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로 배우는 연애] 결혼에 대한 다섯 가지 오해

[귀로 배우는 연애] 결혼에 대한 다섯 가지 오해

2019.08.05. 오후 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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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로 배우는 연애] 결혼에 대한 다섯 가지 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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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라디오 ‘뉴스FM, 조현지입니다’]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2:20~14:00)
■ 진행 : 조현지 아나운서
■ 출연 : 장재숙 동국대 교수

[귀로 배우는 연애] 결혼에 대한 다섯 가지 오해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오해란 얼마나 사소한 것에서 시작되는지 모릅니다. 그리고, 오해가 낳은 생각이 평생의 신념과 가치관을 좌우하기도 하는데요. 오늘 이 시간에는요. 결혼에 대한 잘못된 오해! 이분이 다 깨주시겠답니다. 망치 같은 여자, 핸드 믹서 같은 여자! 동국대 장재숙 교수와 함께합니다.

조현지 아나운서 (이하 조현지) : 안녕하세요. 교수님 오늘 소개가 좀 무시무시했는데, 그만큼 결혼에 대한 오해가 많다는 이야기기도 하겠죠?

장재숙 동국대 교수 (이하 장재숙) : 그러니까요, 잘 풀어가 보겠습니다.

조현지 : 오늘도 문자 사연으로 시작해보려고 하는데요. 저는 이분들 사연을 보고, 제 지인들이 보낸 건가 싶을 정도로 요즘 이런 상황이 많구나 싶기도 했거든요. 먼저 사연 하나 읽어주실까요?

장재숙 : [청취자 문자] 남자친구와는 7년째 연애 중인 30대 중반 여성입니다. 그동안 남친과는 결혼 문제로 갈등이 많았는데요. 연애의 목적, 연애의 결말을 결혼이라고 생각하는 남자친구와 아직 결혼에 대한 자신이 없는 저... 사실 저는 부모님 영향 때문인지 이혼에 대한 두려움이 있습니다. 평생 한 사람만 사랑하는 건 인간으로서 불가능하다는 생각도 들고요. 교수님, 제가 이상한 건가요?

조현지 : 이 마지막 질문에 대한 건 바로 답해주실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장재숙 : 네, 전혀 이상한 것이 아닙니다. 충분히 이런 생각 할 수 있고요. 지극히 정상이니 걱정 안 하셔도 될 것 같아요.

조현지 : 그러게요. 이번에는 제가 하나 소개해 드릴게요. [청취자 문자] 저는 26살 신입사원 직장인입니다. 건축 관련 사무직으로 일하고 있고 매일 하는 야근과 비싼 월세 때문에 모이는 돈도 아주 티끌 같은데요. 요즘 이런 일상에 힘이 돼주는 여자친구에게 미안한 마음입니다. 벌써 만난 지 5년이 넘었거든요. 직장을 잡고 나면 결혼해야겠다 생각했는데 막상 하려니 먼 미래의 일 같아요. 꼭 남일 같달까요? 정말 막막합니다. 대체 결혼은 어떻게 하는 건가요?

장재숙 : 그렇죠. 우리는 다들 어떻게 결혼을 한 걸까요? 결혼에 대한 기대치가 높은 분들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그 기대에 걸맞은 것들을 준비해서 하는 분들도 있지만, 반대로 그렇지 않은 분들도 있거든요.

조현지 : 결혼에 대한 로망들 다들 하나 이상은 있을 거 같은데요. 제 주변에는 이 두 청취자분 같은 경우가 다 있었기 때문에 오늘 이야기가 다 솔깃합니다. 방송 듣고 계시는 청취자 여러분들의 의견을 받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결혼할 땐 이럴 거라고 기대했는데, 막상 결혼생활을 해보니 이렇게 달랐다!’ 하는 문자도 좋고요. 혹은 ‘저는 결혼에 대한 이런 오해, 이런 로망이 있어요.’ 하는 문자도 좋습니다.

장재숙 : 최근에는 비혼을 선택하는 분들도 많지만, 여전히 더 많은 분이 결혼을 선택하고 있죠. 그래서 오늘은 결혼을 준비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되는 정보를 준비해봤습니다.

조현지 : 아직 미혼이거나, 자녀가 결혼을 앞둔 분들은 잘 들어주시면 좋을 것 같은데요. 그럼 결혼에 대한 오해, 구체적으로 이야기 나눠 볼까요? 결혼에 대한 첫 번째 오해는 뭔가요?

장재숙 : 첫 번째는 결혼의 중심은 결혼생활인데, 마치 결혼식이 결혼의 전부인 양 착각한다는 겁니다. 그런 이유로, 주변에 보면 결혼식에만 집중하는 분들 많이 볼 수 있죠. 사실, 결혼식은 결혼생활이 시작된다는 걸 주변에 알리는 하나의 과정인 건데... 물론, 결혼식도 중요하지만, 결혼식보다 더 중요한 게 결혼생활을 어떻게 해나갈지에 대한 준비거든요. 그래도 다행스러운 건, 최근에 ‘작은 결혼(스몰웨딩)’ 문화가 생겨나면서 결혼 준비과정에서 불필요한 부분들이 상당 부분 생략되고 있다는 건데요. 그만큼 에너지와 비용을 결혼생활을 위해 투자하자는 분들도 많아지고 있죠. 여러분도 많이 알고 계시겠지만, 지역마다 여성가족부에서 지원하는 <건강가정지원센터>가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좋은 프로그램들을 무료로 진행하고 있으니까 결혼을 앞두신 분들은 꼭 시간 내서 예비부부 교실이나 예비 부모 교실 프로그램에 참여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조현지 : 요즘에는 각 종교단체에서도 이런 프로그램들도 많더라고요. 아무래도 마음가짐을 다지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두 번째 오해는 뭔가요?

장재숙 : 두 번째는 결혼생활이 쉽지 않다는 건 인정하면서도 우리 결혼만큼은 문제없을 거로 생각하는 거죠. 즉, 내가 선택한 결혼이기 때문에 이 결혼은 나에게 행복을 가져다줄 거라는 막연한 기대를 하는 건데요. 그만큼 자신의 결혼에 대해 특별성을 부여하는 거라고 볼 수 있겠죠. 이런 분들은 주변에 결혼한 친구들이 결혼생활의 어려움을 얘기해도 그저 남의 이야기로만 생각하고, 흘려듣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물론, 결혼생활이라는 게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중요한 건 결혼생활에서 마주하는 힘든 요소들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결혼 선배로서 친구들이 해주는 이야기도 그냥 넘기지 말고, 주의 깊게 경청해보는 것도 분명 도움이 될 거예요. 그들은 어떻게 극복해나갔는지 꼭 들어보세요.

조현지 : 그렇군요. 세 번째 오해는 뭔가요?

장재숙 : 세 번째 오해는 사랑이면 다 해결된다는 생각입니다. 이미 사랑으로도 안 되는 게 있다는 걸 연애를 통해 경험했으면서도 결혼은 더 많이 사랑하고, 사랑받을 거라는 기대 때문인지 ‘사랑으로 다 해결되겠지’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거죠. 중요한 건, 사랑으로 모든 걸 해결할 수도 없지만, 그 사랑마저도 어느 정도 기간이 지나면 식어버린다는 건데요. 결혼은 사랑의 감정이 식었다고 해서 쉽게 헤어질 수 있는 관계도 아닌 만큼, 사랑으로 더는 버티기 어려울 때, 대체할 수 있는 다른 요소들을 미리 만들어두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조현지 : 네 번째 오해도 말씀해주시죠.

장재숙 : 네 번째 오해는 ‘결혼하면 더 좋아지겠지, 바뀌겠지.’ 하는 기대입니다. 예전에 그런 분이 있었어요. 연애할 때 남자친구에게 폭력을 당하고 있었는데, 결혼하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 이유를 물어봤더니? 결혼하면 그만큼 더 책임감이 생겨날 테니 분명 바뀔 거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결혼했지만, 결국 결혼 후에는 그분 뿐만 아니라 아이까지도 폭력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사람이 변한다는 게 쉽지 않아요. 내가 나 자신을 변화시키는 것도 어려운데 내가 아닌 누군가를 변화시킨다는 건 더욱 어렵겠죠. 결혼을 앞두고, 마음에 들지 않는 상대의 모습이 있을 때 그 모습이 절대 변하지 않아도, 내가 그 사람 곁에 있을 수 있다는 확신이 든다면 그때 결혼을 선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습니다.

조현지 : 이쯤에서 여러분의 문자 좀 소개해드릴게요.

[청취자 문자] 어릴 땐, 결혼은 구속이다! 라고 생각했던 사람인데요. 결혼하고 나니, 확실히 결혼이 삶의 안정을 주더라고요. 서로 맞춰가는 부분에 있어선 다툼도 많았지만, 내 가족! 내 사람! 내 편이 있다는 것만큼 든든한 것도 없는 것 같습니다. 여보~ 나 당신에게만큼은 무기징역이 되고 싶어~

[청취자 문자] 우리 아들, 결혼 생각도 없는 것 같고 연애도 안 하는 것 같아서 걱정 많이 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여자를 데려와서 놀랐거든요. 지금 아니면 안 될 것 같다 싶어 서둘러 시켰는데, 지금은 손주 손녀 재롱에 행복합니다.

[청취자 문자] 집. 차. 다 장만하고 결혼하려고 했는데 뜻대로 안 되네요. 지금은 결혼하고 대출받고 열심히 갚으면서 살고 있는데 주변에 아직도 결혼 안 한 친구들 보면 결혼을 일찍 하길 잘한 것 같아요, 친구들은 점점 결혼 생각도 없는 것 같고 결혼 상대를 만날 폭도 줄어들어서 빨리하는 게 좋습니다. 내년이 오기 전에 서두르세요.

하하. 이분 말씀도 맞네요. 교수님은 결혼생활의 이상과 현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거 있으신가요?

장재숙 :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면, 특히 신혼일 때 부부가 아침에 일어나서 모닝 키스 하잖아요. 그게 참 보기 좋았거든요. 그리고 나도 꼭 해봐야지 했었는데... 실제 결혼 후 모닝 키스를 해보니 알겠더라고요. 모닝 키스를 한다는 건, 밤새도록 입속에 갇혀있던 각종 세균의 냄새를 마주하는 일이라는 걸~ 왜 화면에서는 냄새가 표현되지 않았을까 원망할 만큼, 힘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저도 그렇고, 제 남편도 그랬겠죠. 그 부분은 많은 분이 경험하셨을 거예요.

조현지 : 이렇게 조그만 것부터 큰 것까지 다들 바라던 결혼의 모습이 있었을 텐데 막상 결혼하고 나면 현실과 이상이 다른 경우 참 많죠. 그럼, 마지막 오해 들어볼까요?

장재숙 : 다섯 번째 오해는 ‘둘만 좋으면 된다’는 겁니다. 결혼생활은 절대 둘이서만 할 수 없어요. 그런데 경험하기 전엔 모르기 쉽죠. 부모님 또는 주변에서 반대할 때 물론,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어요. 하지만, 적어도 왜 반대하는지 그 이유에 대해서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주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둘만 좋아서 결혼했을 때 물론 잘 사시는 분들도 많지만, 어려움이 생기면 선뜻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지원군이 없어서 결혼생활을 더 힘들게 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가족 모두가 반대하는 결혼일 때 가족과의 관계도 서먹해지기 쉽죠. 사랑하는 사람을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존의 소중한 사람들과의 관계를 지키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래서 저는 결혼을 앞두고 가족의 반대에 부딪히고 있는 분들이 있다면, 이런 말씀 드리고 싶어요. 무리해서 결혼하지 말고, 반대하는 가족의 마음을 어느 정도 돌려놓은 뒤에 결혼을 선택해도 늦지 않답니다.

조현지 : 충분히 시간을 가지란 말씀인데요. 오늘도 벌써 마무리할 시간이 되었네요. 교수님 가시기 전에 오늘 주제와 관련해서 한 말씀해 주신다면요?

장재숙 : 결혼뿐만 아니라, 세상일이 다 그런 것 같아요. 기대가 크면 그만큼 실망도 크기 마련이죠. 지금 결혼을 앞두고 계신다면, 거꾸로 '결혼하면 생각지 못한 어려움이 정말 많을 거야~' 라고 생각하는 겁니다. 그렇게 마음을 단단히 먹고 있으면 오히려 결혼생활이 생각보다 어렵지 않고, 더 만족스럽게 느껴질 수 있거든요. ‘결혼생활이 어때야 한다’는 정의는 없어요. 그러니 '다른 사람들 결혼생활은 이렇다던데~'하며 비교하지 말고, 그저 ‘부부가 함께 만들어가는 매 순간순간이 우리만의 결혼생활이다!’라는 생각으로 결혼을 맞이하는 건 어떨까요?!

조현지 : 네, 좋습니다. 지금까지 남녀노소 모든 이들을 위한 사랑학 특강! <귀로 배우는 연애> 동국대학교 장재숙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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