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사율 이렇게 높은데...백신 개발 왜 어렵나?

폐사율 이렇게 높은데...백신 개발 왜 어렵나?

2019.09.17. 오후 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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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바이러스보다 큰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
유럽 중심으로 백신 개발…상용화 시간 걸릴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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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걸리면 대부분 폐사할 만큼 치명적이지만, 아직 이를 예방하거나 치료할 방법이 없는 상황입니다.

치료제나 백신이 나오지 못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혜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는 다른 바이러스에 비해 크기가 큽니다.

이렇게 크기가 큰 바이러스 안에는 여러 가지 유전자형이 들어 있습니다.

이 때문에 바이러스가 만들어낼 수 있는 단백질의 종류도 많아지게 됩니다.

바이러스에게 일종의 '무기'와도 같은 단백질을 많이 만들어낼 수 있다는 건, 그만큼 바이러스를 정복하기가 쉽지 않다는 뜻입니다.

[유한상 / 서울대 수의과대학 교수 :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는 그렇게 변이 심하지는 않은데 DNA 바이러스가 크기 때문에 다양한 항원(단백질)을 만들어 내서 다양한 조합으로 병원성 인자를 만들기 때문에 방어가 어려운 겁니다.]

구제역 바이러스는 만들 수 있는 단백질 종류가 10가지를 넘지 않지만, 아프리카돼지열병의 경우 200여 가지의 단백질을 만들 수 있습니다.

유럽과 중국 등으로 확산하는 최근의 양상과 달리, 아프리카돼지열병의 주요 발병 지역이 과거 아프리카 대륙에 머물렀던 점도 백신 개발을 더디게 만든 이유로 꼽힙니다.

현재는 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미국과 중국 등에서도 백신 개발을 서두르고 있지만,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또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가 '방어벽'인 면역세포를 파괴하는 특징이 있는 만큼, 백신이 개발된다 하더라도 다른 백신만큼 효과를 내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습니다.

YTN 사이언스 이혜리[leehr2016@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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