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을 품은 뉴스] 법률 자문의 속도가 빨라진다! AI 변호사, 알파로

[과학을 품은 뉴스] 법률 자문의 속도가 빨라진다! AI 변호사, 알파로

2019.09.03. 오후 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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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품은 뉴스] 법률 자문의 속도가 빨라진다! AI 변호사, 알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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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라디오 ‘뉴스FM, 조현지입니다’]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2:20~14:00)
■ 진행 : 조현지 아나운서
■ 출연 : YTN 사이언스 이동은 기자

[과학을 품은 뉴스] 법률 자문의 속도가 빨라진다! AI 변호사, 알파로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시도 쓰고 노래도 만들고 심지어 변호사까지 이겼답니다. 인공지능 AI의 활약! 처음엔 신기했는데 이젠 무서워지려고 합니다. 이러다 인간이 만든 인공지능에 우리가 지배당하는 날이 오는 건 아니겠죠?! AI 진행자와 AI 기자에게 이 코너 뺏기는 건 아니겠죠? 우리가 놓치고 있었던 신비한 과학의 세계! YTN 사이언스 이동은 기자와 함께할게요. <과학을 품은 뉴스>

조현지 아나운서 (이하 조현지) : 안녕하세요. 지난주 이동은 기자와 잔디 이야기를 나누고 나서 한 가지 습관이 생겼어요. 이상하게 잔디를 보면 그렇게 다가가고 싶더라고요. 평소에는 무심코 지나던 곳인데 이렇게 알고 나니까 확실히 달라지는 것 같아요. 오늘은 또 어떤 이야기 나눠볼까요?

YTN 사이언스 이동은 기자 (이하 이동은) : 네, 오늘은 인공지능 얘기를 좀 해볼까 하는데요, 요즘 뭐 인공지능 하면 이제 낯선 단어가 아니잖아요? 우리 주변에서도 많이 볼 수 있고요.

조현지 : 맞아요. 인공지능 스피커라든가 가전제품에도 이런 기능이 많이 들어가 있고요.

이동은 : 그렇죠. 그런데 이렇게 인공지능이 빠르게 발전할수록 사람들이 걱정하는 게 있는데요, 과연 AI가 사람의 능력을 따라잡을 수 있을까, 사람의 역할을 대체할 수 있을까, 이런 게 사실 가장 큰 화제죠.

조현지 : 가장 궁금한 문제인 것 같아요. 벌써 로봇이 대신할 수 있는 직업, 이런 것도 많이 나오고 있고요, 인공지능이 사람의 능력을 위협하는 건 사실이잖아요?

이동은 : 네, 그래서 인공지능과 사람의 대결이 여러 분야에 걸쳐서 이뤄져 왔는데요, 지난주에 있었던 AI와 변호사의 대결, 혹시 들어보셨나요?

조현지 : 네, 인공지능이 변호사와의 대결에서 완승했다는 보도를 봤는데요, 정말 놀라운 결과더라고요.

이동은 : 그렇죠. 저도 그 현장에 다녀왔는데요, 현장에 참석한 변호사들도 굉장히 놀랍다는 분위기였습니다. 우선 대회 내용을 잠깐 설명드리자면요, 한 명 또는 2인 1조로 이뤄진 변호사 9팀과 AI 3팀이 주어진 근로 계약서를 보고 법률 자문을 하는 대결이었습니다. AI 팀의 경우에 2팀은 각각 변호사가 한 명씩 짝을 이루고요, 한 팀에는 일반인이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운용하도록 했습니다. 이렇게 12팀 중에서 결과는 1, 2, 3등을 모두 AI 팀이 차지했는데요, 블라인드 테스트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결과를 놓고 보니까 AI가 상위권을 다 차지하면서 압도적인 승리다, 이렇게 평가됐죠.

조현지 : 그 정도면 정말 완승이라고 볼 수 있겠는데요, 법률 해석은 사람의 가치 판단이 들어가는 분야잖아요? 그런데 AI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거죠?

이동은 : 이번에 참가한 AI는 '알파로'라는 이름의 법률 인공지능인데요, 일반 인공지능에 필요한 딥러닝이나 자연어처리 기술 등에 더해서 법률 추론 기술이 적용됐습니다. 그래서 스스로 관련된 법 조항이나 판례들을 바탕으로 법률 자문 결과를 내놓을 수 있는 거죠.

조현지 : 법률 자료들을 찾아서 스스로 분석할 수 있는 특화된 인공지능인 거네요.

이동은 : 네, 이번 대회에서는 말씀드린 대로 근로 계약서가 문제로 주어졌는데요, 변호사들에게는 종이로 된 계약서를 주고요, 알파로에는 내용을 USB로 입력했습니다. 기본적으로 변호사나 AI나 관련 법령이나 판례들을 빠르게 검색해서 이걸 바탕으로 결과를 내게 되는데요, 한 건의 계약서에 대해서 20분 동안 세 문제를 풀어야 하므로 사실 굉장히 촉박한 편이었습니다. 거기다가 객관식과 주관식이 다 있어서 사실 손으로 답을 써야 하는 변호사들에게는 조금 어려움이 있기도 했죠. 알파로의 경우는 10개가 조금 넘는 조항을 분석해서 결과를 내는 데까지 보통 7~8초 정도 걸렸는데요, 최대 10초 안에 분석을 완벽히 끝냈습니다.

조현지 : 그 정도면 엔터만 치면 바로 결과가 나온다는 얘긴데요, 빠른 건 알겠는데 그럼 내용 면에서도 인정받았다는 건가요?

이동은 : 네, 사실 중요한 건 내용이죠. 그래서 AI와 함께 팀을 이룬 변호사에게 직접 물어봤는데요, 결과를 보고 생각 보다 놀랐다는 반응이었습니다. 법률 자문은 관련 법령뿐만 아니라 타당성을 검토할 수 있는 판례를 검색해서 제대로 분석하는 게 중요하고요. 또 계약서에 나와 있는 조건들을 꼼꼼히 따져서 이걸 바탕으로 계산해야 하는데요, AI가 실제로 그런 부분들을 놓치지 않고 잡아냈다고 합니다. 예를 들면 요즘 문제가 되는 최저임금의 경우는 보통 연봉으로 표시되는데요, 이건 시급으로 나눠서 위법인지를 따져봐야 합니다. 그런데 AI가 이 점을 정확히 지적해냈고요, 또 성인과 미성년자의 근로기준법이 다른데 이 부분도 고려해서 결과를 내놨다는 거죠.

조현지 : 그럼 정말 사람을 대신할 수 있을 만큼 AI의 능력이 뛰어난 거네요.

이동은 : 우선 심사 과정에서 3명의 변호사가 블라인드 테스트를 했는데요, 이름 대신 코드명을 사용해서 완전히 익명을 유지했는데도 내용을 보면 사람인지 인공지능인지 구별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거기다가 점수만 놓고 봤을 때 인공지능이 거의 2배 가까이 높은 점수를 기록했는데요, 더 주목할 부분은 인공지능 세팀 가운데 한팀은 일반인이 함께 참여했다고 말씀드렸잖아요? 그런데도 3등을 차지했거든요. 그러니까 인공지능 자체의 능력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거죠. 물론 이번 대결이 근로 계약서였기 때문에 AI가 도전할 수 있었다고 보는데요, 하지만 변호사들도 시간 싸움에서는 도저히 이길 수 없다는 점을 인정했습니다. 보통 이 정도 계약서에 대해 자문을 하려면 관련 자료를 검토하는 데만 적어도 1~2시간은 걸린다고 하는데요, 실제로 이번 대회에 참가한 변호사는 20분 동안 판례까지 검색할 시간이 도저히 없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조현지 : 그렇다면 이번 대결 때문에 법조계에 상당한 충격이 가지는 않을까요? 약간의 위기감을 느낄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이동은 : 물론 예상보다 AI의 능력이 뛰어나서 놀랐다, 약간의 위협을 느낀다, 이렇게 말하는 사람도 있었는데요, 결국은 반갑다는 반응들이 많았습니다. 왜냐하면 이 AI를 사람이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죠. 아무리 인공지능이 발달하더라도 아직은 사람을 대체하기에는 무리가 있는데요, 최종적인 법률 판단에서는 감정이나 가치 판단이 더 필요하기 때문에 변호사가 하는 일을 AI에게 완전히 맡길 수는 없다는 거죠. 대신 앞서 우리가 본 것처럼 인공지능이 엄청나게 빠르잖아요? 이걸 현장에서 이용하면 변호사의 일을 덜어줄 수 있다는 건데요, 우선 필요한 법 조항이나 판례들을 AI가 분석해서 잘못된 부분들을 정확히 짚어내 주면 변호사가 이걸 참고해서 훨씬 더 빠르게 일을 처리할 수 있는 거죠. 또 일반인의 경우도 이런 AI가 있다면 굳이 변호사를 찾아가지 않아도 간단한 법률 자문 정도는 받을 수 있게 되는 겁니다.

조현지 : 사실 이런 인간과 AI의 대결은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바둑 대결이 시작이었잖아요? 그때만 해도 인공지능이 사람을 이겼다는 사실이 상당히 충격적이었거든요. 다른 분야에서는 과연 그게 가능할까 했는데, 이렇게 변호사들을 이긴다는 건 정말 놀라운 것 같아요.

이동은 : 그렇죠. 우리가 알파고의 위력을 실감하고 나서 이렇게 인간과 인공지능의 대결이 본격적으로 이뤄졌는데요, 몇 가지 비슷한 대회가 있었습니다. 인공지능과 사람의 번역 대결, 또 인공지능과의 스타크래프트 대결도 있었는데요, 이런 경우는 다 사람의 승리로 끝이 났습니다. 번역에서도 역시 속도 면에서는 AI가 압도적이었는데요, 문장을 살펴보면 표현이 자연스럽지 않다거나 적절한 단어를 쓰지 못하거나 여러 면에서 완성도가 크게 떨어졌죠. 스타크래프트의 경우는 인공지능이 이기지 않을까 하는 예상을 했었는데요, 결과는 정반대였습니다. 인공지능은 학습을 하므로 미리 시나리오를 짜놓고 전략을 준비하는데요, 사람은 갑자기 변수가 생겨도 아주 능동적으로 여기에 대처할 수가 있잖아요. 물론 인공지능도 여러 가지 변수를 계산하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사람의 능력을 따라올 수는 없는 것으로 확인이 됐습니다.

조현지 : 그럼 이번에 이렇게 인공지능이 사람을 이긴 건 정말 기술이 많이 발전한 거라고 봐야겠네요.

이동은 : 물론 그런 것도 있지만 우리가 점점 더 인공지능이 할 수 있는 역할을 찾아가는 게 아닌가 싶은데요, 실제로 법률 분야에서는 인공지능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미국이나 중국에서는 이미 일부 형사 법정에서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쓰고 있고요, 에스토니아에서는 세계 최초로 AI 판사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는데요, 이번 대결을 통해서 우리나라도 알파로와 같은 인공지능을 현장에 적용할 수 있다는 걸 확인한 거죠.

조현지 : 변호사를 대체하는 건 아니지만 실제 현장서 인공지능을 마치 비서처럼 쓸 수 있겠네요.

이동은 : 그렇죠. 인공지능이 똑똑해질수록 사람도 똑똑해져야 하는 거죠. 기술이 우리 영역을 침범한다고 생각하기보다는 이걸 어디에 어떻게 사용해야 우리가 더 능률적이고 편리하게 일할 수 있을지 이제는 그 부분을 더 많이 고민해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조현지 : 지금까지 우리가 놓치고 있었던 신비한 과학의 세계! <과학을 품은 뉴스> YTN 사이언스 이동은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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