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처럼 노래하는 박쥐...그 소리는?

새처럼 노래하는 박쥐...그 소리는?

2014.06.28. 오전 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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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둠 속을 비행하는 박쥐가 마치 새처럼 아름다운 노래를 부를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암컷을 유혹하거나 자신의 영역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하는데요.

박쥐가 들려주는 노래를 이성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새처럼 '짹짹짹' 우는 소리가 나더니, 이번에는 '찌르르르' 소리가 들립니다.

일정한 음의 높이와 간격이 마치 종달새 울음처럼 아름다운 소리를 이룹니다.

하지만 이 소리의 주인공은 종달새가 아닌 박쥐입니다.

수컷 박쥐가 암컷을 유혹하기 위해 들려주는 사랑의 세레나데입니다.

어둠 속에서 초음파로 눈을 대신하는 박쥐.

하지만 일부 박쥐가 새처럼 배우자를 찾기 위해 정교한 울음 소리를 낼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구애의 소리뿐 아니라 자신의 영역을 보호하기 위해 낮게 깔리는 위협적인 소리도 만들 수 있습니다.

[인터뷰:배명진, 숭실대 소리공학연구소장]
"영역표시를 할 때는 어떤 동물도 그렇지만 소리를 좀 묵직하게 내요, 지속시간이 일정한 데 톤이 점차 저음으로 가라앉아요."

수컷 한 마리는 암컷 여러 마리와 짝을 지어 생활하는데 경고음은 다른 수컷이 자신의 영역을 침범할 때 보내는 경고인 셈입니다.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실린 논문에서 과학자들은 총 20종의 박쥐가 이러한 소리 능력을 지닌 것으로 보고했습니다.

박쥐의 이 같은 능력은 타고난 것이 아니라 후천적인 방법으로 얻어지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과학자들은 박쥐가 어떻게 발성 능력을 얻게 됐는지에 대한 연구를 통해 인간 발성 진화의 실마리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YTN 사이언스 이성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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