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이 반대나선 연합뉴스 포털 퇴출, 진짜 문제는?

정치권이 반대나선 연합뉴스 포털 퇴출, 진짜 문제는?

2021.11.22. 오전 08:59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정치권이 반대나선 연합뉴스 포털 퇴출, 진짜 문제는?
AD

[열린라디오 YTN]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20:20~21:00)
■ 방송일 : 2021년 11월 20일 (토요일)
■ 진행 : 김양원 PD
■ 대담 : 송경재 상지대 교양학부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미디어비평] 정치권이 반대나선 연합뉴스 포털 퇴출, 진짜 문제는?

- 이재명 윤석열 안철수... 포털의 과도한 언론 영향력 우려감 표출
- 포털, 지역 언론 특별심사 권역별 1개사에 콘텐츠 제휴 부여.. 언론생태계 최상위 권력자인가
- '연합뉴스 기사형 광고' 마땅히 비판받아야지만, 포털 뉴스제휴평가위원회의 과도한 권한집중은 재논의 필요

◇ 김양원 PD(이하 김양원)> 한 주간 뉴스를 꼭꼭 씹어보는 시간 미디어 비평입니다. 지난 한주 언론계를 비롯해 정치권까지 가장 관심을 많이 받은 뉴스. ‘연합뉴스의 포털 퇴출’인데요. 송경재 상지대 교양학부 교수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송경재 기자(이하 송경재)> 네, 안녕하세요.

◇ 김양원> 지난 18일부터죠. 연합뉴스의 포털 노출이 중단됐습니다. 지금 이제 완전히 포털에서 볼 수 없는 건가요?

◆ 송경재> 네, 언론계에서 정말 큰 사건이 벌어진 것이죠. 정확하게 18일 오후 4시부터 스마트폰과 컴퓨터, 네이버와 다음 포털 메인화면에서 보이던 속보에서 연합뉴스 기사는 사라졌고요. 개별 뉴스를 검색해보면 연합뉴스 메인 홈페이지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원래 검색 제휴는 유지되었는데, 19일 현재 아직 연동이 되지 않고 있고요. 이에 연합뉴스 측에서 전체적인 제휴 평가와 관련해서 가처분(신청)을 냈다고 해요. 그런 면에서 검색 제휴도 보류한 것이라고 알려졌습니다. 결국 법정 다툼으로 이어질 것 같습니다.

◇ 김양원> 이번 사태, 연합뉴스가 기사형 광고를 2천여 건 넘게 포털을 통해 올린 게 문제가 되면서 제재 차원에서 뉴스제휴평가위원회가 이런 결정을 내린 거죠?

◆ 송경재> 네, 연합뉴스를 네이버와 다음 뉴스 면에서 1년 동안 찾아볼 수 없게 된 겁니다. 사실 연합뉴스 사건은 지난 7월 7일 미디어오늘이 <연합뉴스에 기자 페이지도 이메일도 없는 ‘기자’가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공론화되었습니다. 이 사건은 연 300억 원 가량의 정부 지원을 받는 공영언론 연합뉴스가 ‘기사형 광고’를 회사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운영해서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줬죠. 당시 미디어오늘 보도에 따르면, 연합뉴스는 뉴스를 전담하는 편집총국이 아닌 정보사업국 홍보사업팀 임시직 사원 명의로 기사형 광고 2천여 건을 송출했다고 합니다. 물론 금전적인 대가도 받았고요. 이에 뉴스제휴평가위원회가 8월 25일 32일 연합뉴스 노출중단 결정을 내린 바 있습니다. 도덕적 해이만이 아니라 사건 초기 반성도 하지 않는 연합뉴스 측의 대응으로 시민단체가 고발하는 등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왔습니다. 이후 지난 11월 12일 뉴스제평위는 연합뉴스가 뉴스콘텐츠 제휴기준인 80점에 미달해서 언론사와의 제휴를 끊을 수 있다는 약관을 내세워 연합뉴스에 계약 해지를 통보했습니다.

◇ 김양원> 연합뉴스의 포털 노출 중단, 초유의 결정에 대해 논란이 뜨겁습니다. 일단 유력 대권주자들이 언론 자유침해다, 이중제재다, 라며 포털과 뉴스제평위의 결정에 반대의 목소리를 냈고요.

◆ 송경재> 아무래도 대선이라는 중요한 선거 국면이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이재명, 윤석열, 안철수 등 여야 대선 후보들은 한 목소리로 뉴스제휴평가위원회의 연합뉴스 강등 결정을 비판했는데요. 언론 유통 플랫폼인 포털의 과도한 언론 영향력 강화에 대한 정치권의 우려감이 표출되고 있고, 이번 연합뉴스 제휴 해지 과정을 봐도, 방어권 차원의 소명 기회나 투명한 논의과정이 없었다고 지적하고 있는 것이지요. 여기에 뉴스제휴평가가 네이버와 다음이 만든 임의조직인데, 이런 조직에 의해서 우리 언론이 좌우된다는 것에 대한 문제의식도 있는 것 같고요. SBS에서는 17일자 <윤호중 "포털뉴스 운영, 합리적 제도개선 서둘러야"> 보도를 통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 포털의 과도한 뉴스 운영 전반에 대한 개선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세계일보도 17일자에 <‘연합뉴스 포털 퇴출 사태’ 촉발, 권한 남용 의혹…정치권 포털개혁 입법 드라이브>로 국민의 힘과 민주당의 반응을 보도했습니다.

◇ 김양원> 이런 반응과 달리 언론 시민단체에선 이런 조치를 받아 마땅하다는 의견도 팽배하거든요. 교수님 의견은 어떠세요?

◆ 송경재> 물론 연합뉴스가 돈을 받고 기사형 광고를 게재한 것은 분명히 잘못한 것이 맞고, 국가 예산이 투입되는 기관이라는 점에서는 매우 부적절한 일이었죠. 책임자 처벌, 진상규명과 사과 등, 재발방지대책을 반드시 내 놓아야 한다는 것은 모든 언론 관계자나 국민들이 동의할 것입니다. 특히 <민주언론시민연합>, <언론인권센터> 등 언론시민단체에서는 이런 의견으로 논평과 성명서나 나왔습니다. 학계에서도 1차적으로 연합뉴스의 기사형 광고는 비판을 받아야 한다는데 이견은 없는 것 같고요. 연합뉴스도 대국민 사과, 소속 부서 해체, 이익의 사회적 환수 등을 발표했는데요, 국민의 싸늘한 여론을 달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우리 방송에서도 전에 말씀드린 적이 있는데요. 언론의 자유 측면에서 그동안 뉴스제휴평가위원회가 비판받아온 문제들이 있었습니다. 포털의 뉴스제휴평가위원회가 이번 연합뉴스 포털 노출 중단 결정에 대한 회의록도 공개하지 않고 있고요. 시민단체나 언론단체와의 소통 노력도 없다는 것,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해충돌의 소지가 있는 위원회 구성원이 뉴스제평위에 들어가 있다는 점은 비판받을 소지가 있는 것 같습니다. 한편에서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라는 인식이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최소한 현직 언론인이 위원이 되거나 신문협회나 방송협회 등 언론사 단체가 참여하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그리고 지나치게 권력화 되어서 언론사의 인터넷 노출권을 하나의 무기로 휘두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고요. 실제로 최근 신규 탐사보도 언론사나 인터넷, 1인 미디어 유튜버들의 미디어 활동이 활발하게 하고 있죠. 그런데 이들은 뉴스제평위의 기준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에 제휴 신청도 못합니다. 인터넷은 누구나 열린 공간인데요, 콘텐츠나 검색 제휴를 못해서 네이버나 다음에 노출조차 안 된다는 게 합리적일까요? 포털이 뉴스제휴심사를 빌미로 알 권리와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켜 헌법 가치를 침해한다는 여론도 있습니다. 초기의 올바른 의도가 이제 시대에 뒤떨어지고 오히려 불투명, 소통 부족, 언론 장벽조성으로 인한 문제가 더 커진 것 같습니다.

◇ 김양원> 이번 연합뉴스 포털 노출중단 조치와 별개로 뉴스제휴평가위원회 구성상에 이해충돌 소지나 과도한 권한의 문제는 이번 기회에 공론화해야한다, 이런 말씀이신 것 같습니다. 자, 이번 뉴스제평위에서는 연합뉴스 건 뿐 아니라 포털 제휴 언론사를 새로 선정하는 결과도 나왔죠?

◆ 송경재> 네, 포털 네이버와 다음의 뉴스콘텐츠 제휴사가 이번에 추가로 선정이 되었습니다. 이번 심사는 지역 언론을 대상으로 한 특별심사입니다. 포털 뉴스제휴평가위원회는 오랫동안 포털이 지역분권시대 여론 다양성을 제대로 수렴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았는데요. 그동안 지역 언론사는 네이버 스마트폰 기준으로 부산일보, 매일신문, 강원일보 등 3개에 불과했습니다. 이에 학계와 시민단체, 언론노조 등의 비판을 수용해 서울을 제외한 지역을 9개 권역으로 나누고, 권역별 1개 언론사에 ‘콘텐츠 제휴’를 부여하는 특별심사 제도를 실시했습니다. 이번에 지역 언론 특별심사에 통과한 매체는 강원권역의 강원도민일보, 부산·울산·경남권역의 국제신문, 대전·충남권역의 대전일보, 대구·경북권역의 대구MBC, 전북권역 전주MBC, 세종·충북권역 CJB청주방송, 광주·전남권역 KBC광주방송, 제주의 JIBS 등 8곳이 선정되었습니다. 인천·경기 지역은 사실과 다른 내용을 기재하거나 지역 기사 비율이 적다, 라고 해서 기준에 미달 때문에 다시 특별심사를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 김양원> 이른바 중앙언론사를 제외하고 지역 언론은 그동안 3곳 정도가 포털 제휴가 됐군요. 그런데, 이번에 지역별로 1곳씩 8곳이 추가된 거고요. 사실 저희가 포털을 통해서 수많은 언론사를 접하니까 이렇게 언론사별로 노출될 수 있는 문턱이 차이가 있었다는 것은 잘 몰랐던 것 같아요.

◆ 송경재> 현재 포털에 곧바로 노출되는 언론사는 50여 개 정도, 나머지 언론사는 검색만 가능합니다. 한국의 포털에 뉴스 서비스를 하려면 일정한 기준이 있어야 합니다. 이를 심사하고 입점과 제재를 하는 곳이 포털 뉴스제휴평가위원회입니다. 그런데 이 뉴스제휴평가위원회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운영하는 다음이 과거에 직접 실시해오던 언론사 심사를 공개형으로 전환하겠다며 공동 설립한 심사위원회입니다. 심사 공정성 논란에 시달린 포털이 심사 권한을 외부에 넘기면서 논란을 피한다는 지적이 있지만 2015년부터 지금 7년째 유지가 되고 있습니다.

◇ 김양원> 포털에 입점하느냐 못하느냐가 언론사, 특히 지역이나 중소언론사 입장에서는 매우 큰 변수가 되지 않습니까?

◆ 송경재> 그렇습니다. 사실 포털에 뉴스제휴를 하면 단순히 기사에 대한 전재료 수입과 광고료 배분이라는 눈앞의 수익도 있지만, 지역 내에서 포털 노출에 따른 영향력 상승이 더욱 클 것입니다. 아무래도 광고 단가나 지역 내 언론사 위상도 달라질 것이고요. 그래서 이번에 많은 언론사들이 신청을 했습니다. 이번 심사에는 네이버 66개, 카카오 66개, 총 73개(중복 59개) 지역 언론이 신청했다고 그런데 여기에 전국언론노동조합이 16일 성명서를 발표했는데요, 이번 특별심사과정의 불투명성과 함께 포털과 제휴평가위원회 제도에 관한 문제 제기를 하고 나섰습니다.

◇ 김양원> 언론노조는 어떤 점을 비판했나요?

◆ 송경재> 전국언론노동조합의 성명은 선정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현재 인터넷 언론 생태계를 흔드는 포털과 뉴스제휴평가위원회의 문제점을 짚은 것입니다. 미시적으로 이번 심사과정에서 뉴스제휴평가위원회는 이상한 원칙을 들고 나왔는데요. 바로 권역별 1개 언론사를 제휴하겠다는 것입니다. 언론의 자유가 보장된 대한민국에서 포털 뉴스에 뉴스를 공급하는데 지역별 1개의 언론사만 선정한다는 것부터 처음에 비판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선정과정에서 뉴스제휴평가위원회는 언론 현업단체는 물론 시민사회, 이용자들의 여론은 수렴하지 않았다고 비판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뉴스제휴평가위원회가 구성면에서 언론 사용자단체와 현직 언론인으로 구성되어 심사했다는 것도 밀실 심사이고 공정성을 훼손한다고 비판한 것입니다. 언론을 정치학에서는 제4부라고 하거든요? 그런데 뉴스제휴평가위원회는 인터넷 언론 생태계의 최상위 권력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 김양원> 교수님께서는 저희가 지금 두 가지, 연합뉴스 뿐만 아니라 지역언론사 선정에 대해서도 얘기를 나눠봤지만 뉴스제평위의 무게감만큼 형평성도 있고, 정말 이 사람들이 대표성을 가질 수 있는 조직이냐, 이런 공론화를 지적하신 것 같아요. 그런데 사실 저는 이 연합뉴스의 포털 노출 중단 결정을 놓고서 갑자기 뉴스제평위의 문제가 지적되는 점은 조금 시기적으로 오해의 소지가 있지 않나. 그런 생각도 들거든요. 왜냐하면 연합뉴스의 기사형 광고 게재는 분명히 기만적인 행위가 맞잖아요. 잘못한 거거든요. 이거에 대해서는 명백하게 비판을 하고, 그 다음에 뉴스제평위의 권한 집중 이런 부분에 대해서 얘기하는 게 맞지 않나. 이런 생각도 들거든요.

◆ 송경재> 저도 동감입니다. 두 개의 문제가 하나의 현상인 것 같지만요, 사실 엄연히 다른 이슈거든요. 앞에서도 지적했지만 연합뉴스는 앞으로 뼈를 깎는 성찰과 반성이 있어야지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고요. 그리고 이와 별개로 포털 뉴스 플랫폼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중요한데, 이것에 대한 사회적인 논의, 이번에 드러난 문제점, 과거부터 누적되어 왔던 문제들이 언론계 차원에서라도 다시 한 번, 논의가 필요하지 않느냐... 이런 생각은 있습니다.

◇ 김양원> 그동안 기존 언론, 레거시 미디어라고 하잖아요. 기존 언론 위주로 언론계가 운영되다 보니까 사실 인터넷이나 포털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을 안 가졌던 것 같아요. 교수님 말씀처럼 이번 기회를 통해서 이런 부분들도 고민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송경재> 네, 감사합니다.

◇ 김양원> 지금까지 송경재 상지대 교양학부 교수였습니다.

YTN 김양원 (kimyw@ytnradi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