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 대응에 국방장관보다 4성 장군 의존...경험 부족한 헤그세스와 개버드 DNI 국장, 핵심 참모진에 못 끼어"

"트럼프, 이란 대응에 국방장관보다 4성 장군 의존...경험 부족한 헤그세스와 개버드 DNI 국장, 핵심 참모진에 못 끼어"

2025.06.20. 오전 06:05.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안보 요직에 경험자보다 충성파를 기용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 전쟁을 할 수도 있는 상황에 부닥치자 방송 진행자 출신 국방장관보다 경험이 풍부한 장성들에 의존한다는 관측이 제기됐습니다.

워싱턴 포스트(WP)는 트럼프가 이란에 대한 공격을 고민하면서 의견을 구하는 핵심 참모진에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과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둘은 지명 당시부터 주요 내각 자리를 맡기에 경험이 너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45세인 헤그세스는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복무한 소령 출신으로 군사 정책 관여나 대규모 조직 운영 경험이 없지만, 보수 성향의 폭스 뉴스 진행자로 활동하면서 트럼프의 눈길을 끌었습니다.

장관으로 취임한 뒤에도 중요한 정책 현안보다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정책 폐지 등 보수 진영의 정치 의제에 더 신경 쓰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44세인 개버드는 민주당 소속으로 8년간 연방 하원 의원을 지냈으며, 정책 이견 등을 이유로 탈당한 뒤 지난해 공화당에 가입해 트럼프를 지지했습니다.

헤그세스와 마찬가지로 육군 주 방위군으로 활동했고 현재 예비군 중령이지만 미국의 18개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DNI 국장을 맡기에는 부적합하다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트럼프는 이 둘 대신에 더 경험이 많은 '1급 참모'의 조언을 받고 있는데 여기엔 J.D. 밴스 부통령, 댄 케인 합참의장,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 존 랫클리프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포함됩니다.

최근 미국은 이란의 보복 공격 때 이스라엘 방어를 돕고, 중동 지역의 미국 자산을 보호하며, 이란 핵 시설 공습을 결정할 경우에 대비해 중동으로 더 많은 군 전력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는 헤그세스보다 케인과 중동 지역을 관할하는 중부사령부의 마이클 에릭 쿠릴라 사령관에 더 의지하고 있다고 3명의 미국 당국자가 WP에 말했습니다.

당국자들은 쿠릴라 중부사령관과 케인 합참의장이 트럼프와 군사적 선택지에 대한 논의를 주도하고 있으며, 이 두 4성 장군이 헤그세스와 국방부 참모들을 대체로 건너뛰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한 당국자는 "아무도 헤그세스와 말하지 않는다"면서 "작전과 관련해 헤그세스와 백악관 간에는 아무 접점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쿠릴라는 대리 세력을 통해 중동 지역의 미군을 여러 차례 공격해온 이란을 상대로 공격적인 대응 전략을 지지해왔습니다.

하지만 이란 공습과 관련해서는 어느 한쪽으로 기울지 않았으며 대통령에게 폭넓은 선택지를 제시했다고 한 당국자는 설명했습니다.

케인은 미국이 개입하는 여러 시나리오에 대한 의견을 대통령에게 제공했으며 공습이 초래할 수 있는 2차, 3차적 효과에 신경 쓰고 있다고 한 당국자는 말했습니다.

헤그세스도 초반에는 국방장관으로서 논의에 참여했지만 후티 공습 계획을 민간 채팅방에서 논의해 정보를 유출한 '시그널 게이트'로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또 국방부 내부의 정보 누설과 불신 문제에 몰두하느라 중요한 정책 현안에 집중하지 못했다고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개버드의 경우 핵폭탄 투하 80주년을 앞두고 일본 히로시마에 출장을 다녀왔다가 지난 10일 온라인에 올린 영상이 트럼프의 눈 밖에 났습니다.

개버드는 영상에서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핵전쟁에 따른 전멸의 위기에 근접해 있으며, 정치 엘리트들과 전쟁광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핵 강대국 간의 공포와 긴장을 조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마침 이때 트럼프와 참모들은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하려고 한다는 정보를 자세히 들여다보고 있었습니다.

트럼프는 영상을 보고 매우 화가 났으며 백악관 회의에서 다른 이들이 있는 가운데 개버드에게 "영상을 봤는데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소식통은 WP에 전했습니다.

개버드는 지난 3월 의회 청문회에서 미 정보 당국은 이란이 2003년에 중단한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을 재가동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증언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는 지난 17일 "개버드가 뭐라고 했든 상관없다"면서 "이란이 핵무기 보유에 매우 가까워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개버드의 증언 내용을 공개 반박했습니다.

개버드는 트럼프가 지난 8일 캠프 데이비드에서 랫클리프 CIA 국장으로부터 중동 사태에 대해 정보 보고를 받을 때 예비군 복무 때문에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소식통들은 이란의 핵무기 프로그램에 대한 랫클리프의 분석은 비관적이며 트럼프 본인의 분석에 더 가깝다고 전했습니다.

다만 WP는 개버드가 경질 위기에 처하지는 않은 것 같다면서 밴스가 지난 18일 낸 성명에서 "국가 안보팀의 필수 구성원"이라며 개버드를 옹호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헤그세스와 개버드의 대변인들은 이란 사태 논의에서 배제됐다는 WP의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습니다.


YTN 이승윤 (risungyoon@ytn.co.kr)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카카오톡] YTN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