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구상나무, 다문화 정책으로 살린다

멸종위기 구상나무, 다문화 정책으로 살린다

2019.05.30. 오전 00:44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크리스마스트리로 세계적인 사랑을 받는 구상나무는 오직 우리나라에만 자생하는 한국 토종 나무입니다.

최근 지구온난화로 멸종할 위기에 처했는데요.

이런 구상나무를 살리기 위해 독특한 '나무 다문화 정책'이 펼쳐진다고 합니다.

최소라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곧게 솟은 줄기에 사방으로 펼쳐진 뾰족한 잎.

화려한 자태 덕분에 크리스마스트리로 인기 있는 구상나무입니다.

해발 1,000미터 이상 고산지대에서 자라는데, 우리나라가 세계 유일한 자생지입니다.

그런데 지구온난화로 집단 고사가 늘면서 구상나무는 2012년 멸종 위기종으로 지정됐습니다.

특히 구상나무가 10그루밖에 남지 않은 경상남도 금원산 상황이 가장 위태롭습니다.

이곳 구상나무들은 모두 비슷한 유전자를 가진 친척 관계로, 외부 변화에 다 함께 고사할 수도 있습니다.

[한진규 /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생명정보연구과 : 유전 다양성이 높을수록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이 높은데요. 금원산은 분석 결과 상대적으로 유전 다양성이 낮고, 앞으로 세대를 거듭하면 결국 근친교배 등 영향을 많이 받게 돼서 종자 생산이 어려워지고 가장 먼저 멸종할 수 있는…]

연구진은 지리산 구상나무의 종자로 키운 묘목 1,350그루를 40km 떨어진 금원산에 심었습니다.

다양한 특성과 여러 유전자를 가진 나무를 섞는, 이른바 '나무 다문화 정책'입니다.

기존 나무와 새로운 묘목이 교배하면서 금원산 구상나무의 유전 다양성이 1.3배 높아지고 멸종도 피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내다봤습니다.

연구팀은 금원산 구상나무만의 고유 유전자가 사라질 것에 대비해 모든 구상나무 유전자를 연구실에 보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YTN 사이언스 최소라[csr73@ytn.co.kr]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