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왕국2'의 완벽하지만 씁쓸한 흥행

'겨울왕국2'의 완벽하지만 씁쓸한 흥행

2019.11.28. 오전 02:21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겨울왕국 2'가 개봉 6일 만에 5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 폭주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스크린 독과점 논란이 또 불거졌지만 사실상 큰 영향은 없었는데요, 우리 영화계에 씁쓸한 뒷맛을 남기고 있습니다.

김혜은 기자입니다.

[기자]
'겨울왕국 2'의 흥행 속도는 기대 이상입니다.

개봉 6일 만에 500만 관객을 돌파했습니다.

애니메이션 사상 국내 첫 천만 관객을 넘은 전편보다 11일이나 빠른 속도입니다.

4DX, 더빙, 3D 등 여러 포맷이 있어서 한 사람이 여러 번 관람하는 이른바 'N차 관람'이 흥행을 견인하고 있습니다.

[안태영 / 마포구 성산동 : 한 번 봤는데 앞으로 4DX 관이나 그런 데서 또 보고 싶어요.]

하지만 압도적으로 많은 상영관을 확보하지 못했다면 이런 빠른 흥행은 불가능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상영되는 영화 10편 가운데 7편이 '겨울왕국 2'일 정도로 많은 상영관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극장 측은 연일 관객 수요를 강조하고 있고 이에 대한 관객 반응은 엇갈리고 있습니다.

[임현주 / 서대문구 북가좌동 : 인기 있는 거 시간대가 많으면 아이들도 자유로이 시간대를 맞춰서 올 수 있으니까 편하다고 생각해요.]

[윤채영 / 마포구 성산동 : 다른 영화도 보고 싶은 사람들이 많을 것 같은데, 그런 사람들을 배려해서라도 뭔가 조정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전문가들은 유독 우리나라만 스크린 독과점을 제어하는 장치가 느슨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법으로 규제하는 프랑스뿐 아니라, '겨울왕국 2'를 만든 미국만 해도 전체 상영관의 30%를 넘기지 않습니다.

[최광희 / 영화평론가 : 거기는 자본주의 국가 아니냐. 문화적 편식 현상이 벌어지거든요. 장기적으로 봤을 때 전혀 바람직하지 않다는 사회적 합의가 그런 나라들에는 있는 거고요.]

또, 독과점 배급 구조에서는 상영관을 잡기 쉽지 않기 때문에 한국 영화의 다양한 시도는 더 어려워지고 결국 '뻔한 영화'만 양산된다는 지적이 높습니다.

'관객의 수요'라는 시장논리에 숨어 단숨에 천만 관객을 넘는 영화가 늘어날 때마다 그만큼 다양한 영화의 성장이 가로막히는 부작용이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YTN 김혜은[henism@ytn.co.kr]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