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문학상 거부' 김금희 신작소설 출간

'이상문학상 거부' 김금희 신작소설 출간

2020.09.20. 오전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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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해 초 저작권을 넘기라고 요구한 문학상을 거부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던 소설가 김금희 작가가 새 장편소설을 냈습니다.

김 작가는 코로나로 많은 이들이 우울한 요즘, 실패로 아파하는 사람들을 위로하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기정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제주도 부근 작은 섬에서 자란 두 소녀.

세월이 흐른 후 판사와 원고로 법정에서 만납니다.

올봄 제주의료원 간호사들의 태아 산재를 처음 인정한 대법원 판결을 소재로,

피할 수 없이 맞닥뜨리는 인생의 실패를 극복해 나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렸습니다.

[김금희 / 소설가 : 실패의 경험이 사람을 완전히 무너뜨리기도 하고, 때로는 누군가를 다른 방식으로 살려내기도 하거든요. 살면서 자기가 잘못하거나 자기가 불의한 일을 하지 않았는데도 빠질 수 밖에 없었던 함정들에서 나오는 개인들을 그리고 싶었어요.]

실패를 미워하는 것과 실패한 사람을 미워하는 것은 구분해야 한다는 것.

또 삶이 이어지는 한 실패는 계속되겠지만, 그게 삶 자체의 실패가 되게 하진 말자고 다짐합니다.

[김금희 / 소설가 : 그 사람을 둘러싼 이 세계의 잘못으로 그 사람이 겪게 된 어려움에 대해서 좀 감안해 주는 자세 같은 것, 그런 게 별것 아닌 것 같지만, 그렇게 책임을 좀 덜어줄 때 그 실패의 당사자는 살아남을 수 있는 거거든요.]

작가가 직접 읽어서 포털에 오디오북으로 연재했는데 조회 수 20만을 넘겼습니다.

올초 '문학상을 거부한 작가'에 이름을 올린 후 처음 낸 장편소설.

작가는 외적인 압박보다 스스로를 다잡는 게 더 어려웠다고 고백합니다.

[김금희 / 소설가 : 출판계에서 불이익을 당할 거라는 생각보다는 제 자신이 이 일을 더 사랑하고 계속 긍정하고 싶은데 그게 가능할까? 그게 가장 큰 문제죠. 저한테는. 아직도.]

작가는 글을 계속 쓰는 동기 부여는 상 아닌 다른 곳에서 찾아야 할 것 같다며 책 속에 따로 편지글을 넣어 독자를 챙겼습니다.

"슬픔의 이유에 갇히지 않고도 슬픔에 대해 말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소설."

소설로 위로를 이야기하는 작가 자신이 위로받는 방법 역시 소설 속에 있었습니다.

YTN 기정훈[prodi@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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