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에 등돌린 미국 유대인들...정치권에도 파장

네타냐후에 등돌린 미국 유대인들...정치권에도 파장

2025.10.26. 오전 03:30.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가자지구에서 불안한 휴전이 이어지는 가운데 전쟁의 장기화와 인도주의적 참사를 계기로 미국 내 유대인들의 여론도 극적으로 바뀌었습니다.

과거 어느 때보다 이스라엘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미국 정치권에도 미묘한 파장을 낳고 있습니다.

보도에 유투권 기자입니다.

[기자]
이달 초 워싱턴포스트는 충격적인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미국 유대인의 절대다수가 하마스를 비판하면서도 61%는 이스라엘이 전쟁 범죄를 저질렀다고 응답했습니다.

한 발 더 나가 39%는 인종 학살이라는 평가에 동의했습니다.

18세에서 34세까지 젊은 층에선 그 비율이 50%까지 올라갔습니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전쟁 자체에 대한 찬성과 반대의 비율도 46대 48로 팽팽했습니다.

특히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부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는 2/3를 넘어섰습니다.

[엘리스 탁 뉴욕시 거주 유대인 : 이건 대량 학살입니다. 전범인 네타냐후가 뉴욕으로 오고 있습니다. 정말 부끄러운 일입니다. 제 부모님은 나치 홀로코스트의 생존자였습니다. 그래서 저도 상징적으로 이런 일을 합니다.]

6백만 명이 넘는 미국 유대인들은 전통적으로 70% 정도가 민주당을 지지해왔지만, 이스라엘 정책에 관해선 공화당의 손을 들어주는 경향이 강했습니다.

하지만 네타냐후 정권의 극단적인 전쟁 추진과 부패 논란 등으로 유대인들의 여론조차 극적으로 바뀌었습니다.

이런 변화는 미국 정치권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유대인 사회의 반발을 의식하지 않고 과거보다 자유롭게 이스라엘을 비판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습니다.

대표적 사례가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 후보입니다.

이스라엘을 제외하면 유대인이 가장 많이 사는 도시에서 출마했지만, 네타냐후 총리가 뉴욕에 오면 체포영장을 집행하겠다고 공언했습니다.

[조란 맘다니 민주당 뉴욕시장 후보/ 지난 17일 : 뉴욕에서 최초로 휴전을 촉구한 선출직 공무원 가운데 한 명이라는 사실이 자랑스럽습니다. 휴전은 발포 중단을 의미합니다. 모든 당사자는 발포를 중단해야 합니다.]

공화당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전통적 지지층인 이른바 '마가 세력'을 중심으로 이스라엘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런 변화를 잘 알고 있습니다.

한 보수 매체와의 인터뷰에선 이스라엘의 로비력이 예전 같지 못하고, 여론에서 지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난달 25일 : 이스라엘이 서안 지구를 합병하는 걸 허용하지 않을 겁니다. 이미 충분히 많이 했습니다. 이제 그만둬야 할 때입니다.]

남부의 기독교 복음주의 세력을 지지 기반으로 둔 트럼프 대통령이 친이스라엘 기조 자체를 바꾸는 건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달라진 여론 지형 속에서 구체적인 지원 방안을 놓고는 미묘한 줄타기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YTN 유투권입니다.


영상편집;한경희
디자인;윤다솔
화면제공;WNBC-TV/WNJU-TV


YTN 유투권 (r2kwon@ytn.co.kr)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카카오톡] YTN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