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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8년 발생한 쓰촨성 대지진의 생존자가 당시 자신을 구해준 구조대원과 우연히 재회해 결혼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11월 29일 중국 후난성 창사에서 열린 제5회 한족 전통 합동 결혼식에서 37쌍의 부부와 함께 백년가약을 맺은 량즈빈과 류시메이의 영화 같은 사랑 이야기를 소개했다.
두 사람의 인연은 15년 전, 중국을 강타한 원촨 대지진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22세였던 량 씨는 구조 임무를 띠고 파견된 군인이었다. 그는 무너진 건물 2층 잔해에 깔려 철근과 벽돌에 갇혀 있던 10세의 류 씨를 발견했다.
량 씨와 그의 구조팀은 4시간 동안의 사투 끝에 류 씨를 안전하게 구출해 병원으로 이송했다. 류 씨는 회복 후 가족과 함께 후난성 주저우로 돌아갔다.
류 씨는 당시를 회상하며 "오랜 세월이 지나 그분의 얼굴이 어떻게 생겼는지 기억할 수 없었다. 그저 희미한 실루엣만 남아있었다"고 전했다.
기적 같은 재회는 2020년에 일어났다. 22살 성인이 된 류 씨는 창사의 한 식당에서 부모님과 저녁 식사를 하고 있었다. 그때 류 씨의 어머니가 옆 테이블 남자를 응시하며 "저 사람, 너를 구해줬던 군인과 똑같이 생겼다"라고 말했다. 류 씨는 즉시 자리에서 일어나 옆 테이블로 다가가 혹시 자신을 구해준 군인이 맞냐고 말을 걸었고, 량 씨는 처음에는 그녀를 알아보지 못했지만 사연을 듣고는 맞다고 대답했다.
이 때의 인연으로 량 씨와 연락을 이어가던 류 씨는 량 씨의 성실함과 헌신적인 모습에 반해 사랑을 고백했고, 둘은 연인으로 발전했다. 류 씨는 "감사함 때문에 그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보내면서 그가 내 삶을 온전히 맡길 수 있는 사람임을 깨달았다"고 강조했다.
량 씨 역시 류 씨의 순수함과 긍정적인 에너지에 감동 받았다. 그는 "그녀는 내 삶의 한 줄기 빛과 같다"며 "내가 힘들 때마다 그녀의 긍정적인 태도가 나를 일으켜 세우고, 삶이 희망으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을 상기시켜 준다"고 밝혔다. 량 씨는 "12년 전 사람들을 구한 건 군인의 의무였지만, 그녀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면서 "12년 전에는 내가 그녀를 구했지만, 12년 후 그녀는 내 삶의 빛이 되었다"라고 설명했다.
이 감동적인 사연에 중국 누리꾼들은 "이것이야말로 하늘이 정해준 운명이다", "잔해 속에서 시작돼 결혼식장에서 끝난 사랑 이야기라니, 정말 가슴이 따뜻해진다"라며 축복의 메시지를 쏟아냈다.
YTN digital 정윤주 (younju@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11월 29일 중국 후난성 창사에서 열린 제5회 한족 전통 합동 결혼식에서 37쌍의 부부와 함께 백년가약을 맺은 량즈빈과 류시메이의 영화 같은 사랑 이야기를 소개했다.
두 사람의 인연은 15년 전, 중국을 강타한 원촨 대지진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22세였던 량 씨는 구조 임무를 띠고 파견된 군인이었다. 그는 무너진 건물 2층 잔해에 깔려 철근과 벽돌에 갇혀 있던 10세의 류 씨를 발견했다.
량 씨와 그의 구조팀은 4시간 동안의 사투 끝에 류 씨를 안전하게 구출해 병원으로 이송했다. 류 씨는 회복 후 가족과 함께 후난성 주저우로 돌아갔다.
류 씨는 당시를 회상하며 "오랜 세월이 지나 그분의 얼굴이 어떻게 생겼는지 기억할 수 없었다. 그저 희미한 실루엣만 남아있었다"고 전했다.
기적 같은 재회는 2020년에 일어났다. 22살 성인이 된 류 씨는 창사의 한 식당에서 부모님과 저녁 식사를 하고 있었다. 그때 류 씨의 어머니가 옆 테이블 남자를 응시하며 "저 사람, 너를 구해줬던 군인과 똑같이 생겼다"라고 말했다. 류 씨는 즉시 자리에서 일어나 옆 테이블로 다가가 혹시 자신을 구해준 군인이 맞냐고 말을 걸었고, 량 씨는 처음에는 그녀를 알아보지 못했지만 사연을 듣고는 맞다고 대답했다.
이 때의 인연으로 량 씨와 연락을 이어가던 류 씨는 량 씨의 성실함과 헌신적인 모습에 반해 사랑을 고백했고, 둘은 연인으로 발전했다. 류 씨는 "감사함 때문에 그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보내면서 그가 내 삶을 온전히 맡길 수 있는 사람임을 깨달았다"고 강조했다.
량 씨 역시 류 씨의 순수함과 긍정적인 에너지에 감동 받았다. 그는 "그녀는 내 삶의 한 줄기 빛과 같다"며 "내가 힘들 때마다 그녀의 긍정적인 태도가 나를 일으켜 세우고, 삶이 희망으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을 상기시켜 준다"고 밝혔다. 량 씨는 "12년 전 사람들을 구한 건 군인의 의무였지만, 그녀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면서 "12년 전에는 내가 그녀를 구했지만, 12년 후 그녀는 내 삶의 빛이 되었다"라고 설명했다.
이 감동적인 사연에 중국 누리꾼들은 "이것이야말로 하늘이 정해준 운명이다", "잔해 속에서 시작돼 결혼식장에서 끝난 사랑 이야기라니, 정말 가슴이 따뜻해진다"라며 축복의 메시지를 쏟아냈다.
YTN digital 정윤주 (younju@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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