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미술의 아이콘' 앤디 워홀

'현대 미술의 아이콘' 앤디 워홀

2015.07.10. 오전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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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작품 한 가지 보실까요. 제 옆에 있는 이 그림 함께 봐주시죠. 미술에 큰 관심이 없는 분들도 이 그림은 아실 겁니다.

팝 아트의 거장 앤디 워홀의 마릴린 먼로 초상화입니다. 앤디 워홀은 대중문화를 예술로 승화시킨 팝 아트의 선구자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 밖에도, '달러 사인', '캠벨 수프' 작품이 유명하죠. 상업제품이나 유명인사들을 주제로 실크스크린 기법을 이용해 색의 변화만 주는 것이 앤디 워홀 작품의 큰 특징입니다.

돈과 명성에 대한 솔직한 욕망, 스타 마케팅과 미디어를 활용하는 사업가로 수완까지 갖춘 예술가 '앤디 워홀' 앤디 워홀의 작품을 요즘 서울에서 만나볼 수 있는데요.

앤디 워홀의 작품 세계, 잠시 후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앵커]
20세기 팝아트의 선구자 앤디워홀 특별전이 서울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리고 있는데요. 개막 한 달 만에 관객 5만명을 돌파하는 등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합니다.

이주헌 미술평론가 모시고 앤디 워홀의 삶과 작품 세계에 대해서 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현대 팝아트의 선구자, 여러 가지 칭송이 있는데 앤디 워홀, 기존의 작가와는 다르다, 전통작가와는 다르다, 이런 평가를 받았죠. 어떤 작가입니까?

[인터뷰]
앤디 워홀은 우리가 흔히 말하죠.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 마치 예술은 아주 고고하고 고상한 것이고 우리 일상이나 삶으로부터 굉장히 멀리 떨어져 있는 것, 일반인들이 많이 생각해 왔지 않습니까?

바로 그런 관념을 완전히 뒤집어 엎은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일상과 예술은 하나다. 예술이 일상보다 위에 있을 수는 없다. 그래서 우리 산업사회, 대중문화사회에서 접하는 일상들이 그대로 예술의 주제로 들어오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가 살면서 보고 느끼던 것을 예술의 현장에서도 체험할 수 있게 해 준그런 예술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보통 미술작품하면 상당히 고고한 느낌이 들고요, 그리고 과거 중세시대에는 성경 얘기도 많이 했고요.

그런데 이번 작품을 보면 앞서서 제가 소개해 드렸지만 마릴린 먼로나 대중적인 스타 그리고 통조림 같은 것을 소재로 했기 때문에 당대에서는 혁신적인 그런 작품이다라고 평가를 받았을 것도 같은데요.

어떻게 평가를 받고 있습니까?

[인터뷰]
사실 옛날 그림 보면 산이라든지 숲이라든지 강이라든지 자연환경이 주제로 그림이 굉장히 많이 그려졌고. 또 그 위에 성경이야기라든지 신화이야기라든지 이런 이야기들이 많이 그려졌었습니다.

그런데 앤디 워홀은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보는 것, 방금 말씀하신 마릴린 먼로 이미지라든지 또 콜라병이라든지 그런 것들을 작품으로 보여준 거죠. 그러니까 우리를 둘러싼 환경 자체가 바뀌었고 삶의 조건이 바뀌었다는 겁니다.

옛날 사람들은 다 그런 자연 안에서 살았지만 이제 우리 도시 안에서 살고 TV라든지 신문이라든지 이런 매체, 미디어를 통해서 세상 정보를 접하고 모든 것이 그런 환경으로 바뀌었다는 것이죠.

그래서 예술이라는 것은 아름다움만을 전해 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을 통찰해 보고 우리의 삶에 대한 깨달음도 주는 것이 예술인데 바로 우리 살아가는 일상을 보여줌으로써 그런 통찰과 깨달음의 기회를 준 그런 예술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미디어가 예술에도 영향을 준 거군요.

[인터뷰]
그렇죠, 사실 앤디 워홀은 미디어에 굉장히 관심이 많았거든요. 그래서 미디어가 세상을 다 바꾸고 있다라는 사실을 누구보다 일찍 깨우친 예술가입니다.

그래서 미디어에 보도된 사건들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작품으로 만들어지고 광고가 작품으로 만들어 지고 스타들이 작품으로 만들어지고 사실은 우리 삶을 결정짓는 매우 중요한 조건이 미디어다.

그것이 예술에 안 들어오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다, 이렇게 생각한 사람입니다.

[앵커]
살아생전에 성공한 작가는 피카소하고 앤디 워홀밖에 없다. 이런 우스갯소리가 있는데 그만큼 상업적으로도 큰 성공을 거둔 거죠?

[인터뷰]
굉장히 큰 성공을 거두었죠. 앤디 워홀이 죽고 남긴 유산 그것을 2006년에 평가해 봤을 때 그 당시에 6조원 정도 됐습니다, 우리나라돈으로. 그런데 지금은 그거보다 더 높이 평가가 되죠.

그러니까 그런 부분으로 봐도 크게 성공한 화가라고 할 수 있는데 사실 그런 작품이라든지 남긴 재산뿐만 아니라 앤디 워홀 이미지가 여러 다양한 상품들에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미국 같은 경우에는 앤디 워홀의 이미지에 대한 인지도 조사를 해 보면 상품으로서 인지도 조사를 해 보면 헬로키티라고 있지 않습니까?

그 정도의 인지도라고 합니다. 예술작품 빼고 그냥 옷이라든지 문구용품이라든지 이런 데 들어간 이미지만으로도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앵커]
왜 이렇게 상업적으로 성공했는지 그 비결은 뭔지 사람들이 좋아하는지 참 궁금한데요.

앤디 워홀은 어떻게 보면 예술가들 가운데서 마케팅의 중요성 그리고 브랜드의 중요성을 그 누구보다도 아주 잘 알았던 예술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이야기됐냐 하면 그 작업 자체가 마케팅이다, 이런 이야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아까 말씀하신 대로 마릴린 먼로 모르는 사람 없거든요.

바로 그 이미지가 앤디 워홀의 작품 주제입니다. 엘리자베스 테일러, 무함마드 알리, 그리고 수많은 광고라든지 또 사건들, 어떻게 보면 앤디 워홀이 스스로 마케팅을 하지 않아도 그 유명한 사람들 계속 뉴스에 나오고 계속 미디어를 통해서 보도가 되거든요.

가만히 있어도 저절로 작품이 홍보가 됩니다. 그런 어떤 마케팅에 능했던 사람이고요. 그리고 또 그런 말이 있습니다. 앤디 워홀의 가장 위대한 작품은 앤디 워홀 자신이다. 보통 예술가들은 작품 뒤에 숨거든요.

예술가들은 안 드러납니다. 그런데 앤디 워홀은 자기를 마치 팝스타처럼 그대로 세상에 드러내놓고 그리고 자기를 선전하는 데 굉장히 애를 썼습니다.

그래서 나중에는 앤디 워홀이 자기 작품 때문에 유명해졌지만 그다음에는 앤디 워홀 자체가 브랜드가 돼서 앤디 워홀이 만든 작품이다 그러면 다른 것 가릴 것 없이, 평가할 필요 없이 거기에 대해서 많은 돈을 지불하고 사람들이 작품을 사가는 이런 상황으로 바뀌었다는 거죠.

[앵커]
친근한 미디어 스타를 활용하다 보니까 미술에 관심이 없는 분들도 지나가다가 보게 되고요. 또 기억하게 되고 이런 효과가 있는 것 같은데 앤디 워홀 작품을 실제로 보는 게 참 쉽지 않은 기회잖아요.

이번에 전시회에서 주요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고 하던데이번 전시회 특징이라고 하면 어떤 게 있을까요?

[인터뷰]
이전에도 우리나라에서 앤디 워홀 전시가 몇 차례 열렸었거든요. 그 전시회들은 작품에 초점을 맞췄다고 한다면 이번 전시는 앤디 워홀 예술가 자체에 초점을 맞춘 전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중요한 작품들 다 장르별로 카테고리별로 다 나와 있지만 그것 못지 않게 많은 자료들이 전시되고 있습니다.

타임지 커버로 그린 그림이라든지 그리고 드로잉으로 일러스트레이션을 만든거라든지 많은 게 나와서 앤디 워홀이 누군가를 확인할 수 있고요.

그 앤디 워홀이 누군가를 확인함으로써 성공스토리,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성공을 꿈꾸고 그리고 여러 가지 배울 것이 많은데 그런 측면에서는 앤디 워홀이 매우 성공한 사람으로서 우리가 배울 것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는 그런 전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작가의 인생까지 담겨있군요, 전시회에. 400점 넘는 작품이 소개되고 있는데 그중에서 이 작품만큼은 꼭봐야 되겠다, 추천을 해 주신다면 어떤 게 있습니까? 진짜 유명한 작품이다 이런 거.

[인터뷰]
아까 이야기가 나왔지만 마릴린 먼로, 그다음에 달러 사인, 마오저뚱, 세 가지 작품은 꼭 보셨으면 좋겠는데요.

마릴린 먼로가 세상을 떠나면서 그 즉시 만들어진 작품이 마릴린 먼로입니다.

그리고 마오저뚱도 중국이 수교를 하게 되면서 나오게 된 작품입니다.

얼마나 세상 돌아가는 것을 빨리 파악하고 거기에 대해서 그것을 예술로 승화시키는 데 능했는지잘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앵커]
과거에는 작가라고 하면 캔버스에 물감으로 그리는 것만 저희가 생각을 했는데 앤디 워홀은 작업 방식도 상당히 독특하다고 들었습니다. 그 부분도 설명을 해 주시죠.

[인터뷰]
앤디워홀은 붓으로 그리는 게 아니라 실크스크린이라고 그냥 한마디로 인쇄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왜냐하면 현대사회는 기계화시대고 대량생산하는 기계로 복제하는 시대입니다.

손으로 그리는 그림보다는 어떤 프린트 하는 방식으로 하는 게 감성에 걸맞다는 거죠. 그래서 그런 방식을 통해서도 우리시대가 어떤 감성과 감수성을 갖고 있는지 시대정신이 뭔지 그것을 잘 보여주는 작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30년 만에 발견된 컴퓨터 작품도 화제가 되고 있는데 어떤 작품입니까?

[인터뷰]
얼리어답터라고 하죠. 빨리 새로운 기술이나 어떤 흐름에 적응하는 사람들인데요.

앤디 워홀이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컴퓨터가 만들어지고 퍼스널컴퓨터를 사람들이 사용하게 되면서 그것을 최초로 아트로 활용한 작가 가운데 한 사람인데요.

최근에 발견된 겁니다.

플로피디스크 안에 컴퓨터아트한 것이 있었는데 아무도 몰랐어요.

그러나 최근에 그것이 알려졌고, 그 안을 보니까 컴퓨터를 이용해서 한 작품들이 있는데 화소는 굉장히 낮습니다. 6만 화소밖에 안 됩니다.

하지만 앤디 워홀의 재능이 잘 드러난 작품이고요.

그리고 그런 어떤 작품을 통해서 앤디 워홀이 굉장히 열린 사람이고 어떤 새로운 흐름에 굉장히 적극적으로 뛰어든 사람이라는 것을 우리가 알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 최초로 공개되는 겁니다.

[앵커]
예술작품을 놓고 돈을 논하는 거는 맞지 않는 거지만 경매가가 어느 정도 매겨지냐에 따라서 또 그 작가의 가치가 정해지는 그런 부분도 있는데요, 앤디 워홀 같은 경우에는 어느 정도라고 볼 수 있을까요?

[인터뷰]
가장 비싸게 팔린 게 실버 카 크래쉬라는 작품인데. 그게 1억 500만 달러 정도에 팔렸습니다.

그러니까 요새 환율로 하면 1100억원이 넘는 거죠. 수백억원대 작품들도 여러 점이 있고요.

[앵커]
지금 저희가 화면으로도 준비했는데 실버 카 크래쉬라는 작품이 경매가가 1100억원 정도가 되는 거군요? 그리고 세 명의 엘비스나 1달러 지폐, 저런 작품도 주요 작품인가 보죠?

[인터뷰]
그렇습니다.

마릴린 먼로도 수백억에 팔렸고. 그런데 앤디 워홀은 어떻게 보면 예술과 돈을 분리해서 보는 것 자체를 싫어하는 사람입니다.

무슨 이야기냐 하면 과거에는 문화적 가치, 경제적 가치, 다 나눠서 사람들이 생각했는데 지금 이 시대는 그 모든 가치가 서로 섞여있다는 거죠.

경제적 가치가 올라가면 문화적 가치도 같이 올라가고 문화적 가치가 올라가면 경제적 가치도 같이 올라가는. 옛날에는 훌륭한 예술가들이 밥을 굶는 시절도 있었지만 지금은 뛰어난 작품을 만드는 예술가들은 그만한 보상을 받거든요. 그래서 이런 부분을 굳이 나누어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경제적 가치를 그만큼 생산하면 그게 문화적 가치로 기여할 수 있다라고 본 예술가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상당히 현실적인 작가였군요.

국내에서 만나기 어려운 좋은 전시회인데 저도 이번 주말에 꼭 가봐야 되겠습니다.

지금까지 이주헌 미술평론가 모시고 앤디 워홀의 작품세계를 짚어봤습니다. 감사합니다.

[인터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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