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법원 "하버드 연구원 석방하라...연구용 배아 샘플 미신고로 비자 취소·구금한 건 월권"

입국 시 소지하고 있던 연구용 개구리 배아 샘플을 신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민 당국이 하버드대 연구자의 비자를 취소하고 구금한 것은 권한 없이 이뤄진 행위라는 미국 법원 결정이 나왔습니다.

AP 통신은 버몬트 연방지방법원의 크리스티나 라이스 판사가 러시아 국적자 크세니야 페트로바의 비자를 취소하고 구금한 것은 법적 근거가 없다며 페트로바의 석방을 결정했다고 전했습니다.

라이스 판사는 "세관 국경 보호국(CBP)이 지난 2월 보스턴 로건 국제 공항에서 구금한 페트로바가 러시아로 추방될 경우 생명과 안녕이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페트로바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에 반대하는 시위에 참여했다 체포된 전력이 있는 만큼 강제 송환 시 정치적 박해를 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앞서 지난 2월 16일 페트로바는 프랑스 여행을 마치고 미국으로 입국하려다 소지하고 있던 연구용 개구리 배아 샘플이 문제가 돼 체포된 뒤 루이지애나주의 이민 당국 시설에 구금됐습니다.

하버드대 의과대학원 연구원인 페트로바는 지도 교수의 요청으로 프랑스 연구소에서 연구용 배아 샘플을 받아 미국으로 가져오던 중이었습니다.

페트로바 측은 신고 없이 배아를 들여온 행위가 벌금과 소지물 압수 수준의 처분을 받으면 될 사안인데 이민 당국이 권한 없이 비자를 취소하고 구금했다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의 석방 결정에도 불구하고 미 당국이 페트로바를 석방할지는 여전히 불명확하다고 미국 뉴욕 타임스(NYT)는 보도했습니다.

법원 결정 이후 페트로바는 물품 밀반입 혐의로 체포돼 원래 머물던 루이지애나 구금 시설로 다시 이동됐습니다.

보스턴 연방 검찰은 이민 당국의 구금 3개월 만인 14일 물품 밀반입 혐의로 페트로바를 기소했고, 페트로바는 재판 관할지인 매사추세츠주로 이송돼 형사 재판을 받을 전망입니다.




YTN 이승윤 (risungyoon@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