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무대 향한 푸른 눈의 도전

연극 무대 향한 푸른 눈의 도전

2018.11.04. 오전 04:39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우리 사회에서 소외당하는 이주 여성의 애환을 냉철하게 그려낸 연극 무대에서 외국 이주민이 직접 연기해 화제입니다.

예능 프로그램이나 영화 등 장르를 넘어 대사나 감정 표현이 만만찮은 연극에까지 푸른 눈의 도전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이교준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주한미군과 결혼해 미국으로 떠났다 돌아온 한국 여성과 환갑이 넘은 남성과 결혼하러 한국에 온 이주민 여성의 애꿎은 삶을 견주어 들여다보는 연극 '텍사스 고모'입니다.

과거에 갑질을 당했으면서도 이주민에게 갑질하는 우리 사회의 불편한 민낯을 엿보는 작품입니다.

여기에서 키르기스스탄 여성 역을 맡은 배우는 독일 출신의 이주민 여성 윤안나.

이국 땅에서 배우의 꿈을 키우는 그녀에게 있어 이번 작품에 임하는 감회는 남다릅니다.

[윤안나 / 독일 출신 배우 : 지금 한국 사회를 보면 이주민들도 많아지고 특히 결혼이주여성도 늘어나고 있는데 이 사람들 위한 작품을 만드는 거 아주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최용훈 / '텍사스 고모' 연출 : 이 작품이 자기가 이주 여성이기 때문이 본인에게 와 닿는 점이 컸고, 그런 점에서 외국 배우라는 핸디캡을 뛰어넘어 같이 어울릴 수 있는..]

국립극단에서 대학로 연극, 비중 있는 배역에서 단역에 이르기까지 외국인 배우들의 도전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올해 서울연극제 대상 등 4관왕을 휩쓴 '일상의 광기에 대한 이야기'에서 금발의 배우가 등장해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르제우스카야 야나 / 벨라루스 출신 배우 : 이번 연기 경험이 저에게 소중합니다. 작은 역할일지라도 저에겐 첫 무대이기에 큰 역할입니다.앞으로 더 많은 연기 경험을 쌓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한국어 대사나 감정 표현, 동료 배우들과의 호흡 등 연극 배우로서 장애물이 적지 않지만 무대 위에서 '코리아 드림'은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윤안나 / 독일 출신 배우 : 외국인 배우로서 전통적인 작품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예를 들어 춘향전, 제가 춘향에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YTN 이교준[kyojoon@ytn.co.kr]입니다.

■ 연극 '텍사스 고모' 백성희장민호극장 / 11월 25일까지 윤미현 작가 / 최용훈 연출 국립극단·안산문화재단 공동 제작 박혜진, 이수미, 주인영, 홍승만, 윤안나 김용준, 이정은, 이기현, 김은아 출연

##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