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가 있는 저녁] 올해 데뷔 50주년...개그계 대부 전유성

[인터뷰가 있는 저녁] 올해 데뷔 50주년...개그계 대부 전유성

2019.04.25. 오후 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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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변상욱 앵커, 안보라 앵커
■ 출연 : 전유성 / 개그맨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오늘 인터뷰가 있는 저녁은 영원한 개그맨 개그계의 대부 전유성 선생님이십니다. 스튜디오에 모셨습니다. 어서오십시오.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후배들이 이야기를 해 해버려서 여쭐 게 없습니다.

[인터뷰]
끝내죠, 뭐.

[앵커]
그런데 정말 궁금해서 꼭 만나뵈면 여쭤보려고 한 게 하나 있습니다. 컴퓨터 일주일만 하면 전유성처럼 한다, 제가 그 책을 사서 봤는데 별로 실력이 많이 안 늘어서 컴퓨터 실제로 얼마나 하십니까?

[인터뷰]
그 책은 70넘은 분들을 위해서 제가 했던 책이에요. 교본처럼 만들었던 책이고요. 그냥 제가 배워가는 과정을 적어놨던 것들을 한 것이라서 저도 잘 못했어요.

[앵커]
그래도 그 책은 사실 많은 사람들한테 용기를 줬습니다. 그냥 컴퓨터책 두툼한 거 읽어도 잘 모르는 게 아니라 직접 해나가신 과정을 쭉 기술하는 거여서 정말 좋은 책이었는데 뭘 여쭤봐야 하나요?

[앵커]
저는 이거 여쭙고 싶어요. 개그 무대가 아닌 뉴스채널에 오셨잖아요. 뉴스채널에 오신 소감이 어떠신지 여쭙고 싶어요.

[인터뷰]
처음이에요. 뉴스채널에 처음 오니까 마치 뉴스를 해야 할 것 같은 그런 생각이 드는데요.

[앵커]
뉴스 해야 할 것 같다고 하셔서 저는 이 질문 드리고 싶습니다. 뉴스채널에 오셨다고 하고 뉴스 앵커 해야 할 것 같다고 하셨으니까 조금 전에 국회 상황이 전해졌거든요. 난장판이 됐습니다.

여야 의원들이 뒤엉켜서 문희상 국회의장이 경호권까지 발동했는데 이 상황에 대해서 어떻게 보시는지요?

[인터뷰]
저는 요즘에 한쪽만 이렇게 보고 이렇게 보니까 누가 맞는지 모르는 헷갈리는 상황이에요. 사실은 제가 개그 데뷔 50주년 행사를 한다고 할 때부터 생각이 꽉 막혀버렸어요.

그래서 뭘 해야 하나. 내가 뭘 해야 하나, 이 생각 때문에 다른 거 돌아볼 시간이 없는 것 같습니다.

[앵커]
막힌 거는 그냥 저 사람들한테 맡겨놓고. 어떻습니까, 데뷔 50주년 살아온 삶으로는 70년 아니십니까? 돌아보시니까 행복하셨습니까?

[인터뷰]
행복이라는 것은 잠깐 아, 행복해 하고 넘어가는 거지. 행복해, 행복해, 행복해 이건 아니라고 생각을 하고. 제가 30대, 40대부터 내가 이걸 안 했으면 뭘 했을까라는 생각을 해 봤어요.

회사를 다닐 수 있을까? 학자가 될 수 있을까? 여러 가지 생각을 했는데 다른 건 다 못했을 것 같아요. 이거 하나 겨우...

[앵커]
그러면 다시 태어나도 개그?

[인터뷰]
다시 태어나지 않을 거기 때문에 못할 것 같은데요.

[앵커]
그러면 이제 한 번 뿐인 인생 최선을 다해서 살고 계신데 다음 달부터 전국 투어 공연을 한다고 들었거든요. 워낙 뻔하고 식상한 걸 싫어하는 분이라고 하셔서 맛보기 저희가 조금만 엿볼 수 있을까요?

[인터뷰]
출연자들이 많잖아요. 많은 이유는 제가 변변치 않아서 그래요. 30년, 40년 하신 분들은 혼자 나와서 2시간씩 앙코르까지 받으면 2시간 반도 하는데 저는 혼자 2시간 반 할 능력이 안 되거든요. 그래서 후배들이 많이 나오는데.

또 서울공연 같은 데는 교통이 편리하니까 나와주겠다는 분들이 굉장히 많아요. 특히 가수분들이 자진해서 나오시겠다는 분들이 많아서 제 생각에는 그 가수분들 노래를 처음 부터 끝까지 다 안 듣더라도 무슨 노래인지 다 알 것 같아서 8소절씩만 시키려고 하거든요. 퇴장시키고. 그래서 정 궁금하신 분들은 로비에서 갈 때 뒷모습을 향해서 끝까지 다 부르라는 그런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앵커]
가끔 밖에서 못 들은 사람들, 들어오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서 주연 가수가 나가면서 한번 불러주고 하는 건 있었는데 진짜 그렇게 되겠네요?

[인터뷰]
그렇게 할 생각이에요.

[앵커]
혹시 넘치는데 누구는 빠지고 받아들이고 이런 이 고민을 하셨습니까?

[인터뷰]
아직도 계속 고민 중입니다. 오늘도 갑자기 전화가 와서 옹알스팀이 나와주겠다고. 고맙죠. 어떻게 집어넣어서 저와 구성을 해야 할까라는 저하고 우리 스태프들이 계속 머리를 굴리고 있어요.

[앵커]
그러면 섭외가 쉽지 않으셨겠어요. 지금 제가 아는 것만으로도 이영자 씨, 제자로 잘 알려진 분이고 임하룡 씨, 최양락 씨, 김미화 씨. 후배 개그맨들이 줄줄이 지금 출연 예정중이라고 하는데 섭외할 필요 없이 그냥 바로?

[인터뷰]
그래도 섭외는 했어요. 저 혼자 힘으로 안 될 것 같아서 섭외할 때 이거는 굉장히 재미난 거니까 좀 해줘. 또 어떤 경우는 너 때문에 표가 팔려야 하니까 좀 나와줘. 이런 식으로 부탁을 했죠.

[앵커]
제일 공들인 섭외 대상자가 누구였습니까?

[인터뷰]
해줄까, 안 해줄까라는 생각은 안 했고 괜찮아요 하는 김학래 씨와 최양락 씨한테 공을 들였어요. 가수 분들은 사실 3도시, 7회 공연을 하는데 이렇게 돌아가면서 한 번씩 나오세요. 일곱 분이.

그런데 제가 봤을 때 괜찮아유라는 코너가 굉장히 재미있었어요. 이상하게 우리 선배님들이 예전에 했던 코미디 중에서는 우리 후배들이 전설적으로 외웠던 게 김수안무거북이와 두루미를 전부 다 했었거든요.

지금 개그맨 지망생들이 보니까 유튜브에도 많이 떠돌라서 그런지 괜찮아유 그거를 거의 다 외우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김학래 씨한테 부탁했고 7번 다 나와달라고 부탁했어요.

[앵커]
저도 어릴 때 많이 했네요, 괜찮아유~ 이거.

[인터뷰]
그래서 그게 공을 많이 들이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앵커]
예전 저 어릴 때는 만담이라고 했고 그다음에 코미디라는 말을 쓰다가 개그라는 말로 옮겨왔는데 그 개그라는 말을 당사자이신데.

[인터뷰]
개그라는 말이 있었던 것이고 사용한...

[앵커]
코미디를 대체하는 새로운 말을 쓰신 게 전유성 씨인가요? 그때 어떤 계기라든가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얻으셨나요?

[인터뷰]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중 하나만 이야기하자면 제가 처음에 쇼쇼쇼라는 곽규석 선생님 원고를 쓰면서 방송을 시작했거든요. 그러다가 어느 시기가 돼서 출연을 하고 싶어서 곽규석 선생님한테 말씀을 안 드리고 3명 나오는데 4명 나오는 거를 쓰면 나를 써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4명 나오는 걸 물어보지도 않고 썼더니 저를 안 시키고 그 당시에 굉장히 인기가 있었던 박인호 선생님을 시키더라고요.

두 번째 또 시도했어요, 몇 달 뒤에. 그랬더니 조영남 씨를 또 시켜요. 그래서 그때 비로소 사실 저도 출연하고 싶습니다라고 말씀드렸더니 언제부터? 이렇게 물어봐요. 초등학교 때부터 출연하고 싶었어요, 텔레비전에.

그래서 그때부터 출연을 하다가 몇 번 나왔어요. 몇 번 나왔는데 군대를 갔다 오게 되고. 군대를 갔다 오니까 코미디를 하시는 분들이 TV로 굉장히 많이 진출하셨어요. 제가 처음 시작했을 때는 20명이 안 됐거든요.

그런데 60여 명이 코미디 프로그램들이 많이 생기니까 각계 방송국도 많이 생기고. 그래서 제가 60명 안에 들어갈 수가 없어요. 그래서 똑같은 것을 하되 이름을 한번 바꿔보자. 그래서 후배들이 찾아오면 코미디라고 하지 말고 개그맨이라고 하자, 꼬셨죠.

형 그거 하면 뭐가 좋은데? 야, 60등부터 시작해야 해 너희. 우리 4명이면 꼴찌해도 4등이야.

[앵커]
그런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군요. 그러니까 말씀하신 것처럼 개그맨이라는 단어도 처음 사용하셨고 제가 지금 공부하면서 보니까 개그콘서트의 최초 기획자이시기도 하시고. 뭔가...

[인터뷰]
최초기획자로 많이 알려져 있는데 사실 공동으로 많이 했어요. 대학로에 먼저 나가서 공연을 했던 친구들이 있죠. 컬트삼총사가 먼저 나가서 성공한 것을 보고 백재현이라는 개그맨이 형님 우리도 나가야 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그 친구가 원고를 쓰고 제가 연출을 하고 그래서 같이 공동으로 만들었는데 제가 나이가 제일 많다보니까 제가 마치 다 한 것처럼 알려지는 것은 좀 부끄러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뉴스 저널리즘의 미래가 불안하다, 이런 이야기 저희들도 많이 하는데 코미디, 개그 이쪽도 우리의 미래는 어떨까, 불안해하는 이야기들도 가끔 들렸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인터뷰]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있어요. 요즘에 꽁트 하는 그것들이, 그런 프로그램들이 좀 인기가 많이 떨어졌다고 해서 웃음을 찾는 사람들이 없는 건 아니거든요. 또 개그를 하겠다는 친구들이 또 굉장히 많이 있습니다. 대학로에도 있고, 홍대 쪽에도 있고.

그런데 그 친구들은 우리를 불러줬으면 하는 게 아니고 자기네들이 스스로 방송할 수 있는 시스템들이 마련되고 우리는 상상도 못했어요. 방송국 아니면 할 데가 없다라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유튜브를 통해서 한다든가 팟캐스트를 통해서 거기에서도 스타들이 나오고 있고 또 작년 6월달부터는 미국에서 하던 스타일로 스탠드업 코미디가 한국에도 소개돼서 새로운 물꼬들이 자꾸만 생겨나서 웃음의 웃기는 양만큼은 그대로인데 다른 쪽에서 이렇게 한다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아무튼 준비하시는 공연 대박나시기를 기원하겠습니다. 오늘 출연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인터뷰]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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