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해킹의혹 중국 정보기관 제재 보류...'무역합의 의식?'

미국이 대규모 사이버 첩보 활동을 이유로 중국 국가안전부에 제재를 부과하려던 계획을 중단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습니다.

전현직 미국 당국자들에 따르면 미국은 자국 통신망을 겨냥해 '솔트 타이푼' 해킹 작전을 해온 중국 정보기관과 계약 업체들을 제재하려던 계획을 보류했습니다.

솔트 타이푼은 중국 국가안전부가 운영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해커 집단으로, 미국 내 핵심 통신 인프라 곳곳에 침입해 미국 고위 당국자들의 비암호화 통신을 감청해온 사실이 지난해 하반기 드러났습니다.

중국은 미국 통신망 해킹 의혹을 부인하고 있으며, 미국 정부와 통신사들은 솔트 타이푼 차단에 별다른 진전을 이루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 국가안전부에 대한 제재 중단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지난 10월 부산에서 합의한 '무역 휴전'을 깨지 않으려는 조치로 관측됩니다.

당시 합의를 고려해 미국은 중국에 대한 새로운 수출 통제 조치도 시행하지 않을 예정입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국 정책 목표는 안정성 확보로 이동했으며, 이런 맥락에서 최근 백악관은 스티븐 밀러 부비서실장에게 각 부처가 미중 '데탕트'를 위협할 조치를 하지 않도록 관리하도록 했습니다.

중국의 희토류 지배력을 낮추기 전까지는 공격적인 조치가 어렵고, 내년 4월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도 피하기 위해서입니다.

백악관과 가까운 한 인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경제 안보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중국과 상호 이익이 되는 무역 관계 구축에 전념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에 전했습니다.

솔트 타이푼을 제재하지 않기로 한 결정은 트럼프 행정부 일각에서 불만을 불러일으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 정부 내 대중국 강경파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협상을 위해 국가 안보를 희생하고 있다고 비판한다는 것입니다.

이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엔비디아의 첨단 반도체 H200의 중국 수출 허용을 검토하는 데도 우려를 표명하고 있습니다.


YTN 권준기 (jkwon@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