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지킨 사람들 영화 '말모이', 그 진실과 허구 사이

우리말 지킨 사람들 영화 '말모이', 그 진실과 허구 사이

2019.01.20. 오전 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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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1942년 일어난 조선어학회 사건을 다룬 영화 '말모이'가 흥행 질주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영화를 보다 보면,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허구일지 헷갈리는 분들 많으실 텐데요.

최두희 기자가 한 번 알아봤습니다.

[기자]
일제강점기에 우리나라 최초의 국어사전을 편찬하려 애썼던 사람들을 그린 영화입니다.

하지만 까막눈 '김판수'를 비롯한 등장인물은 가짜입니다.

[엄유나 / 영화 '말모이' 감독 : 조선어학회 사건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그 부분에서는 최대한 고증을 마치려 노력했고, 인물 부분에서는 김판수라는 허구의 인물이 들어와서….]

영화에서 그려진 시대도 뒤죽박죽입니다.

사전 편찬 작업은 주로 1930년대에 이뤄졌지만, 영화는 40년대를 배경으로 했습니다.

하지만 영화에서 판수가 훔친 것으로 묘사된 주시경 선생의 말모이 원고는 실제 존재했습니다.

주시경 선생이 세상을 떠나며 실제 출판되진 못했지만, 우리말 사전의 기틀이 됐다는 평가입니다.

전국의 사투리를 모으는 장면은 실제 역사와 비슷한 부분이 있습니다.

조선어학회도 사전 편찬을 위해 각 지방 사투리를 모으려고 광고를 실었던 겁니다.

사투리 조사 수첩도 실제 존재했는데 여기선 서울말도 서울이라는 한 지방의 말로 보고, 캐는 것이 옳다고 돼 있습니다.

사전 편찬을 위한 공청회가 열린 것도 사실이지만, 영화에서처럼 극장에서 몰래 한 건 아닙니다.

[김민지 / 국립한글박물관 학예연구사 : 사투리 공청회 같은 경우에는 온양온천의 예배당이나 의원 같은 곳에서 진행됐습니다.]

영화 속 설정과 비슷하게 광복 직후 서울역 창고에서 기적적으로 원고가 발견된 건 맞지만, 조선어학회 사건 재판의 증거물로 남겨졌다는 점에서 다릅니다.

우여곡절 끝에 완성된 우리나라 최초의 대사전은 영화에서처럼 1권짜리가 아닌, 6권 분량으로 1957년에 세상에 나왔습니다.

YTN 최두희[dh0226@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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