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전 '코로나19' 예언서가 나올 수 있었던 이유?

40년 전 '코로나19' 예언서가 나올 수 있었던 이유?

2020.03.02. 오후 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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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전 '코로나19' 예언서가 나올 수 있었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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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라디오 ‘뉴스FM, 조현지입니다’]
■ 방송 : YTN라디오 FM 94.5 (12:20~14:00)
■ 진행 : 조현지 아나운서
■ 대담 : 남영준 중앙대학교 문헌정보학과 교수

[영준책방] 40년 전 '코로나19' 예언서가 나올 수 있었던 이유?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조현지 아나운서(이하 조현지)> 내가 글을 쓴 진짜 이유는 나 자신이 원하기 때문이었다. 글을 써서 주택 융자금도 갚고 아이들을 대학에 보냈지만, 그것은 일종의 덤이다. 나는 쾌감 때문에 썼다. 글쓰기의 순수한 즐거움 때문에 썼다. 어떤 일이든 즐거워서 한다면 언제까지나 지칠 줄 모르고 할 수 있다.

◇ 조현지> 매주 월요일에만 문을 여는, <영준책방> 스티븐 킹의 <유혹하는 글쓰기- 스티븐 킹의 창작론> 에 실린 문장들, 들려드렸습니다. 이 책은, 청취자 분의 사연에, 맞춤 책처방을 해드릴 작품인데요, 제 옆에는 영준책방의 책 주치의, 중앙대학교 문헌정보학과 남영준 교수님 계십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남영준 중앙대학교 문헌정보학과 교수(이하 남영준)> 안녕하세요. ‘그간 안녕하셨어요?’라는 인사가 요즘은 더 실감 나요.

◇ 조현지> 주말 사이, 코로나19 확진자수가 4천 명이 넘었어요. 1월 20일, 국내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뒤로, 40일이 넘는 시간 동안, 바이러스와 씨름을 하고 있는데요. 마치 지금의 사태를 예언한 것 같은 소설이 화제가 되고 있어요.

◆ 남영준> 네, 그렇습니다. 1981년 발표된 딘 쿤츠의 장편 소설, '어둠의 눈동자 The Eyes of Darkness'인데요, 이 작품에는, 중국 후베이성 우한을 배경으로 치사율 100% 바이러스인 '우한-400'이 나옵니다. 백신이 없는 바이러스가 중국의 우한에서 시작했다는 점이, 현실과 닮았죠? 그래서 누리꾼들은 ‘작가 딘 쿤츠가 미래를 다녀와서 쓴 게 아니냐’- ‘예언서 같다’- 이런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 조현지> 공상과학 소설에 있는 이야기들이 현실에서 펼쳐지기도 하는데요, 이렇게까지 비슷할 수 있을까요?

◆ 남영준> 그렇죠? 이와 관련해서 영국과 홍콩의 출판 관계자들은, ‘중국과 관련된 바이러스 관련설은 2차 세계대전 이후 꾸준히 이어져 왔고, 게다가 우한은 교통의 요지이기 때문에, 소설가에게 전염병 진원지로 쓰기 좋은 소재’라고 평가합니다. 사실, 우한에서 시작된 전염병이 각국에 퍼지게 된 것 역시 우한의 사통팔달, 교통적 특성 때문인 것도 있으니까 현실과 소설이 전혀 다르다고는 할 수 없죠.

◇ 조현지> 이 소설 외에도, 전염병을 다룬 소설 작품들도 많죠?

◆ 남영준> 네, 소설로는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 주제 사라마구의 ‘눈먼 자들의 도시' 편혜영의 '재와 빨강' 등 많은 작품이 있습니다. 또한 과학 전문기자 소니아 샤의 ‘판데믹 바이러스의 위협’이라는 책도 있습니다. 이 책은 중국 광쩌우 야생동물시장에서 밀거래된 관박쥐의 종간전파를 통해 사스가 창궐한 원인을 과학적으로 탐구한 기록입니다. 전염병 앞에 속수무책인 인간들의 나약함과 상대적으로 우리 인간들의 존엄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생각을 해보게 되죠.

◇ 조현지> 네, 이렇게 현실과 닮은 이야기를 그려내는 작가들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오늘 <영준책방>의 주인공 역시, 소설이나 수필을 쓰고 싶어 하는 분이시거든요. 사연 소개해드리기 전에, 청취자분들이 참여하시는 방법, 알려드릴게요. 매주 영준책방에서는, 여러분들의 사연에, 맞춤 책처방을 해드리고 있습니다. 어떤 사연이든 좋습니다. #0945, 단문 50원, 장문 100원의 유료문자로 보내주시거나, 모바일어플 앱, 유튜브 보이는 라디오 채팅창으로 남겨주시면, 잘 갈무리 해뒀다가 다음 시간에 맞춤 책처방 해드리겠습니다. 자, 그럼 사연 소개해 드릴게요.

[2803]
학창 시절 저는 문학 소년이었습니다. 나이가 들어도 열정이 남아 있어서 소설이나 수필을 쓰고 싶은데 도움이 되는 책을 소개해주세요.

◆ 남영준> 이번 주 주인공은, 늦깎이 작가 지망생이시네요. 저 역시 총각 때 여자친구에게 잘 보이려고 되지도 않은 시를 써서 환심을 사보려고 시랍시고 끄적거린 시절이 있었습니다. 세상 어느 누가 연애할 때, 실연했을 때 자기만의 시를 써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요. 만약에 없다면 진짜 연애의 중요한 한때가 없는 연애를 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학창 시절의 꿈을 진짜 실현하는 애청자님은 대단하신 겁니다.

◇ 조현지> 청취자님이 소설과 수필을 습작하면서 보면 좋은 책, 어떤 게 있을까요?

◆ 남영준> 도서관에 글쓰기 책은 많이 있는데 그중에서 오늘 제가 추천할 책은 엄청 엄선한 책입니다. 그리고 말미에는 글쓰기에 대한 저의 경험과 노하우를 이야기하려고요. 우선, 제가 선정한 책을 소개하겠습니다. 바로 스티븐 킹의 <유혹하는 글쓰기-스티븐 킹의 창작론>입니다. 앞서, 영준책방의 문을 열었던 작품이죠.

◇ 조현지> ‘스티븐 킹’ - 낯익은 이름인데요?

◆ 남영준> 스티븐 킹은 소설로 엄청난 부를 이룬 미국의 대표적 작가입니다. 많은 그의 작품들이 영화화된 작가이기도 한데요. 영화 <쇼생크 탈출>, <그린 마일>, <미저리>, 샤이닝 등이 스티븐 킹의 소설로 만들어졌습니다.

◇ 조현지> 네, 스티븐 킹의 소설을 읽지 않았던 분들도, 영화는 한 번쯤 보셨을 것 같은데요. <유혹하는 글쓰기-스티븐 킹의 창작론>은 어떤 책인가요?

◆ 남영준> 문학 작가를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되는 지침서이자 스티븐 킹의 자서전적인 책입니다. 영준책방에서 이 책의 어떤 부분을 소개하는 것이 좋을까 찾아보았는데 모든 내용이 다 주옥같은 내용이라 어떤 부분을 선정해야 할지 엄청 고민했습니다. 그만큼 2803님에 소개할 부분이 많은 책입니다. 이 책에서 소개하고 싶은 내용이 더 있는데요. 당연히 조현지 아나운서님이 읽어주시겠습니다.

◇ 조현지> <<재능은 연습이라는 말 자체를 무의미하게 만들어버린다. 자신에게서 어떤 재능을 발견한 사람은 손가락에서 피가 흐르고 눈이 빠질 정도로 몰두하게 마련이다. 들어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도 밖에만 나가면 용감하게 공연을 펼친다. 창조의 기쁨이 있기 때문이다. 독서나 글쓰기에서도 마찬가지이다>>

◆ 남영준> 스티븐 킹은 성공하는 작가가 되기 위해서 갖춰야 할 여러 가지 자질을 설명하고 있지만 가장 많이 강조하는 것이 쓰는 사람이 글쓰기에 미쳐야 함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글쓰기를 잘하기 위해 가장 강조하는 것은 ‘많이 읽고 많이 써라’는 것입니다. 그러면 얼마만큼 써야 많이 쓴 것이냐! 그 사례를 영문학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소설가이자 시인, 제임스 조이스를 예로 듭니다. 이번에도 조현지 아나운서님이 읽어주시겠습니다.

◇ 조현지> <<제임스 조이스는 몹시 절망한 자세로 누워있어서 친구가 물었습니다. ‘제임스 왜 그래? 글이 잘 안 써져?’ 제임스가 고개를 끄덕이니까 친구가 다시 묻습니다. ‘몇 단어나 썼는데’라고 물었더니 제임스가 이렇게 답합니다. ‘일곱 단어.’>>

◆ 남영준> 글을 쓰는 창작에는 많은 고통이 따른다는 것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혹여 작품이 쉽게 이루어지지 않아도 그건 아주 자연스러운 일임을 이 책에서 역시 설명하고 있습니다.

◇ 조현지> 앞서 교수님께서, 글쓰기에 대한 교수님의 경험담도 말씀해 주신다고 했는데요,
교수님은 글을 쓸 때 어떠셨나요?

◆ 남영준> 저 역시 글을 쓰는 것은 정말 힘들고 어려운 일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저의 글은 대부분 학술논문입니다. 제가 제자들에게 엄청 인기가 많지만 언제 그 인기를 한 번에 다 깎아 먹느냐면 제자들의 석박사 논문을 지도하면서입니다. 제자들이 써 온 논문을 읽다보면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저도 모르게 짜증 섞인 잔소리가 많아집니다. 세상에 잔소리 듣고 기분 좋을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리고 제자에게 미움받고 싶은 스승이 어디 있겠습니다. 그런데 논문이란 것은 한번 발표되고 나면 그것이 평생 따라다니기 때문에 제가 민감해지는 것입니다. 잘 쓴 논문은 제자가 평생 잘난 척을 하면서 살 수 있는 자산이지만 그 반대일 경우에는 평생 창피한 멍에이기 때문입니다. 어떤 글이든 한번 출판되면 영원히 사라지지 않거든요.

◇ 조현지> 그런데 학위논문과 문학작품은 성격이 다르지 않나요?

◆ 남영준> 맞습니다. 학위논문과 문학작품은 아주 많이 다릅니다. 학위논문은 증거적 글입니다. 자신의 감정이나 상상을 넣으면 안 됩니다. 논문 심사할 때 가장 심한 꾸중 가운데 하나가 “자네는 논문을 쓰라고 했는데 소설을 썼네”입니다. 그만큼 소설과 학위논문은 전혀 다른 것입니다. 그런데 하나만은 똑같습니다. 바로 소설이든 학위논문이든 너무 어렵게 써서 나만 이해하는 표현이나 단어, 말투를 쓴 것은 독자에게 좋은 인상을 주지 않습니다. 즉, 소설이든 학위논문이든 다른 사람에게 읽히도록 쓴 거지 그냥 나 혼자의 만족을 위해서 쓴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읽는 사람을 항상 배려하여야 합니다.

◇ 조현지> 그러니까, 독자를 배려해서 글을 써야 한다는 말씀인데요. 소싯적에 문학청년이라고 하셨거든요. 많이 읽어보셨으니 이제 많이 써보셔야 할텐데, 문장연습을 어떻게 하시면 좋을까요?

◆ 남영준> 네, 또 하나의 팁을 하나 드리자면 저는 영준책방의 원고이건, 주례사이건, 학술논문이던 제가 쓴 모든 글을 반드시 가족에게 읽어 달라고 부탁합니다. 간혹 가족이 바빠서 읽어줄 시간이 없으면 제자에게라도 반드시 읽고 코멘트를 부탁하지요. 왜냐하면 글을 쓰다보면 내 글에 내가 빠져 나는 잘 읽히는데 제3자는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제자들에게도 제가 강조하는 마지막 팁입니다. 자기가 쓴 글을 꼭 다른 사람에게 읽혀보라는 것입니다.

◇ 조현지> 네, 청취자님이 이번에 책 처방받게 된 계기로, 좋은 글을 쓰시게 되면 좋겠네요. <영준책방> 남영준 교수님과 함께 했습니다. 다음 주 책처방도 기대해 주세요.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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