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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황정민 이름 뒤에 붙는 수식어가 여러 개 있는데요. '흥행보증수표'다, '믿고 보는 배우'다, '3000만 배우'다라는 타이틀이 있는데 어떤 게 가장 마음에 드나요?
[인터뷰]
다 싫어요.
[앵커]
그렇다면 어떤 황정민으로 불리고 싶으세요?
[인터뷰]
그냥 배우죠, 배우 황정민이죠 뭐. 작년 한 해가 정말 잊지 못 할 한 해가 되었던 것 같은데요. 제가 하고 싶다고 되는 게 아니잖아요. 관객 분들이 영화를 보시고, 좋아해 주셔서 그렇게 된 거지…. 제가 잘나서 그렇게 된 건 아니고요. 아무튼 제 인생에서 2015년이라는 해는 잊을 수 없는 해 인 것 같아요.
[앵커]
열 손가락 깨물어서 안 아픈 손가락
없다고 하지만 흥행에 실패한 영화, 배우에게 다르게 기억되는지 그 부분도 저희가 궁금하거든요.
[인터뷰]
그런데 그건 저는 똑같아요. 잘 된 영화여서 좋고 안 된 영화여서도 그런 게 아니라 어쨌든 촬영할 때는 그 인물에서, 그 얘기 안 에서 관객에게 좋은 선물을 해 드린다는 느낌으로 정말 미친듯이 집중해서 찍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저한테는 그게 제일 좋은 것 같아요.
[앵커]
이번에는 영화 히말라야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네팔에 다녀오셨어요. 촬영 때문에 처음 가신 건가요?
[인터뷰]
그렇죠. 촬영 때문에 처음 갔죠.
[앵커]
해발 몇 미터까지 올라가서 촬영을 하셨나요?
[인터뷰]
저는 5000m까지는 올라갔었어요.
[앵커]
5000미터요? 히말라야 최고 높이가, 에베레스트 8848m니까 절반 이상 올라가신 거잖아요.
[인터뷰]
저희 본촬영지는 4500미터 지점이고요. 다른 컷을 찍기 위해서 더 올라가서 개인적으로 찍었는데 영화에서는 편집이 되서 안 나왔지만 고산증 증세가 3천m 지나면 나타나기 시작해요.
[앵커]
어떻게 나타나나요?
[인터뷰]
일단 호흡이, 숨을 쉬면 기분 좋게 호흡이 싹 들어갔다가 내쉬는 듯한 느낌이 아니라…뭔가 이렇게 숨을 덜 쉰 듯한 느낌이 있어요. 100m를 전력질주를 하잖아요, 그리고 우리가 호흡을 하지 않습니까?
[앵커]
벅찬 숨이 차는 그 느낌.
[인터뷰]
그런 느낌들이 24시간 계속 되는 것이죠.
[앵커]
배우분들 뿐만 아니라 스태프들까지 다 해서 황정민 씨가 대장 역할을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책임감이 막중하셨을 것 같은데.
[인터뷰]
역할 자체가 엄홍길 대장 역할이니까요. 자연스럽게 대장 역할이 되더라고요. 나이가 선배, 형 소리를 듣는 나이가 되서요. 어쨌든 저희는 이 작업을 하면서 사고가 나기 위해 이 작업을 하는 건 아니잖아요.
[앵커]
그렇죠. 안전해야죠.
[인터뷰]
철저하게 그래서, 정말 단 한 사람도 다치는 사람 없이 안전하게 작업을 끝내기 위해서 제가 대장 역할을 했죠.
[앵커]
그래서 더 책임감이 막중하셨을 것 같은데 가장 힘들었던 순간, 히말라야에서. 어떤 순간을 꼽을수가 있을까요?
[인터뷰]
내가 힘들어도 힘들다는 티를 못 내는 게 제일 힘들었어요.
[앵커]
대장다운 발언인 것 같습니다. 반대로 히말라야에서 몇 일동안 계셨을텐데 이 순간은 정말 기억에 남는다, 아름다운 순간이었다, 이것 때문에 다시 이 산을 찾고 싶다?
[인터뷰]
있죠. 자연이라는 게 얼만큼 위대한 지를… 저희는 맨날 빌딩 숲에서 아웅다웅 살잖아요. 그런데 내 시야에 들어오지도 않는 큰 산을 바라보면서 있을 때, 인간이라는 존재가 작구나 하는 것을 느꼈고 자연이라는 게 참 웅장하고 위대하구나라는 걸 느꼈죠.
[앵커]
그런 과정을 다 거쳐서 히말라야에서 내려왔습니다. 땅을 밟았을 때 그 심정 어떠셨나요?
[인터뷰]
뜨거운 물로 샤워하고 싶었어요. 가면 씻지를 못하거든요. 고소 증세를 막기 위한 제일 첫번째가 씻으면 안 돼요. 체온이 잘 유지가 되어야 하거든요. 그래서 씻으면 안되는데… 일단 뜨거운 물로 샤워하는 게 저한테는 제일 급선무였어요.
[앵커]
지난해 개봉한 영화들이 참 잘 됐어요. 그 여러 배역 중에서 인간 황정민과 제일 닮았다하는 배역이 있을까요?
[인터뷰]
모든 역할들이 구석구석 닮아있긴 하겠죠. '베테랑' 중 방에서 제 아내에게 하는 씬이 있어요. 잔소리 하니까, 발 닦고 들어가라 하는데 발 안 닦고 벽에 문지르고… 그런 것들. 그리고 아이에게 하는 행동들, 그런 것들이 저랑 비슷하죠.
[앵커]
실제로 발 잘 안 닦고, 양말 벗어놓으라고 하면 뒤집어서 벗어놓고…. 그런 아버지시군요.
[인터뷰]
싫거든요, 자꾸 시키면 짜증나거든요.
[앵커]
이번에는 영화 속 명대사로 보는 황정민 씨에 대한 이야기 좀더 깊이 들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 '국제시장' 명대사 하면 이게 딱 떠오르거든요. 제가 한 번 해보겠습니다. "내는 그래 생각한다. 힘든 세월 태어나가 이 힘든 세상 풍파를 우리 자식이 아니라 우리가 겪은기 참 다행이라꼬"이 대사 기억나시나요?
[인터뷰]
그럼요, 기억나죠.
[앵커]
이렇게 하면 되는 거 맞나요?
[인터뷰]
그건 아닌 것 같은데….
[앵커]
죄송합니다. 이렇게 우리 시대의 굳센 참아버지상을… 덕수 역이었죠? 참 잘 그려내셨는데, 그렇다면 진짜 아버지 황정민, 아들 있으시잖아요. 몇 점 정도 줄 수 있을까요?
[인터뷰]
그 아이에게 물어봐야 겠는데요. 모르겠어요, 몇 점 줄 지는…. 그런데 저는 어쨌든 백 점을 받으려고 노력을 하는데 걔 입장에서는 딱히 뭐 한 50점 주려나?
[앵커]
어쩌면 점수가 더 높을 것 같기도 한데 아들 분에게. 실제로 덕수처럼 아들을 위해 모든 것을 다 희생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하시나요?
[인터뷰]
그럼요. 이 세상, 이 땅에 사는 아버지라면 당연한 거 아닌가요? 자식을 위해서면 뭐….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자식인데요.
[앵커]
그러면 베테랑에서의 명대사 꼽아보겠습니다. 당연히 이거겠죠?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이거잖아요. 참 많은 관객들이 이 대사에서 카타르시스를….
[인터뷰]
제가 읽으면 안 될 까요? 차라리 제가 읽는 게 나을 것 같은데.
[앵커]
죄송합니다. 한 번만 해 주세요, 이 대사를.
[인터뷰]
농담이에요.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
[앵커]
이 대사였죠? 이 대사에서 많은 관객분들이 카타르시스를 느꼈는데 실제로 황정민 씨도 연극생활을 하셨고요. 어려운 시기도 많았었는데 돈이나 어떤 상황때문에 자존심을 버려야 했던 경험이 있나요?
[인터뷰]
제가 좋아하는 일을 했기 때문에, 돈에 대해서 크게 연연해하지 않았어요. 지금도 마찬가지고요, 그냥 일하는 게 너무너무 행복했었어요. 어릴 때부터 내가 좋아하는 일을 행복하게 하면 돈이라는 건 언젠가는 자연스럽게오게 될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하고 있는 거고요. 30대 때 영화하기 전에 제가 하고 있는 일을 접어야 겠다 생각을 한 적이 있었어요.
[앵커]
어떤…?
[인터뷰]
그 때 한창 국민들도 힘들고. IMF 터졌을 때인데요. 저는 장남이었고요. 내가 이 정도로 좋아하는 거 했으면 가족을 위해서 이제는 내 것을 접고 가족을 위해서 조금 살아야 하지 않나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죠.
[앵커]
그런데 그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인터뷰]
그래서 모든 것을 접고 하던 찰나에… 신이 참 감사한 게 그 때 '와이키키 브라더스'라는 영화가 캐스팅이 된 거예요.
[앵커]
첫 주연작이셨죠?
[인터뷰]
네. 그래서 지금까지 영화를 하게 된 거죠. 아마 그게 캐스팅이 안 됐으면 제가 다른 일로 하고 있었겠죠.
[앵커]
실제로 요즘 수저계급론 얘기도 나오고요. 많은 청년들이 취업도 어렵고 해서 꿈을 포기하는 일이 많거든요? 그 청년들을 위해서 그 어려움을 다 극복한 배우니까 한 마디 해주시면 더 무게감이 있을 것 같은데.
[인터뷰]
감히 제가 그런 얘기를 하는 게 조금…. 아무튼 못 미더워도 조금 제 얘기를 들어주신다면 제일 중요한 건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는 지금 당장은 모르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알 수 있습니다.
절대로 포기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앵커]
시간이 다 말해줄 것이다. 참 많이 와닿는 말인 것 같습니다. 작품을 선택하실 때 특별히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부분이 있으신지요?
[인터뷰]
저는 관객에게 책을 선물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책 선물하기 힘들잖아요 솔직히. 취향이 다 다르니까.
[앵커]
이 사람 어떤 책을 좋아할까?
[인터뷰]
그런데 이 책은 누구나 읽어도 다 좋아할 것이다라는 어떤, 그 책이라는 게 분명히 있잖아요. 그래서 좋은 책이 있으면 무조건 저는 합니다, 역할이 작든 크든.
[앵커]
요새 SNS에서 보면 이런 황정민 씨의 얼굴이 담긴 포스터를 가면처럼 쓰고 사진 찍어 올리는 게 유행이잖아요. 히말라야가 7백만 관객을 돌파했지만 아직 히말라야를 안 보신 분들을 위해서… 반대로 얼굴을. 다시 엄홍길 대장으로 분해서 히말라야 추천서를 정해 주신다면.
[인터뷰]
추천서요? 아무튼 이 영화는 인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자연이 주는 위대함이 있지만 그 위대함을 주는 건 결국 인간과 그 인간과의 사이에서더 큰 에너지를 주는 게 이 영화의 주제의식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아무튼 인간에 대한 얘기니까 꼭 한 번 더 보러와주시길 바랍니다.
[앵커]
똑 닮았습니다. 오늘 이 추천사 듣고 많은 분들이 영화를 보실 것 같습니다. 흔히 인생을 산에 비유하잖아요. 배우 황정민이 아닌 인간 황정민이 오르고자 하는 산이 있을까요?
[인터뷰]
인간 황정민이요? 배우 말고… 제 삶의 산은 아빠로서 좋은 산이 분명히 필요한 것 같고요. 그다음에 제가 늘 방송에서 얘기했지만 배우로서가 아닌 또 다른 제 꿈이 분명히 있기 때문에 수많은 직업들이 있잖아요.
어느 순간 제가 앵커가 될 수도 있어요.
[앵커]
긴장해야 되겠는데요.
[인터뷰]
어느 순간 카메라맨이 될 수 있고 어느 순간 뭐가 될 수 있다라는 게. 그래서 저는 늘 꿈꿔요. 배우 말고도 잘할 수 수 있는 게 뭔지 대해서요.
[앵커]
마음만 먹으면 못 오를 산이 없다는 얘기인데 황정민 씨가 다음 산 거뜬히 정복하실 것 같습니다. 3000만 배우 황정민 씨 만나봤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인터뷰]
감사합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황정민 이름 뒤에 붙는 수식어가 여러 개 있는데요. '흥행보증수표'다, '믿고 보는 배우'다, '3000만 배우'다라는 타이틀이 있는데 어떤 게 가장 마음에 드나요?
[인터뷰]
다 싫어요.
[앵커]
그렇다면 어떤 황정민으로 불리고 싶으세요?
[인터뷰]
그냥 배우죠, 배우 황정민이죠 뭐. 작년 한 해가 정말 잊지 못 할 한 해가 되었던 것 같은데요. 제가 하고 싶다고 되는 게 아니잖아요. 관객 분들이 영화를 보시고, 좋아해 주셔서 그렇게 된 거지…. 제가 잘나서 그렇게 된 건 아니고요. 아무튼 제 인생에서 2015년이라는 해는 잊을 수 없는 해 인 것 같아요.
[앵커]
열 손가락 깨물어서 안 아픈 손가락
없다고 하지만 흥행에 실패한 영화, 배우에게 다르게 기억되는지 그 부분도 저희가 궁금하거든요.
[인터뷰]
그런데 그건 저는 똑같아요. 잘 된 영화여서 좋고 안 된 영화여서도 그런 게 아니라 어쨌든 촬영할 때는 그 인물에서, 그 얘기 안 에서 관객에게 좋은 선물을 해 드린다는 느낌으로 정말 미친듯이 집중해서 찍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저한테는 그게 제일 좋은 것 같아요.
[앵커]
이번에는 영화 히말라야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네팔에 다녀오셨어요. 촬영 때문에 처음 가신 건가요?
[인터뷰]
그렇죠. 촬영 때문에 처음 갔죠.
[앵커]
해발 몇 미터까지 올라가서 촬영을 하셨나요?
[인터뷰]
저는 5000m까지는 올라갔었어요.
[앵커]
5000미터요? 히말라야 최고 높이가, 에베레스트 8848m니까 절반 이상 올라가신 거잖아요.
[인터뷰]
저희 본촬영지는 4500미터 지점이고요. 다른 컷을 찍기 위해서 더 올라가서 개인적으로 찍었는데 영화에서는 편집이 되서 안 나왔지만 고산증 증세가 3천m 지나면 나타나기 시작해요.
[앵커]
어떻게 나타나나요?
[인터뷰]
일단 호흡이, 숨을 쉬면 기분 좋게 호흡이 싹 들어갔다가 내쉬는 듯한 느낌이 아니라…뭔가 이렇게 숨을 덜 쉰 듯한 느낌이 있어요. 100m를 전력질주를 하잖아요, 그리고 우리가 호흡을 하지 않습니까?
[앵커]
벅찬 숨이 차는 그 느낌.
[인터뷰]
그런 느낌들이 24시간 계속 되는 것이죠.
[앵커]
배우분들 뿐만 아니라 스태프들까지 다 해서 황정민 씨가 대장 역할을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책임감이 막중하셨을 것 같은데.
[인터뷰]
역할 자체가 엄홍길 대장 역할이니까요. 자연스럽게 대장 역할이 되더라고요. 나이가 선배, 형 소리를 듣는 나이가 되서요. 어쨌든 저희는 이 작업을 하면서 사고가 나기 위해 이 작업을 하는 건 아니잖아요.
[앵커]
그렇죠. 안전해야죠.
[인터뷰]
철저하게 그래서, 정말 단 한 사람도 다치는 사람 없이 안전하게 작업을 끝내기 위해서 제가 대장 역할을 했죠.
[앵커]
그래서 더 책임감이 막중하셨을 것 같은데 가장 힘들었던 순간, 히말라야에서. 어떤 순간을 꼽을수가 있을까요?
[인터뷰]
내가 힘들어도 힘들다는 티를 못 내는 게 제일 힘들었어요.
[앵커]
대장다운 발언인 것 같습니다. 반대로 히말라야에서 몇 일동안 계셨을텐데 이 순간은 정말 기억에 남는다, 아름다운 순간이었다, 이것 때문에 다시 이 산을 찾고 싶다?
[인터뷰]
있죠. 자연이라는 게 얼만큼 위대한 지를… 저희는 맨날 빌딩 숲에서 아웅다웅 살잖아요. 그런데 내 시야에 들어오지도 않는 큰 산을 바라보면서 있을 때, 인간이라는 존재가 작구나 하는 것을 느꼈고 자연이라는 게 참 웅장하고 위대하구나라는 걸 느꼈죠.
[앵커]
그런 과정을 다 거쳐서 히말라야에서 내려왔습니다. 땅을 밟았을 때 그 심정 어떠셨나요?
[인터뷰]
뜨거운 물로 샤워하고 싶었어요. 가면 씻지를 못하거든요. 고소 증세를 막기 위한 제일 첫번째가 씻으면 안 돼요. 체온이 잘 유지가 되어야 하거든요. 그래서 씻으면 안되는데… 일단 뜨거운 물로 샤워하는 게 저한테는 제일 급선무였어요.
[앵커]
지난해 개봉한 영화들이 참 잘 됐어요. 그 여러 배역 중에서 인간 황정민과 제일 닮았다하는 배역이 있을까요?
[인터뷰]
모든 역할들이 구석구석 닮아있긴 하겠죠. '베테랑' 중 방에서 제 아내에게 하는 씬이 있어요. 잔소리 하니까, 발 닦고 들어가라 하는데 발 안 닦고 벽에 문지르고… 그런 것들. 그리고 아이에게 하는 행동들, 그런 것들이 저랑 비슷하죠.
[앵커]
실제로 발 잘 안 닦고, 양말 벗어놓으라고 하면 뒤집어서 벗어놓고…. 그런 아버지시군요.
[인터뷰]
싫거든요, 자꾸 시키면 짜증나거든요.
[앵커]
이번에는 영화 속 명대사로 보는 황정민 씨에 대한 이야기 좀더 깊이 들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 '국제시장' 명대사 하면 이게 딱 떠오르거든요. 제가 한 번 해보겠습니다. "내는 그래 생각한다. 힘든 세월 태어나가 이 힘든 세상 풍파를 우리 자식이 아니라 우리가 겪은기 참 다행이라꼬"이 대사 기억나시나요?
[인터뷰]
그럼요, 기억나죠.
[앵커]
이렇게 하면 되는 거 맞나요?
[인터뷰]
그건 아닌 것 같은데….
[앵커]
죄송합니다. 이렇게 우리 시대의 굳센 참아버지상을… 덕수 역이었죠? 참 잘 그려내셨는데, 그렇다면 진짜 아버지 황정민, 아들 있으시잖아요. 몇 점 정도 줄 수 있을까요?
[인터뷰]
그 아이에게 물어봐야 겠는데요. 모르겠어요, 몇 점 줄 지는…. 그런데 저는 어쨌든 백 점을 받으려고 노력을 하는데 걔 입장에서는 딱히 뭐 한 50점 주려나?
[앵커]
어쩌면 점수가 더 높을 것 같기도 한데 아들 분에게. 실제로 덕수처럼 아들을 위해 모든 것을 다 희생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하시나요?
[인터뷰]
그럼요. 이 세상, 이 땅에 사는 아버지라면 당연한 거 아닌가요? 자식을 위해서면 뭐….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자식인데요.
[앵커]
그러면 베테랑에서의 명대사 꼽아보겠습니다. 당연히 이거겠죠?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이거잖아요. 참 많은 관객들이 이 대사에서 카타르시스를….
[인터뷰]
제가 읽으면 안 될 까요? 차라리 제가 읽는 게 나을 것 같은데.
[앵커]
죄송합니다. 한 번만 해 주세요, 이 대사를.
[인터뷰]
농담이에요.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
[앵커]
이 대사였죠? 이 대사에서 많은 관객분들이 카타르시스를 느꼈는데 실제로 황정민 씨도 연극생활을 하셨고요. 어려운 시기도 많았었는데 돈이나 어떤 상황때문에 자존심을 버려야 했던 경험이 있나요?
[인터뷰]
제가 좋아하는 일을 했기 때문에, 돈에 대해서 크게 연연해하지 않았어요. 지금도 마찬가지고요, 그냥 일하는 게 너무너무 행복했었어요. 어릴 때부터 내가 좋아하는 일을 행복하게 하면 돈이라는 건 언젠가는 자연스럽게오게 될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하고 있는 거고요. 30대 때 영화하기 전에 제가 하고 있는 일을 접어야 겠다 생각을 한 적이 있었어요.
[앵커]
어떤…?
[인터뷰]
그 때 한창 국민들도 힘들고. IMF 터졌을 때인데요. 저는 장남이었고요. 내가 이 정도로 좋아하는 거 했으면 가족을 위해서 이제는 내 것을 접고 가족을 위해서 조금 살아야 하지 않나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죠.
[앵커]
그런데 그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인터뷰]
그래서 모든 것을 접고 하던 찰나에… 신이 참 감사한 게 그 때 '와이키키 브라더스'라는 영화가 캐스팅이 된 거예요.
[앵커]
첫 주연작이셨죠?
[인터뷰]
네. 그래서 지금까지 영화를 하게 된 거죠. 아마 그게 캐스팅이 안 됐으면 제가 다른 일로 하고 있었겠죠.
[앵커]
실제로 요즘 수저계급론 얘기도 나오고요. 많은 청년들이 취업도 어렵고 해서 꿈을 포기하는 일이 많거든요? 그 청년들을 위해서 그 어려움을 다 극복한 배우니까 한 마디 해주시면 더 무게감이 있을 것 같은데.
[인터뷰]
감히 제가 그런 얘기를 하는 게 조금…. 아무튼 못 미더워도 조금 제 얘기를 들어주신다면 제일 중요한 건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는 지금 당장은 모르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알 수 있습니다.
절대로 포기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앵커]
시간이 다 말해줄 것이다. 참 많이 와닿는 말인 것 같습니다. 작품을 선택하실 때 특별히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부분이 있으신지요?
[인터뷰]
저는 관객에게 책을 선물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책 선물하기 힘들잖아요 솔직히. 취향이 다 다르니까.
[앵커]
이 사람 어떤 책을 좋아할까?
[인터뷰]
그런데 이 책은 누구나 읽어도 다 좋아할 것이다라는 어떤, 그 책이라는 게 분명히 있잖아요. 그래서 좋은 책이 있으면 무조건 저는 합니다, 역할이 작든 크든.
[앵커]
요새 SNS에서 보면 이런 황정민 씨의 얼굴이 담긴 포스터를 가면처럼 쓰고 사진 찍어 올리는 게 유행이잖아요. 히말라야가 7백만 관객을 돌파했지만 아직 히말라야를 안 보신 분들을 위해서… 반대로 얼굴을. 다시 엄홍길 대장으로 분해서 히말라야 추천서를 정해 주신다면.
[인터뷰]
추천서요? 아무튼 이 영화는 인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자연이 주는 위대함이 있지만 그 위대함을 주는 건 결국 인간과 그 인간과의 사이에서더 큰 에너지를 주는 게 이 영화의 주제의식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아무튼 인간에 대한 얘기니까 꼭 한 번 더 보러와주시길 바랍니다.
[앵커]
똑 닮았습니다. 오늘 이 추천사 듣고 많은 분들이 영화를 보실 것 같습니다. 흔히 인생을 산에 비유하잖아요. 배우 황정민이 아닌 인간 황정민이 오르고자 하는 산이 있을까요?
[인터뷰]
인간 황정민이요? 배우 말고… 제 삶의 산은 아빠로서 좋은 산이 분명히 필요한 것 같고요. 그다음에 제가 늘 방송에서 얘기했지만 배우로서가 아닌 또 다른 제 꿈이 분명히 있기 때문에 수많은 직업들이 있잖아요.
어느 순간 제가 앵커가 될 수도 있어요.
[앵커]
긴장해야 되겠는데요.
[인터뷰]
어느 순간 카메라맨이 될 수 있고 어느 순간 뭐가 될 수 있다라는 게. 그래서 저는 늘 꿈꿔요. 배우 말고도 잘할 수 수 있는 게 뭔지 대해서요.
[앵커]
마음만 먹으면 못 오를 산이 없다는 얘기인데 황정민 씨가 다음 산 거뜬히 정복하실 것 같습니다. 3000만 배우 황정민 씨 만나봤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인터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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