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존 vs 개발' 평행선에 놓인 근대문화유산, 해법은?

'보존 vs 개발' 평행선에 놓인 근대문화유산, 해법은?

2019.01.27. 오전 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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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손혜원 의원의 투기 의혹으로 논란을 빚은 목포의 근대역사문화공간은 50년이 지난 건축물이나 유물을 대상으로 하는 등록문화재입니다.

지정문화재와는 달리 내부 활용이 가능한 등록문화재는 보존과 개발이라는 상충된 가치가 부딪히는 경우가 많은데요.

마땅한 해법은 없는지 이지은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기자]
서울 성북동 주택가에 자리 잡은 고즈넉한 한옥.

우리 문화재를 위해 헌신했던 미술사학자 최순우 선생이 살던 옛집입니다.

매물로 나와 헐릴 뻔한 이곳은 민간단체가 성금을 모아 구입해 보존하고 있습니다.

[송지영 / 내셔널트러스트 문화유산기금 사무국장 : 매물로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최순우 선생) 가족분을 만나서 이 집을 보존하고 싶다고 설득을 했고 가족분들이 흔쾌히 동의하셔서 모금할 시간만큼 좀 기다려주셨다고 알고 있고요.]

천재시인 이상이 살았던 곳을 단장한 '이상의 집'이나,

문화 공간으로 이용되는 부산의 일본식 가옥도 모두 민간의 노력으로 잘 보존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주변에서 이런 사례를 찾아보기란 쉽지 않습니다.

특히 궁궐처럼 누구나 높은 가치를 인정하는 지정문화재가 아닌, 근대문화유산을 대상으로 하는 등록문화재는 개발과 보존 사이에서 갈등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지난 2005년 스카라극장은 주인이 각종 제약이 생기는 문화재 지정을 꺼려 건물을 철거해버렸습니다.

[전우용 / 역사학자 : 등록을 하고 나면 예컨대 리모델링 비용을 문화재청에서 지원해줘요. 지원해주는데 그 대신에 그 건물을 공개해야 해요. 시민들한테. 그게 귀찮고요. 헐기 위해서는 등록문화재 등록 신청을 취소하고, 해제를 요구해야 하고 그 다음에 헐어야 하는데 이 절차가 만만치 않고.]

반대로 목포의 조선내화주식회사 공장은 회사 측은 보존을 원하지만, 주민들은 아파트 건설을 원하며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공론화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민현석 / 서울연구원 연구위원 : 제일 좋은 것은 그런 문화적 가치에 대한 공론화, 그리고 설득의 과정 이런 것들이 갈등 해소의 첫 번째 방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고요.]

근대문화유산은 전국에 산재해 있는 데다 상황도 제각각이라 일괄적인 해법이 불가능한 만큼 '보존이냐 개발이냐'는 언제나 난제로 다가올 수밖에 없습니다.

YTN 이지은[jelee@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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