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새해부터 한국 등에 최대 50%로 관세 인상...'트럼프에 당한 대로'

멕시코, 새해부터 한국 등에 최대 50%로 관세 인상...'트럼프에 당한 대로'

2025.12.31. 오전 07:58.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멕시코가 한국과 중국 등 자유무역협정, FTA 미체결국을 대상으로 자동차와 기계 부품 등 현지 당국에서 전략 품목으로 지정한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새해부터 인상합니다.

멕시코 대통령실은 내년 1월 1일부터 품목별 관세율을 변경하는 내용의 일반 수출입 세법 개정 내용을 관보에 게시했습니다.

신발, 섬유, 의류, 철강, 자동차 등 멕시코에서 자국 산업 육성을 위해 전략 산업 제품으로 지정한 1,463개 품목이 대상으로, 관세율은 대체로 5∼35% 정도로 확인되는데 일부 철강 제품의 경우엔 50%까지 책정됐습니다.

관세 부과 대상국은 멕시코와 FTA를 체결하지 않은 국가로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인도,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대만, 아랍에미리트, 남아프리카 공화국 등이 포함됐습니다.

멕시코는 관세를 계기로 외국 기업들의 국내 투자를 늘리고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는데, 이는 멕시코 등에 관세 전쟁을 촉발한 트럼프 대통령의 논리와 비슷하다는 평가입니다.

멕시코 정부는 "약 35만 개의 일자리를 보호하고 새로운 경제 발전 모델을 구축하는 게 개정 법률 시행의 목적"이라면서 "무역 왜곡과 수입 의존도를 시정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정부는 핵심 생산망 내 국산 부품 비율을 15%로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는 '멕시코 계획'에 따라 수입 원자재를 국내에서 개발해 대체하기로 했습니다.

또 '멕시코 생산 프로그램'을 강화해 자국 산업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을 내놨습니다.

하지만 멕시코의 경우엔 경제 구조와 규모 면에서 미국과 근본적으로 큰 차이를 보인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번 관세 인상은 미국과의 통상 마찰을 최소화하기 위한 도구로 관측됩니다.

멕시코는 지난해 기준 수출액 비중이 83%에 달할 정도로 세계 최대 경제국인 이웃 나라 미국과의 교역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며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유지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USMCA 탈퇴 협박과 함께 멕시코 또는 캐나다와 양자 협약을 체결할 수도 있다는 입장입니다.

멕시코의 관세는 2024년 교역에서 1,131억 달러(157조원 상당) 규모 적자를 안긴 중국을 겨눈 조처라는 분석입니다.

그동안 중국을 염두에 둔 관세는 아니라고 주장해 온 멕시코 정부는 관세 변경은 멕시코 국민에게 혜택을 주기 위한 상업적·경제적 조치로, 특정 국가를 겨냥한 게 아니라고 부연했습니다.

이번 조처에 대해 한국 정부는 주한 멕시코 대사관을 통해 "한국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해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멕시코에 진출한 우리 업계는 산업별 진흥 프로그램에 기반한 혜택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또 우리 기업에 대한 '마킬라도라'(무관세로 원자재나 부품을 수입해 생산한 완제품을 외국에 수출하는 시스템) 수출 서비스 산업 진흥 프로그램의 혜택도 유지될 전망입니다.

다만 한국 업체들은 통관 과정에서의 예기치 않은 불이익 가능성에 주시하고 있습니다.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은 일방·보호주의적 조치를 시정할 것을 촉구한다는 입장을 내놨으며 인도의 경우에는 특혜 무역 협정 체결을 제안했습니다.



YTN 이승윤 (risungyoon@ytn.co.kr)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카카오톡] YTN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