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도우미, 홍콩 화재서 3개월 아기 젖은 담요로 감싸 탈출

가사도우미, 홍콩 화재서 3개월 아기 젖은 담요로 감싸 탈출

2025.12.04. 오후 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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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화재에서 3개월 된 아기를 살리고 중환자실에 입원한 필리핀 가사도우미의 사연이 전해졌다.

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필리핀 출신의 로도라 알카라즈(27)는 지난달 25일 홍콩에 도착해 홍콩 북부 타이포 구역의 웡 푹 코트 아파트에서 가사도우미 일을 시작했다. 다섯 살 아들의 어머니이기도 한 그녀는, 남동생이 대학을 마칠 수 있도록 돈을 모으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었다.

그러나 일을 시작한 바로 다음 날인 26일, 그녀가 일하는 타이포구 소재 고층아파트 단지 '웡 푹 코트'에 불이 났고 그는 집주인 여성과 3개월 된 아기와 함께 불길에 휩싸인 아파트에 갇혔다.

알카라즈는 젖은 담요로 아기를 감싸안은 채로 불길 속에서 탈출했고 다행히 목숨을 건졌다. 아이는 다행히 다친 곳 없이 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크게 다친 알라카즈는 중환자실에 입원해 치료받고 있다. 음식을 삼키거나 말하기도 어려운 상태라고 알려졌다. 함께 있었던 집주인 여성도 위독한 상태로 추정된다.

알라카즈의 남동생은 누나가 과거에도 어린 동생들의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타지에서 일하곤 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번 화재 참사에서 동남아시아 출신 가사도우미 수십 명이 사망했다고 알려졌다. 홍콩 당국은 숨진 외국인 가사도우미들에 대해 총 80만 홍콩달러(약 1억5천만 원)의 보상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화재로 인한 사망자는 전날 기준 159명이며, 이 중에서 신원이 확인된 외국인 가사도우미는 10명으로 집계됐다.

YTN digital 정윤주 (younju@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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