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장소에 끌리는 이유...뇌에서 찾았다

추억의 장소에 끌리는 이유...뇌에서 찾았다

2019.07.31. 오전 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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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누구나 좋은 추억이 담긴 장소는 오랫동안 잊히지 않죠.

행복한 감정과 장소가 같이 기억되기 때문인데, 이런 기억과 장소를 이어주는 뇌세포의 원리를 국내 연구진이 밝혀냈습니다.

이동은 기자입니다.

[기자]
아빠와 손잡고 처음 놀러 간 야구장, 가족과 함께 한 바닷가의 기억.

누구에게나 다시 찾고 싶은 추억의 장소가 있습니다.

단순한 심리 현상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여기에 우리 뇌세포가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내 연구진이 좋은 기억과 특정 장소를 연결해주는 뇌 속 '별세포'의 원리를 밝혀낸 겁니다.

[남민호 / KIST 신경과학연구단 연구원 : 우리 뇌에는 신경세포와 신경교세포가 있는데요, 별세포는 신경교세포 가운데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세포입니다.]

행복한 감정을 느끼면 우리 뇌는 엔도르핀을 분비합니다.

이 엔도르핀이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의 별세포로 가서 특정 수용체를 활성화하면 흥분 유발 물질을 분비하고 뇌의 기억 신호 전달이 강화됩니다.

그러면 행복한 감정과 그때의 장소가 함께 기억되는 겁니다.

실제로 쥐를 두 개로 나뉜 방에 넣자 처음에는 양쪽을 번갈아 옮겨 다닙니다.

하지만 한쪽 방에서 별세포의 엔돌핀 수용체를 활성화하자 그 방에서 이전보다 20배 이상 긴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창준 / 기초과학연구원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장 : 지금까지 신경세포를 위주로 연구 결과들이 나왔었는데 행복한 감정을 느낄 때 또는 행복한 감정을 느낀 장소를 기억하고 선호할 때 (비 신경세포인) 별세포가 기여한다는 것을 최초로 밝힌 연구 내용이고요.]

특히 별세포에 있는 엔돌핀 수용체는 모르핀과 같은 중독성 물질도 받아들입니다.

연구팀은 이를 이용해 좋은 감정을 넘어 집착과 중독으로 이어지는 뇌의 원리도 밝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YTN사이언스 이동은[delee@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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