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민주화 이끈 록음악...호신술 익히는 자본가

체코 민주화 이끈 록음악...호신술 익히는 자본가

2018.12.09. 오전 0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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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의 열풍 속에서 권력의 압제에 맞선 저항과 자유의 역사를 록음악으로 풀어낸 연극이 나와 눈길을 끕니다.

또 기업주와 노동자의 갈등 등 갑을 관계를 풍자적으로 비튼 월북작가 송영의 <호신술>도 공공극장 무대에 처음으로 올려졌습니다.

이교준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 연극 <록앤롤> - 명동예술극장, 25일까지

레코드판 형태의 거대한 무대가 돌아갈 때마다 강렬한 전자기타 연주가 울려 퍼집니다.

록음악에 빠져 살던 체코 청년 얀이 체제의 억압 속에서 지식인으로 고뇌하다 반체제 인사로 변해가는 궤적을 록음악과 함께 따라갑니다.

[이종무 / 배우 (얀 역할·국립극단 시즌 단원) : 고국 체코로 돌아왔을 때 공산주의 체제의 억압, 그런 데서 오는 자유에 대한 갈망, 그런 것들을 잘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록 밴드에 대한 탄압에서 체코 민주화 운동 '벨벳 혁명'에 이르는 격동의 역사와 함께 롤링 스톤스에서 벨벳 언더그라운드에 이르기까지 저항과 자유의 상징이었던 록그룹들의 음악이 무대를 관통하며 시대 변혁의 힘으로 되살아납니다.

[김재엽 / 연출가 (드림플레이 테제21 대표) : 록이라는 의미는 젊음 그 자체가 갖고 있는 역동적인 어떤 정신, 이런 것을 통해 어떤 체제가 유일한 대안이 될 수 없다. 그래서 록이 하나의 제 3지대를 형성하는 게 아닐까….]

■ 연극 <호신술> - 백성희장민호극장, 24일까지

호신술을 배우던 사장이 엎어치기 한판에 허공을 가르며 날아갑니다.

공장을 운영하는 김상룡 사장이 노동자 파업에 대비해 가족들과 호신술을 배우다 집안이 온통 난장판이 됩니다.

노동문학의 대표 작가인 송영이 1931년에 발표한 이 작품은 시대가 바뀌었는데도 여전히 척박한 우리 노동계 현실과 맞닿아 있습니다.

[윤한솔 / 연출가 (극단 그린피그) : 임금이나 노동시간에 관한 문제는 그 당시나 지금이나 그다지 달라지지 않은 것 같고요. 그런 점에서 지금 이 시대에도 관객들과 충분히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공장주 가족의 뚱뚱한 몸집과 우스꽝스러운 몸짓을 통해 자본가의 부패와 갑질의 횡포 등 비뚤어진 노동환경을 통렬하게 꼬집고 있습니다.

YTN 이교준[kyojoo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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