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뒤 뉴욕 대기서 석면·벤젠...17만쪽 문건 25년 만에 공개

9·11 뒤 뉴욕 대기서 석면·벤젠...17만쪽 문건 25년 만에 공개

2026.09.09. 오전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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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1년 발생한 9·11 테러 이후 뉴욕시가 세계무역센터(WTC) 일대의 유해한 대기오염 상황을 알면서도 시민들에게는 안전하다고 알렸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방대한 문건이 25년 만에 공개됐습니다.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은 테러 25주기를 앞두고 세계무역센터(WTC) 부지 주변의 대기질과 오염 상황, 시 당국 대응 등이 담긴 17만 쪽 이상의 문건을 온라인으로 공개했습니다.

맘다니 시장은 기자회견에서 "거의 25년이 지난 지금, 9·11 당일 목숨을 잃은 사람보다 9·11 관련 질환으로 사망한 사람이 더 많아졌다"고 밝혔습니다.

이 자료들은 시청 사무실의 상자 68개에 담긴 채 20년 넘게 공개되지 않았으며 지난해 발견됐다고 시 당국은 밝혔습니다.

2001년 11월 작성된 감사보고서에는 발암물질인 벤젠의 공기 중 농도가 쌍둥이 빌딩 터 인근에서 계속 급증했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또 9·11 테러 이후 WTC 잔해가 대거 반입된 스태튼아일랜드 프레시킬스 매립지에서도 공기 중 석면 농도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당시 자료에 따르면 사건 발생 10개월이 지난 2002년 7월에도 WTC에서 최대 0.5마일, 약 800m 떨어진 곳에서 석면 흔적이 발견됐습니다.

시와 연방 환경보호청(EPA), 민간 연구소의 측정 자료에서는 로어맨해튼 곳곳의 먼지와 공기 중에서 석면 등 오염물질이 검출됐으며 일부는 허용 기준치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당시 시와 연방 당국은 대체로 대기질이 안전하다는 메시지를 내놨습니다.

루디 줄리아니 당시 뉴욕시장은 2001년 10월 말 "냄새를 맡으면 뭔가 문제가 있는 것 같지만, 내가 전달받은 바로는 건강에 위험하지 않다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후임인 마이클 블룸버그 당시 시장도 이듬해 2월 "실시된 모든 검사에서 대기질이 허용 가능한 범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문건에는 9·11 직후 뉴욕시가 독성물질 노출 등에 따른 최대 수만 건의 피해 소송 가능성을 내부적으로 검토한 메모도 일부 포함됐습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는 이번 기록들이 그라운드제로 일대가 충분히 안전해지기 전에 시민들에게 복귀하도록 안내가 이뤄져 주민과 근로자들이 유해 물질에 노출됐을 가능성을 뒷받침한다고 전했습니다.

9·11 헬스 워치의 벤 셰밧 사무총장은 문건들이 시 당국자들이 대중에게 공기가 "안전하고 허용 가능한 수준"이라고 알리면서도 유독 화학물질의 위험을 알고 있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자료는 9·11 이후 질병을 얻은 생존자와 구조·복구 인력 등이 연방 피해자 보상기금을 신청하는 데 활용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뉴욕시 입장에서는 새로운 소송이나 기존 소송의 청구 확대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시는 문건 공개 작업에 3천400만 달러의 예산을 배정했으며 향후 1년에 걸쳐 시와 보험사 사무실 등에서 발견된 관련 자료를 추가 공개할 계획입니다.

YTN 신윤정 (yjshin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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