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코로나 백신 개발 '진퇴양난'...개발 지속도, 포기도 어려워

국산 코로나 백신 개발 '진퇴양난'...개발 지속도, 포기도 어려워

2022.04.04. 오전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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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 발생 초기 정부가 국산 백신 상용화를 천명하면서, 백신 개발에 야심 차게 뛰어들었던 국내 바이오 기업이 10곳이 있습니다.

하지만 개발 타이밍이 늦어지면서 곤란한 상황에 빠졌는데요, 급기야 이젠 사업성이 떨어진다며 개발을 포기한 업체까지 나오면서 업계가 술렁이는 분위기입니다.

이성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달 11일 바이오 기업 제넥신은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중단한다고 밝혔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백신 접종률이 높아져 이젠 사업성이 낮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지난 2020년 6월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임상 1상에 진입한 회사였던 만큼, 개발 포기 소식은 업계에 적잖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다른 백신 개발 기업들은 표면적으론 개발을 계속한다는 방침이지만, 속내는 복잡합니다.

우선 백신 개발을 지속하려면 임상 3상에 드는 비용이 천문학적으로 들어 부담이 큽니다.

[강창율 / 백신 개발 업체 대표이사 : 500억 원에서 1,000억 원 범위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국내 기업의 입장에서 어떤 기업이든 간에 실제로 그만한 경비를 감당할 수 있는 기업의 숫자는 매우 제한적일 것입니다.]

또 국내 임상 3상은 비교 임상 방식으로 이미 승인이 난 백신을 대조 백신으로 투약하는데, 대조 백신 확보가 쉽지 않습니다.

대조 백신은 해외 백신 기업이 제공해줘야 하는데, 백신을 제공하는 건 후발 주자를 도와주는 셈이 돼 극도로 꺼리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백신 개발을 포기하기에도 부담이 적지 않습니다.

정부 개발비 지원을 받아 백신 개발에 나선 기업이 중도에 포기할 경우, 국민정서상 비난을 받을 수 있고 곧바로 기업 이미지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입니다.

[백순영 / 가톨릭대 의대 명예교수 : 국민의 세금으로 R&D 예산을 국가로부터 받아서 연구비로 행한 연구가 실패했다, 성공하지 못했다는 뜻이죠. 성공하지 못했다는 것은 국민 정서상 굉장히 이해가 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지만….]

임상 3상 중인 SK바이오사이언스는 정부가 백신 천만 회분을 선구매 계약하는 등 상대적으로 성공 가능성이 가장 크지만, 다른 회사들은 상황이 녹록하지 않은 겁니다.

전문가들은 백신 개발 기술을 축적해 국가 전체 기술 역량을 높이는 차원에서라도 국내 기업의 백신 개발을 지속해서 지원해 줄 것을 조언했습니다.

YTN 사이언스 이성규입니다.


YTN 이성규 (sklee95@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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