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동을 꿈꾸는 아트놈이 청춘에게 전하는 말

악동을 꿈꾸는 아트놈이 청춘에게 전하는 말

2019.09.04. 오후 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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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동을 꿈꾸는 아트놈이 청춘에게 전하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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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라디오 ‘뉴스FM, 조현지입니다’]
■ 방송 : YTN라디오 FM 94.5 (12:20~14:00)
■ 진행 : 조현지 아나운서
■ 대담 : 아트놈 작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악동을 꿈꾸는 아트놈이 청춘에게 전하는 말





◇ 조현지 아나운서(이하 조현지)> <뉴스FM, 조현지입니다> 우리 시대 다양한 분야의 명사들과 이야기 나눠보는 <초대석> 시간입니다. 동양과 서양, 전통과 현대를 넘나들 수 있는 타임머신이 있다면, 저 왕조현지, 당장이라도 탑승하고 싶은데요. 그런데 이미 하루에도 몇 번씩 이 세계를 오가는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만화적인 캐릭터를 이용해 동서양과 시공간을 넘나드는 작가 아트놈인데요. 신토불이 팝아트의 대명사, 미술 하는 남자라서 아트 하는 놈이라서 이름도 '아트놈'입니다. 안녕하세요, 작가님?

◆ 아트놈 작가(이하 아트놈)> 네, 안녕하세요.

◇ 조현지> 작가님, 아트놈이란 게 활동명이잖아요? 뭔가 제가 예의를 범하는 듯한 느낌이 들기는 하지만, 괜찮으시죠?

◆ 아트놈> 그렇게 하라고 제 이름을 만든 겁니다.

◇ 조현지> 이름에 대한 이야기를 잠시 후에 여쭤보도록 하고요. 저희 청취자분들께 직접 인사 부탁드릴게요.

◆ 아트놈> 저는 아트 하는 남자, 아트놈입니다. 감사합니다.

◇ 조현지> 정말 아트 하는 남자, 아트놈이라고 간결하게 소개를 해주셨는데요. 저희 YTN 로비에 매월 작가님들의 작품이 전시가 되는데, 그중 9월의 작가로 작가님의 작품이 전시가 되고 있고, 그래서 이렇게 모시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하다가 아트놈이라는 이름을 짓게 되셨어요?

◆ 아트놈> 제가 미술계에서 활동을 하려고 생각을 했었을 때, 사실은 제가 어렸을 때부터 제 이름을 좋아하지 않았어요. 본명이 강현하인데, 여자 이름처럼 느껴졌고, 어렸을 때부터 그런 것과 관련된 에피소드들이 있었기 때문에 제가 제 이름을 기본적으로 싫어했었고, 지금은 되게 좋아해요. 그런데 그런 것 때문에 이름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고, 이름을 만들 때 아트라고 하는 게 보통은 되게 어렵다고 사람들이 생각하잖아요. 쉽고, 누구나 좋아하고, 다가갈 수 있는, 친구처럼 그런 친근감이 있는 이름을 만들고 싶어서요. 어렸을 때 우리가 이놈아, 저놈아 하듯이 그게 욕이 아니고 친구처럼 불러달라는 의미에서 제가 아트놈이라고 지었습니다.

◇ 조현지> 지금 청취자님께서 “진짜 그 ‘놈’이 그놈이었어요?”라고.

◆ 아트놈> 그렇죠. 이놈아 할 때 놈입니다.

◇ 조현지> 많은 분들이 그 '놈'인가 긴가민가했는데, 얘기를 들으니까 더 친근하게 느껴진다고 얘기를 해주시는데요. 사실 이 이름 자체에서 저는 강력하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거든요. 작가님의 배짱도 느껴지고요. 작품을 보더라도 이분은 뭔가 자기 주관이 뚜렷하고, 확고한 느낌이 있다는 생각도 들었거든요. 어떠세요? 평소의 생각이 작품 활동에 드러나는 편이신가요?

◆ 아트놈> 아무래도 그렇겠죠. 작가들이 보통은 또 그런 성격이어야지 계속 작업을 할 수 있고, 남들의 그런 이야기들을 많이 듣기는 하지만, 제가 거기서 들을 얘기만 마음에 남기고, 내가 하고 싶은 것, 그것만 생각하고 그런 것 같아요.

◇ 조현지> 거기다가 지금 패션 감각도 남다르세요. 모자와 안경테가 예사롭지 않은, 요즘 가장 핫하다는 네온 컬러거든요.

◆ 아트놈> 제 작품에도 네온 색이 많이 들어가고, 예전부터도 그런 형광이라든지, 네온 색을 많이 썼었는데, 요즘에 나이가 먹어서 그런지 더 그런 색이 좋은 것 같아요.

◇ 조현지> 뒤에 얘기는 이해가 확 가지는 않는데요. 작가님, 원래부터 그림을 그리시던 분이 아니시라면서요?

◆ 아트놈> 저는 원래 그림을 그리려던 사람이고, 전공도 한국화, 동양화를 전공했는데요. 그런데 제가 바로 미술계에서 작업을 했던 것은 아니고, 회사생활을 그때 당시에 디자인 쪽에서 5~6년 정도 근무를 했었고, 그러고 나서 다시 조금 늦은 나이에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을 했죠.

◇ 조현지> 그러니까 대학을 졸업할 무렵에는 작가로서의 활동보다는 생계, 직업을 가지려는 게 있으셨던 거겠죠?

◆ 아트놈> 제가 일단은 3학년까지만 다니고, 사실은 졸업을 안 하고, 그때 당시에 작업을 하려면 어찌 되었든 젊은 나이에는 전시를 시켜주거나 하지는 않거든요. 그러니까 몇 년 동안은 작가로서 활동하기 위해서 자금들이 필요했는데, 그런 것들을 생각하다 보니까 일이 필요했고, 일을 그래도 좋아하는 쪽에서 하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디자인 쪽에서도 캐릭터 디자인 쪽에서 오래 일을 했고요. 또 하다 보니까 생각보다 돈이 모이는 것도 아니고, 또 그 일도 너무 재밌었어요. 그때 당시에. 그러다 보니까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오래 일을 하게 된 거고요. 하지만 어찌 되었든 제가 작업을 하려는 게 처음부터 목적이었기 때문에 다 접고서 본격적으로 작업을 하게 된 거죠.

◇ 조현지> 그걸 접게 된 계기랄까요? 결심하게 된 계기가 있었을까요?

◆ 아트놈> 제가 회사에 일을 할 수 있는 성격은 아니었어요. 저도 작업만 생각했던 사람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과 협업으로 할 수 있는 그런 성격은 아니었는데요. 그런데 일을 하다 보니까 조금 너무 재밌었고, 그리고 그것을 잘하고 싶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또 열심히 했는데, 그런데 일도 재밌고, 그림을 그리는 것도 작가로서 항상 생각이 있고. 그때 당시에 제가 고민이 많았는데요. 작업을 하는 게 정말 조금 더 재밌다. 그래서 그 일을 다 접고, 내가 정말 좋아하는 그것만 생각하고 시작하게 된 거죠.

◇ 조현지> 사실 정말 둘 다 좋아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어느 것 하나를 선택하는 것도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 아트놈> 두 개를 하지 못할 것 같더라고요. 제 능력이 됐으면 두 개를 다 했을 텐데, 그게 제 능력에는 닿지가 않더라고요. 그래서 하나를 선택하게 된 거죠.

◇ 조현지> 그러다 보니까 지금의 유명한 아트놈 작가가 탄생하게 된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는데요. 지금 청취자분들이 댓글로 “너무 유명한 아트놈 작가님을 여기서 뵙다니 반갑습니다,” 라고도 보내주셨고요. “가지와 모타루 많이 그려주세요,” 라고 보내주신 분도 계셨어요. 지금 이야기 들으셨으니까 이것에 대한 답이 됐을 것 같아요. 일 그만두고 하고 싶은 일을 과감하게 시작하게 된 계기를 질문하셨는데, 이게 답이 됐을 것 같아요. 얘기를 듣다 보니까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위해서 약간 미뤄둔 그런 청춘들을 위해서도 아트놈 작가가 해줄 이야기가 참 많겠다, 이런 생각이 들어요. 혹시 지금 망설이고, 고민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어떤 이야기를 해주고 싶으세요?

◆ 아트놈> 제가 살아보니까 내가 뭔가 경험들을 한 것들이 버릴 게 하나도 없다. 나중에 언젠가는, 지금은 다른 길로 가는 것 같고, 지금은 쓸 데 없는 경험을 하는 것 같지만 그런 경험들이 나중에 언젠가는 꼭 필요한 시점들이 있더라고요. 저도 특히 남자 같은 경우는 군대 다 가고, 저도 군대에 있을 때는 사실 군대를 싫어했었는데, 그게 내가 어렸던 시간이라든가, 이런 고통의 시간이 저에게 힘이 되기도 하는 것을 보면서 어떤 경험이든 필요 없는 경험은 없다고 기본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 조현지> 멋진 이야기입니다. 사실 들으면서 소름이 돋았던 게 제가 평소에 많이 하는 이야기이기도 하거든요.

◆ 아트놈> 군대 갔다 오셨나요?

◇ 조현지> 비슷한 이야기로 저는 1분 1초도 헛된 시간은 없다, 이런 이야기를 하거든요. 갑자기 공감대가 더 형성되는 그런 느낌이 드는데요. 작품 이야기를 해보면요. 작품을 봤을 때 어려운 느낌이 안 들어요. 눈에 확 들어오고, 선명하고, 정말 당당합니다. 이런 작품의 느낌은 어떤 것을 의도하신 건가요?

◆ 아트놈> 일단 뭘 의도했다기보다는 제가 좋아했던 것들이 그런 애니메이션의 형식이라든가, 캐릭터라든가, 이런 그림들을 좋아하고, 그리고 제가 여러 가지 형태, 미술들을 좋아하지만, 특히나 이런 형식의 작업들을 좋아했기 때문에, 또 누구나 제 작업을 보고서 느낄 수 있고, 그런 부분들이 좋아서 그런 작업을 하는 것 같아요.

◇ 조현지> 주로 동물들을 의인화한 캐릭터를 많이 그리시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양이나 토끼가 주로 등장하더라고요. 여기 전시된 작품들을 보더라도요. 이것들의 의미는 뭘까요?

◆ 아트놈> 양 머리 캐릭터는 저를 의미하는 거고요. 그 캐릭터 이름도 아트놈이고요. 양 머리로 하게 된 것은 우연한 계기로 그렇게 시작했던 거고, 그리고 토끼 같은 경우에는 이름이 가지인데, 와이프를 처음 만났을 때 와이프가 토끼띠였어요. 와이프한테 제가 경제적인 것으로는 전혀 안 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그림으로 선물을 해주고 싶었고, 그래서 토끼띠의 캐릭터를 만들게 된 것입니다.

◇ 조현지> 작가님과 작가님 아내분의 캐릭터가 거기에 숨어있었던 건데요. 그리고 또 하나 특징이 작가님 작품에 우리 흔히 알 만한 브랜드 로고들이 많이 들어가요.

◆ 아트놈> 요즘에, 최근 작업이 그렇죠.

◇ 조현지> 그런 것들을 보면서 처음에 저는 콜라보한 건가? 하는 생각을 했는데, 물론 콜라보도 많이 하지만, 그게 아닌 작품들에도 이게 많은 거죠?

◆ 아트놈> 그게 작년부터 한 작업인데요. 원래는 제가 그런 기존에 있는 것들을 가져다가 작업을 한다기보다 제가 직접 다 창작한 캐릭터라든가, 이런 것들을 가지고서 작업을 많이 했었는데, 우연히 그 브랜드에 대해서 알게 되고, S로 시작하는 브랜드가 뉴욕에서 시작했는데, 그 스토리가 재밌더라고요. 이 브랜드 자체도 다른 명품 브랜드는 무단으로 사용해서 상품을 냈다가 고소를 당하기도 하고, 이런 스토리들이 있는데,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악동의 스토리 같기도 하고, 그게 너무 재밌었고, 그 이미지도 저에게는 강렬하게 느껴졌어요. 그런 상업적인 브랜드를 하는 곳에서도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그렇게 작업을 하는데, 작가인 나도 한 번 새로운 시도를 해보자. 악동 같은. 여태까지는 아름답고, 예쁘고, 귀엽고 한 스타일의 작업이 위주였다고 한다면, 제 나름대로는 용기가 필요한 작업이었거든요. 그런 이야기들이 재밌었기 때문에 로고가 나오는 콜라보 패턴으로 작업을 하기 시작했던 겁니다.

◇ 조현지> 청취자분이 “우리 아들하고 같이 가는 길에 봤는데요. 엄마 가방하고 똑같아, 엄마 가방 보고 그렸네, 그러더라고요. 이건 어떤 의미인가요?” 하셨는데요.

◆ 아트놈> 그게 방금 전에 이야기했던 패턴. 명품과 S 브랜드의 콜라보 패턴이거든요. 그 패턴으로 제가 요즘에 작업을 하고 있는데, 그게 그런 의미였던 겁니다.

◇ 조현지> 다른 분도 “정말 작품에서 무겁다, 어렵다, 낯설다, 이런 느낌이 없는 것 같아요.” 이런 얘기도 해주셨고, 제가 작가님 보고 제일 먼저 물어본 게 작품이 프린팅 아니죠? 라는 질문이었어요. 그만큼 멀리서 봤을 때는 인쇄한 듯한 느낌이 들 만큼 정교하기도 합니다. 작가님과 이야기를 하다 보니 시간이 훌쩍 지나가버렸는데요. 마지막 질문이에요. 조금 무례할 수도 있지만, 작가님 활동명이 아트놈이라서 드리는 거니까요. 앞으로 10년 뒤 아트놈은 어떤 놈이 되어 있을까요?

◆ 아트놈> 아트놈은 지금 하고 비슷하기도 하고, 그리고 저는 어쨌든 제 가는 길은 이 미술계에서 일을 하고 있을 거고, 조금 더 재미있는 작업을 하는 작가가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 조현지> 네, 뭔가 앞으로의 작품들이 기대가 되기도 하면서 오늘 시간이 너무 짧게만 느껴지네요. YTN 아트스퀘어 9월의 작가, 아트놈 작가와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아트놈>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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