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녕 가야 고분에서 순장견 세 마리 확인...무덤 수호 역할

창녕 가야 고분에서 순장견 세 마리 확인...무덤 수호 역할

2021.11.30. 오후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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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창녕에 있는 천5백 년 전 가야 무덤에서 순장견 세 마리의 유골이 발굴됐습니다.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는 창녕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 63호분에서 무덤 주인공의 공간 앞에 별도로 만들어진 석곽에서 순장견 3마리가 포개진 채 묻힌 흔적이 나왔다고 밝혔습니다.

연구소는 이번에 확인된 개 뼈의 위치가 무덤 입구이고 바깥을 향하고 있어 순장견들은 무덤을 지키는 신상인 이른바 '진묘수' 역할을 했던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연구소는 세 마리 중 한 마리의 크기를 알아냈는데, 어깨높이가 48㎝로 진돗개 크기와 비슷하다며 앞으로 DNA 분석을 한 뒤 복원을 시도할 것이라고 이라고 말했다.

비화가야 고분인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에서는 '송현이'로 대표되는 사람 위주의 순장이 주를 이루고, 소나 말, 개 뼈가 발견된 적 있지만 무덤 주인공과 별도의 공간에서 3마리가 발견된 건 흔치 않는 일이라고 연구소는 설명했습니다.

백제 무령왕릉에도 무덤을 지키는 짐승 모양의 석수가 발견됐고, 고구려 고분 입구에도 개가 그려져 고대로부터 각종 짐승과 개는 무덤을 수호하는 '진묘수' 역할을 했습니다.

앞서 교동 7호분에서도 출입구에 다수의 개를 묻은 사례가 있었고, 교동 14호분에서도 개 뼈를 길이로 모아 입구 안쪽에 놓아둔 사례가 있긴 했습니다.

순장견 세 마리가 발굴된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 63호분은 2년 전 이 일대 고분 250여 기 가운데 처음으로 도굴되지 않은 채 발견돼 화제가 된 무덤입니다.

가야 지배층 고분을 통틀어서도 온전한 무덤이 발굴된 건 1980년 부산 복천동 고분군에서 4개가 발견된 이후 39년 만이었습니다.

이후 금동관과 귀걸이, 목걸이 등 신라계 특성의 유물이 무더기로 발굴돼 비화가야의 수장급 무덤으로 거듭 확인됐습니다.

비화가야는 이름이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지 못했지만 교통상의 요지에 있어 주변국과 활발한 교류를 보이다 신라에 흡수된 고대국가입니다.

가야 고분, 특히 창녕 일대 고분은 흙을 쌓아 만든 무덤이어서 도굴 피해가 많았던 데다 1910년대 일제가 임나일본부설의 증거를 찾겠다며 마구잡이로 싹쓸이하듯 발굴한 곳입니다.

일본인의 회고록에도 마차 수십 대 분량의 유물을 실어날랐다고 돼 있지만 발굴보고서 조차 남기지 않아 그 전모를 알 수 없습니다.

YTN 이승은 (sele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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