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발로 기어서 탈출"...터전 잃은 주민들 폭염에 이중고

"네발로 기어서 탈출"...터전 잃은 주민들 폭염에 이중고

2026.07.31. 오전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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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본 구마모토 강진에 가장 흔들림이 컸던 '히카와초' 마을을 YTN 취재팀이 찾았습니다.

집이 형체를 알 수 없게 완전히 부서지면서 주민들은 하루아침에 오갈 데 없는 신세가 됐습니다.

40도까지 치솟는 폭염까지 겹치면서 2차 피해도 우려되고 있습니다.

이승배 특파원이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일본 구마모토 중부에 있는 '히카와초'입니다.

동네로 들어가는 길을 따라 주택가는 마치 폭탄을 맞은 듯 초토화됐습니다.

한두 곳이 아닙니다.

집 바닥이 아예 들려서 허공에 떠 있는가 하면, 문짝과 창문이 모조리 떨어져 나가 어디가 입구인지 전혀 알 수가 없습니다.

이 집은 기둥이 한쪽이 주저앉으면서 건물이 한쪽으로 완전히 기울어져 버렸습니다.

여기를 보시면 기왓장도 모조리 다 깨진 모습도 볼 수가 있는데요.

더 위험한 건 따로 있습니다.

이쪽으로 가보시면요. 건물 내부 안에 대형 가스통이 있습니다.

보면 콘크리트 더미 아래에 깔려 있는데요.

굉장히 위험한 상황으로 보입니다.

집 내부는 그야말로 아수라장, 더는 표현할 말이 없습니다.

온갖 물건이 한 데 뒤엉켜 있어서 한발 짝 내딛기도 힘들 정도입니다.

행여 쓸 수 있는 물건이 있을까 이것저것 들었다 놨다 해보는데, 죄다 부서지고 깨져서 살릴 수 있는 게 거의 없습니다.

물건은 그렇다 치고 당장 자는 것부터가 걱정입니다.

[피해 주민 : (지내고 계시는 장소가 있나요?) 없어요. 다들 차 안에서 지내고 있어요. 모두다. (아, 차 안에서요?) 네.]

이 마을은 규모 7.1 강진이 구마모토를 덮칠 당시 가장 흔들림이 심했던 곳입니다.

10년 만에 다시 날벼락처럼 닥친 지진, 주민들은 "생명의 위협을 느꼈다"고 전했습니다.

[키미즈 쇼코 / 피해 주민 : 마루에 앉아서 밥을 먹고 있었는데요, 정말 전혀 움직이지 못할 정도로 흔들려서. 그리고는 가구가, 찬장이랑 TV, 냉장고가 방 안에서 빙글빙글 움직이고.]

말 그대로 네발로 기어 몸만 빠져나왔다고 했습니다.

[타무라 / 피해 주민 : 한순간에 닥쳐온 거라서… 참, 아무것도 모르겠더라고요. 공황상태가 돼버려서. (공황상태였군요) 네, 그냥 엎드려 기다시피 해서 겨우 밖으로 도망쳐 나왔어요.]

근처 관공서에는 피난소가 꾸려졌습니다.

전기는 물론 수돗물도 끊긴 곳이 많아 경찰, 소방, 자위대까지 동원돼 비상 물품을 나눠주고 있습니다.

[진노 사토미 / 자원봉사자 : 역시 물과 전기가 가장 필요하지 않나 싶어요. (먹거리는요?) 먹거리는 조금씩이지만 들어오고 있어요. 다만 방재 식품 말고 제대로 된, 따뜻하지 않아도 좋으니 주먹밥 같은, 그런 종류를 먹고 싶다고 말씀하세요.]

추가 여진 우려 속에 폭염이 걱정입니다.

섭씨 40도에 육박하는 매서운 더위가 며칠째 계속 이어지면서 열사병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일본 구마모토에서 YTN 이승배입니다.

촬영·영상편집 : 사이토

YTN 이승배 (sbi@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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