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 칸 황금종려상 안고 귀국

봉준호 감독, 칸 황금종려상 안고 귀국

2019.05.27. 오후 4:13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 진행 : 이광연 앵커, 박석원 앵커
■ 출연 : 김성수 / 문화평론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봉준호 감독이 칸 국제영화제 최고 영예 황금종려상을 받고 조금 전에 귀국을 했습니다. 감독 개인으로서도 큰 쾌거일 뿐만 아니라 올해로 100년을 맞은 한국 영화계에도 큰 업적이 아닐 수 없는데요. 김성수 문화평론가와 조금 더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인터뷰]
안녕하세요, 김성수입니다.

[앵커]
평론가님, 금요일에도 나오셨지만 오늘 얼마나 하실 얘기가 많으실까 싶습니다만 잠시만 기다려 주시고요. 먼저 오늘 귀국 현장 상황을 취재기자 연결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박서경 기자!

봉준호 감독, 그야말로 금의환향을 했는데 어떤 표정이었습니까?

[기자]
오늘 오후 2시 반쯤 봉 감독이 인천공항으로 귀국했습니다.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배우 송강호 씨와 함께 밝은 표정으로 기자들의 질문에 답을 했습니다. 봉 감독과 송강호 씨의 말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봉준호 / 영화 감독 : 폐막식 파티 때 심사위원들과 이야기를 나눴는데 그분들도 한국 영화 100주년인 걸 모르고 계셨는데 제가 이야기를 하니 기뻐하시더라고요. 칸 영화제에서 이번 한국 영화 100주년 선물을 한국 영화계에 준 것이 아닌가….]

[송강호 / 배우 : 상보다도 봉준호 감독께서 20년 동안 쭉 견지하고 노력해왔던 한국 영화 진화의 결정체를 완성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기자]
두 사람은 게이트를 나온 뒤 가진 포토타임에서 트로피를 직접 꺼내취재진에게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영화 '기생충' 개봉은 오는 30일로 예정돼 있는데요. 이를 앞두고 봉 감독은 내일 출연진들과 함께 서울에서 언론·배급 시사회와 기자간담회에 참석합니다.

[앵커]
귀국 장면 먼저 보여주셨고. 사실 상을 받았을 때 모습. 여러 번 봐도 기분 좋은 소식은 여러 번 봐도 좋은 것 같습니다.

다시 한 번 그때 감동을 전해 주시죠.

[기자]
일단 수상작으로 호명되자마자 봉 감독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고요. 그리고는 곧바로 옆에 있던 배우 송강호 씨와 서로를 부둥켜 안고 기뻐했습니다.

봉 감독은 송강호 씨를 가장 위대한 배우이자 동반자로 소개하며 무대 위로 부르기도 했습니다.

영화 '기생충'은 현대 사회의 빈부 격차 문제를 다루면서 세계적 공감대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기생충'이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을 받은 건 우리 영화 사상 처음입니다.

한국 영화 100주년이라는 기념비적인 해인 만큼 더 뜻깊습니다.

영화 '기생충'은 현대 사회의 빈부 격차 문제를 다루면서 세계적 공감대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문화부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앵커]
계속해서 김성수 평론가와 이번 수상의 의미 계속해서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지난주에 조심스럽지만 수상을 한번 점쳐보겠다 이렇게 말씀하셨잖아요. 이번 수상에 가장 결정적인 이유를 찾는다면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인터뷰]
기본적으로 이번 칸 영화제에서 우리 한국 영화계에 알려준 여러 가지 진실들이 있는데 그중에 하나가 전 세계적으로 보편적인 시대정신에 입각한 작품을 만들어야 그래야 수상을 할 수 있다라고 하는 점입니다. 사실 이번에 다르덴 형제의 작품 같은 경우도 굉장히 수작으로 꼽히고 있지만 소재적인 측면에서 지금 기생충은 봉준호 감독이 전 세계의 공통적인 문제라고 할 수 있는 빈부의 극심한 격차의 문제, 부의 재분배의 문제. 이 부분에 대해서 아주 집중을 하셨고 더군다나 그 이야기를 전달하는 데 있어서 비범한 그런 자기만의 색깔을 보여줬거든요. 그러니까 공통적인 소재를 자기만의 색깔로, 더군다나 한국적인 코드를 충실히 따르면서 또한 세계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보여줘다는 점이 굉장히 극찬을 받는 이유가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앵커]
비범한.

[인터뷰]
그렇죠. 많은 분들이 얘기를 하는데 일단 초반부는 블랙코미디같이 가다가 후반부에서는 스릴러가 됐다 이런 얘기를 하는데 실제로 우리가 살인의 추억에서 봉준호 감독을 나갔을 때 충격적인 것이 초반부는 완전히 코미디였거든요. 첫 장면에서 송강호 씨의 연기를 보면서 웃음을 터뜨리지 않을 사람이 없었잖아요. 그런데 그 코미디가 점차 켜켜이 쌓아가면서 우리 사회의 아주 지독한 병폐를 드러내고 그 가운데서 모순을 날카롭게 풍자하다가 나중에는 스릴러로 가면서 마무리를 짓고 우리에게 과제를 턱 안겨준다는 것이죠. 이러한 작법이 아예 하나의 장르가 된 그런 성취가 기생충에서 있었기 때문에 지금 모든 심사위원들이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이 작품을 선택하지 않았나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앵커]
그야말로 전 세계 보편적인 소재를 봉준호 장르로 풀어냈다 이런 얘기해 주셨는데 그러면 여기서 오늘 봉준호 감독 입국 후에 열린 기자회견 내용 짧게 듣고 다시 질문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앵커]
앞서 저희 자막에도 봉의 남자, 송강호. 이렇게 되어 있는데 송강호의 남자는 봉준호. 이렇게 표현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두 사람의 이른바 케미?

[인터뷰]
그렇죠. 그러니까 처음에 송강호 배우가 봉준호 감독을 만났을 때 오디션장에서 만났다고 하죠. 그런데 그때는 아마 이렇게 운명적인 남자가 될 줄 몰랐을 거라고 봅니다. 그런데 송강호 배우가 쌓아온 연기의 내공들은 실제로는 가장 평범한 한국 남자의 얼굴을 하고 있으면서도 굉장히 날카롭게 자기의 속내에 있는 날카로운 부분들을 드러내주거든요. 그래서 송강호 배우를 겉에서 보면 연기를 할 때 굉장히 편안하게 하는 것 같이 보이지만 실제로는 누구도 할 수 없는 그런 표정, 표현. 이런 것들을 해내거든요. 특히 캐릭터에 몰입돼가는 그런 모습들은 정말 무서울 것 같은 그런 성공들을 보여줘요. 그런데 봉준호 감독이 원하는 영화가 기본적으로는 리얼리티에 입각해 있지만 그것이 굉장히 비현실적으로 보이게끔 해 주거든요. 그러니까 약간은 판타지처럼 보이게끔 하면서 그 안에서 풍자를 섞어버리는데 그러기에는 딱 맞는 배우가 송강호 배우가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앵커]
지금 화면으로도 보고 계시지만 반지하에서 생활하는 모습들이 있습니다. 세계 유일한 한국만의 정서 혹은 주거 형태. 이렇게도 평을 하던데 이러한 모습들이 한국 사회의 모습들이 세계 무대에서 통했다는 건 어떤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요.

[앵커]
왜냐하면 봉준호 감독조차도 이런 한국적인 소재가 외국인한테 통할까 이런 우려를 했던 것도 사실이거든요.

[인터뷰]
그러니까요. 많은 전문가들이 그렇게 생각을 했어요. 기생충이 너무 한국적이어서 그래서 세계적이지 못할 것 같다이렇게 생각을 했는데 실제로 보면 극심한 빈부격차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안고 있고 그리고 사회가 공동체가 깨져나가고 있는 이 현상. 이 현상은 전 세계적인 현상이고 특히나 선진국에서 많이 겪고 있는 현상이잖아요. 그런데 이 현상을 한국이라고 하는 틀거리 속에서 아주 날카롭게 포착한 장면들이 있는 거예요. 그러면 이것이 비범하게 보이는 그런 이유가 됐을 것 같고요. 그리고 특히 한국 사람이어서 이해할 수밖에 없는 그런 부분들을 번역에서 아주 탁월하게 잡아낸 부분이 있어요. 지금 번역을 해 주신 분이 다이스 파켓이라고 하는 평론가인데요. 이분이 한국에서 거의 살다시피 하시는 분이거든요. 한국 영화를 너무 좋아하고 한국의 문화를 사랑하는 그런 평론가인데 이분이 한줄한줄을 다 검수하면서 그 언어들을 찾아냈다고 하는데요. 그것이 어떻게 보면 봉준호의 디테일이 보다 세계적인 그런 감성에 다가갈 수 있게 만들어준 보이지 않는 그런 공력은 아닐까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앵커]
그래서 외신들도 호평이 쏟아지고 있는데 봉준호 감독. 본인은 정작 이런 호평에 대해서 어떤 평가를 할까요? 한번 들어보시죠.

[봉준호 / 영화 '기생충' 감독 : (매체에서 하나의 봉준호 장르가 됐다는데?) 가장 듣고 싶었던 말이었으며 기뻤고요. 수상한 것만큼이나 그 문장 한 줄이 되게 기뻤습니다.]

[앵커]
저도 그 외신 표현이 기억나는데 마침내 봉준호가 장르가 되었다. 마침내라는 말은 그동안 어떤 영화계에서도 이런 대목들을 기다려왔다는 뜻이 아닐까 이런 해석이 가능한데 평론가님은 봉준호 장르, 어떻게 정의하십니까?

[인터뷰]
그러니까 지금 계속적으로 서로가 얘기를 해 왔던 것들인데요. 봉준호 감독은 일단 자신의 이야기를 현실 속에 든든히 뿌리내리고 이야기를 만들어냅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출발이 실화에서 출발을 해요. 실화에서 출발한다는 것은 리얼리티에 든든히 뿌리를 내리고 있다는 얘기죠. 그 리얼리티는 세상과 소통하게 해 주는 굉장히 중요한 현장입니다. 그런데 그 현장에서 비범한 자기만의 이야기들과 색깔들을 뽑아내요. 그 뽑아낸 것들은 대개는 보면 굉장히 있을 수 없는 그런 코믹한 장면들이라든가 또 굉장히 초현실적으로도 보이는 어떤 순간들을 포착해냅니다. 그런 것들을 또 봉준호 나름대로 극대화시키기도 하죠.

사실은 우리가 살인의 추억에서 이미 경험을 했지만 살인의 추억에서 보면 정말 부실한 경찰들의 수사라고 하는 것이 열정과 만났을 때 굉장히 그로테스크한 웃음들을 주거든요. 이것은 그들의 열정과 진실성만큼은 정말 평가해 줄 만한 것이지만 너무나 기본이 안 돼 있는 것 때문에 실제로 잡고 싶었던 범인을 놓칠 수밖에 없게 만드는 그런 구조. 그게 대한민국이다, 이렇게 보여주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대한민국은 거기서부터 극복해야 될 또 하나의 과제를 얻는 거죠. 이것이 하나의 봉준호 장르라고 하는 겁니다. 그래서 봉준호 감독이 가장 자기가 사랑하는 감독이고 영향을 받았다는 사람이 알프레도 히치콕이라든가 김기영 감독인데 이 감독들이 다 그런 식의 자기 나름대로의 장르를 만들었거든요. 그렇지만 이 두 감독이 전부 다 리얼리티에서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그 가운데에서 한쪽은 스릴러로, 또 한쪽은 아주 기괴하게 비틀려져 있는 그런 블랙코미디 스릴러로 자기 색깔을 보여줬다는 점. 이게 봉준호 감독에 와서 꽃피었다 이렇게 볼 수 있겠죠.

[앵커]
보통 이런 화려한 방송, 시상식 위에 가려진 스태프들의 열악한 처우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기도 하는데 기생충의 경우에 52시간 근로를 준수한 것으로 화제가 됐습니다. 이 내용도 녹취가 준비돼 있습니다. 한번 들어보시죠.

[봉준호 / 영화 '기생충' 감독 : (제작환경에 52시간 지켰다는 게 화제가 됐는데?) '기생충'만의 독특한 유별난 상황은 아니고요. 이미 2~3년 전부터 영화 스태프들의 근로 방식이나 급여나 이런 부분이 정상적으로나 다 정리가 돼 있었습니다. 한국 영화계는 최소 2~3년 전부터 그런 식으로 촬영 현장에서 정상적으로 진행돼 왔고, 그 부분을 다들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앵커]
본인은 유별난 상황은 아니다 이렇게 표현을 합니다만 또 이 문제와 더불어서 블랙리스트 문제까지도 외신에서도 거론될 만큼 관심을 모으고 있는데 어떻습니까? 그런 점에서 이 영화를 주목한다면 전문가로서 어떻게 보세요, 시사점이.

[인터뷰]
칸 영화제에서 우리가 확인한 것은 실제로 영화라는 예술에 있어서의 생산성이 예술 노동에 있어서도 기본을 지키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라고 하는 걸 우리는 확인할 수가 있었거든요. 많은 사람들이 관행을 이야기하고 또 나름대로의 집중도 이런 것들을 이야기하면서 예술 노동에 있어서 기본이 돼야 될 시간이라든가 임금에 대해서 소홀히 하게 다루는 그런 모습들이 있었어요.

그렇지만 한국 영화가 선진화됐다라고 우리가 얘기할 수 있는 것은 이미 4년, 5년 전부터 영화산업노조가 생기면서 이 부분에 대해서 꾸준히 자기 목소리를 냈습니다. 그리고 이미 3년 전부터는 정착이 돼서 대개 거의 모든 영화 현장이 근로기준법을 다 지키고 있어요. 최저임금 다 지키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막내 스태프들이 임금도 올라가고 근로시간이 보장되니까 훨씬 더 자신들의 일들에 대해서 책임을 가지고 더 좋은 양질의 결과를 낼 수가 있다는 거죠. 이런 선순환들을 기업들도 보고 배워야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고요. 이 부분을 까내서 인정해 줬다라는 부분에 대해서 저는 더욱더 기뻤고요.

그리고 이제 블랙리스트 얘기를 하지 않을 수 없는 게 블랙리스트가 있었던 기간 동안에 한국 영화는 세계영화제에서 거의 제대로 된 성적을 내지 못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이창동 감독이 바로 직전에 칸 영화제에서 각본상 받았는데 그 동일한 각본이 우리나라에서는 형편없다고 0점 처리를 받기도 했습니다. 그러니까 이런 정치로서 예술을 바라보는 그런 시각들, 표현의 자유를 억누르는 그런 장벽들이 없어져야 비로소 자기의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들을 이번 칸 영화제가 또 확인해 주지 않았나 이렇게 생각합니다.

[앵커]
앞서 영화계 노동 현장을 기업에서 배웠으면 좋겠다, 이런 말씀도 기억에 남을 것 같고. 이번에는 세계 3대 영화제가 칸 영화제잖아요. 칸, 베를린, 베니스. 그중에서도 칸이 왜 최고로 꼽히는지 박석원 앵커가 한번 정리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앵커]
오늘 귀국한 봉준호 감독기 거머쥔 칸 영화제 최고의 상 '황금종려상'!

감독으로서 최고의 영예를 안았다고 표현을 하죠.

박석원 앵커, 칸 영화제, 그리고 황금종려상.

어떤 의미를 갖는지 다시 한 번 짚어볼까요?

칸 영화제는 베를린 영화제, 베네치아 영화제와 함께 세계 3대 영화제로 꼽히는데, 그중에서도 사실상 세계 최고의 영화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화의 예술적인 수준과 상업적 효과의 균형을 잘 맞췄다."는 평을 받으며 명성을 얻게 되었고, 세계적인 감독들이 많이 참여하는 데다 수많은 영화의 수입·배급권 판매들이 여기서 이뤄지면서 영화산업의 집결지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상을 놓고 경쟁하는 경쟁부문과 그 외에 비경쟁 부문, 단편 부문 등이 있고, 특이하게도, 성 소수자들에 대한 영화에 주는 퀴어종려상, 개 연기자에게 주는 개종려상도 있습니다.

황금종려상은 해마다 최고수상작의 감독에게 수여되며 명실상부 칸 영화제의 상징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칸 영화제 로고이자 트로피를 상징하는 잎사귀는 프랑스 칸 시의 문장에도 들어가고, 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나무로 종려나무의 잎사귀입니다.

칸 영화제 최고상에 걸맞게, 황금종려상은 전문 보석상과 전문 디자이너들이 제작하는데요.

공정 채굴 인증을 받은 금 약 50돈, 우리 돈 천 만원 가까이 들어가고, 크리스탈 받침대도 독일과 스위스 광산에서 채굴된 순수한 크리스탈이죠.

하지만 봉준호 감독의 황금종려상 수상은 이보다 더 큰 가치로 다가옵니다. 한국 영화 100주년을 대표해 세계 영화사에 뚜렷한 발자취를 남기게 된 건데요.

봉준호 자체가 장르라는 평이 가장 감격스러웠다던 봉준호 감독. 앞으로 또 어떤 봉준호를 선보일지 전 세계의 시선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일단 황금종려상을 받았기 때문에 당분간은 얼마간은 봉준호 감독의 얼굴만 떠오르겠습니다마는 사실 칸 하면 임권택 감독의 얼굴 떠오르고요. 또 배우 전도연 씨, 이창동 감독까지 있는데 그동안 우리 영화인들과 칸의 인연도 한번 짚어볼까요?

[인터뷰]
그렇죠. 우리나라 영화가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공식적으로 진출한 게 2000년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이었습니다. 이때 당시에 조승우 씨가 이몽룡 역을 맡았던 그 영화였죠. 굉장히 화제가 됐던 작품인데. 이후에 2002년에 임권택 감독의 취화선. 여기서 또 최민식 씨의 아주 탁월한 연기가 화제가 되기도 했었죠. 이 취화선에서 감독상을 받으면서 칸의 본상 수상의 포문을 열게 됐고요. 그 이후에 박찬욱 감독이 등장합니다. 그래서 박찬욱 감독이 올드보이로 2004년도에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을 하고 칸은 참 박찬욱 감독을 좋아한다라고 얘기할 정도로 그 이후부터는 박찬욱 감독이 더 많이 칸에 초청받아 가기도 했었죠.

그리고 의외로 박찬욱 감독이 언제 황금종려상을 받을까 이런 기대들을 많이 했었는데 의외의 인물이 나오는데요. 그게 바로 2007년에 여우주연상을 받은 밀양의 전도연 씨였죠. 전도연 씨가 나오면서 이창동 감독에게로 칸의 사랑이 옮겨간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2010년에 또 칸에서 이창동 감독은 시라고 하는 영화로 각본상을 수상하기도 했죠. 이렇게 흐름이 이어오다가 시 이후로 명맥이 끊기듯이 수상 소식이 들려오지 않았습니다.

굉장히 안타까웠지만 저는 어떻게 보면 그것은 필연이라고 보는 것이 블랙리스트가 작동하기 시작한 게 2009년부터였거든요. 그리고 나서 충분히 우리 영화인들이 자기가 작품을 만드려고 하면, 지금 봉준호 감독 같은 경우도 4년 동안 힘들었어요. 그러니까 설국열차 이후에 설국열차가 마치 좌파 영화의 대명사인 것처럼 거론되기도 하더니 정말 4년 동안 옥자라는 작품 만들기까지 너무너무 힘들었거든요. 그러다가 옥자를 넷플릭스를 통해서 만들다 보니까 칸에서 굉장히 폄하하게 됐죠. 필름으로 영화관에서 상영되지 않는 영화는 영화가 아니다. 필름은 우리가 디지털 세상이라서 내려놓는다고 해서 영화관 상영은 고집해야 되지 않느냐. 그런데 이게 온라인으로 유포가 된다는 것은 안 된다, 이렇게 얘기를 했었는데 그 틀거리조차도 봉준호 감독은 깼습니다.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봉준호 감독은 위기를 오히려 더 기회로 만들어서 넷플릭스라고 하는 플랫폼에 영화가 걸리는 걸 일반화시키기도 했고 더불어서 그걸 통해서 한 단계 넘어선 기생충이라고 하는 완성된 형태로 돌아와서 결국은 칸을 감동시키지 않았나 이렇게 생각이 듭니다.

[앵커]
또 한편으로 외신들 가운데에서는 이번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한국 영화 최초로 오스카상 후보가 되지 않을까 이런 관측들도 하던데 이 부분은 어떻게 보십니까?

[인터뷰]
오스카 외국어 영화상 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보고 있고 그리고 실제로 지금 192개 나라에 팔렸거든요. 그러니까 192개 나라에 팔렸다는 건 칸에서 한국 영화가 거둔 최고의 기록입니다. 그러니까 그 가운데서 어떤 다양한 좋은 결과가 있을지는 우리가 기다려 봐야 할 것 같은데요. 조심스럽게 보면 오스카상에서도 최근 들어서 문화에 있어서의 개방이라고 하는 것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고 차별 같은 문제를 극복해 나가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한국이라는 나라의 봉준호 감독의 칸 영화제 수상작이라면 굉장히 명분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무시할 수 없는 그런 추측 중의 하나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이 내용도 궁금하고 또 이게 국내 개봉이 30일이죠? 봉준호 감독도 그렇고 송강호 씨도 국내 관객에 선보여질 것을 설레기도 하고 기대가 된다고 했기 때문에 그런 내용도 한번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김성수 평론가와 함께 이번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의 의미 함께 생각해 봤습니다. 고맙습니다.

[인터뷰]
고맙습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