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행 알바? 아니고 기사대행! 뉴스기사 외주 실태

대행 알바? 아니고 기사대행! 뉴스기사 외주 실태

2019.11.25. 오전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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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행 알바? 아니고 기사대행! 뉴스기사 외주 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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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 (FM 94.5) [열린라디오YTN]

□ 방송일시 : 2019년 11월 23일 (토) 20:20~21:00
□ 진행 : 김양원 PD
□ 출연 : 조수진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겸임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대행 알바? 아니고 기사 대행! 뉴스기사 외주 실태"

- 주로 연예,문화 등 '실시간 검색어 기사' 외주화
- 기자와 외주사 연결 중개거래사이트 101개사, 7백여명 등록돼
- 인터넷언론사 기자 3명중 1명, 보도자료 베껴써도 내가 쓴 기사 인식





<김양원 PD>
1) 한 주간 뉴스를 꼭꼭 씹어보는 시간 미디어 비평입니다.
오늘은 조수진 국민대 겸임교수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조수진 교수>
(인사)

<김양원 PD>
2) 최근 이 시간을 통해 그간의 언론의 문제점들을 짚어보고 있습니다. 지난 시간엔 언론개혁과 관련해 뉴스 생산관행의 문제에 대해 이야기 나눴는데요, 오늘 준비하신 내용이...기사 대행? 언론사 기사를 대신 써주는 알바가 있다?
이게 무슨 말입니까?

<조수진 교수>
네, 기사를 하청을 주는 것인데요, 최근 기자협회보, 그리고 미디어오늘 등의 언론에서 이런 문제들을 지적했습니다. 기자협회보 지난 13일자 보도에 ‘온라인부가 만든 줄 알았던 ’실검기사‘...그마저도 외주였다’라는 기사가 실렸습니다. 언론사들이 포털 실검, 그러니까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가 나오면 거기에 대한 기사를 빨리 올려야할텐데, 이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지요, 24시간 대응도 어려울거구요, 그래서 실검 대응기사를 납품받는 시스템이 등장했다는 겁니다. 외주업체 상당수는 언론사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19일자 미디어 오늘에서는, 기자-외주사 연결해주는 중개시스템, 그러니까 기사 거래사이트를 소개하면서, ‘저널리즘의 추락’이라는 표현까지도 씁니다. 발행하는 원고를 넘겨주고 송출되면 돈을 받는 구좁니다.

<김양원 PD>
3) 부동산중개도 아니고 기사를 중개하는 거래 사이트... 언론사나 기자들이 이러면서 저널리즘을 말할 수 있을까요? 자, 제가 예를 들어볼게요. 그럼 어떤 기사 사이트에서 작성한 기사를 YTN이, 예를 든겁니다. YTN이 돈을 주고 사요, 그러면 그게 YTN 기사로 나가는 겁니까?

<조수진 교수>
네, 클라이언트는 100개사가 넘고, 공공기관이 기사발행을 요청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현재 101개사 733명이 등록된 것으로 나오는데요, 심지어 업계 5곳과 동시에 계약을 맺고 조회수 경쟁을 시킨 경제지도 있었다고 밝혀졌습니다. 왜...온라인 뉴스보다보면 검색어 클릭해 들어가보면 제목, 내용이 비슷한 기사가 여러 개 줄지어 있는 것들을 흔하게 보게 되지요..같은 외주업체를 쓴다는 방증이다라고 지적합니다. 말씀하신대로 수용자들은 그 언론사의 이름으로 기사가 나오면 당연히 그 언론사 기자가 취재해서 쓴 것으로 믿고 기사를 보게 되는건데요, 이런 사실을 알면 미디어 소비자들이 언론을 신뢰할 수 있을까요.

<김양원 PD>
4) 과거에는, 신문만 있던 시절에는 인쇄를 위해 기사를 마감하는 시간이 있었죠. 방송도 9시뉴스나 마감뉴스에 기사가 마감되고요. 그런데 요즘은 24시간 인터넷을 통해 기사가 계속 업데이트돼야 하다보니까, 미디어 노동자들 입장에서는 ‘마감이 없다’ 이런 얘기가 나온지는 한참 됐어요.

속보경쟁과 미디어 환경 변화 때문에 힘들겠다...이런 생각은 들지만 그래도 ‘기사대행’이라 좀 놀라운데요. 이 ‘기사대행’으로 쓰여지는 기사들 어떤 기사들입니까?

<조수진 교수>
네, 아무래도 클릭을 많이 받는 연예 기사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런 연예기사의 경우 출처가 연예인 개인의 SNS에서 퍼 와서 추측성 기사로 확대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고인이 된 셜리씨의 경우도 개인SNS에 사진을 올리면 그게 자극적 제목과 함께 기사화되는 경우가 많았지요, 고인이 된 후에도 예전의 SNS 장면, 글들을 소환해 다시 기사를 생산하기도 했습니다.
최근에는 배우 이하늬씨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로 인해서 연인인 윤계상씨와의 결별설이 실검에 뜨고, 그 기사를 여기저기서 베껴쓰면서 확대된 적이 있었죠, 이런 일이 있은 후 이하늬씨가 영화와 관련된 인터뷰 도중 이 일에 대해 언급하는데요(10.31 보도), ‘너무 의아했다며, 조심해야겠다. 앞으로는 감성적인 글을 자제하겠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연예인 개인의 인스타그램의 사진, 감성적 글을 퍼다가 추측성 보도를 쓴거죠.

<김양원 PD>
5) 저도 그 기사를 봤는데요, 이런 기사들에 달린 댓글 혹시 보신 적 있어요? 이런 걸 기사라고 쓰냐...는 이런 기사 쓸 시간에 우리사회 심각한 문제들을 취재해라..이런 조언도 많더라고요. 그런데, 이런 기사들이 이른바 ‘기사 알바’, ‘기사 대행’이었군요.

<조수진 교수>
심각한 것은 특히 인터넷신문의 경우 인터넷 신문 기자 3명중 1명은 ‘보도자료를 통째로 베낀 경우도, 그 기사를 자신이 직접 생산한 기사로 인식한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있습니다. 저널리즘에서 말하는 뉴스의 정의와 상당히 차이가 있는거죠, 지난 해 언론진흥재단이 발간한 , <인터넷 신문의 자체 생산 기사 개념 정의와 측정 방법>(김춘식교수)연구보고서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이러한 ‘베껴쓰기’의 원인으로 ‘과도한 기사 작성량’, ‘독자 끌기에 대한 욕심’을 꼽았습니다. 매체가 많아지면서 속보성이 중요해지고, 기자들의 과도한 업무로 이어지고, 그러다보니 베껴쓰기, 기사 알바, 하청 이런 행태들이 등장하게 된 겁니다. 그야말로 생존경쟁이지요.

<김양원 PD>
6) 사실 기사의 출처는 참 중요한 문제 아닙니까?

<조수진 교수>
그렇습니다. 보통 우리사회에 많은 사건들, 이슈들 가운데서 특정한 이슈가 선정돼 기사화되는데요, 그게 의제설정 과정인데요, ‘그 미디어의 의제를 설정하는 자가 언론계 종사자인가. 아니면 뉴스의 출처인가‘라는 문제가 제기됩니다. 이런 관심은 1980년대부터 관심 있어 온 주젭니다. (김종균,박재형 논문)
이게 오늘날 인터넷 미디어 환경에서 말씀하신대로 더 생각해봐야 할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맥콤스(McCombs)라는 학자가 있는데요, ‘언론기관에 앞서 미디어 의제설정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선행 변인들 중 하나가 뉴스의 출처라고 말합니다. 보통 뉴스의 출처는 출입처에서 제공되는 보도자료, 기자회견, 보고서 등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보도자료 의존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이미 많이 나와 있습니다.

<김양원 PD>
7) 우리나라 언론의 보도자료 의존율이 높다?

<조수진 교수>
네, 지난 9월에 언론학회와 한국기자협회가 공동으로 ‘한국TV뉴스의 품질분석’ 컨퍼런스를 개최했는데요, 이 자리에서 우리나라 지상파, 종편채널이 해외 유수 방송사 뉴스보다 보도자료에 대한 의존도, 그리고 익명 취재원 인용이 많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심층적 뉴스 비율은 적고, 단순한 사실 전달형 뉴스는 더 많았다고 분석됐습니다.
그리고 보도자료가 출처인 경우가 지상파는 49%, 종편은 40%로 나왔는데요, NBC와 NHK는 10%를 넘지 않았다고 합니다.


<김양원 PD>
8) 보도자료만을 바탕으로 하는 기사, 그렇다보니 우리 언론사의 기사가 다 거기서 거기인가..하는 생각도 드는데요. 또, 아무래도 보도자료를 제공한 쪽의 관점에서 기사가 쓰이지 않겠습니까?

<조수진 교수>
네, 실제로 재정경제부가 4개 신문에 배포한 보도자료에 대한 기사채택률을 조사한 연구에서도 나타나는데요(2001, 서병호, 김춘식 연구) 보도성향을 보면 부정적 보도는 9.1%에 그쳤고, 긍정적 관점에서의 기사가 90.9%로 나타납니다. 보도자료 자체가 의제설정이 된거고 거기 의존하다보니 비판적인 기사를 쓰기 어려웠을 거구요, 단순 전달식 보도에 그치게 되겠죠.

또, 심층적인 분석이나 전문가 취재보다는 그냥 단순히 ‘정부관계자’라는 식의 모호한 표현으로 취재원을 명시하거나, ‘전해졌다’, ‘알려졌다’ 같은 모호한 표현으로 정확한 취재원을 밝히지 않고 넘어가는 경우도 많죠. 지난 8월에 MBN의(8월9일) ‘문대통령 일본 강경대응 지시’라는 단독보도가 문제가 됐었구요, 이 기사에서 ‘알려졌다’라는 서술을 해서 또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김양원 PD>
9) 알려졌다..전해졌다.. 그러다가 그게 아니라는 반론이 지적되면, 아닌가보다..로 끝나는 겁니까?

<조수진 교수>
정리하자면, 미디어 환경이 변화하고 매체도 많아지고, 속보경쟁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환경에서 생겨나는 기사생산방식의 변화인데요, 속보성으로 인한 기사 하청, 출처 다양화, 그리고 그 출처에 대한 무조건적인 베껴쓰기, 그리고 거기서 생겨나는 불충분한 취재관행, 찍어내는 단독보도, 오보, 그리고 후속보도나 정정보도의 부재 등 현재 일어나고 있는 언론행태가 모두 언론의 신뢰성을 떨어트린다는 걸 기억해야 할 겁니다.

<김양원 PD>
10) 언론이 신뢰를 잃으면요, 언론사의 경쟁력도 떨어집니다. 누가 뉴스를 믿고 보겠습니까. 그래도 조수진 교수와 함께 하는 열린라디오YTN 미디어비평은 믿고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오늘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조수진 교수> (인사)

<김양원 PD> 지금까지 조수진 국민대 겸임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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