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있저] "3년 만에 완전 정상화"...부산국제영화제 현장 분위기는?

[뉴있저] "3년 만에 완전 정상화"...부산국제영화제 현장 분위기는?

2022.10.07. 오후 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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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함형건 앵커
■ 출연 : 전찬일 영화 평론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가 있는 저녁]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코로나 이후 3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아시아의 최대 영화 축제, 부산국제영화제가 27번째로 막을 올렸습니다. 주목할 만한 작품과 행사는 무엇이 있는지, 또 개막 이틀째인 오늘 부산 분위기는 어떤지 현지에 계신 전찬일 영화 평론가 연결해 들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전찬일]
안녕하세요? 영화평론가 전찬일입니다.

[앵커]
개막식부터 계속 영화제 현장에 계신다고 들었습니다. 모처럼 오랜만에 사회적 거리두기 없이 열리는 영화제여서 영화팬들의 기대도 굉장히 클 것 같은데요. 오늘까지 분위기가 어땠습니까?

[전찬일]
사실 결산을 봐야 되겠지만 지금까지 3일째를 맞는 지금까지는 상당히 성공적인 순조로운 진행을 보이고 있다고 판단이 됩니다. 물론 영화제가 진행되다 보면 어떤 상황이 또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에 두고 봐야겠습니다마는 개막식 현장부터 지금까지의 느낌은 이거는 예전 코로나 이전 상태로 돌아가는 데 크게 무리는 아니겠다. 물론 최종적으로 관객 집계도 나와봐야 하겠습니다마는 부산영화제를 겪은 경험자 입장에서 기대해도 좋지 않겠나 이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번 영화제에서는 350여 편의 장편과 단편영화가 상영이 되죠. 그중에서도 문을 여는 개막작에 대한 주목도가 높을 것 같은데요. 개막작 바람의 향기, 어떤 영화입니까?

[전찬일]
사실 평상시에 우리가 흔히 극장에서 보기 힘든 이란 영화입니다. 이란 영화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개막작으로 선보인 것은 27회를 맞이하는 중에 두 번째인데요. 3회 때인 1998년에 모흐센 마흐말 바프의 고요 이후 두 번째입니다. 그리고 폐막작으로도 이란 영화는 선보인 적이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이란 영화의 선택은 부산국제영화제의 한 수, 모험적인 한 수라고 판단되는데요. 대중적인 자극적인 맛을 찾는 관객들은 좀 심심할 수 있겠습니다마는 영화를 사랑하는 진지한 관객들이 보면 이번 개막작 선택은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이런 판단이 듭니다.

요즘 사실은 인간성 상실이 세계적인 문제가 되고 있는데 여기서 다리를 못 쓰는 아버지가 전신 불구로 인해서 누워 있는 아들을 돌보는 가정에서 전기가 나가고 전기를 복원시키기 위해서 직원이, 그러니까 전기 직원이 찾으면서 펼쳐지는 아주 인간적 향취를 가득 풍기는 영화인데요. 제목이 바람의 향기는 제가 볼 때는 인간의 향기로 바뀌어도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날 정도로 인간적인 감흥 그리고 우리가 놓치고 사는 것에 대한 환기를 확실히 시키는 영화이지 않는가, 이런 생각이 들고요.

전문가들 입장에서 보면 이 영화는 이란 영화를 대표했던 고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의 영화적 전통이 있는데 저는 이렇게 이 영화를 보고 진단을 내렸습니다. 이 영화는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의 대표작인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의 새로운 버전이다. 그 감독 이름이 하디 모하게흐, 2015년에 뉴커런츠상을 받은 이란을 앞으로 대표할 그런 감독인데 저는 하여튼 이번 개막작에 굉장히 만족도가 높아서 절반의 성공을 이미 부산영화제가 거둔 것이 아니냐 이런 호평을 지금 내리고 있는 중입니다.

[앵커]
지금 설명해 주신 것처럼 개막작은 평소에는 보기 힘든 그런 이란 영화였고요. 그런가 하면 다음 주 영화제의 폐막식을 장식할 작품은 영화 같은 제목의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고 하던데요. 어떤 영화인가요?

[전찬일]
사실 이 영화는 제가 미처 보지 못했기 때문에 자료에 입각할 수밖에 없는데요. 2018년 요미우리 문학상을 받은 히라노 게이치로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그러한 작품이라고 합니다. 사실 요즘 한일 간의 관계가 여러 가지로 좋지 않은데 이 영화는 일본 영화의 새 물결을 소개하는 부산영화제의 야심작 기획의 연장선에 있는 영화 선택이 아닌가. 왜냐하면 개막작과 폐막작의 선택은 해당 영화제의 일종의 하이라이트를 이루기 때문에 일본 영화가 폐막을 한다라는 것은 특별한 의미를 갖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합니다.

영화를 미처 보지 못했기 때문에 영화적인 평가를 내릴 수는 없겠습니다마는 이 영화의 내용을 좀 읽어보니까 제가 최근에 굉장히 재미나게 읽은 로라 데이브의 그가 나에게 말하지 않은 것이라는 소설이 떠오르더라고요. 어느 날 남편이 죽었는데 그 남편의 정체를 알 수 없는 한 여인 그리고 그 남편의 정체를 찾아나가는 변호사. 그러면서 한 남자의 정체성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미스터리인데 제가 볼 때 굉장히 개막작을 다소 심심하다고 느끼는 분들한테는 흥미진진하게 볼 수 있는 그런 선택이지 않을까 그래서 이번 부산영화제가 나름 영화적 안배를 적절히 잘한 것이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듭니다.

[앵커]
지금 말씀하신 대로 개막작은 아주 작품성이 높은 그런 작품 폐막작은 흥미진진한 미스터리물이라고 설명해 주셨고요. 특히 이번 영화제는 세계 유수 영화제 수상작부터 해서 OTT 플랫폼 그리고 글로벌 흥행작까지 정말 많은 영화가 상영이 됩니다. 그래서 부산을 찾는 분들이 어떤 영화를 봐야 할지 고민이 많으실 것 같은데 작품 몇 개를 꼭 집어서 권해 주신다면 어떤 영화를 추천해 주시겠습니까?

[전찬일]
사실 이미 저는 원고에서 3편 정도를 추천했는데요.개봉이 된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을 미처 보지 못하신 분들은 나중에 기다렸다가 다운로드 받아서 보실 생각하지 마시고 이번 영화제에서 큰 화면에서 한번 보시면서 박찬욱 감독이 칸에서 감독상을 왜 받았는가를 한번 확인해 보시면 어떠실까 싶고요.

어제 열린 여기 남녀 주연은 맡은 박해일과 탕웨이가 남우주연상을 거머쥐었거든요. 그만큼 이 영화의 두 배우의 연기가 걸출합니다. 칸에서 상을 받지 못했지만 칸에는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할지라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만큼 뛰어난 연기를 보여줬고 이들이 보여준 캐릭터만으로도 이 영화는 놓치기 아까운 영화입니다.

그다음 또 한편으로는 칸에서 본 영화인데 캄보디아계 프랑스 감독인 데이비 추가 연출한 한국인 입양, 프랑스에 사는 한국인 입양 소녀, 여인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일인데 이 영화는 프랑스 제작 영화이지만 오광록이라든지 김선영이라든지 이런 좋은 한국 배우가 같이 출연하기 때문에 합작영화로 봐도 괜찮지 않을까 싶고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어떤 한국식 정서. 어떻게 캄보디아계 프랑스 감독이 이런 한국적 정서를 보일까. 여기서 아시아적 공동체적인 그런 느낌을 맛볼 수 있는데 이 영화 정말 제가 볼 때 칸의 발견이었기 때문에 강추하고 싶고요.

또 한 편은 그 영화 자체의 내용과 스타일도 중요하지만 한국과 말레이시아 그리고 인도네시아 3국이 합작한 옴니버스 영화 룩앳미 터치미 키스미 호유항 말레이시아 감독. 제나르 마에사 아유라는 인도네시아 감독 그리고 김태식 감독이 합작한 영화인데요. 제가 이 영화를 보면서 어쩌면 향후에 합작 노선을 제시하는 영화이지 않았는가 이런 기대를 가지면서 영화를 강추하고 싶습니다. 이외에도 많죠. 그런데 저는 크게 이 세 편을 이번에 추천작으로 지금 여기저기 강조하고 있습니다.

[앵커]
영화 팬 여러분들 참고해 주시면 될 것 같고요. 국내외의 아주 걸출한 스타들이 이번 영화제를 화려하게 빛내주고 있는데 특히 이번 영화제에서 아시아영화상을 받았죠. 중국 스타, 양조위로 잘 알려진 량차오웨이가 큰 관심을 모았죠. 오늘은 관객과의 대화회도 열렸다고요.

[전찬일]
사실 량차오웨이, 양조위는 중국을 대표하는 배우가 아니고요. 제가 볼 때 지난 이십수 년간 아시아에서 배출한 한 명의 배우를 말하라면 저는 양조위가 선택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물론 최근 몇 년 사이에는 송강호가 그런 자리를 차지할 정도로 자리하고 있지만 십수년의 역사를 되돌아보면 양조위는 아시아의 얼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올해 아시아영화인상은 그 이전까지 그 누구보다도 아주 멋진 선택이라고 판단이 되고요.

올해 부산영화제를 빛낸 단 한 사람의 스타로 우리는 아마 양조위를 꼽을 수 있지 않을까. 물론 박해일이라든지 좋은 한국 스타들도 많이 있습니다마는 아마 그들도 양조위에게 그러한 영광을 돌리지 않을까 싶고요. 양조위가 어제 기자회견 중에 이런 말을 했습니다. 자기는 전도연, 송강호 이런 한국 배우를 좋아하고 그들의 영화를 많이 봐왔는데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그들과 연기를 함께하고 싶다. 송강호, 전도연. 한국 배우가 어느 정도의 위상을 차지하고 있는가를 양조위 같은 아시아 최고의 감독 입을 통해서 들려줬다는 것.

그러니 제가 미처 여러 가지 일정으로 인해서 관객과의 대화를 보지는 못했습니다마는 관객들의 환호, 열기는 짐작이 갑니다. 확인은 못했는데 들어보니까 양조위 티켓을 구하려고 30만 원 이렇게 티켓값을 지불하는 극성팬들도 있다고 하는데 저는 그거는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서 어쩔 수 없는 것일 수도 있지만 바람직하지 않은 선택이라고 봅니다. 그만큼 양조위를 향한 열기가 뜨겁다는 것을 입증하는 한 사례인 거죠.

[앵커]
부산국제영화제 소식 현장에 계신 전찬일 영화평론가와 함께 직접 들어봤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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