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화와 팝아트의 콜라보! 현대인의 부귀영화를 비는 작가, 김민수

민화와 팝아트의 콜라보! 현대인의 부귀영화를 비는 작가, 김민수

2019.08.07. 오후 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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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화와 팝아트의 콜라보! 현대인의 부귀영화를 비는 작가,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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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라디오 ‘뉴스FM, 조현지입니다’]
■ 방송 : YTN라디오 FM 94.5 (12:20~14:00)
■ 진행 : 조현지 아나운서
■ 대담 : 김민수 작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민화와 팝아트의 콜라보! 현대인의 부귀영화를 비는 작가, 김민수





◇ 조현지 아나운서(이하 조현지)> 뉴스FM, 조현지입니다. 우리 시대 다양한 분야의 명사들과 이야기 나눠보는 초대석 시간입니다. 때론 파격적이지만, 민중들의 생각이 그대로 반영된 가장 한국적인 그림. 바로 민화인데요. 우리의 민화와 1960년대 뉴욕을 중심으로 일어난 미술의 한 경향. 팝 아트가 만난다면, 과연 어떤 모습일까요? 붓질을 할 때마다 주술사처럼 복을 기원한다는 작가, YTN 아트스퀘어 8월의 작가, 김민수 화가와 함께 합니다. 안녕하세요, 작가님.

◆ 김민수 작가(이하 김민수)> 네, 안녕하세요.

◇ 조현지> 이렇게 라디오 스튜디오를 찾아와주셨는데 어떠세요?

◆ 김민수> 흥분되기도 하고, 무슨 말을 전해드려야 할지.

◇ 조현지> 오늘 작가님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해보려고 하는데요. 먼저 저희 청취자분들께 인사 한 말씀 부탁드릴게요.

◆ 김민수> 안녕하세요, 부귀영화를 담아서 남들에게 복을 전하는 김민수 작가입니다.

◇ 조현지> 네, 반갑습니다. 작가님, 성함이, 아무래도 저희 어머니 성함도 똑같아요. 그래서 여성 이름에 민수라는 이름을 많이 쓴다는 것을 저도 느끼고 있는데, 그래도 학창시절에 많이 놀림 받지 않으셨어요?

◆ 김민수> 네, 남자 이름이라고 놀림을 많이 받기는 했죠. 위에 오빠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집에 아들이 없느냐, 이런 이야기를 많이 듣기도 했었어요.

◇ 조현지> 그렇군요. 아마 이름만 듣고는 작가님이 남성분이 아닐까 하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아주 아름다운 작가님이 저와 함께하고 계십니다. 지난주 목요일부터 작가님 그림들이 전시가 되고 있어요. 제가 처음에 보고 느꼈던 게 일단 강렬하다. 그리고 민화라고 들었는데, 참 현대적이다, 이런 느낌이었거든요? 먼저 어떤 작품들을 그리고 계신지 소개를 해주세요.

◆ 김민수> 보통 여러 가지 시리즈가 있는데, 지금 여기 사옥에 걸려 있는 작품은요. 책걸이 형태의 작품인데, 전통민화의 책걸이가 아니라 전통 속의 길상적인 의미를 가진 기물들과 현대, 동시대에 살아가는 다양한 기물들이 시공간을 넘나 들면서 함께있는 작품입니다.

◇ 조현지>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가 흔히 민화라고 하는 작품들에서 볼 수 있는 그런 소재들과 지금 현대에서 우리가 접하는 것들이 많이 보였는데요. 지금 실제로 작품을 보셨던 분들도 문자를 주셨어요. “아트스퀘어의 새 작가님이시군요. 인상 깊은 붉은 그림들이 있어서 그림 바뀐 것을 딱 알아챌 수 있었어요.” 이렇게 얘기를 해주셨는데, 배경이 다 빨개요. 아주 강렬하거든요.

◆ 김민수> 제가 제일 좋아하는 색깔이 빨간색이기도 하고요. 그리고 빨간색이 상징하는 것은 부귀영화를 상징하는 것도 있고, 잡귀를 쫓는, 부적에도 그런 것을 쓰잖아요. 그런 의미가 담긴. 그리고 사람들 눈에 가장 먼저 띄는 색이기도 하거든요. 거의 빨간색 바탕에 복을 쓴다는 의미로 바탕 칠한 다음에 그 위에 그림을 하나씩 쓰니까 좋은 재료에 부귀영화를 하나씩 담아낸다고 보면 되죠.

◇ 조현지> 복, 부귀, 이런 것을 의미하는 강렬한 색깔이군요. 어떻게 하다가 이런 복이나 부귀영화를 누군가에게 전하는 그림을 그려야겠다는 생각을 하셨어요?

◆ 김민수> 원래 그림 보여주고 하는 것도 좋아했지만, 약간 집의 영향도 있었던 것 같아요. 집에 자수, 보자기나 이런 것이 있었는데, 그런 것을 보면서 엄마가 어릴 때 많이 설명해주셨거든요. 어릴 때 돌보기나 이런 것을 보면 장수하라고 복숭아 있고, 학도 선비처럼 그런 기질 갖는 것도 있지만, 이런 설명을 많이 들었는데요. 그거는 어떻게 하면 그림 속에 담을까 하다가 민화에 대해서 이론적인 공부를 했었어요. 도상적인 의미나 이런 것을 공부하다 보니까 그러면 현대적인 감각으로 이거를 과거 속 그대로 옮기는 게 아니라 현대적으로 표현하면 어떨까 해서 그렇게 표현하게 된 거죠.

◇ 조현지> 그리고 앞서서도 저희가 작가님 소개할 때 현대인의 부귀영화를 누군가 대신 빌어줄 수 있다면 그 몫을 내가 하고 싶다, 이런 이야기를 하시는 분이라고 소개를 했는데요. 어제가 수능 D-100일이었거든요. 그리고 가끔 방송에 문자를 보내셔서 청취자분들이 저한테 로또번호를 불러 달라, 이렇게 장난치시는 분들도 계세요. 어떤가요? 그 작품을 보면 많은 분들이 그런 기운을 느낄 수 있을까요?

◆ 김민수> 그런 사례가 많았어요. 예전 같은 경우에는 그림을 전시하거나 아니면 판매해서 사시는 분들이나 그림 걸어놓고 돈을 많이 벌었다, 많이 좋아졌다, 그런 말씀하시는 경우도 있고요. 또 일단 붉은 색이니까 에너지를 많이 주거든요. 집에 걸거나 공간에 걸거나. 다른 것보다 빨간색의 에너지를 얻고, 기물들을 보면 다 복을 기원하거나 부귀영화를 기원하니까 보면서 대리만족하는 거죠. 그러니까 예전에 화가들도 기본적인 것은 그거였을 거예요. 샤먼처럼 알타미라 동굴에 벽화 그리고 소 많이 잡게 해주세요, 오늘은 사냥하게 해주세요, 이게 기원이었잖아요. 그래서 어떻게 보면 화가들도 그런 역할을, 꼭 무속인이 아니더라도 보여줌으로써, 아니면 대신 그림 속에 담아줌으로써 그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니까 저는 대신 복을 빌어준다고 생각합니다.

◇ 조현지> 혹시라도 요즘 뭔가 바라는 게 있는 분들은 작가님 그림 한 번씩 보고 가셔도 좋겠다. 이런 생각도 듭니다. 그리고 또 청취자분들이 작가님 작품에서 ‘배트걸’인가요? 그런 캐릭터가 있었다고 얘기를 해주셨고, 어떤 분은 “저는 명품 가방 그려진 게 너무 인상 깊었다”고 문자를 주셨어요. 사실 작품들을 보면요. 러시아 인형으로 대표적인 마트료시카라든가, 아니면 우리가 일본 가면 자주 볼 수 있는 손 흔드는 고양이 인형이라든가, 아니면 중국 팬더, 그런 인형들도 있고요. 지금 청취자분들이 얘기해주신 것처럼 우리가 다른 팝 아트 작품에서 봤던 캐릭터라고 할까요, 소재라고 할까요. 이런 것들이 많이 접목되어 있어요. 어떤 의미일까요?

◆ 김민수> 전통적인 이미지도 있지만, 현대에 사는 이미지도 있고요. 그리고 그 책걸이 속에 들어있던 마트료시카는 러시아에서 보면 다산이나 행운을 상징하는 거잖아요. 또 고양이 손 흔드는 인형도 일본의 부를 상징하거나 또는 돈을 많이 벌게 해달라고 가게 같은 곳에 있잖아요, 그리고 쿵푸 팬더 같은 경우는 애니메이션 속의 영웅이잖아요. 악을 물리치고, 영웅이니까. 그리고 명품 가방은 과거에는 부의 상징이 동전이나 이런 거였겠지만, 현대 부귀영화는 부는 명품 가방이나 이런 게 대신할 수 있으니까 그것을 다양하게 히어로처럼 그런 것도 있고요. 부귀영화를 누리고 러시아의 행운을 상징한다든지, 그 그림은 동양, 서양, 현대, 과거의 부귀영화를 다 종합해놓은 종합 선물세트 같은 그런 의미가 있죠.

◇ 조현지> 그렇군요. 얘기를 듣다 보니까 왠지 심오한 느낌을 담아서 작품활동을 하시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막상 이야기를 나눠보다 보니까 어떻게 보면 가벼운 마음이라고 해야 할까요, 정말 천진난만한 그런 느낌으로 모든 사람에게 좋은 느낌을 주고 싶어서 그것들을 작품 속에 담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미술계에서 김민수 작가의 작품을 풍자와 해학의 미의식을 반영한 작품이다, 이렇게 평가를 하고 있기도 하던데요. 어떤 풍자와 해학을 담고 싶으셨는지도 궁금했어요.

◆ 김민수> 약간 부귀영화나 이런 전통, 즐거운 면도 있지만, 무속성을 띤 것도 있거든요. 영웅 시리즈 부적 같은 경우는 우리가 부적이나 무속과 같은 경우는 무섭게 느껴질 수도 있거든요. 그거를 히어로나 만화 속 주인공이나 배트맨이나 원더우먼, 다양한 신들의 모습으로 대신하는데, 그런 거 있잖아요. 위험할 때 배트맨 살려주세요, 하면 오잖아요. 그런 것처럼 그런 무속화를 풍자적으로 돌린 거죠. 그래서 과거의 신들은 사신도에 나오는 무속화겠지만, 현대에 살고 있거나 미래에 살고 있는 신들의 모습은 마블이나 어벤져스 같은 히어로가 될 거다, 그런 모습을 풍자적으로 한 것도 있고요. 또 너무 많은 명품이나 부귀영화, 이런 것을 누리는 게 다가 아니라는 모습으로 책걸이 속에 등장하는 경우도 있고, 그렇게 다양하게 약간씩 틀어서 풍자적으로 표현한 것도 있습니다.

◇ 조현지> 그렇군요. 이렇게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꼭 작가님이 우리 한국화, 민화를 전공한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사실 그렇지 않단 말이에요. 원래는 어떤 그림을 그리셨죠?

◆ 김민수> 원래는 서양화를 전공해서 극사실적인, 사진 같은 그림을 그렸어요. 그렇게 그리다가 대학원에 진학하면서 이 스타일로 작업이 바뀐 거죠.

◇ 조현지> 이게 저희는 작품 속에서 이렇게 표현이 되는구나 하고 느꼈던 게 사실 이게 정말 그린 게 맞을까 싶을 정도로 작품을 보면 아주 빽빽하게 색이 칠해져 있어요. 그래서 저는 작가님이 어떤 성격이실까 하는 생각도 했고, 이것을 무엇으로 그린 걸까, 돋보기로 봐야 빈틈이 보일까, 이런 생각도 했었거든요. 그것도 현대화에서 비롯된 뭔가가 있는 걸까요?

◆ 김민수> 약간 선각적인 면도 있고요. 보통 사옥에 걸려 있는 히어로 시리즈나 이런 것과 같은 경우는 크게 그리는데, 최근 작업 같은 경우, 영웅 부적 시리즈 같은 경우는 여자들 화장할 때 아이라인 그리는 붓 있잖아요. 그것보다 더 얇은 붓에 물감을 묻혀서 거의 10시간씩, 도를 닦는 느낌으로 라인을 그려요. 촘촘하게 그리죠. 거의 누군가가 부적을 쓴다는 느낌으로, 아니면 탱화를 그린다는 마음으로. 왜냐하면 조금 쉬거나 마음을 놓으면 그 붓 형태 때문에 선이 흐트러지거든요. 거의 도를 닦는다는 느낌으로 그렇게 촘촘하게 그리는 거죠.

◇ 조현지>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가 원하는 그런 간절한 마음들을 촘촘함을 담아서 한 땀, 한 땀, 장인정신으로 작품을 만들고 계시는 건데, 저희 김민수 작가의 작품들은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8월 한 달간 YTN 뉴스퀘어 로비, 아트스퀘어에서도 관람하실 수 있고요. 또 더 많은 작품 보고 싶다고 하시는 분들은 에코락갤러리 사이트에 들어가셔도 보실 수가 있습니다. 이런 김민수 작가가 꿈꾸는 앞으로의 일들, 어떤 모습일까요?

◆ 김민수> 요즘에 사람들이 많이 힘들어하잖아요. 그래서 모두가 행복하고, 모두가 건강하고, 각자가 바라는 염원들이 각기 다 다를 거잖아요. 그것을 다 이루어서 이제는 조금 행복하다, 안정됐다, 편안하다, 이런 느낌이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 조현지> 한 마디로 정리하면 다들 부자 되세요, 이렇게 정리가 될 것 같아요. 작가님, 오늘 방송 어떠셨어요?

◆ 김민수> 새로운 경험인데요?

◇ 조현지> 청취자분들 중에 작가님 작품을 이미 본 분들도 계셔서 이렇게 직접 이야기를 해주시니까 참 좋은 것 같아요. 그리고 “작가님 사투리가 너무 매력적이에요. 작가님 작품 중국에서도 인기 많을 것 같은데요?”하고 한 청취자님이 질문을 주셨어요.

◆ 김민수> 제가 중국에 12년 정도 왔다 갔다 하면서 작업을 하고 있어요.

◇ 조현지> 아무래도 중국 사람들 빨간색을 좋아하잖아요.

◆ 김민수> 중국적인 요소도 있고요. 민화가 중국적인 영향도 있었잖아요. 그런 것도 있지만 원래도 중국 골동품이나 중국 자수나 이런 거. 지금도 제가 자수를 입었잖아요. 자수를 좋아해서 그 모티브도 있고 하니까 그랬고요. 아무래도 한국 사람들보다 중국이나 말레이시아나 이런 쪽이 더 많이 인기가 있었던 것 같아요.

◇ 조현지> 그렇군요. 앞으로도 더 승승장구 하시길 바라면서 오늘 인사 나눌게요. 김민수 작가와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김민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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