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부, 모더나와 조류독감 백신 계약 취소..."mRNA 못 믿어"

미 정부, 모더나와 조류독감 백신 계약 취소..."mRNA 못 믿어"

2025.05.30. 오전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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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백신 제조사 모더나와의 조류인플루엔자 백신 개발 계약을 전격 해지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현지시간 29일 보도했습니다.

이는 메신저 리보핵산(mRNA) 기반 백신을 불신해 온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미 보건복지부 장관의 견해가 반영된 조치로 보인다고 NYT는 짚었습니다.

미 정부는 6억 달러(약 8천232억 원) 규모의 계약을 취소함에 따라 조류인플루엔자 팬데믹(대유행) 전에 모더나에서 mRNA 백신을 대량 확보할 수 있는 권리를 잃었습니다.

이 계약은 전임 조 바이든 정부가 지난해 1억7천500만 달러(약 2천402억 원)를 모더나에 투자하면서 성사한 것이었습니다.

앤드루 닉슨 복지부 대변인은 "엄격한 검토 끝에 모더나의 H5N1형 조류인플루엔자 mRNA 백신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는 과학적, 윤리적으로 정당화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해지 이유를 밝혔습니다.

이런 결정은 케네디 장관이 취임하면서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기도 합니다.

케네디 장관은 오랫동안 일부 백신, 특히 mRNA 기반 백신에 반대해왔습니다.

그는 mRNA 기술로 개발된 코로나19 백신을 겨냥해서는 "역사상 가장 치명적인 백신"이라고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바이러스의 유전 정보를 해킹해 만들어진 mRNA는 인체에 바이러스의 단백질 조각을 생성하도록 지시하는데, 이 과정에서 면역 반응이 일어납니다.

mRNA 백신은 바이러스 변이에 대응해 재빠른 개량이 가능하다는 점에서도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H5N1형 조류인플루엔자는 2022년 미국에 상륙했고 가금류 1억7천300만 마리를 감염시키면서 대규모 살처분 사태를 낳았습니다.

감염되는 동물이 늘어나는 가운데 지난해에는 낙농업 종사자 등 70명이 H5N1에 걸렸습니다.

과학자들이 H5N1의 변이 가능성을 주목하며 조류인플루엔자 대유행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지만 케네디 장관은 백신이 아닌 파격적인 대책을 내놓은 상태입니다.

그는 감염된 닭을 도살하는 대신 바이러스를 무리 전체 퍼지게 한 다음 살아남은 개체를 찾아 그들의 면역 원천을 찾는 연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과학계에서는 이런 접근방식이 비인도적이고 위험하다고 비판합니다.

미국은 현재 기존에 개발된 H5N1 백신 수백만 회분을 보유하고 있지만 H5N1가 변이를 일으킬 경우 이들 백신이 효과가 있을지는 불확실합니다.



YTN 권영희 (kwonyh@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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