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불붙는 미중 갈등...경제·외교 '첩첩산중'?

다시 불붙는 미중 갈등...경제·외교 '첩첩산중'?

2025.10.13. 오후 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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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반년 넘게 휴전 상태였던 미중 갈등이 다시 불붙으며 기 싸움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에 미국이 100% 추가 관세 등 다양한 보복 카드를 거론했는데, 중국이 밀리지 않는 양상입니다.

이러면서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우리 업계와 증시가 긴장하는 가운데, 2주 앞으로 다가온 경주 APEC 정상회의에도 파장이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이종수 해설위원과 짚어보겠습니다.

지난 4월 초 치킨게임을 벌이던 관세전쟁에 대해 휴전을 선언했던 미국과 중국이 다시 갈등을 고조시키고 있는데,

중국이 호락호락하지 않아요?

[기자]
발단이 된 희토류 수출통제를 중국이 먼저 시작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100% 추가 관세 등 보복조치에 대해서도 두렵지 않다고 맞서는 모습입니다.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어제 희토류 수출 통제 조치는 수출 통제 체계를 완비하는 정상적 행위라며

걸핏하면 고액 관세로 위협하는 것에 대해 싸움을 바라지 않지만 두려워하지도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중국은 트럼프 1기 때는 관세 압박에 미국산 수입을 대폭 늘렸었는데,

트럼프 2기 들어선 대등하게 맞서는 모습입니다.

이러자 트럼프 대통령이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시진핑 주석은 중국이 불황을 겪는 것을 원치 않고, 나 역시 마찬가지"라며

"미국은 중국을 해치려는 게 아니라 도우려는 것"이라고 유화 제스처를 보였습니다.

[앵커]
트럼프 대통령도 쉽사리 물러설 스타일이 아니어서 미중 사이 무역 전쟁이 재개될 태센데,

실제 어떤 상호제재가 이뤄지는 겁니까?

[기자]
중국은 미국산 대두 수입을 중단한 데 이어 희토류 신규 금속과 기술 장비 등 수출 규제 확대 조치를 발표했습니다.

14일부터 미국 관련 선박에 순 톤당 4백 위안, 우리 돈 8만 원의 '특별 항만 서비스료'를 부과하기로 했습니다.

이에 대해 미국은 중국에 대해 기존 55%에 추가 100% 관세 부과와 소프트웨어 수출 통제 등 보복조치를 거론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말 경주 APEC에서 시진핑 주석과의 정상회담 취소 가능성도 애매하게 언급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 우리가 그것(회담)을 할지 모르겠지만, 그것과 상관없이 그곳에 갈 겁니다. 아마 우리가 회담을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조치도,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대중국 관세 100% 인상과 핵심 소프트웨어 수출통제도 모두 11월 1일부터 시작합니다.

따라서 양측이 타협에 이를 시간이 18일 남아있습니다.

[앵커]
미중 갈등이 다시 불붙으면서 세계 금융시장 타격이 컸죠.

[기자]
지난 주말 뉴욕증시에서 미중 긴장 고조 뉴스에 시총 2조 달러가 증발했습니다.

시가총액 1위 엔비디아, 테슬라 애플 등 7개 빅테크 시총이 하루에 1천101조 원이 증발했다고 미 경제 매체 CNBC가 보도했습니다.

투자자들이 그동안 상승 폭이 컸던 기술주를 버리고 안전자산인 미 국채로 갈아탔기 때문입니다

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도 미중 긴장 고조에 이틀 새 8% 넘게 떨어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도우려는 것이라며 유화 제스처를 보인 것도 이런 시장을 달래려는 목적도 있습니다.

[앵커]
우리 원달러 환율과 호조를 보이던 국내 증시는 어떻습니까?

[기자]
미중 관세전쟁 재개 여파로 원·달러 환율이 오전에 장중 1,430원을 돌파하며 지난 5월 2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원화 약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미중 갈등 재점화에다 차기 일본 총리로 유력한 다카이치 자민당 총재가 아베 정책을 승계해 일본 엔화 약세가 전망되기 때문입니다.

외환 당국은 "시장 쏠림 가능성 경계…면밀 모니터링"한다며 구두 개입했습니다.

코스피는 전장보다 1.7% 떨어진 3,550으로 출발했습니다.

지난 금요일 종가보다 60포인트 넘게 떨어지며 3,600선이 무너졌습니다.

뉴욕증시도 기술주 부진을 보인 가운데 추석 연휴 이후 첫 개장일인 지난 10일 코스피 사상 최고가 경신을 주도했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부진을 보이고 있습니다.

[앵커]
우리 업계도 긴장할 수밖에 없겠어요?

[기자]
희토류는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로봇, 풍력 등 첨단 산업에 폭넓게 활용되고 있습니다.

중국이 희토류 전 세계 채굴량의 약 70%, 정제량의 90%를 점유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가 그만큼 우리 업계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계는 희토류 재고를 확보해 놓고 있습니다만 중국 희토류 통제가 3달 이상 가면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또 희토류가 전기차 모터의 핵심 부품 주요 소재로 활용되고 있고 배터리에도 활용되고 있는데 업계에선 희토류 공급처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중국 의존도가 높습니다.

여기에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 100%'가 현실화한다면 글로벌 무역을 위축시켜 그렇지 않아도 입법과 관세 부담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우리 기업들 피해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앵커]
미중 갈등 고조가 우리나라와 미국 무역협상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십니까?

[기자]
정부는 추석 연휴 기간 미국에서 이뤄진 협상을 통해 3천500억 달러 대미투자와 관련해

통화스와프 체결과 합리적인 직접 투자, 투자처 선정 관여권 보장 등에 대해 미국과 이견을 좁혀가고 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김정관 /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지난 6일) : 특히 외환시장에 대한 상황에 대해서 서로 이견을 좁혀가는 중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고요. 그런 부분에서 상당한 한국의 외환시장의 민감성이라든지 그런 부분들에 상당한 공감대가 이뤄졌다고 생각합니다.]

구윤철 부총리가 15일 워싱턴DC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 재무장관회의와 국제통화기금 연차 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하는데, 베선트 재무 장관과 만나 협상을 이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미중 갈등이 고조될수록 동맹국과 협상에서 성과를 내야 한다는 미국 측 조바심이 커질 수도 있는 만큼 이런 환경을 활용해 통화스와프 체결, 합리적 수준의 직접 투자, 이익 배분 등 후속 협상에서 이견을 더욱 좁혀야 할 것입니다.

[앵커]
이달 말 경주 APEC 정상회의에서 우리 실용외교가 시험대에 다시 오르는 데 아무래도 미중 갈등 고조가 악재가 되겠죠?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정면 충돌을 피하길 원하면서 100% 추가 관세 등이 시행되는 다음 달 1일까지 중국이 어떻게 나올지 지켜보자는 입장입니다.

관련 발언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 (기자:만약 중국이 수출 통제를 완화한다면, 미국도 완화하시겠습니까?) 자, 어떻게 될지 지켜봅시다. 그래서 11월 1일로 정한 겁니다. 어떻게 될지, 지켜보시죠.]

이러면서 미중 정상이 경주 APEC에서 만나게 될 지, 만난다면 극적 타결과 반전을 이룰 수 있을 지 초미의 관심사인데요,

미중 갈등이 고조될수록 미국과 중국이 자기편으로 줄 서도록 강요하게 되기 때문에 정부의 실용외교나 이재명 대통령의 입지, 제약이 커지게 될 겁니다.

이를테면 미중 정상회담이 무산되거나 우리 정부는 국빈 방문을 원하고 있지만 한중 개별 정상회담이 열리지 않고 한다면 북미 대화 분위기를 조성해 중개자 역할을 하려던 이 대통령의 구상도 미뤄질 수밖에 없겠죠.

그래픽:김진호·우희석



YTN 이종수 (jsle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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