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슈퍼마켓에 북한 사과...북러 경제밀착 가속

러시아 슈퍼마켓에 북한 사과...북러 경제밀착 가속

2025.07.20. 오후 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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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사과가 러시아 슈퍼마켓 판매대에 오르고 북한 어선이 러시아 극동 해안에 몰려드는 등 양국의 경제협력이 심화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현지시간 20일 보도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6월 평양을 방문해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에 서명한 지 1년여가 지나면서 그 결과물이 드러나고 있다고 이 매체는 해설했습니다.

잼, 소시지, 맥주, 아코디언 등을 만드는 북한 업체들은 러시아 지식재산권 당국에 상표 등록을 하며 러시아 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두만강을 가로지르는 1억 달러(1천393억 원) 규모의 다리를 짓고 있으며 모스크바와 평양을 잇는 1만㎞ 철도 노선도 재개통을 앞뒀습니다.

지난 1년여간 양측 대학 수장들이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만났으며 북한 운동선수들은 러시아에서 경기에 참여하고 러시아 극단이 평양에서 공연하기도 했습니다.

피터 워드 세종연구소 연구원은 러시아의 후원이 북한의 광업, 농업부문을 소생시키면서 러시아 경제에 '진짜로 변화를 주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그는 "농촌 기반시설에 조금만 투자해도 북한인에게는 상당한 혜택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은 러시아에 병력과 포탄 등을 제공해 왔으며 그 대가로 김정은 정권은 현금과 현물, 기술 이전 등으로 수십억 달러(수십조 원)를 벌어들이게 됐다고 전문가들은 추산합니다.

지난달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는 평양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만난 뒤 북한이 쿠르스크 복구를 위해 공병대와 군사 건설 인력 총 6천 명을 파견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는 이를 "북한 노동자가 상당히 많은 러시아의 노동 수요를 어떻게 채울지, (우크라이나 전쟁을 위한) 인력을 확보할지 타진해 보는 시범 운영"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 같은 북러 협력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노력보다도 오랫동안 지속할 수 있다고 FT는 전망했습니다.

워드 연구원은 러시아 극동의 만성적인 노동력 부족을 완화하려 북한 노동자를 이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것이 평양으로선 우크라이나 종전 이후까지 계속될 진정한 캐시 카우(현금창출원)가 될 수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그러면서 "일부는 진짜 인민을 위한 환경 개선에 쓰이겠지만, 실제로는 평양 고층건물 프로젝트, 엘리트를 위한 특전 등에 많은 돈이 낭비될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러시아로서도 북한과 교역 증가 자체는 러시아에 별다른 경제적 이익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란코프 교수는 북한이 수출하는 품목이 러시아에서 큰 관심을 둘 만한 것이 아니고, 중국과는 달리 러시아 기업에는 북한 사업을 운영할 노하우가 없어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군사적 밀착에 더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우크라이나 종전 후에도 북러 군사 파트너십으로 서방의 외교적 압박에 저항할 더 큰 능력이 갖춰지게 될 것이라고 짚었습니다.

워드 연구원은 "러시아가 북한의 포탄과 탄도미사일 보유고에 접근권을 가지면 우크라이나와 다른 나라를 위협하는 수단으로 계속 유용할 것이고, 향후 협상들에서 러시아가 영향력을 더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는 러시아 자금과 기술로 북한의 무기 프로그램 진전이 가속될 수 있다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핵무기를 포기하도록 설득하려면 첫 임기 때보다 훨씬 더 큰 대가를 치러야 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트럼프는 본인의 친밀감으로 김정은이 수익성 높은 러시아와 관계를 훼손하거나 현재 누리는 엄청난 (대러) 영향력을 포기하도록 설득할 수 있을 거라고 상상하면 안 된다"고 경고했습니다.





YTN 권영희 (kwonyh@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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