안 될 것 같은 그런 마법에 걸린 것 같아요.
● 김우성 : 그런 순간이 있습니다. ‘이거 안 하면 안 될 것 같아.’ 이런 순간이 왔군요. 러닝 타임이 430분이면 중간에 밥도 먹고.
◇ 안지미 : 중간에 두 번 인터미션이 있습니다. 영화를 아예 그렇게 끊어서 만드셨어요.
● 김우성 : 더 오랜 한 5-60년대생들께서 영화 <벤허> 보다가 도시락 먹으러 갔다 왔다. 이 얘기처럼 정말 대작을 원작을 만든 것도 대단하고요. 그게 영화로 나온 것도 대단한데 그 영화를 보다가 ‘한국에 이 책을 내야겠다고.’ 하신 우리 알마의 안지미 대표님도 정말 대단합니다. 그 덕분에 우리나라 국민들이 더 오늘 이번에 수월하게 이 노벨상을 만날 수 있는데, 조금 더 들어가 보겠습니다. <사탄 탱고>를 읽기 위한 준비를 알려주셔야 서점 갔는데 ‘내 취향 아닌 것 같아.’, ‘어려울 것 같아.’ 이렇게 느낄 수도 있으니까요. 어떻게 접근하면 좋을까요?
◇ 안지미 : <사탄 탱고>가 분명히 어려운 작품은 맞고요. 그래서 이 작품을 처음부터 모든 것을 작가님의 작품 세계, ‘이 책의 작품 세계를 온전히 알아야겠다.’ 이런 생각보다는 일단 그 활자의 바다에 한번 빠져보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용암처럼 흘러내리는 검은 활자의 바다.’ 이런 식의 표현을 많이 하시는데 이 활자의 바다에 풍덩 빠지셔서 그 안에서 길도 잃고 헤매기도 하면서 조금 오롯이 예술과 나만의 어떤 시공간을 만들어 본다. 이런 감각으로 접근을 하시면 전 좋을 것 같아요. 왜냐하면 저희가 요즘에 너무 모든 게 속도전이고 숏폼 시대에 살고 있어서 자기만의 시간 자기만의 공간을 확보한다는 게 굉장히 어렵기 때문에. 이렇게 굳이 문학이라는 예술이라는 장르를 통해서 오히려 어렵더라도 확보하려고 노력하는 게 저는 그 시도만으로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시도를 통해서 이 작품을 천천히 알아가시면 좋을 것 같고. 그리고 기회가 되신다면 아까 말씀드린 영화 <사탄 탱고>를 같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김우성 : 관광에 비유를 해보면요. 여러분 ‘어디 가면 거기 붙여 있거든 돌부처 한번 보고 오면 돼.’ 이렇게 생각하지 마시고요. 처음에 그 길의 초입, 땅의 재질, 어떤 나무들이 심겨져 있는지. 오는 사람들은 누군지. 그렇게 한 번 쯤 풍덩 먼저 들어와 봐. 이 얘기인 것 같은데 그게 참 그렇게 어렵습니다. 저도 두꺼운 책 보면 일단 무게에서 압도되고요. 그다음에 첫 장부터 질리게 하는 책들 있잖아요. 제가 어릴 적 읽었던 사르트르의 <구토> 얘기를 잠깐 하면서 정말 구토가 날 뻔했다. 너무 어려워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다. 이거였는데 지금은요, 어려워도 읽어봅니다. 왜냐하면 인간끼리도 무슨 말인지 의도를 모르는데도 일단 듣게 되는 관계들이 있잖아요. 그런 차원으로 접근해 보자. 저도 지금 대표님을 대신해서 많이 변명을 해드리고 있습니다. 여러분 어렵지만 도전해 보십시오. 국내에 출간돼 있습니다. <사탄 탱고>.
◇ 안지미 : 그리고 항상 어떤 한계를 뛰어넘는 행위들을 통해서 분명히 성장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면에서 한번 도전해 보셔도 저는 너무 좋을 것 같습니다.
● 김우성 : 제가 몇 십 년 만에 처음으로 핑크색 옷을 입어봤는데, 도전했더니 뭔가 삶의 컬러가 달라지더라고요. 여러분 선입견을 버리시고 해 보십시오. “나 오늘 이번에 노벨 문학상 받은 라슬로 작가의 <사탄 탱고> 읽고 있어.” 그 멘트 하나만으로도 주변에서 우아할 만하잖아요. 여러분 한번 시도해 보시고요. 그다음에 조금 더 여쭤보고 싶은 게, 이 책을 볼 때 디자인도 중요한 시대가 됐지 않습니까? 이 책의 디자인에도 어떤 일관성이나 특징이 있나요?
◇ 안지미 : 제가 처음에 말씀드렸던 것처럼 이 작가님의 세계가 워낙 크고 방대하고 깊기 때문에 한 것만 책을 출간한다는 생각은 처음부터 하지 않았고, 이 작가님의 책을 최대한 힘닿는데까지 여러 권 소개하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그렇다면 ‘디자인과 물성의 통일감이 필요하겠다.’ 이런 생각을 해서 타이포그래피와 색과 어떤 기후, 이 세 가지 요소만으로 단순화시켜서 베리에이션을 하자. 이렇게 마음먹고 작업을 했습니다.
● 김우성 : 이게 굉장히 뭐랄까요? 고전적 느낌도 있는데요. 들어가서 보시면 여러분 이번에 <사탄탱고> 책은 빨간색입니다. 그리고 약간 오렌지 빛깔도 있고 짙은 초록색, 카키색, 약간 갈색의 어두운 풍 회색 이렇게 뭔가 상징하는 이 색들을 고른 이유가 있을 것 같아요.
◇ 안지미 : “책에 왜 이 색을 골랐냐?” 이렇게 물어보시면 그 이유로 대답하기가 참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책을 읽으면서 텍스트 속에서 어떤 발견하는 책들인 것 같아요. 그래서 <사탄 탱고> 같은 경우에는 초판의 경우 검정색과 빨간색을 고르기가 너무 힘들어서 두 가지 버전을 다 냈었거든요. 그래서 랜덤으로 책이 발송되게 했었는데 그 부분에 대한 독자님들의 원성이 자자해서 결국엔 ‘탱고는 붉은색이니까. 붉은색을 남기자.’ 이러고 검정색은 더 이상 출간하지 않고 있습니다.
● 김우성 : 이 책을 한눈에 보고 싶으신 분은 크러스너 호르커이 라슬로 대표작 세트를 검색하시면 6개 책의 세트가 딱 한눈에 들어옵니다. 이런 컬러를 얘기하는구나. 저희 얘기를 들 지금 유튜브로 들으시는 분들, 유튜브로 보고 계시는 분들은 출판사 알마의 안지미 대표님이 어떤 분인지 환하게 웃고 있는 사진도 저희가 유튜브 보이는 라디오에 올려놨으니까 보시고요. 그리고 입문자들이 라슬로 작가님의 작품을 처음 읽을 때 <사탄탱고>는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일단 검은 활자의 용암에 빠지세요. 약간 무서움이 있습니다. 용기가 필요한데 이건 먼저 쉽게 접해 보세요. 내지는 편하게 접할 수 있습니다하는 책이 있을까요?
◇ 안지미 : 이 작가님의 책을 편하게 접할 수 있는 책은 솔직히 말씀드리면 없고요. 근데 한 문장이 최소한 5페이지 6페이지가 되는 게 기본이기 때문에 그래서 쉽지는 않지만, 그래도 그 분량이라도 적으면 낫지 않을까. 이런 마음에서 <라스트 울프>라는 소설집이 있습니다. 책에는 두 편의 단편, 중편 소설이 실려 있어서 상대적으로 분량의 압박이 덜하기 때문에 그 책을 한번 가볍게 시도해 보셔도 좋을 것 같은데요. 다만 여기에도 허들이 있는데 <라스트 울프> 같은 경우에는 소설 전체가 한 문장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그래서 그 흐름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말씀드렸던 것처럼 온전히 집중하고 나만의 시공간을 만들어내는 그런 힘이 필요하긴 합니다.
● 김우성 : 여러분 힘이 필요합니다. 저는 제가 알기로 주제 사람하고의 문체도 그랬고 한강 소설가도 최근에 <소년이 온다> 같은 걸 보면 일종의 우리가 흔히 아는 소설 지문이 나오고 대사가 나오고 하는 방식이라기보다, 뭔가 의식의 흐름처럼 써요. 이렇게 한 문장이 길게 이어지는데 그게 왜 그런 거죠? 저희는 문학 전문가가 아니니까요.
◇ 안지미 : 저도 작가님이 아니어서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이 작가님은 이렇게 모든 것이 쉽게 소비되고 휘발되는 이런 사회에 약간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시는 것이 아닐까. 이것은 저도 문학평론가가 아니기 때문에 그냥 제가 한 명의 독자로서 이 작가님을 꾸준히 작품을 접하면서 느꼈던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 김우성 : 어떻게 보면 가장 잘 와닿는 설명이셔서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대표님 끝으로 약속 하나만 저희가 부탁드리고 인터뷰를 마쳐야 될 것 같은데요. 지금 노벨상을 받은 크러스너 호르커이 라슬로 작가님이 한국에 오면 일단 대표님이 한국에서 출판하시니까 응대를 하실 거잖아요.
◇ 안지미 : 그럴까요?
● 김우성 : 네. 아마 그러실 것 같은데 저희 프로그램에 꼭 나와 주십시오.
◇ 안지미 : 알겠습니다.
● 김우성 : 지켜질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어쨌든 오시면 안지미 대표랑 함께 오시는 걸로 저희가 기대는 해보고 있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안지미 : 감사합니다.
● 김우성 : 노벨상 수상작이죠. 라슬로 작가의 책을 출판한 출판사 알마의 안지미 대표였습니다.
YTN 김세령 (newsfm0945@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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