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휴전'에도 미국 경기 둔화는 불가피

'미중 휴전'에도 미국 경기 둔화는 불가피

2025.05.13. 오후 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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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이 서로에게 부과했던 관세를 90일간 크게 낮추기로 하면서 미국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고 있지만, 미국 경제가 둔화를 완전히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현지시간 12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이날 미국 경제가 12개월 안에 침체에 빠질 확률을 기존 45%에서 35%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 후 이 수치를 35%에서 45%로 올렸는데, 이번에 되돌린 것입니다.

올해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기존 전망치 0.5%보다 높은 1%가 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데이비드 코스틴 등 골드만삭스 전략가들은 미중 간 긴장 완화로 투자자들의 '바이 아메리카'가 강화될 것으로 보면서 향후 12개월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목표가를 기존 6,200에서 6,500으로 올렸다. 지금보다 11%가량 상승 여지가 있다는 것입니다.

UBS도 미국 GDP 성장률 전망치를 0.5%에서 0.9%로 올렸습니다.

블룸버그이코노믹스는 "미국의 스태그플레이션(침체 속 물가 상승) 위험이 절반으로 줄었다"면서 미국 수입업체와 중국 제조업체들에 도움이 될 것으로 봤습니다.

경기침체 우려 완화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하를 통해 경기 부양에 나설 수 있다는 기대도 줄어든 상태입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다음 달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이 88.3%를 기록, 전 거래일인 9일 82.8%보다 높아졌습니다.

상호관세 발표로 혼란이 가중됐던 한 달 전만 해도 6월 금리 동결 전망은 21.9%에 그쳤는데 상황이 뒤집힌 것입니다.

스와프 시장에서는 올해 연말까지 금리 인하 폭이 56bp(1bp=0.01%포인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는 게 블룸버그 설명입니다.

이는 지난주 약 75bp 인하 전망과 비교되는 것으로, 금리 인하 전망이 25bp씩 3차례에서 2차례로 줄어든 셈입니다.

미 국채 금리는 뛰어올랐습니다.

정책금리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전장 대비 11.9bp 오른 4.002%, 시장금리의 벤치마크인 10년물 금리는 전장 대비 10.2bp 오른 4.477%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그렇지만 미국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는 여전합니다.

이달 말부터 고용 지표상의 타격이 목격되고 다음 달 발표될 5월 물가 지표에서는 인플레이션 심화가 뚜렷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지난 주말 스위스에서 고위급 무역 협상을 한 미중은 90일간 관세를 115%포인트씩 인하하기로 했다. 미국의 대중 관세는 145%에서 30%로, 중국의 대미 관세는 125%에서 10%로 각각 낮아집니다.

하지만 이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입니다.

EY의 그레고리 다코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중 간 일시적 관세 유예는 주목할만한 긴장 완화 조치"라면서도 "둔화를 피하지 못할 것"이라고 봤습니다.

관세 부과 전 앞당겨 쓴 수요를 비롯해 물가 압력, 정책 불확실성 등의 요인이 고용과 소비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무디스애널리틱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90일간 가계와 기업이 재고를 늘릴 가능성을 회의적으로 보면서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이달 말 늘어나기 시작하고 6월에는 고용보고서상의 둔화세가 나타날 것으로 봤습니다.

그는 "전망에 변화가 없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등과 곧 합의에 이르고 무역전쟁을 둘러싼 긴장이 완화될 것으로 봤는데, 전쟁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관세 부과 전 앞당겨 진행했던 구매의 여파가 6∼7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로스앤젤레스항만의 진 세로카 청장은 이달 말 수입 물량이 전년 동기 대비 25% 감소할 전망이며, 90일간 수입이 급증할 가능성도 작게 내다봤습니다.




YTN 권영희 (kwonyh@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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