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채 30년물 장중 연 5.2% 찍어...금리 인상 기대 확산

미 국채 30년물 장중 연 5.2% 찍어...금리 인상 기대 확산

2026.05.24. 오전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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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전쟁 여파로 미국 국채 초장기물 금리가 거의 20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뉴욕 증시와 미국 경제에 불안감을 드리우고 있습니다.

AP 통신은 미 국채 금리 급등으로 인해 미국의 평균 장기 주택 담보 대출, 모기지 금리가 지난 여름 이후 가장 비싼 수준까지 치솟았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최근 미국 경제 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인공지능, AI 데이터 센터를 짓기 위한 기업들의 자금 조달을 위축시킬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지난 19일 기준 3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한때 0.07%포인트 오른 5.2%까지 치솟았는데 이는 글로벌 금융 위기 직전인 2007년 7월 이후 처음입니다.

글로벌 채권의 기준점이 되는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도 한때 0.1%포인트 상승한 4.69%까지 상승해 2025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10년물 금리는 지난 15일 강력한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는 4.5% 선을 돌파한 후 상승 흐름을 이어가는 모습입니다.

이후 장기물 금리 급등세는 다소 진정돼 22일 각각 5.06%, 4.56%로 한 주 거래를 마쳤습니다.

미 국채 금리, 특히 장기채 금리 급등의 주된 배경은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연내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하는 데 있습니다.

뉴욕 증시 상승과 강한 경제 성장 전망을 뒷받침해온 핵심 기반인 금리 인하 기조가 끝나고 있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는 점에서 미 국채 금리 동향은 글로벌 금융 시장의 관심사로 부상했습니다.

금리 상승은 차입 비용 상승을 촉발해 미국 경제 성장을 둔화할 리스크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대형 자신 관리 기업인 프라임 캐피털은 "채권 자경단(Bond Vigilantes)이 움직이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채권 자경단'은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는 재정·통화 정책에 반발해 국채를 매도하는 투자자들을 뜻합니다.

미 국채 장기물 금리 급등세의 가장 큰 요인은 이란 전쟁 발 고유가입니다.

세계 원유·석유 제품의 20%가 지나가는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국제 유가의 기준인 브렌트유는 배럴당 100달러 이상으로 치솟았고 전쟁 발발 이전보다 60% 높은 수준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이 교착 상태를 지속되면서 고유가 수준이 장기화하고 이는 인플레이션을 재점화할 것이라는 우려를 키우고 있습니다.

4월 미국 소비자 물가 지수(CPI)는 1년 전보다 3.8% 올라 2023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전쟁 발발 직전인 2월(2.4%)보다 크게 뛴 수준입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1년 전보다 2.8% 상승했고 연준이 통화정책의 준거로 삼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지난 3월 1년 전보다 3.2% 올랐습니다.

이전에도 연준의 목표치(2.0%)를 웃돌았지만, 괴리가 더욱 확대돼 3%대 상승은 4월과 5월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란 분쟁만이 금리 상승을 이끄는 유일한 요인은 아닙니다.

특히 장기물 금리 상승은 수년 동안 연준 목표치를 초과하는 인플레이션과 수급 상황 등 구조적 배경이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연준은 2024년 9월 기준금리를 5.25∼5.5%에서 0.5%포인트 내리며 4년 반 만에 통화 긴축 기조를 끝냈고 이후 현재 3.5~3.75%까지 내렸습니다.

같은 기간 30년물 미 국채 금리는 4.0~5.1% 범위에서 움직였고 기준금리가 1.75%포인트나 인하됐지만 30년물 금리는 이러한 기준금리 인하 추세를 반영하지 않았습니다.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2%로 내려가지 않은 데다 미 연방 정부의 재정 적자도 악화 일로를 보였기 때문입니다.

연방 정부의 국채 발행 물량은 계속 늘어나는 가운데 미 국채의 '안전 자산 지위'는 흔들렸습니다.

이에 따라 연준이 연내 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는 사라지고 금리 동결을 넘어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23일 시카고 상품 거래소(CME)의 페드 워치의 금리 선물 시장에서는 오는 12월까지 연준이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확률을 42.5%로 반영했는데 한 달 전 확률은 '제로'였습니다.

반면 금리 동결 확률은 1개월 전 75.9%에서 32.1%로 낮아졌고 금리 인하 확률은 사라졌습니다.

22일 취임한 케빈 워시 연준 차기 의장이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금리 인하를 끌어내기가 쉽지 않다는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금리를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워시 의장을 포함한 연준 이사 7명과 지역 연방준비은행 총재 5명 등 총 12명이 투표권을 가지는 만큼 의장이 금리를 결정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닙니다.

지난달 28∼29일 FOMC 회의에서 다수 위원은 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을 계속 웃도는 상황이 지속될 경우 금리를 인상해야 할 수 있다는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동안 비둘기파 성향(통화 완화 선호)으로 분류된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마저 "인플레이션이 조만간 진정되지 않는다면 향후 금리 인상 가능성을 더는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글로벌 투자 은행인 소시에테 제네랄 아메리카는 "워시 내정자는 인플레이션 시기에 연준에 합류했으며 비둘기파 성향은 시장과 동료 연준 위원들의 도전을 받게 될 것"으로 예견했습니다.

연준이 고유가에 따른 인플레이션을 "일시적"이라고 평가하는 데 신중해졌다는 관측도 있습니다.

연준이 2021~2022년 인플레이션을 "일시적 현상"으로 판단했다가 뒤늦게 금리를 가파르게 인상한 걸 두고 비판이 많았는데 워시 의장도 이를 "정책 오류"라고 비판한 인물 중 한 명입니다.

국채 금리 상승은 미국의 정부, 기업, 가계에 차입 비용을 높입니다.

미국의 국내 총생산(GDP) 대비 공공 보유 국가부채 비율은 1분기 말 기준으로 100.2%로, 100%를 넘어섰습니다.

이 비율이 100%를 넘어선 것은 코로나 팬데믹 시기인 2020년 2분기 일시적인 상승을 제외하고 2차 세계대전 직후 이후 처음입니다.

올해 미국 연방 정부의 GDP 대비 재정 적자 비율은 지난해과 비슷한 5.8% 수준이 될 것이라고 미국 의회예산국(CBO)은 전망하며 확대된 재정 적자 폭이 축소되지 않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국채 금리 상승은 연방 정부의 차입 비용을 증가시켜 재정 적자를 더욱 악화하는데 지난해 연방 정부는 순이자 비용으로 9,700억 달러나 지출했습니다.

또 주택 담보 대출 금리도 끌어올립니다.

18일 기준 미국의 30년 만기 고정 금리 주택 담보 대출 평균 금리는 6.49%로, 1주일 전보다 0.04%포인트 올라 연준이 3연속 금리 인하에 나서기 시작한 지난해 9월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주택 담보 대출 금리 상승은 11월 중간 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강조한 '어포더빌리티'(구매 여력)를 약화하는 주된 요인입니다.

미국 주가 상승을 이끄는 기업 이익 전망 역시 흔들릴 수 있습니다.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차질에도 S&P 500 지수의 이익 전망치 상향이 지속되고 있지만, 차입 비용 증가가 이런 추세를 둔화하거나 되돌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특히 경제 성장을 주도하는 빅테크들은 AI 인프라 투자를 위해 대규모 자본 지출(CAPEX)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채권 발행 등 외부 차입을 적극 활용하는 가운데 금리 상승은 조달 비용 상승으로 투자 둔화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진 사모 대출 시장이 집중적으로 대출을 제공한 중소기업들은 특히 금리 상승 국면에서 취약하다는 평가입니다.

이와 함께 고유가 여파로 미국의 소매 판매 증가세가 이미 둔화하는 조짐을 보입니다.

4월 소매 판매는 전월 대비 0.5% 증가, 3월(1.6%)과 비교해 크게 둔화했는데 소매 판매는 미국 경제의 중추인 소비의 변화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입니다.

에너지 가격과 차입 비용 상승이 소비자들의 지출을 줄이고, 기업 투자를 축소하면서 경제 활동이 둔화해 결국 수요 파괴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전망도 거론됩니다.

다만 이 경우 연준이 인플레이션 억제보다 경기 둔화 억제를 우선해 통화 완화 정책으로 복귀하는 여건을 제공합니다.

YTN 이승윤 (risungyo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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