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수 위험 반지하 주택 실태, 데이터로 추적하기 ①

침수 위험 반지하 주택 실태, 데이터로 추적하기 ①

2024.07.09. 오후 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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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데이터랩, 반지하 주택 대용량 데이터 분석
건축물대장에 빠진 반지하 주택 분류 항목
정부, 지자체의 통계 집계도 모두 추정치
반지하 규모, 침수 위험 어느 정도일까?
침수 위험 반지하 주택 실태, 데이터로 추적하기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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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같은 장마철이면 특히 걱정스러워지는 우리 사회의 취약 지대가 있습니다. 대도시의 한켠, 열악한 주거환경의 저지대 주택, 이른바 반지하가 그곳입니다. 누구나 아는 일상용어이지만, 사실 '반지하'는 법적 용어가 아닙니다. 그러다보니 건축물의 공식 데이터에도 명확히 어느 집이 반지하인지 기재 되어있지 않습니다.

반지하가 건축물대장의 공식 분류 항목에서 빠져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기자는 궁금해졌습니다. 그렇다면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인용하는 반지하 주택 통계는 어떻게 나온 걸까? 취재해보니 공공기관마다 조금씩 다른 경로로 도출된 자료를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결론부터 얘기하면 모두 추정치입니다. 공공연구기관에서 데이터 분석을 통해 오차를 감수하고 산출한 결과물인데, 어떻게 분석 기준을 설정하느냐에 따라 수치는 조금씩 달라집니다. 모집단을 정확히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얘기입니다. 지자체에 따라서는 현장 전수조사로 확인을 거쳤다는 지역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전수 조사"에도 함정은 있습니다. 데이터 분석으로 조사대상을 좁힌 다음에 현장을 찾아가는 방식이기 때문에, 데이터 분석의 설정 기준에 따라 "전수조사" 대상에서 빠져나가는 집들이 있는 겁니다. 폭우 침수 피해에 고스란히 노출된 취약지대, 그러나 그 숫자가 너무 많아 통계로는 100% 파악하기 어려운 현실. 당국자도 연구자도 알만한 사람은 아는 공공연한 사실이기도 합니다.


반지하 데이터의 역설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혹여 침수 가능성이 있는 건물이라는 사실이 '낙인'으로 남을까봐, 집주인들은 되도록 드러내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중앙정부나 지자체도 보유한 반지하 자료(비록 그것이 100% 정확한 것은 아닐지라도) 자체를 공개하는 것을 꺼립니다. 어느 주소의 어느 주택이 반지하라는 공개된 데이터 자체가 없는 또 다른 이유이기도 합니다.


공공 연구기관 보고서의 한 구절을 살펴보겠습니다.

"건축물대장 자료의 비체계성과 부정확성, 오류, 누락 등의 문제 때문에 현장 조사 없이 대장자료만을 가지고 주거용으로 사용되는 지하층을 식별하고 호수를 정확히 계산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므로 상당한 오차를 감수해야 하며 개략적인 추정임을 감안해야 함" (서울연구원, 서울시 반지하주택 유형과 침수위험 해소방안 보고서 중)

오죽하면 "비체계성과 부정확성, 오류, 누락"이라는 표현을 썼을까 싶습니다. 연구 보고서에서 밝힌대로 건축물대장은 통일된 분류항목 대신 제각각의 표기법과 누락 자료가 섞인 당황스런 자료입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나마 존재하는 가장 총체적이고 세부적인 건축물 대용량 데이터이기도 합니다. YTN 데이터랩은 서울특별시 산하기관인서울연구원과 정부 출연 연구기관인 건축공간연구원이 밝힌 분석 방법론을 두루 참고해 자체적인 분석을 시도해보았습니다.

분석은 2천만 건이 넘는 전국 건축물대장 데이터를 8백만 건의 넘는 전국 건축물대장 표제부 데이터와 병합해 진행했습니다.먼저 '주 용도' 표기가 단독주택, 다중주택, 다가구주택, 연립주택, 다세대주택 중 하나인 경우를 선택하고 다시 '기타 용도'의 설명에 주택, 다세대, 다가구 등의 문구가 포함된 경우를 골라냈습니다. 이가운데 무늬만 주택이고 지하공간을 사실상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사례는 제외시켰습니다. 5천 여 가지가 넘는 '기타 용도'의 설명 문구에서 설비, 배관, 물탱크실, 펌프실 창고, 계단, 승강기, 경비, 주차, 보관, 방재 등 100여 가지의 항목을 골라 솎아냈습니다. '주택 및 000' 처럼 주택과 다른 용도를 함께 사용하는 경우는 포함시켰습니다.

해당 주택에 실제 몇 가구가 사는지는 파악이 어려웠습니다. 반지하 주택으로 추정된 건물중에서도 지상층과 지하층 합쳐 한가구도 살지 않는다는 식으로 0가구라고 표기된 건물이 전국에 8만 5천가구가 넘었습니다. 실제로 0가구가 아니라, 누락된 데이터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반지하 규모를 호수로 산출하는 대신 동수로만 분석했습니다

침수 위험 반지하 주택 실태, 데이터로 추적하기 ①


말씀드린대로 추정치라는 전제를 달고 반지하가 전국에 얼마나 존재하는지를 살펴보겠습니다. 분석 결과, 전국에서 반지하 주택으로 파악된 건물은 2024년 5월 기준으로 3십3만3천263동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대부분은 수도권, 그 중에서도 서울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그래프를 보면 서울이 압도적인 1위, 182,138동입니다. 경기도가 69,008동, 인천이 26,301동. 전국 반지하의 55%가 서울에, 83%가 수도권에 몰려 있습니다. 반지하는 인구 집중도는 높지만 저렴한 집은 절대적으로 부족한 수도권 대도시의 현실에서 저소득층의 수요과 임대수익을 원하는 집주인의 이해가 맞아떨어져 나타난 사회현상이라는 게 일반적인 설명입니다. 특히 그 배경에는 시장의 논리와 함께 오랜 세월 당국의 반복적인 규제와 묵인, 방조가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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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군구별로 따져보아도 서울의 자치구가 압도적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서울 관악구와 중랑구, 강북구, 은평구, 성북구, 광진구, 동작구 등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경기도의 수원시, 성남시, 부천시, 인천 부평구 등에는 서울 못지않은 많은 반지하 주택이 있습니다. 서울 지도에 반지하의 위치를 점으로 뿌려보면, 얼마나 많은 곳에 산재하고 있는지 실감하게 됩니다. 치솟은 고층 아파트숲에 가려 쉽게 눈에 띄지는 않지만, 서울 사방천지에는 웅크린 듯 자리잡은 18만 동의 반지하가 존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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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그 밀집도를 분석해보면 위 지도와 같이 서남권과 동북권에 핫스폿이 형성됩니다. 관악구, 동작구, 영등포구 등이 그 한축이라면, 중랑구, 강북구, 성북구, 광진구가 또다른 한 축입니다. 대부분 반지하의 절대적 숫자가 많은 지역이지만, 금천구나 강동구처럼 집계치는 중위권이지만 밀집도가 높게 나타난 곳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디가 얼마나 위험할까요? 반지하 주택의 침수 위험도를 가늠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해당 지역의 높낮이를 담은 자료와 경사도 데이터로 공간분석을 하거나, 빗물이 제대로 빠지지 않는 불투수포장율과 배수등급도를 기준으로 분석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배관의 하수 역류 가능성과 관련해 주택이 얼마나 오래된 건물인지도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침수 가능성을 보는 가장 직관적인 방법은 이미 침수됐거나 침수될 가능성이 있는 구역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기자는 2010년부터 2022년까지 장마철 폭우로 물에 잠긴 곳의 위치를 담은 11장의 서울 침수흔적도와, 시간당 100mm의 호우시 물이 들어찰 가능성이 있는 서울 침수예상도를 통합해 공간분석을 실시했습니다. 전체 반지하의 20%, 5분의 1은 침수 구역에 위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어서 침수 위험 지역에 들어오는 반지하가 지역별로 얼마나 되는지도 따져보았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반지하 건물의 집계 순위와는 다소 다른 결과가 나왔습니다.

침수 위험 반지하 주택 실태, 데이터로 추적하기 ①


반지하 건물이 가장 많았던 곳은 관악구, 중랑구, 강북구의 순서였지만, 침수 위험 지대에 놓인 반지하는 성북구, 영등포구, 관악구의 순으로 많이 몰려 있었습니다. 반지하 집계 순위에서 11위였던 영등포구가 침수 위험 반지하에서는 2위인 점이 눈에 띕니다. 전체 집계서 10위권 바깥이었던 도봉구도 침수 반지하의 규모는 9위권이었습니다. 반지하가 많을 수록 침수 위험도 당연히 높아지겠지만, 지형적인 특성과 분포에 따라 수해를 입을 가능성을 일률적으로 단정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보입니다.

손에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자료, 존재하나 기록상으로는 존재하지 않는 공간, 반지하. 그 실체와 위험도를 파악하려면 큰 그림과 세부적인 그림을 함께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 핵심 정보는 공개된 침수 지도에서 가늠해볼 수 있습니다. YTN 데이터랩은 1편에서 말씀 드리지 못한 더 자세한 분석 결과와 장마철 반지하 주택의 침수 위험을 가늠하는 방법을 방송과 디지털 후속 기사를 통해 분석 보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데이터 분석 및 기사 : YTN 데이터랩 함형건 기자
그래픽 디자인 : 정혜련

활용 자료 :

1. 전국 건축물 데이터
건축물대장 표제부 대용량 데이터 (2024년 5월 기준. 8,005,904개 건축물 데이터)
건축물대장 층별개요 대용량 데이터 (2024년 5월 기준. 20,928,328개 층별 건축물 데이터)

2. 서울 침수흔적도, 침수예상도

3. 건축공간연구원 보고서 (2023.06.)
재해에 취약한 (반)지하주택은 어디에 얼마나 있을까? - 데이터로 본 전국 재해 취약 지하층 주택 현황
안의순, 박종훈, 송유미

관련 분석 방법론 :
https://github.com/esnahn/openeais/blob/main/underground_housing.ipynb

4. 서울연구원 보고서 (2022)
서울시 반지하주택 유형과 침수위험 해소방안
신상영 김성은 남현정 김상균

#데이터저널리즘

서울 반지하 20%는 침수 '빨간불'...3.5만 동이 위험하다 / YTN 장아영 기자 방송 리포트








YTN 함형건 (hkhah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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