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 맞으면 뇌 단백질 변한다..."우울·불안증 치료 효과"

침 맞으면 뇌 단백질 변한다..."우울·불안증 치료 효과"

2018.08.24. 오전 0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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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의학에서는 우울이나 불안 증세를 치료할 때 침을 이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침 치료가 양약의 우울증 치료제와 비슷한 효과를 낸다는 사실을 국내 연구진이 밝혔습니다.

최소라 기자입니다.

[기자]
최근 다리 수술을 받은 쥐입니다.

미로 위에 뒀더니 벽으로 둘러싸인 어두운 곳으로 몸을 피합니다.

충격적인 사건을 겪은 뒤 생기는 외상후스트레스장애의 대표적 증상, 우울과 불안을 잘 보여주는 행동 패턴입니다.

이런 증세가 나타나면 오랜 기간 상담이나 약물 치료가 필요합니다.

연구팀은 이 쥐에게 한의학에서 화병을 치료할 때 침을 놓는 부위인 '소부'에 작은 침을 놓았습니다.

그러자 미로 위를 이리저리 탐색하기 시작한 쥐는 밝은 장소로도 곧잘 이동합니다.

침을 맞은 뒤 코르티코스테로이드 등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호르몬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쥐의 행동이 달라진 비밀은 바로 뇌 해마 부위 단백질에 있었습니다.

[박히준 /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 : 우울증 등 정신 신경적인 문제가 생기면 (신경세포 사이에) 소통이 떨어지는 거죠. 이 소통을 잘하게 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시냅스의 여러 단백질인데, mTOR(신경세포 내 신호전달 단백질)는 시냅스의 단백질을 더 많이 잘 만들어주는 것으로 알려졌고…]

외상후스트레스장애를 겪는 쥐는 이 단백질 수치가 정상 쥐보다 낮았습니다.

그러나 침을 맞은 경우 우울증약을 복용한 쥐와 비슷한 수준까지 회복됐습니다.

연구팀은 우울과 불안 증세를 완화하는 치료 효과가 확인된 만큼 침 치료를 기존 약물 치료와 병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럴 경우 장기간 약물 복용에 따른 간 기능 손상 등의 부작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 연구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YTN사이언스 최소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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