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정상, 58년 만의 UN 총회 연설...시리아 대도시는 경축 분위기

시리아 정상, 58년 만의 UN 총회 연설...시리아 대도시는 경축 분위기

2025.09.25. 오전 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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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 정권을 축출한 아메드 알샤라 시리아 임시 대통령이 시리아 국가원수로서는 58년 만에 유엔 총회 연설을 하며 국제 사회 복귀를 선언했고, 시리아 국민은 이를 자축했습니다.

알샤라 시리아 대통령은 미국 뉴욕 유엔총회 연설에서 "위기를 수출하던 나라 시리아는 이제 주변에 안정, 평화, 번영을 가져다주는 역사적 기회로 변모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 제재가 시리아인을 족쇄로 묶고 자유를 박탈하지 않도록 시리아에 대한 각종 제재가 완전히 해제되길 요구한다"고 말했습니다.

시리아 국가 원수가 유엔총회에서 연설한 건 1967년 이후 처음으로 시리아는 1971년부터 지난해까지 하페즈 알아사드와 바샤르 알아사드 부자의 독재를 거치며 국제사회에서 고립됐습니다.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와 알레포 등 대도시에서는 시민들이 광장에 모여 대형 전광판으로 연설을 생중계로 지켜봤고, 불꽃놀이로 시리아의 국제사회 복귀를 알리는 상징적인 순간을 자축했습니다.

이슬람 무장 단체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HTS)을 이끌던 알샤라 대통령은 시리아 내전 14년째에 접어들던 작년 12월 8일 알아사드 당시 대통령을 몰아내고 임시정부를 세웠습니다.

이후 옛 정부와 달리 온건 정책을 표방하며 서방에 다가서고 있습니다.

반군 시절 공개 석상에 전투복을 입고 머리에 터번을 썼지만, 집권 이후로는 줄곧 양복 차림을 고수해온 알샤라 대통령은 어두운 줄무늬 양복에 빨강 넥타이를 매고 연단에 섰습니다.

알샤라 대통령은 "역사의 수도이자 문명의 요람인 다마스쿠스에서 여러분을 찾아왔다"며 "지난 60년간 시리아는 잔혹하고 억압적인 정권의 지배 아래에 놓였다"고 말했습니다.

또 "옛 정권은 약 백만 명을 죽이고, 수십만 명을 고문하고, 1,400만 명을 쫓아냈으며, 2천만 채의 가옥을 파괴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알샤라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말 시작된 반군의 공세 약 열흘 만에 알아사드 정권이 전복된 것을 두고 "자비와 선함, 용서와 관용으로 가득 찬 군사작전이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어떤 이주도 발생시키지 않고 어떤 민간인도 죽이지 않은 전투였다"고 자평했습니다.

알샤라 대통령은 알아사드가 러시아로 망명한 지난해 12월부터 시리아에 대한 이스라엘의 군사 행동을 두고 "과도기를 악용해 새로운 갈등의 악순환에 빠뜨리려고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시리아는 대화와 외교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있다"며 "국제사회는 1974년 분리협정을 준수하고 시리아의 주권과 영토보전을 존중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1974년 시리아와 이스라엘은 휴전하면서 분쟁지인 골란고원에 유엔 휴전 감시군(DOF)이 주둔하는 완충 지대를 설정하고 양쪽에 군사분계선을 뒀습니다.

시리아와 이스라엘은 최근 미국의 중재로 안보협정 체결을 협상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이스라엘이 중동 아랍 국가와 관계를 정상화하는 '아브라함 협정'에 시리아도 참여하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알샤라 대통령은 시리아가 의회 구성을 위한 총선거를 치를 예정이며, 권리 보장을 위한 제도와 법률을 갖춰나가고 있다고 언급하는 등 정상국가의 면모를 내보이는 데에 주력했습니다.

또 "시리아가 겪은 고통은 그 누구도 바라지 않을 것"이라며 "가자지구의 주민과 어린이, 여성을 지지하며 전쟁이 즉각 종식되기를 촉구한다"고 덧붙였습니다.


YTN 이승윤 (risungyo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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